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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화] 전(傳) 趙大妃(신정왕후) - 익종 비(翼宗 妃)이자 헌종 어머니

Gijuzzang Dream 2009. 3. 15. 23:34

 

 

 

 

 

 '여걸' 조대비(趙大妃=신정왕후) 초상화

 

부산지역 개인의 소장품 문화재청 도록집에 수록
익종 비(翼宗 妃)이자 헌종 어머니 - 고종 즉위에 결정적 역할

 

 

문화재청의 도록과 이태호 교수의 책을 통해 세상에 공개된 ‘전(傳) 조 대비 초상’.

조선시대 문신(文臣) 초상화의 격식을 갖춘 유일한 여성 초상화로

부산의 한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신정왕후(神貞王后 · 1808~1890) 조대비(趙大妃)의 초상화로 전해지는 그림 한 점이

처음 실체를 드러냈다. 고종(高宗) 즉위와 흥선대원군 집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신정왕후는

명성황후(明成皇后)와 더불어 조선시대 말기의 대표적인 여걸로 꼽힌다.

그림의 주인공이 신정왕후가 확실하다면 이 그림은 조선시대에 왕족 여인을 그린 유일한 초상화가 된다.



부산의 한 소장가가 가진 초상화는 1990년대 중반 존재가 알려졌으나 사진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데 문화재청이 최근 발간한 도록 <한국의 초상화>에

'조선 말기 여인의 초상'이라는 제목으로 이 그림이 소개됐다.

미술사학자 이태호 명지대교수가 지난해 말에 낸 단행본

<옛 화가들은 우리 얼굴을 어떻게 그렸나(생각의나무)>는 이 그림의 제목을

'전(傳) 조 대비 초상'으로 바꿨다.

 

문화재청 도록은 "초상화의 주인공은 지체 높은 여인이 틀림 없으며

조선 말기 복식에 혼동이 있었던 경향으로 볼 때 왕실 여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미세한 선을 통해 안면의 입체감을 살렸고 옷 주름에 음영 기법을 쓰는 등

사실적 묘사가 두드러진다고도 설명했다. 도록은 문화재청이

2006년에 추진했던 '초상화 일괄 공모를 통한 조사 · 지정'사업을 통해 조사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이 그림의 주인공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태호 교수는 "그림의 내력으로 전해지는 것처럼 조 대비의 초상화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상화의 격식이 일반 사대부의 수준을 뛰어넘는 매우 잘 그린 그림이고

청나라 수입품인 그림의 의자도 궁중 취향"이라고 말했다.

단지 인물의 복식이 궁중의 것인지 민간의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조선 초기에는 공신 부인들의 초상화가 그려졌으나

그 후로 오랫동안 격식을 갖춘 여인 초상화의 맥이 끊겼다"며

"이 그림은 그런 전통이 19세기 말에 되살아났다는 데서 미술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신정왕후 조 대비는

순조(純祖) 임금의 세자인 추존왕 익종(翼宗)의 비(妃)이자 24대 왕 헌종(憲宗)의 어머니였으며

당대의 세도가로 이름 높았던 풍양(豊壤) 조씨 가문 출신이었다.

25대 철종(哲宗) 때는 순조의 왕비 순원왕후의 뒤를 이어 왕실의 최고 어른인 대왕대비가 됐다.


1863년 철종이 후사 없이 승하하자 안동 김씨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흥선군 이하응의 둘째 아들 명복(고종)을 양자로 삼아 왕위를 계승하게 했고

1866년까지 수렴청정을 했다.

고종은 처음에 대왕대비에게 극진히 효도했지만

명성황후가 정치에 참여한 뒤에는 질투를 두려워 한 대왕대비 스스로 고종을 피했다는 얘기도 있다.

- 2009.02.08

- 유석재기자,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