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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특별전] 명청회화(明淸繪畵) - 살펴보기

Gijuzzang Dream 2010. 12. 20. 01:22

 

 

 

 

 

 

 

[명청회화 특별전]

 

 

 

- 명(明: 1368∼1644) -

 

궁정회화

명대 궁정에서는 절강성, 복건성 출신의 직업화가들을 불러들여

관직을 부여하고 궁정화가로 활동하게 하였다.

명대 궁정에서 활약한 대표적인 산수화가로는 이재, 왕악, 주단 등이 있고

궁정화조화를 대표하는 화가에는 변문진, 임량, 여기 등이 있다.

 

직업화가와 절파(浙派)

절파의 창시자 대진(戴進)이 출생한 절강성의 지역명을 따라 ‘절파(浙派)’ 라고 부른다.

대진은 궁정에서 활동한 직업화가 였으나 고향으로 돌아와 그림을 그리며

직업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남송의 마원과 하규의 화법을 따르면서도 웅장하고 절제된 구도에 다양한 필법을 구사하였으며

오위, 장로 등을 비롯하여 따르는 추종자들이 많았다.

 

문인화가와 오파(吳派)

명대 중기 소주지역은 경제가 발전하면서 문화생활에 활기가 생겼다.

자연풍경이 아름다운 소주는 원대 말기 예찬과 왕몽을 비롯해 많은 화가들이 활동한 곳으로

문인화가 싹틀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심주(沈周)와 문징명(文徵明)은 오파(吳派)의 대표적인 화가로

그들이 태어나고 활동한 소주의 옛지명 ‘오(吳)’를 따라 오파라고 한다.

오파 화가들은 시 ․ 서 ․ 화 삼절의 재능을 지닌 문인들로 소주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하였으며,

자유로운 정치생활과 넉넉한 경제생활을 배경으로 회화창작 활동을 하였다.

이들은 원의 회화전통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문인화의 풍격을 추구하였다.

 

동기창과 남북종론(南北宗論)

명말 동기창(董其昌)은 중국 문인화의 발전을 계통적으로 총괄하는 ‘남북종론’을 내세웠다.

즉 중국의 산수화를 남종화북종화로 나누고,

당대의 왕유를 시조로 오대의 동원과 거연, 북송의 미불, 원사대가

그리고 명의 문징명, 심주에 의해 계승된 남종화를 문인산수화의 정통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의 이론은 문인화의 우월성을 논한 것으로 후대 중국 문인화의 방향을 결정할 만큼

중국회화사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주단 <눈 내리는 산수풍경>

추위와 바람을 피하기 위해 움츠리고 있는 선비와 하인

 

 

대진 <산수>

명대에 주류를 이룬 절파계통의 직업화가들의 그린 그림인데

이 중에서 대진이라는 화가는 궁정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정치적 사건으로 궁궐에서 쫓겨나 고향으로 돌아가 그림을 그리며 생활하였는데

대진의 고향이 절강성이라서 ‘절파’라는 화파의 이름이 생기게 되었다.

 

대진은 절파의 창시자로 불리며, 그를 따른 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의 화풍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소를 탄 목동이 집으로 가는 장면

시동을 거느린 선비가 친구 집을 방문하는 모습과 문을 두드리는 사람

 

임량 <겨울 숲 속 두 마리 매>

임량의 그림은 수묵으로만 그린 ‘수묵사의화(水墨寫意畵)’라고 한다.

 

 

 

 

여기 <눈 속의 꽃과 새>

진한 채색의 화조화는 대나무나 꽃잎 등을 보면

먹선으로 테두리를 먼저 그리고 색을 칠하는 구륵진채법으로 그렸고,

이 두 그림은 궁정에서 활동한 화조화가들의 그림으로 모두 크기가 크고,

화가들의 싸인은 그림의 가장자리에 이름과 도장만 있어

화가들의 뜻을 담은 그림이 아니라 궁정의 주문에 의해 그려졌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그려진 매, 꿩, 동백, 매화, 대나무 등은 모두가 길상적인 의미를 지닌다.

