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시,서,화)

푸케 - 믈룅의 두 폭 제단화

Gijuzzang Dream 2009. 1. 8. 11:36

 

 

 

 

 푸케의 <믈룅의 두 폭 제단화>

 

프랑스 최고 미인인 샤를 7세의 정부가 모델

 

자애로운 어머니와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을 통해

이상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는 성모자상 중에서

화가의 창의력 때문에 기이한 작품으로 여겨지는 것이

푸케의 <믈룅의 두 폭의 제단화>중에서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다.

<믈룅의 두 폭 제단화>는 서로 짝을 이루고 있는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내용. 배경, 구도, 주제, 분위기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믈룅의 두 폭 제단화>, 1452년경, 나무에 유채, 각각 94×85

<성 스테파노 성인에 의해 소개되는 에티엔 슈발리에>

베를린 국립미술관 소장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벨기에 안트베르펜 왕립미술관 소장


 

푸케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에서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는 얼음처럼 차갑게,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배경은 지옥처럼 붉은색으로 그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표현했다면

이와 대조적으로 다른 쪽의 제단화 <성 스테파노 성인에 의해 소개되는 에티엔 슈발리에>는

사실적이며 세속적인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왕실 재무상이었던 슈발리에가

아내 카트린 부드의 무덤에 걸기 위해 의뢰한 것으로

그가 짝사랑했던 샤를 7세의 정부 아그네스 소렐을 모델로 했다.

아그네스 소렐은 샤를 7세가 사랑했던 여자로서

궁정의 숨은 권력자였으며 당시 프랑스 최고의 미인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Jean Fouquet. Diptych de Moulin. Madonna and Child.

Left panel. c. 1450. Tempera on wood.

Koninklijk Museum voor Schone Kunsten, Antwerp, Belgium.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에서 높은 이마, 깨끗한 우윳빛 피부, 잘록한 허리의 성모 마리아는

담비로 덧댄 망토를 입고 무표정한 얼굴로 가슴을 드러내고 있다.

당시 머리카락 한 올 없이 이마를 드러내는 것이 유행이었다.
진주, 마노, 보석들로 장식된 왕관을 쓰고 있는 성모는 천상의 속해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원래 아기 예수를 무릎에 안고 있는 성모자상에는 왕관을 쓰지 않는다.

푸케는 오른쪽 제단화의 중심에 성모를 그리면서 기하학적 구도와 황금분할의 비율을 사용했다.

성모 왕관의 가운데를 중심으로 오른손과 무릎은 삼각형을 이루고 있으며

삼각형 가운데 성모가 들어가 있는 형태다.

또한 성모의 젖꼭지에서 눈높이까지의 길이가 황금분할의 원칙에 의한 것이다.

아기 예수의 시선과 손가락은 이 작품의 열쇠를 쥐고 있는데,

왼쪽에 있는 이 작품을 의뢰한 슈발리에를 가리키고 있다.

푸케는 이 작품에서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뒤에 있는 천사들을 교묘하게 배치했다.

6명의 붉은색의 천사는 세라핌으로 하나님은 천사들을 아홉 가지 등급으로 나누었는데

세라핌은 천사들 중 가장 등급이 높은 계급이다.

여섯 개의 날개를 달고 있어 육의 천사로도 불린다.

세라핌 다음의 케루빔 천사는 푸른색으로 묘사된다.

3명의 케루빔은 죽은 이의 영혼을 천국으로 이끄는 천사다.

아기 예수의 머리 위에 있는 케루빔 천사만 정면을 바라보고 있고

나머지 인물들은 시선이 엇갈려 있는데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성모의 얼굴을 바라보게 되어 있다.

천사들은 이 작품의 주제를 강조한다.

 

 

 

 

 

Jean Fouquet. Diptych de Moulin. Etienne Chavalier Presented by St. Stephen. Right panel. c.1450. Tempera on wood. Gemaldegalerie, Berlin,

 

 

<성 스테파노 성인에 의해 소개되는 에티엔 슈발리에>

당시 부유층 가정의 실내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리석으로 꾸민 벽과 같은 색 타일로 장식된 방에 두 명의 남자가 서 있다.

모피로 안을 댄 붉은색의 옷을 입은 남자가 슈발리에다.

대리석과 타일은 당시 부유층 아니면 장식할 수 없었던 것으로

이 작품을 의뢰한 슈발리에의 권력을 상징하고 있으며

대리석 기둥에 새겨져 있는 글은 그의 신원을 밝혀준다.

기도서를 들고 슈발리에를 소개하고 있는 스테파노 성인은 기독교 최초로 순교한 성인으로서

기도서 위의 돌덩이는 돌에 맞아 순교한 스테파노 성인을 상징한다.

장 푸케(Fouquet Jean, 1415/22~1480년경)의 이 작품은

원래 노트르담 성당에 안치되어 있는 카트린 부드의 무덤 위에 걸려 있다가

프랑스 혁명 중에 각기 다른 사람들에게 팔려 나가 지금은 따로 떨어져 있다.
- 박희숙, 서양화가, 미술칼럼니스트

- 2008년 12월 02일, ⓒ ScienceTimes 주간한국, 명화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