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시,서,화)

권진규의 조각 - 지원의 얼굴

Gijuzzang Dream 2009. 7. 30. 21:03

 

 

 

권진규

 

권진규는 1922년에 태어나 1973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조각가이다.

그의 작품은 1950, 60년대 유행했던 추상조각과는 전혀 다른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고 또한 재료에 있어서도 테라코타, 건칠 등을 다룸으로써

시대 다른 작가들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하지만 그의 명성은 그의 작품세계가 지닌 본래의 의미보다는 그

의 죽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도 하다.

마치 이중섭의 작품이 작가의 삶이 지닌 궤적에 따라 지나치게 얽매어 있어

작품에 대한 진정한 연구가 작가에 대한 연민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과 유사하다.


권진규는 1950년대 일본 무사시노 미술학교에서 조각을 공부할 당시

부르델의 영향을 받은 시미즈 다카시에게 사사하였다.

당시 제작한 작품들은 사실주의적인 표현에 따르기는 하였으나

표현주의적 조형미를 살린 경향이 보인다.

 

권진규는 1959년 귀국한 뒤 흙을 이용한 테라코타 작업과 건칠에 집중하면서

단순화된 형태감, 거친 표면으로 인하여 원시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을 제작하였다.

주제에 있어서는 남녀인물, 동물, 추상 등 다양하게 전개하였고

환조, 부조, 드로잉 등 많은 작품을 제작하였다.

특히 테라코타와 건칠작품의 경우 형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손의 느낌이

재료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결합하여 더욱 표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동물을 주제로 한 작품에서는 해학적인 표현도 묻어난다.

 


[지원의 얼굴]은 정면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여인의 얼굴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하지만 머리와 목 아래 부분은 단순하게 처리하고 전체적으로 형체를 길게 늘였는데 이러한 길고 마른 형태감은 보다 높은 차원의 정신성을 끄집어내려는 듯 하다. 그리하여 관객의 시선은 인물의 얼굴에만 집중되는 효과를 낳게된다.

이러한 인물표현은 다른 작품에서도 보여지고 있는데 견고한 이목구비의 표현과 동시에 전체 형태의 과감한 생략은 종교적이다.

 

그의 작품이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조형성을 지니고 있지만, 작가는 대학교에서 해부학을 강의할 정도로 인체에 대한 이해가 완벽했던 만큼 작품 속의 동세는 신체 각 부위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1960년대 권진규는 자신의 얼굴을 빚어 만든 자소상과

연극배우, 학생 등 다양한 인물들을 모델로 삼아 인물상을 제작하였다.

제 인물을 대상으로 만든 작품이라 하더라도

권진규는 부분적으로는 과감한 생략과 왜곡된 형태감을 통해 자신만의 양식을 확립하여 나갔다.

더욱이 이러한 인물조각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시선을 약간 위로 향하고 있어

무언가를 갈구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1967년경 작품들은 1968년 일본 니혼바시 화랑에서 개인전을 준비하기 위해 제작한 작품들이 많은데

권진규는 자신이 공부했던 일본에서의 개인전을 작가로서 성공했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재료에 있어서도 비교적 좋은 재료를 써서 제작하였다.

그러므로 이 시기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작품의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이 많다.

 

진규의 작품은 주요 미술관과 화랑에서 전시되고 있지만

그의 작품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전시는 드물게 개최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조만간 권진규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가 기획되고 있어 남다른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2009년 10월 일본에서 동경국립근대미술관과 무사시노대학교 미술관에서 전시가 개최된 이후,

12월 덕수궁미술관에서 전시가 개최될 예정이다.

전설로 남은 예술가의 진정한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권진규 (1922. 04.07-1973.05.04)

1922년 4월 7일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났다.

광복 전 일본에 유학하여 사설 강습소에 다니다가

1948년 도쿄예술원에 들어가 미술교육을 받았고

1949년에는 무사시노미술학교 조각과에 입학하여

조각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귀국 뒤에는 주로 테라코타와 건칠(乾漆)을 사용한 두상조각과 흉상을 제작하였다.

고도로 절제된 긴장감과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조각을 통해

영원을 향한 이상세계를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1973년 5월 4일 자신의 작업실에서 자살하였다.

- 류지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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