 

매 : 고난에 굴하지 않은 영웅

꿩 : 덕을 갖춘 선비

동백, 매화, 대나무 : 추운 겨울에 피는 식물로 꿋꿋한 절개를 상징

 

 

 

 

무량수불도(無量壽佛圖)

정운붕(丁雲鵬, 1547-1621), 비단에 채색, 간송미술관 소장

 

 

정운붕은 안휘성 휴녕 출신으로 호는 성화거사(聖華居士)이다.

그는 시서화에 뛰어났으며 특히 도석인물화(道釋人物畵, 신선이나 불교의 승려를 그림)로 유명하며

또한 판화의 밑그림을 많이 그린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그림은 나무 아래 정좌한 무량수불을 그렸는데 얼굴은 세밀한 필치로 생동감 있게 나타냈으며,

옷 주름은 변화가 풍부한 필선으로 표현하였다.

그는 독실한 불교도였으며, 이러한 그림을 통해

명대 말기 오빈(吳彬)과 함께 감상용 회화로 도석인물화를 부흥시켰다.

 

 

다음 그림을 그린 화가들은 대부분 중국의 자연환경이 수려한 강소성, 절강성의 풍경을 그렸다.

명. 청 시대에는 많은 화가들이 이 지역에 모여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장굉(탁족)     /     오력(가을숲에서 폭포를 보다)      /    오곡상(대나무숲 글방에서 글을 읽다)     

 

장굉(張宏, 1580-1659), 1648년작, <시냇물에 발을 씻다(탁족도濯足圖)>

장굉은 강소성 오현(지금의 소주) 출신으로 자는 군도(君度)이며 호는 학간(鶴澗)이라 하였다.

그는 심주(沈周)의 화법을 배워 먹색이 차분하면서 변화가 다양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장굉은 실경 묘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 각지의 명승을 유람하며 많은 산수화를 남겼다.

1648년에 그려진 이 작품은 깊은 산속의 시냇물에 나무를 걸치고 편한 자세로 앉아

더위를 식히며 사색에 잠긴 자신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시냇물에 발을 씻는 ‘탁족(濯足)’은 세속을 초월하여 자연에서 유유자적하는 선비를 상징하는 모습으로서

문인들이 매우 애호한 주제 가운데 하나였다.

 

오력 <가을 숲에서 폭포를 보다>

기이한 모양의 산 아래 가을 숲이 우거진 가운데

한 선비가 바위에 기대어 폭포를 바라보며 물소리를 듣는 모습을 그렸다.

그림의 발문에서 오력이 1696년 거연(巨然)의 작품을 방(倣)하여 그렸음을 밝히고 있다.

 

 

 

오곡상 <대나무 숲 글방에서 글을 읽다>

이 그림은 대숲에 둘러싸인 서옥(書屋)에서 책을 읽는 선비의 고고한 모습을 묘사한 작품으로

먹색의 변화로 원근감을 표현하고 운치 있는 대숲을 묘사하고 있다. 

 

 

 

 

심전 <방아깨비를 잡는 고양이>

심전 <꽃과 새>

 

화조화에 있는 동식물들은 대부분 모두 길상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까치는 기쁨을 나타내고, 고양이는 장수를 기원하는 뜻을 지니고 있다.

 

또한 원앙(부부애), 복숭아나무와 장미(장수) 상징한다.

이 그림을 그린 심전은 일본에서 2-3년 머무르면서 일본의 화풍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화가이다.

 

 

 

 

 

 

- 청(淸: 1644∼1912) -

 

정통화파와 사왕오운(四王吳惲)

청대 초기에는 ‘사왕(四王)’ 이라 불리는 왕시민(王時敏), 왕감(王鑒), 왕원기(王原祁), 왕휘(王翬),

그리고 '오운(吳惲)' 이라 불리는 오력(吳歷), 운수평(惲壽平)은

문인화의 정신을 이어받아 정통파로서 활동하였다.

