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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陶磁器) 장군

Gijuzzang Dream 2010. 2. 2. 03:37

 

 

 

 

 

 

 

 도자기(陶磁器) 장군

 

 

 

 

도자기로 제작한 그릇은

대접, 접시(접匙), 잔(盞), 항아리(壺), 병(甁), 문방구류(文房具類), 상형기(像形器) 등의 명칭으로 분류되며

그릇의 용도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러한 그릇 외에 ‘장군’이라는 명칭의 그릇이 있다. 장군의 사전적 의미는

“물ㆍ술ㆍ오줌ㆍ 거름 등을 담아서 지게로 운반하는 데 쓰는

오지(甕器) 또는 나무로 만든 그릇이며 중두리를 뉘어놓은 모양의 것으로

한쪽 마구리는 편평하고 다른 쪽 마구리는 반구형(半球形)이며, 몸통 위에 좁은 아가리를 붙였다.”

라고 되어 있다. 이 내용은 현재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장군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옹기(甕器)와 나무 이외에는 없는지? 漢字의 表記는 어떻게 했는지?

등에 관한 자세한 소개는 드물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살펴보아 도자기 장군에 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장군에 관한 기록은 조선시대에 국한되어 있다.

1766년 간행된『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는 장군을  ‘장분(長盆)’으로 적었다.

1867년에 간행된 『육전조례(六典條例)』에는

“공야사(攻冶司)의 연례 진배(進排)로서 內局(內醫院의 별칭)에서 거둬들이는 것으로

江心水를 담는 張本 23坐와 大甕 17坐가 있다.”는 내용에서 ‘장본(張本)’을 장군으로 보았다.

 

장군은 재질별로 도자기와 나무로 제작되었다.

옹기로 만든 작은 장군에는 물이나 술 따위를 넣으나 큰 것에는 오줌을 담아 지게로 운반한다.

경상남도 영산에서는 오줌장군ㆍ오줌추마리, 전라남도 보성에서는 소매장군 등으로 부른다.

 

장군의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큰 것은 지름 30㎝, 길이 60㎝ 정도로서

세 말의 오줌이 들어가며, 작은 것은 한 말들이도 있다.

강원도의 오줌장군은 한쪽 마구리를 봉긋하게 오그리고 끝에 깃봉모양의 돌기를 붙였는데

이것은 손잡이며 들어 내리거나 오줌을 쏟기 위하여 한쪽으로 기울일 때 이용한다.




<그림 1. 甕器장군>


<그림 2. 나무장군>

 

나무장군은 쪽나무를 모아 통을 걸어서 만든 장군으로

가운데가 약간 부르고, 양끝은 조금 작으며, 오지장군처럼 가운데에 주둥이가 달려 있다.

몸 주위로는 대를 둘러 감아 고정시키고 주둥이는 단단한 나무를 깎아 박았는데

나무장군은 오줌뿐 아니라 거름을 담아 나르기도 하였다.

나무로 만든 장군은 흙으로 빚은 옹기장군보다 먼저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주로 조선시대 농가에서 사용하였으며,

옹기장군에 비해 깨지지 않는 장점이 있어 건축현장에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무장군은 쓰지 않을 때 나무쪽이 오그라들어서 조각이 나는 일이 많아

다시 얽어매어야 하는 불편이 있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陶器장군과 흑유장군은

한쪽 마구리는 편평하고 다른 쪽 마구리는 반구형(半球形)이며, 몸통 위에 좁은 주둥이를 붙인 형태이다.

 

조선시대에는 분청사기와 백자로 장군이 제작되었으며

한쪽 마구리가 편평한 형태와 양쪽을 둥글게 처리한 형태가 있다.

분청사기는 상감(象嵌)ㆍ박지(剝地)ㆍ조화(彫花)ㆍ귀얄ㆍ철화기법(鐵畵技法) 등으로

다양한 장식기법을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백자는 현재 무문(無文)의 백자 장군이 있다.  



고려ㆍ조선시대 도자기 장군의 종류
  
 

이상과 같이 도자기 장군은

고려시대에는 陶器로 조선시대에는 옹기ㆍ분청사기ㆍ백자의 예가 있으며 제작량이 많았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도자기장군은 문헌기록에는 없지만 이미고려시대부터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장군의 용도는 도기질인 陶器와 甕器는 오줌이나 거름을 담았으며

자기질인 분청사기와 백자는 물이나 술을 담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장군의 한자(漢字)명칭은 무엇일까?

漢韓辭典에는 “배가 불룩하고 목 좁은 아가리가 있는 질그릇”이란 뜻의 ‘부(缶)’字를 쓰고 있다.

中韓辭典에는 “아가리가 좁고 중배가 큰 질그릇”이란 뜻의 ‘부(缶)’字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가마니 모양의 항아리”란 뜻의 ‘표호(俵壺) ひょうこ’ 로 쓰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에서는 공통적으로 ‘缶’字를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군의 英文은 각종 전시나 전시도록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각 국립박물관이나 사립박물관 등에서 달리 표기되고 있다.

국립진주박물관ㆍ국제교류재단ㆍ호림박물관 등은 'Rice bale-shaped Bottle',

호암미술관은 'Rice bale-shaped Jar',

국립문화재연구소ㆍ부산박물관 등은 'Barrel-shaped Bottle'로 쓰고 있다.

이 내용을 통해 공통적인 것은 장군의 기종(器種)이 Bottle(甁)임을 알 수 있으나

장군의 형태는 ‘'Rice bale’과  ‘Barrel’로 차이가 있다.

 

‘Rice bale’은 일본의 동양도자미술관에서는 ‘俵壺 ひょうこ’ ; 'Rice bale-shaped Bottle'로 표기하고 있다.

‘Rice’는 쌀로 타원형이며

‘bale’은 공과 같은 둥근 형태로 해석되나 “가마니 모양의 항아리”란 뜻으로 쓰고 있다.

일부 박물관과 미술관에서는 이러한 일본의 영문표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Barrel’은 “중배가 불룩한 통”이란 뜻이다.

따라서 뜻으로 보면 ‘Barrel’이 장군의 형태에 부합됨을 알 수 있다.

  

2006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유물전시용어(遺物展示用語)를 새롭게 제시하였다.

그 중 도자기용어는 재질ㆍ장식기법ㆍ문양ㆍ기종 등의 순서이며 한글과 한자를 병기(倂記)하였다.

예를 들면 ‘분청사기철화넝쿨무늬장군(粉靑沙器鐵畵唐草文扁缶)’로 표기하였다.

그러나 ‘扁缶’는 볼륨감 있는 장군의 뜻인 ‘缶’字로 의미가 통하기 때문에

편평한 의미의 ‘扁’字는 생략해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종합하여 국내외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될 장군의 표기 를 제시해보겠다.

표기순서는 한글ㆍ한자ㆍ英文 등이며

그 예는 분청사기철화모란무늬장군(靑沙器鐵畵牧丹文缶)

Barrel-shaped Buncheong Bottle with Underglazed Iron-Painted Peony Design' 로 표기한다면

내ㆍ외국인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장동철, 문화재청 김해국제공항 문화재감정관실 감정위원

- 문화재청,문화재칼럼, 2010-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