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름다워라 고려불화여”
“고려불화대전(高麗佛畫大展)” - 700년 만의 해후
ㅇ전시명칭: [고려불화대전]
ㅇ전시기간: 2010.10.12~11.21
ㅇ전시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ㅇ전시유물: 일본 센소지 소장 <수월관음도> 등 총 108점 전시
국립중앙박물관은 G20 정상회의와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 이전 개관 5주년을 기념하여
“고려불화대전 - 700년 만의 해후”를 개최한다.
전시되는 유물의 총 수량은 108점이다.
일본 소재 고려불화 27점, 미국 · 유럽 소재 고려불화 15점,
국내 소재 고려불화 19점 등 고려불화 61점과 함께, 비교 감상을 위한 중국 및 일본 불화 20점,
고려불화의 전통을 계승한 조선 전기 불화 5점, 고려시대 불상과 공예품이 22점 전시된다.
한편, 대부분의 작품은 전시기간 내내 전시되나, 일부 기간만 전시되는 작품도 있다.
작품명 |
소장처 |
전시기간 |
아미타삼존도 |
일본 네즈미술관(根津美術館) |
10.12~10.31 (3주) |
지장보살도 | ||
아미타삼존도 |
삼성미술관 Leeum | |
관경십육관변상도(1323년) |
일본 지온인(知恩院) |
10.12~11.8 (4주) |
관경십육관변상도(1465년) | ||
미륵하생경변상도 | ||
아미타삼존도 |
일본 MOA 미술관 | |
수월관음도 |
삼성미술관 Leeum |
11.1~11.21 (3주) |
고려불화는 잘 알려져 있듯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예술품으로 손꼽힌다.
고려인의 높은 미적 수준을 드러내는 섬세하고 단아한 형태,
원색을 주조로 한 화려한 색채와 호화로운 금니, 흐르는 듯 유려하면서도 힘 있는 선묘 등
당시 동아시아에서 독보적인 미의 세계를 창조하였으며,
승화된 고려불교의 정신성과 고려인들의 숨결까지 함축하고 있어 고려시대 문화상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또한 이 특별전에는 고려불화 뿐만 아니라
동 시대인 중국의 남송~원대의 불화와 일본의 가마쿠라시대의 불화도 함께 출품되어
동아시아 불교미술 가운데 고려불화의 뛰어난 예술성을 폭넓은 시야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하였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국내에 소장된 고려불화 외에
일본・미국・유럽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려불화를 한 자리에 모음으로써
평소 한두 점 관람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고려불화 수십 점을
한 눈에 비교하면서 감상할 수 있게 하였다는 것이다.
센소지(淺草寺) 소장 <수월관음도>를 비롯해 네즈미술관(根津美術館) 소장 <지장보살도>,
오타카지(大高寺) 소장 <관경16관변상도> 등 출품작 상당수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특히 ‘물방울 관음’이라는 별칭을 가진 센소지 소장 <수월관음도>는
일본 현지에서도 공개하지 않아 일본 학자들조차 보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주요 출품 기관은 국내의 삼성미술관 Leeum, 일본의 동경국립박물관, 나라국립박물관, 규슈국립박물관을
비롯하여 미국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보스턴미술관, 프랑스의 기메박물관,
독일의 베를린동아시아박물관, 쾰른동아시아박물관, 러시아의 에르미타주박물관 등 총 44개 처에 달한다.
고려불화는 작품이 워낙 귀하기 때문에 한 곳에서 여러 점을 소장한 경우가 드물다.
총 44개 처에 달하는 국・내외 소장처와 협의하는 과정에서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많은 고려불화가 일본에 소장되어 있어, 한국에 빌려주면 다시 돌려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소장자들을 찾아가 끈질기게 설득하고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정이었고
심지어 작품 운송을 코앞에 둔 시점까지 주저하거나 출품의사를 철회해 버리는 소장 기관도 있어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다.
