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주짱의 하늘꿈 역사방

나아가는(문화)

대한제국기의 식기와 가구

Gijuzzang Dream 2009. 3. 20. 12:48

 

 

 

 

 

왕실용 가구는 민간의 가구에 비해 크기가 크고 폭이 넓으며 화려한 자개 문양이 정교하게 베풀어져

왕실용 가구다운 격조와 품위가 느껴진다.

표면에 붉은 색으로 옻칠이 된 것이 많은데

주칠(朱漆)은 일반 민가의 가구에는 사용을 금지할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

 

왕실용 가구에는 주칠 외에 검은 흑칠(黑漆)과 노란 황칠(黃漆)이 사용되었으며,

하나의 가구에 주칠과 흑칠이 함께 사용되어 세련된 멋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농이나 문갑 같은 안방 가구는 붉은 칠 바탕에 무지개 빛 자개로 여러 가지 문양을 섬세하게 베풀고,

잠금장치나 연결 부위를 광택 좋은 주석이나 백동 등의 금속으로 장식한 것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 외에 쇠뿔을 얇게 펴서 반투명하게 만들어 그 안쪽에 화려한 색채로 그림을 그린 다음

이것을 목재 위에 붙여 장식하는 화각(華角) 기법으로 제작된 것들도 있다.

 

한편 사방탁자나 책장과 같은 사랑방 가구는 표면의 금속장식이나 문양을 간소화하고,

직선적이고 간결한 형태에 목재의 자연스러운 결을 그대로 살려 제작한 점이 특징이다.


□ 비단 바른 책장(書欌)
배나무로 만든 얼개미를 제외한 전면에 비단을 발라 만든 책장이다.

양쪽 여닫이문을 좌우로 활짝 열어 젖혀 책을 넣고 꺼내기에 편리하도록 하였다.

일반 반가의 사랑방에서 볼 수 있는 검소한 책장과 달리

푸른 비단을 발라 왕실 가구의 품격과 멋을 더하였다.

□ 붉은 칠 자개 이층 농(朱漆螺鈿二層籠)
궁중의 여성이 거처하는 공간에는 자개와 화각 등으로 장식한 색이 밝고 화사한 가구를 사용하였다.

농은 사계절에 필요한 다양한 의복류나 천들을 보관하는데 사용되었다.

이 이층 농은 붉은 칠을 한 뒤

자개공예기법으로 십장생과 당초문, 보배문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백동(白銅) 장식을 달았다.

□ 쇠뿔 장식함(華角函)
투명한 쇠뿔을 얇게 펴고 뒷면에 여러 가지 문양을 그린 다음 나무에 붙여서 만든 함이다.

쇠뿔로 사각형의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십장생 등의 길상문양과 호랑이, 잉어 등의 민화적 소재를 그려 넣었다.

 

 

 

 


 


 

 

19세기 후반 조선은 국가의 독립과 왕실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근대적인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국가체제 정비에 모든 힘을 쏟았다.

그 연장선상에서 1897년 10월 고종이 황제로 즉위하고

국호를 조선에서 대한(大韓)으로 바꾸어 황제국인 대한제국(大韓帝國)이 성립되었다.

대한제국은 자주적인 근대국가로서의 부국강병을 이룩하여 독립국가의 면모를 갖추고자

군제개혁과 군대확충, 토지조사사업[量田事業], 산업진흥, 근대교육 등

국정전반의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황실의 존엄을 높이기 위한 황실의 상징문장으로 오얏꽃을 선정하였다.

오얏꽃 즉, 이화(李花)는 조선왕실의 ‘성(姓)’인 ‘이(李)’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한제국은 황실의 위엄을 보이기 위해 이화문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이화문장은 황실에서 쓰던 가구와 생활용품, 공예품, 서양식 식기 등에 새겨졌다.

대한제국기의 은잔과 식기들은

위와 같은 대한제국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들이다.

유물들은 은제탕그릇 1, 꽃모양 은잔 5, 오얏꽃무늬 은잔 1, 청자오얏꽃무늬 병 1,

백자오얏꽃무늬 접시 4점 등 12점이다.

 

은제탕그릇은 그릇의 두껑에 꽃봉오리 모양의 손잡이를 갖추고

그 밑에 대한제국 황실 문장인 오얏꽃을 선각으로 새겨 넣고, 예서체로 ‘만수무강’을 4곳에 써넣었다.

몸체 2곳에도 역시 오얏꽃이 선각되어 있어 대한제국 시대에 사용된 그릇임을 알 수 있다.

 

꽃모양 은잔은 순은(純銀)으로 제작된 술잔으로 다섯 꽃잎이 벌어진 형태이며

표면에 오얏꽃을 선(線)으로 새겨 넣었다.

 

오얏꽃무늬 은잔은 달걀처럼 속이 깊고 바닥이 둥근 은잔으로 표면에 오얏꽃을 선각으로 그려 넣었다.

 

청자오얏꽃 무늬병은 대한제국기 황실에서 사용하였던 국내산 도자기이다.

그릇 표면에는 오얏꽃 문양을 선각으로 장식하였다.

 

백자오얏꽃무늬 접시는 백자그릇 중앙에 청화안료로 오얏꽃을 그렸으며

가장자리는 금선을 둘러 장식하였다. 굽의 안쪽에는 광무 9년(光武九年)이라는 명문이 있어

대한제국기 1905년에 제작된 접시임을 알 수 있다.

- 국립고궁박물관 왕실유물탐구에서

- 전시안내도록『국립고궁박물관』(국립고궁박물관,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