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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덕진요(景德鎭窯) 청백자(靑白磁)

Gijuzzang Dream 2008. 11. 10. 19:45

 

 

 

 

 

 

 경덕진요(景德鎭窯) 청백자(靑白磁)

 

 

 

테마전 [경덕진 청백자 - 푸르름 속에 핀 순백의 미] 

 "Jingdezhen Qingbai Porcelain: 
                  The Beauty of Pure White Blooming in Blue" 


 
ㅇ 전시유물 : 신안해저 인양 청백자 베개 등 75점

 

 

'청백자(靑白磁)'는 중국의 宋元 시기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자기 가운데 하나로

혹은 '영청(影靑)' 이라고도 부른다.

청백옥의 색조와 질감을 본따 만들어

순백에 푸른빛이 비치는 오묘한 분위기는 동방 예술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청백자는 북송 중기 장시성(江西省) 경덕진요(景德鎭窯)에서 처음 제작하였다.

송나라와 요나라의 전쟁이 한참일 즈음에 북방의 많은 백자 도공이 남쪽으로 피난오게 되었다.

일부 북방의 도공이 징더전(景德鎭)에 정착하여

남방 청자와 북방 백자의 장점을 접목시킴으로써 탄생한 것이 청백자이다.

 

깔끔하고 우아한 청백자는 백색을 숭배하는 元나라의 풍속과 잘 어울렸으며

이때부터 경덕진요는 황실의 특별한 관심을 받게 되었다.

청백자는 송원시기 중국 내에서도 크게 환영을 받았지만

그 명성이 해외로 알려지면서 대량으로 수출되었다.

우리나라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청백자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안고 신안선에 오른 셈이다.

 

 

 

1) 앵무 사향노루무늬 접시(靑白磁 鸚鵡麝香銘文 盤)

    元, 높이 1.2, 직경 13.3×16.9. 신안 해저 출토

 

 

자연과 교차되는 인생의 덧없음을 읊은 시가 담긴 접시이다.

이 접시에는 당나라 시성(詩聖) 두보(杜甫, 712-770)가 지은 <산사(山寺)>의 제 3,4구와 함께

접시 바닥에는 시 구절과 함께 앵무새가 복숭아를 쪼고 있는 장면과

사향노루가 패랭이꽃무덤에서 잠든 모습이 사랑스럽게 상하 대칭으로 인화 장식되어 있다.

 

<산사(山寺)>는 두보(杜甫)가 마이지 산(麥積山) 석굴을 보고 지은 것이다.

마이지 산 석굴은 중국의 유명한 석굴로, 간쑤 성(甘肅省) 티엔수이 시(天水市)에 위치한다.

실크로드의 통로에 위치하며 산 중턱에 벌집같이 빽빽하게 걸려있는 독특한 형태의 석굴이다.

4, 5세기부터 지어졌으며 역대의 많은 시인묵객이 이 곳에 들러 감탄하며 시를 지었다고 한다.

 

                                          <산사(山寺)>

텅 빈 산사에는 스님 몇 안 되고,                   野寺殘僧少(야사잔승소)

산언덕 길은 가늘고 높기만 하네.                  山園細路高(산원세로고)

사향노루는 패랭이꽃무덤에서 잠들어있고       麝香眠石竹(사향면석죽)

앵무새는 금 복숭을 쪼고 있네.                    鸚鵡啄金桃(앵무탁금도)

들쭉날쭉한 바위 사이를 겨우 지나가면          亂石通人過(난석통인과)

아슬아슬한 절벽에 절집이 걸려 있네.            懸厓置屋牢(현애치옥뢰)

저물녘 천계의 누각에 서서 보니                  上方重閣晩(상방중각만)

백리 바깥의 가는 터럭도 보일듯하네.           百里見秋毫(백리견추호)

 

 

 

2) 연꽃 아래 누운 여인모양 베개(靑白磁 臥女人 枕)

    남송 후기, 높이 12.8, 신안 신도 출토

 

 

 

여인이 자신의 한쪽 팔을 받치고 누운 형태의 이 베개는

남송의 여류시인 이청조(李淸照, 1084-약 1156)의 <취화음(醉花陰)>에 보이는

옥침(玉枕)을 연상하게 한다. 이청조는 금석학의 대가 조명성(趙明誠)의 아내로

남편과 함께 평생동안 서화와 금석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일에 힘썼다.