한편 출품을 허락한 기관들은 ‘불화도 자기 고향에 한번은 가보고 싶을 것’이라는 말을 종종 하였는데,
이러한 이유로 인해 어렵게나마 국외 대여를 허락하는 경우도 많았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뒤 어느 때인가 흩어져 소장된 고려불화들이 이런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특별전에서 함께 선보이게 되었다.
‘700년 만의 해후’라는 특별전의 부제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처럼,
이번 전시는 고려불화들의 특별한 고향 나들이인 동시에,
우리 국민으로서도 평생 다시 만나기 어려운 반갑고 애틋한 만남의 시간이 될 것이다.
전시의 구성은 주제별로 구분되어 있다.
제1부 ‘깨달음의 존재, 부처’ 에서는
고려불화 중에서도 부처를 주존으로 그린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고려시대에는 정토신앙의 성행을 반영하듯 아미타불을 그린 불화가 많다.
삼성미술관 Leeum 소장 <아미타삼존도>는 내영도(來迎圖) 형식,
즉 아미타불이 죽은 자를 극락으로 맞이하기 위해 다가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관음보살이 허리를 굽혀 극락왕생할 사람을 연꽃에 태우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제2부 ‘중생의 구제자, 보살’ 에서는
불교 신도들에게 친근한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을 주제로 한 불화들을 전시하였다.
일본 센소지 소장 <수월관음도>는 은은한 녹색의 물방울 모양 광배 속에 서 있는 관음보살을 그렸는데,
관음보살의 자태는 늘씬하고 우아한 고려의 미인을 연상케 한다.
일본 단잔진자 소장 <수월관음도>에는 보타락가산의 암좌에 앉아
법을 구하러 온 선재동자를 맞이하는 관음보살의 엄숙하고 단아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제3부 ‘수행자의 모습, 나한’ 에서는
고려 1235-6년에 그려진 <오백나한도> 연작을 선보인다.
현재 14점 정도 알려져 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장 많은 7점을 소장하고 있어 전 작품을 전시하며,
미국, 일본 등에서 대여한 3점을 더하여 총 10점이 전시되므로
현재 남아 있는 작품의 대부분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제4부 ‘이웃 나라의 불보살’ 에서는
고려불화와 같은 시기에 그려진 중국과 일본의 불화들을 전시하여
당대 동아시아의 불교문화와 불교회화를 넓은 시야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1909년 코즐로프 탐험대가 하라호토에서 발굴한 12-13세기의 서하(西夏) 불화 3점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품으로서,
삼성미술관 Leeum 소장 고려불화 <아미타삼존도>와의 친연성을 통해
그 존재가 이미 잘 알려져 있었으나 실물을 보기는 어려웠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이번이 최초이다.
에필로그 격인 ‘전통의 계승’ 에서는 고려불화의 전통이 조선시대에 어떻게 계승되었는지를
조선 전기 왕실에서 발원한 불화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문정왕후가 1565년 회암사 중창시 발원한 400점의 불화 중 일부인 <약사삼존도> 2점도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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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삼존도 고려 후기, 비단에 색, 110.0×51.0cm 삼성미술관 Leeum 소장, 국보 218호
아미타불이 보살들을 거느리고 극락에 왕생할 사람을 맞이하러 오는 ‘내영도(來迎圖)’ 형식의 고려불화이다. 아미타불의 머리에서 뻗어 나온 빛은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은 왕생자를 감싸면서 그가 아미타불에 의해 극락왕생의 길로 곧 인도될 것임을 강하게 암시한다. 아미타불 앞으로 나와 왕생자에게 다가선 관음보살은 허리를 굽혀 그가 올라탈 금련화(金蓮花)를 내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서하(西夏)에서 그려진 아미타내영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으로 그 관련성이 오래 전부터 주목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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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삼존내영도 서하(西夏) 13세기, 면에 색, 142.5×94.0cm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아미타불과 관음보살, 세지보살이 구름을 타고 극락에 왕생할 사람을 맞이하러 오는 아미타삼존내영도이다. 