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는(문화)

피맛골의 청일집 생활기재가 박물관유물로...

Gijuzzang Dream 2010. 2. 5. 08:04

 

 

 

 

 

60년의 추억이 박물관 유물로!

 

피맛골에서 가장 오래된 청일집 생활기재, 서울역사박물관으

 

 

 

60여 년 역사를 간직한 청일집은?

 

1945년 광복과 함께 문을 열어 지난 65년 동안 서울시민들의 희노애락이 담긴,

피맛골에서 가장 오래된 선술집 청일집.

메뉴라곤 막걸리에 빈대떡이 전부였지만,

지친 하루의 숨을 틔어줄 곳으로 이곳만큼 제격인 곳도 없었다.

 

주인 박정명씨(69)는 청진동에서 태어나 자란 피맛골 토박이.

아버지 박동현씨로부터 가게를 물려받아 2대째 운영하고 있다.

지금도 2층 올라가는 계단은 당시 그대로다. 

너무 낡아 군데군데 받침대를 해놓은 것만 다르다.

족발과 파전에 굴전까지 세월따라 메뉴가 조금 더 다양해졌지만,

대표 메뉴는 역시 막걸리와 빈대떡.

100% 녹두에 양파 양배추 등을 다져넣어 불판에 돼지기름을 바르고

노릇노릇하게 부친 빈대떡 한 입은 막걸리로 축인 입술에 '바삭'하고 녹아들었다.

 

마음주머니를 툭 던지고 숨겨둔 이야기까지 술술 풀어내던 청일집은

아마추어 손님들이 쏟아낸 시 한 편, 그림 한 폭으로 사면이 모두 갤러리다.

이곳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마라토너 손기정 선생 등 각계인사들도

술잔을 기울이며 빈대떡을 맛있게 들었다.

 

 

 

찌그러진 막걸리잔, 양재기 전시유물로 재탄생!

 

이렇게 오랜 역사와 가득한 추억을 가진 청일집

2010년 2월 5일(금)을 마지막으로 피맛골에서 떠난다.

6일(토)부터 손님을 맞을 새 보금자리는 근처 르메이에르 종로타운(112-2호),

하지만 피맛골에서의 추억은 그대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새 건물로 이사하면서 기존에 쓰던 탁자, 의자, 음식그릇, 막걸리잔과 주방용품 등

생활재 1천여 점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한, 손님들이 벽면에 빼곡히 낙서해 놓은 벽체까지도 수습할 예정이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종로구 피맛골의 역사를 기록하기위해

지난해 8월부터 5개월여에 걸쳐 피맛골 일대에 대한 자료조사를 시행한 바 있다.

이 조사를 통해 서민들의 추억이 담긴 선술집의 풍경과 음식,

사라질 물건 등을 대상으로 자료조사, 파노라마 촬영, 3D실측을 하여

문화콘텐츠로 재생산하였다.

 

청일집은 당시 서울역사박물관이 피맛골 일대를 조사하면서 맺은 인연으로

사용하던 생활재 일체를 기증하기로 했다.

수집된 물품들은 보존 처리를 거쳐

7월 '우리들의 종로(가칭)' 특별전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 2011년 10월말 현재,

      낙서 가득한 벽체, 생활물품들을 기증한 <청일집>은 예전 모습을 간직한 그대로

      서울역사박물관 상설전시실 4존에 설치되어 관람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