<취화음>은 이청조가 남편과 떨어져 사는 동안 규방생활의 적막함과

남편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노래한 것이다.

 

                                       <꽃그늘에 취하다(醉花陰)>

안개와 구름 자욱한 긴 낯 서글픈데                薄霧濃雲愁永晝(박무농운수영주)

향로의 그윽한 용뇌향은 타버렸네.                 瑞腦銷金獸(서뇌소금수)

아름다운 계절에다가 중양절(9월9일)에           佳節又重陽(가절우중양)

비단 장막 드리운 곳에 옥침을 베고 누우니      玉枕紗廚(옥침사주)

늦은 밤, 홀연 서늘한 기운이 스며드네.           夜半凉初透(야반량초투)

해질녘 국화꽃 곁에서 술을 마시니                 東籬把酒黃昏後(동리파주황혼후)

그윽한 향이 소매를 적시네.                         有暗香盈袖(유암향영수)

슬픔으로 넋이 사라져버릴 듯하네.                 莫道不銷魂(막도불소혼)

가을바람에 주렴이 들춰지니                         簾捲西風(염권서풍)

사람이 국화보다 여위었네.                           人比黃花瘦(인비황화수)

 

 

 

3) 우아한 자태의 여인상(靑白磁 女人像)

元, 높이 12.8, 신안 해저 출토

 

 

과감하게 틀어 올린 머리, 얼굴을 살짝 돌린 살아있는 표정,

왼쪽 다리를 들어올려 두 손으로 모아 잡고 앉아있는 우아한 여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경덕진요 청백자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여인이 앉아 있는 의자의 오른쪽에는 호리병 모양의 병이 있으며,

오른쪽 발 아래에는 양이 무릎 꿇고 앉아 있다.

어깨와 온 몸에 걸쳐진 의상은 잔잔한 주름 장식이 있고 전체에 반점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이 여인상은 당시에 유행한 여성의 두발 형태와 의상 스타일의 단면을 보여 준다.

 

 

 

4) 복숭아 모양 잔(靑白磁 桃形 盞)과 잔받침(盞托)

    잔 - 元, 높이 3.1, 입지름 7.5, 신안 신도 해저 출토

    잔받침 - 元, 높이 1.5, 입지름 15.8

 

 

복숭아 반쪽 모양의 잔으로 복숭아의 아래 부위에서 뻗은 줄기를 잡아 손잡이로 만들고

두 매의 잎이 입의 양쪽으로 펼쳐 놓았다.

작은 잔을 받치고 있는 접시는 꽃잎 모양이며 바닥에는 연잎의 잎맥이 은은히 표현되어 있다.

접시 가운데에는 세 개의 삼각형 기둥이 돌기되어 작은 잔을 받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잔과 잔 받침 청백자의 유색과 은은한 광택은 더할 수 없이 사랑스럽다.

 

 

 

5) 詩가 적힌 나뭇잎무늬 접시(靑白磁 釉裏紅雙葉文 盤)

    元, 높이 1.4, 입지름 18.4, 신안 해저 출토

 

 

궁녀와 선비의 사랑이야기가 담긴 붉은 나뭇잎을 재현한 얇은 이 유리홍 접시는

두 개의 잎사귀 모양이 볼록하게 찍혀 있고 붉은 색 글씨와 녹색 점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 접시에 보이는 시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담겨져 있다.

唐 희종 때 우우(祐于)라는 한 선비가 낙엽이 가득한 장안의 황궁 대로를 걷다가

성곽 주변 계곡에서 우연히 시구(詩句)가 적힌 나뭇잎을 발견하게 된다.

이 시는 궁녀 한씨(韓氏)가 궁 밖 생활을 그리워하며 쓴 것으로

우우는 이 나뭇잎을 품고 내내 궁녀를 그리워하다가

마침내 서로 만나 사랑을 이루게된다는 사연이 담겨져 있다.

 

                            <붉은 나뭇잎의 노래(流紅記)>

흐르는 물은 저리도 급한데,                        流水何太急(유수하태급)

깊은 궁은 해지도록 내내 한가하네.              深宮盡日閑(심궁진일한) 

붉은 단풍잎을 살포시 띄워                         殷勤謝紅葉(은근사홍엽)

인간 세상에 이르고자 하네.                        好去倒人間(호거도인간)

 

 

-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 신안실, 김영미

-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와의 대화, 제 6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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