나무 밑에 앉은 왕생자는 승려 차림으로 두 손을 합장하고 있으며, 그의 머리에서 마치 영혼과 같은 빛줄기가 위로 발하고 있다. 빛줄기 속에는 다시 태어남을 의미하는 어린아이가 막 연꽃 위에 오르려 하고, 아미타불의 이마에서는 서기가 내려와 어린아이를 감싸고 있다. 이러한 구도는 고려불화 중 삼성미술관 Leeum 소장 <아미타삼존도>와 가까워 흥미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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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관음도 고려 후기, 비단에 색, 142.0×61.5cm 일본 센소지(淺草寺) 소장
일반적인 수월관음도가 바위에 걸터앉은 모습인 것과 달리, 이 수월관음도는 은은한 녹색의 물방울 모양 광배 안에 서 있는 자세로 표현되어 ‘물방울 관음’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관음보살이 딛고 선 연화좌는 물에서 솟아나 있으며, 물결무늬는 잔잔하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움직임을 보인다. 발치 앞에는 꽃묶음이 솟아올라 있고, 그 앞에는 선재동자가 관음보살을 향해 손을 모으고 있다. 한 손을 들어 버들가지를 늘어뜨린 관음보살의 자태는 매우 우아하고 늘씬하여, 고려 미인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화면 오른쪽에는 ‘해동 승려 혜허가 그렸다(海東癡衲慧虛筆)’는 명문이 남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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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관음도 고려 후기, 비단에 색, 110.0×57.7cm 일본 단잔진자(談山神社) 소장
수월관음도는 선재동자(善財童子)가 53선지식(善知識)을 찾아 구도여행을 떠나 28번째 선지식인 관음보살을 방문하여 가르침을 받는다는 『화엄경』「입법계품」의 내용을 그린 것이다. 이 수월관음도는 선재동자대자비의 가르침을 받는 장면이 주를 이루고, 여러 수월관음도 중에서도 화려한 금니와 고운 색채가 놀라울 정도로 잘 살아 있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손꼽힌다.
화면의 오른쪽 아래에는 재난을 만났을 때 관음보살을 부르기만 하여도 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법화경』「관음보살보문품(觀音菩薩普門品)」8난(八難)에 대한 내용을 표현한 것이다. 화면의 중앙에는 보타락가산을 배경으로 솟아 있는 암좌(巖座)에 반가부좌(半跏趺坐)한 관음보살과 발아래의 선재동자를 배치하고, 우측 하단에 나찰귀(羅刹鬼)를 비롯한 8난의 장면을 묘사하였다. 금니로 우산을 쓴 사람, 맹수와 독사에 쫓기는 사람, 도적을 만난 사람, 목에 칼을 찬 사람, 병상에 누운 사람, 화염에 싸인 집 등 여러 가지 재난의 모습을 그렸다.
관음보살은 주선(朱線)으로 윤곽을 잡고, 눈썹은 먹 선과 녹청으로 윤곽선을 그리고, 가는 먹 선으로 눈썹을 표현하였다. 목에 표현된 삼도(三道)는 능형(菱形: 마름모)으로 표현하였으며, 가슴에 커다란 목걸이를 하고 있다. 오른손목에 투명 염주를 걸어 늘어뜨리고 엄지와 중지로 살며시 잡고 있는 모습은 유려한 동세(動勢)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화엄경』『법화경』의 내용을 한 화면에 그린 작품으로 경전융합(經典融合)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품으로 고려불화의 우수성을 잘 보여준다. |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고려 후기, 비단에 색, 110.0×57.7cm/ 일본 단잔진자(談山神社) 소장
이 작품은 최근에 그린 작품처럼 보관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특히 보타락가산의 기암괴석과 의습에 시문된 금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 작품은 『화엄경(華嚴經)』「입법계품(立法界品)」의 내용과
『법화경(法華經)』권제 7「관음보살보문품(觀音菩薩普門品)」25의 내용을
한 화면에 그린 작품으로 경전융합(經典融合)을 보여주는 흔치 않은 작품이다.