 

이들은 동기창의 이론과 화법을 계승하였는데

이것은 만주정권에 대한 문화적 전통성을 부여하는 것이기에

남종화풍의 문인화는 커다란 호소력을 지니며 궁정과 지역화단에서 주된 흐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개성화파와 사승(四僧)

명의 멸망과 만주족의 지배라는 사상적 혼란을 이겨내지 못하고

불교에 귀의하여 패망한 국가, 몰락한 가문에 대한 상실감을 그림으로 표출한

네 명의 승려화가 팔대산인(八大山人), 석도(石濤), 곤잔(髡殘), 홍인(弘仁)을 ‘사승(四僧)’ 이라 칭한다.

자신들의 복잡한 내면세계를 독특하고 개성있게 표현하였으며,

진부한 전통적 규범에서 벗어나 새로운 화풍을 추구하였다.

이들의 화풍은 양주화파를 중심으로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양주팔괴(楊洲八怪)

양주는 소금판매허가 독점권을 획득한 후 염상으로 크게 번영하여

18세기 청대 중기로 접어들면서 중국의 가장 부유한 도시로 급성장하였다.

염상들은 부를 축적하면서 한편으로 문예활동을 적극 후원하여

양주에서는 뛰어난 화가와 여러 화파가 출현하게 되었다.

이중 양주팔괴 는 강렬하고 예술적 개성이 넘치는 화풍을 이루어 ‘괴(怪)’로 간주되기도 하였다.

 

양주팔괴는 일반적으로

왕사신, 황신, 금농, 이선, 정섭, 이방응, 고상, 나빙 그리고 화암, 민정 등을 이야기 한다.

양주팔괴의 새로운 화풍은 청초 개성주의화파를 정착시킨 것이며

동시에 청말근대화단의 발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삿갓 쓰고 나막신 신고 빗길을 지나는 소동파>

 

  - 우산, 삿갓, 나막신 부분

 

이 그림은 당, 송 팔대가의 한 사람 소동파가 의연히 비를 맞으며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 그림을 그린 황신이라는 화가는 양주지방에서 활동한 화가로

당시 양주는 염상(鹽商, 소금산업)이 발달하여 중국의 가장 부유한 도시로 급성장하였다.

염상인들은 부를 축적하면서 한편으로 문예발전에 적극 후원하여

양주에서는 뛰어난 화가와 여러 화파가 출현하게 되었고,

이 중 양주팔괴는 강렬하고 예술적 개성이 넘치는 화풍을 이루어 ‘괴(怪, 기이하다)’로 간주되기도 하였다.

 

화가 여집이 그린 <정원에 앉아 책을 보는 여인>

이 그림에 있는 여인은 청(淸)나라의 전형적인 미인도를 보여준다.

갸름한 얼굴에 얇은 눈매를 그린 것이 특징이다.  

 

  

 

 

<빈풍칠월>편 - 시경(詩經)의 빈풍칠월 내용을 그리다

빈풍(豳風=周의 옛 이름)의 민요를 수록한 것을 말하며, 칠월은 빈풍의 한 편을 의미한다.

‘빈풍칠월’은 주나라 성왕(成王)이 어린 나이에 등극하자

삼촌인 주공(周公)이 성왕에게 백성들의 농사짓는 어려움을 인식시키기 위하여 지은 것이며,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여 통치자로 하여금 백성들의 생업의 어려움을 일깨우고

바른 정치를 하도록 하고자 교훈적 목적으로 그려졌다. 내용은 모두 8장이다.

