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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공방 : 보테가(Bottega) - 르네상스 융합문화 현장

Gijuzzang Dream 2010. 2. 5. 07:17

 

 

 

 

 

 르네상스는 거대한 융합문화 현장

 ‘공방’ 통해 학문 · 기술 경계선 무너뜨려...

 

 

 

 

14세기 후반부터 15세기 전반에 걸쳐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된 문예부흥 운동,

르네상스(Renaissance)를 통해 다양한 문화, 학문, 기술 등의 융합이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걸작들이 출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 김국태 책임연구원은 28일 ‘르네상스 거장들을 통해 본 창의 키워드’란 보고서를 통해

르네상스 시대에는 학문 영역은 물론이고 그 어떠한 문화영역도 따로 구별하지 않았으며,

이런 풍토 속에서 당시 예술가들은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르네상스 발원지인 이탈리아 피렌체에는 공방이 있었다.

이탈리아어로 공방은 ‘보테가(Bottega)’인데,

오늘날 예술가의 개인 작업실을 지칭하는 ‘아뜰리에’와 달리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장소였는데,

이곳에서 기질 상 남의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던 피렌체 사람들은

그냥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침없는 비판을 퍼부을 수 있었다.


 


거장들, 공방 통해 통찰력 키워

공방은 또 출신, 성격, 동기 등에서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구성됐다.

때문에 축제에 쓰이는 깃발, 부인용 장신구, 탁상용 장식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대규모 건축 등이 가능했다. 일하는 방식도 분야별로 구분해놓고 있지 않았다.

견습 기간에는 필요하면 무슨 일이든 거들어야 하고,

자연스레 오랜 기간 동안 이런 다양한 역할들을 수행하며 배울 기회를 제공받았다.

르네상스 본원지인 이탈리아 피렌체 야경. 


 

도제는 서로 다른 관점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협력과 동시에 경쟁 관계 속에서 실력을 연마할 수 있었다.

회화나 조각은 기본이고, 미(美)를 추구하는 일이라면 종류에 관계없이 그 실무를 익힐 수 있었다.

르네상스 거장들은 이 공방을 통해 다양한 분야와 영역을 넘나들 수 있었으며,

그 교차점에서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통합적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거장뿐만 아니라 당시 예술가들 모두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있어 필요하다면

어떤 생소한 영역이라도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력을 갖고 있어야 했다.

거장들은 이질적 분야를 피하지 않고 과감하게 맞닥뜨리면서 기존에 자신의 강점과 결합시키고 응용하여

작업 과정에서 부딪히게 되는 난관들을 돌파하는 데 활용했다.

다양한 영역, 분야, 문화 등이 서로 만나는 교차점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소위 ‘메디치(Medici) 효과’ 를 가능케 했던 것이다.  

여러 분야를 섭렵하고 통합적으로 활용한 르네상스의 선구자라면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다.

는 ‘모나리자’를 그리는 화가이기 이전에 뇌와 인간의 신체를 연구하고

자연 풍경, 빛과 그림자를 연구하는 과학자였으며, 각종 기구와 무기를 개발하는 발명가이자 건축가였다.

이러한 통합적인 지적 활동으로 모나리자 같은 생명력 넘치는 명화를 남길 수 있었다.  

다빈치의 라이벌이었던 미켈란젤로 또한 마찬가지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벽화가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대작이 조각가의 손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미켈란젤로는 스스로를 화가가 아닌 조각가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 작품 의뢰를 받았을 때 무척 당황했다고 한다. 천장에 매달려 그려야 했고

석회가 마르기 전에 바로 채색해야 하는 프레스코화를 그려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는 종합예술의 걸작

그러나 작업을 위해 일종의 계단식 사다리인 비계를 독자적으로 설계했으며,

이미 해부학에 정통한 그는 인체 구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활용하여 인간의 균형미를 완벽하게

표현함으로써 해부학과 조각을 회화에 접목시킨 창의적 걸작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피렌체 최고의 건물로 꼽히는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다양한 문화, 학문, 기술이 융합된

걸작품이다. 

피렌체 제일의 교회인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는 고대 문화를 복원하거나 모방한 단순한 작품이 아니다. 10년 이상 로마의 유적을 연구해온 브루넬레스키는 이 성당의 둥근 지붕을 어떻게 만들까를 고민하던 중 로마 시대 건축물인 판테온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이 건축가는 지붕 꼭대기가 열려있는 판테온과 달리, 지붕이 닫힌 채 그 위로 황금색 구리 공을 얹었고, 이 하중을 보강하기 위해 이중 구조를 취했다.

이런 식으로 판테온의 지붕 구조를 개조해 로마 건축의 특색인 질서와 조화를 부활시키면서 새로운 양식의 건축을 창조해낼 수 있었다.  브루넬레스키가 세계 최대의 벽돌 돔을 창조할 수 있었던 것도 단순히 건축에만 의존하지 않고 디자인과 수학 등을 연결하여 교차적 시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유행하던 고딕 스타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양식을 고안해냈지만,

돔의 무게를 견디게 해야 하는 기술적 문제에 부딪혔다.

이때 그는 그간 연구해오던 원근법과 수학적 비율을 활용한 새로운 공법을 창안함으로써

내부 지지대 없이 스스로 지탱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돔 구조를 창조해낼 수 있었다. 

김국태 책임연구원은 이 같은 융합 환경은 또한 라이벌들 간의 팽팽한 경쟁 관계를 만들어냈으며,

그 결과 세계적인 창의적 작품들을 산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켈란젤로는 다빈치와 앙숙이었던 것은 물론이고,

라파엘로와도 자존심이 걸린 라이벌 관계였기 때문에 창의에 대한 열의를 더욱 불태울 수 밖에 없었다.

브루넬레스키 역시 조각가 도나텔로, 기베르티와의 숨 막히는 경쟁을 하고 있었다.

김국태 책임 연구원은 이 같은 르네상스 시대의 경쟁구도를

최근 애플과 구글 간의 팽팽한 경쟁관계에 비유했다.

치열한 경쟁관계가 오히려 양사의 창의력을 자극하고,

양사가 동시에 경쟁력을 갖추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것.
김 연구원은 당시 놀라운 창의성이 개인적으로 뛰어난 능력에 기인했다기보다는

당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이 먼저 조성됐다며,

한국에서도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이강봉 편집위원

- 2010.01.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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