전체적인 구성은 『화엄경』「입법계품」가운데 선재동자가
53 선지식(善知識)을 찾아 구도여행을 떠나 28번째 선지식인 관음보살을 방문하여
대자비의 가르침을 받는 장면이 주를 이루고,
향해서 우측 하단에 『법화경』「관음보살보문품」25에 팔난(八難)에 대한 내용을 묘사하고 있다.
즉 화면의 중앙에는 보타락가산을 배경으로 솟아있는 암좌에
반가좌한 관음보살과 발아래의 선재동자를 배치하고,
향해서 우측 하단에 나찰귀, 우산을 쓴 사람, 맹수와 독사에 쫓기는 장면, 도적에게 화를 당하는 장면,
목에 칼을 찬 모습, 병상에 누워있는 모습, 화마에 휩싸인 가옥, 배를 젓는 장면 등을 묘사하고 있다.
팔난에 직면하면 관음보살을 염불만 하면 팔난의 어려움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내용이다.
관음보살은 주색(朱色) 선으로 윤곽을 잡고,
눈썹은 먹선과 녹청으로 윤곽선을 그리고, 가는 먹선으로 눈썹을 표현하였다.
목에 표현된 삼도는 태산사본 <관음보살>과 같이 선묘의 능형(菱形)으로 표현되었으며
가슴에 커다란 목걸이를 하고 있다.
오른손에는 손목에 걸쳐 늘어뜨린 투명 염주를 엄지와 중지로 살며시 잡고 있어
바람에 휘날리는 듯한 동세(動勢)를 보여준다.
관음보살은 보관에 베일을 쓰고,
승각기(僧脚崎, Samkakasika, 내의)와 군의(裙衣, Nivas.ana, 치마)를 착용하고 있다.
보관에서 발아래까지 드리워진 베일에는 ‘마엽문(麻葉文)’을 바탕으로
그 위에 당초연화원문(唐草蓮花圓文)을 금니로 시문하였다.
이 문양은 고려시대 관음보살이 걸치고 있는 베일에 시문된 장식문양 가운데 애용되었던 소재 가운데
하나이다. 베일에 가려진 녹청색의 승각기에는 출렁대는 파도문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선홍빛의 군의에는 흰색 선으로 귀갑문을 연속배치하고, 그 위에 좌ㆍ우 연잎을,
상ㆍ하에는 만개한 연꽃을 배치한 타원형의 문양을 주선(朱線)으로 표현하였다.
색채는 전체적으로 어두우며 갈색톤을 띤다. 주로 녹색, 분홍, 녹청 등 다양하게 사용하였다.
- 배영일,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 2010년 10월13일 국립중앙박물관 ‘제 214회 큐레이터와의 대화’
고려불화의 주제
고려는 불교를 국교로 삼고 수많은 사찰을 건립하였다.
왕실에서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불교가 삶 속에 깊이 뿌리내렸던 점을 생각하면,
당시 불화제작이 얼마나 성행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문헌기록에 의하면 고려시대에는 흥왕사(興王寺), 안화사(安和寺)의 벽화 등 벽화 형식의 불화로
사찰을 장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벽화는 그 특성상 사찰건물과 함께 수명을 다하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예가 드물고, 대부분은 두루마리(卷軸) 형식의 불화로 전하고 있다.
문헌기록에 의하면 조사도(祖師圖), 화엄조사진영(華嚴祖師眞影), 달마절로도강도(達磨折蘆渡江圖),
동자보현육아백상도(童子普賢六牙白象圖) 등 당시에는 지금 볼 수 없는 다양한 주제의 고려불화가
존재했던 것으로 생각되나 실제 작품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모습은 알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현재 남아있는 고려불화는 당시 불화의 실제 모습을 전해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현존하는 고려불화는 주제별로 여래도 ㆍ보살도 ㆍ 나한도 ㆍ 경변상도 ㆍ 등으로 분류되며
부처를 그린 그림의 경우 비로자나불, 석가불, 약사불, 아미타불 등 다양한 부처를 그린 불화가
남아 있어 그 주제가 다양했음을 보여준다.