 

 

제1장 - 쟁기 손질하는 모습, 며느리가 아이를 데리고 들에 점심을 가져가는 모습

제2장 - 겨울옷을 마련하는 모습, 새로 난 뽕을 따는 모습, 흰 쑥을 뜯는 모습

제3장 - 갈 베는 모습, 뽕잎 따는 모습, 베 짜고 염색하는 모습

제4장 - 추수하는 모습, 사냥하는 모습

제5장 - 집 손질하는 모습

제6장 - 벼 베는 모습, 삼씨 줍는 모습, 대추 따는 모습

제7장 - 곳간에 곡식을 들이는 모습, 띠 베는 모습, 새끼 꼬는 모습, 지붕 이는 모습

제8장 - 얼음을 빙고(氷庫)에 저장하는 모습, 제사 지내는 모습 등

 

 

<청명상하도>

중국의 전통명절인 ‘청명절’을 맞아 도성 안팎의 풍속을 7m의 두루마리 그림으로 그렸다.

원래 북송의 장택산이라는 화가가 청명절을 맞이하여

변경(지금의 개봉)의 도성 내외의 풍속을 그린 그림이다.

매우 정교한 필치로 당시의 풍속을 그렸다는 점에서

송대 회화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명, 청대 화단에서는 많은 후속작이 이루어졌다.

 

현재 많은 수의 청명상하도 후속작이 동아시아와 유럽, 미주를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 소장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일찍이 조선시대에 청명상하도가 유입된 사실이 박지원의 <연암집> 등에서 입증되고 있다.

우리나라 김홍도가 그린 풍속화에도 기와 얹는 장면이 비슷하게 있다.

 

 

 

 

 

해상화파(海上畵派)

청말 상해는 신흥상업도시로 성장하면서 경제적인 번영으로 말미암아

예술활동이 활기를 띠면서 중국내 최대의 미술시장을 형성하였다.

고관을 비롯하여 문사, 서화가들이 왕래하며 이와 함께 서화수요도 급증하게 되었으며

상해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항주, 소주, 양주, 안휘 지역에서 활동하던 화가들이

상해에 유입되어 활동하였다.

- 박성혜 특별전시실 학예사

- 2010년 12월8일 제221회 큐레이터와의 대화,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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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는 모두 국내소장품들로 50건 104점이 출품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37건 86점은 지금껏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전시가 갖는 의미는 매우 뜻 깊다 하겠다.

 

중국회화는 2500여 년 전 전국시대부터 붓과 먹을 이용하여 비단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중국 최후의 봉건왕조인 명과 청시대에 이르러서는 직업화와 문인화로 양분되는

두 가지의 전통을 형성하며 발전을 이루게 된다.

 

당과 송시대의 화려함에는 미치지 못하나

명과 청시대의 회화 역시 정치, 경제, 사상적 영향을 받으며

수많은 화파를 탄생시키며 발전하게 되는 명과 청시대의 작품들은

특히, 중국의 회화적 전통을 수용하며 발전하는 조선시대의 회화사와 우리나라 회화의 발전과정을

되짚어보게끔 하는 데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 그림들이라 하겠다.

 

중국의 전통화파의 명맥을 이어가며

드넓고 수려한 풍경과 산하를 농담 있게 표현한 수묵산수화를 비롯하여

화조화, 인물화, 풍속화 등 다양한 장르의 그림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명과 청시대의 길거리와 생활풍속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그림들도 함께 출품되고 있어

그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중국의 전통명절인 청명절을 맞아 도성 안팎에 세시풍속을 즐기는 이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무려 7m나 되는 긴 두루마리 형식과 정교한 필치로 그려낸 <청명상하도>에서는

씨름과 축구놀이를 하는 남정네들과 그네타기를 즐기는 여인네들의 모습을 비롯하여

길거리에서 곡예를 부리며 물건을 파는 장사치들과 우산가게, 포목점, 골동가게,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들의 아틀리에와 대장간 등이 마치 숨은그림찾기 식으로 등장하고 있어

그림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마치 중국의 어느 도시에 여행을 와있는 기분에 휩싸이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 국립중앙박물과 웹진, MUZIN 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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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특별전] 명청회화   http://blog.daum.net/gijuzzang/8515578

 

●[청명상하도   : http://blog.daum.net/gijuzzang/8515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