현존하는 작품 중 가장 많은 수량을 차지하는 것은
아미타불도, 관음보살도, 지장보살도를 중심으로 하는 정토계 불화이다.
이러한 주제는 현세의 복락, 고난으로부터의 구제, 극락왕생 등 현실적인 기원과 관계가 깊어,
신비적인 영험과 공덕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던 고려 후기 불교의 성격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특히 아미타불이 홀로 혹은 보살들을 거느리고 다가와 죽음에 임한 사람을 극락으로 맞이하려는 듯한 내영도(來迎圖) 형식의 불화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은
극락왕생을 기원했던 당시 불교신앙의 단면을 보여준다.
고려불화 중 아미타불을 그린 그림은 크게 설법도(說法圖) 형식과 내영도 형식으로 나눌 수 있다.
설법도 형식이란,
아미타불이 높은 대좌 위에 결가부좌하고 앉아 법을 설하는 모습을 그린 것을 가리킨다.
이 경우 아미타불은 혼자서 그려지거나(도 1),
아미타불의 무릎 높이 아래로 보살들이 열을 지어 선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협시보살이 둘일 경우 '아미타삼존도', 협시보살이 여덟일 경우를 '아미타팔대보살도'라고 한다.
도 1) 아미타불도(설법도 형식)
고려 후기, 비단에 색, 163.0×87.0㎝, 일본 교쿠린인[玉林院] 소장
도 2) 아미타삼존도(내영도 형식)
고려 후기, 비단에 색, 100.5×54.2㎝, 일본 MOA미술관 소장
내영도 형식은,
아미타불 관련 경전에서 설하는 바와 같이 부처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한 자가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
아미타불이 그 임종의 순간에 극락에 왕생하도록 ‘와서 맞이한다(來迎)’는 의미를 가진다.
이때 아미타불은 한 손을 내밀어 왕생할 사람을 맞아들이는 자세를 취한다.
역시 아미타불 혼자 그려지기도 하지만
양쪽에 두 명의 보살을 거느리면 '아미타삼존도'(도 2),
여덟 보살을 거느리면 '아미타팔대보살도'(도 3)가 된다.
도 3) 아미타팔대보살도(내영도 형식)
고려 후기, 비단에 색, 143.0×87.0㎝, 일본 도쿠가와미술관[德川美術館] 소장
아미타불 다음으로 고려시대에 인기가 많았다고 생각되는 주제는 관음보살, 즉 수월관음도였다.
수월관음도는 『화엄경(華嚴經)』「입법계품(入法界品)」의 내용,
즉 법을 구하고자 여행을 떠난 선재동자가 53명의 선지식(善知識)을 방문하는 도중
28번째로 만난 관음보살에게 법문을 듣는 장면을 표현한 것이다.
관음보살은 보타락가산의 암좌 위에 반가좌하고, 선재동자는 발 아래에 서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
전형적인 고려시대의 수월관음도이다(도 4).
도 4) 수월관음도
고려 후기, 비단에 색, 105.0×58.0㎝, 프랑스 기메박물관 소장
여러 보살들 중 관음보살 다음으로 널리 신앙된 것은 지장보살이었다.
고려시대에는 지장보살도도 많이 그려졌다.
혼자서 그려질 경우 대체로 한 손에 보주(寶珠), 한 손에 석장(錫杖)을 들고 서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도 5).
지장보살의 권속으로서 도명존자, 무독귀왕, 지옥 열 명의 왕인 시왕(十王)과 함께 그려지기도 하는데
시왕과 함께 그려지는 경우에는 ‘지장시왕도’라고 부른다.
도 5) 지장보살도
고려 후기, 비단에 색, 84.5×36.8㎝,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 박혜원,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학예사
- 2010. 10.20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와의 대화 제 2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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