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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궁궐의 청기와(靑瓦) 8점

Gijuzzang Dream 2008. 11. 4. 22:15

 

 

 

 

 

  국립고궁박물관 궁궐건축실  

  청기와[靑瓦] 8점  

 

 

 

기와는 외부의 환경 변화를 막아주는 실용적인 기능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건물을 돋보이게 꾸미는 기능이다.

기와를 올린 건물은 속새와 볏짚을 올린 건물과는 그 성격과 위상이 다르다.

그리고 기와 중에서도 어떤 것을 조각했는지 또는 아름다운 유약을 발랐는지 등에 따라서

그 건물의 격이 정해지는 것이다.

 

기와는 쓰임새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누어지는데,

지붕의 대부분을 덮는 암키와, 수키와 그리고 각 부분의 끝을 막음하는 막새나 망새 등이 있다.

 

 

                                

 

 

                                                      

 

 

 

예술성이나 상징성을 볼 수 있는 기와는 대개 막새 혹은 망새기와들이다.

 

막새기와는 암키와와 수키와에 무늬 있는 드림새를 직각으로 붙여

지붕의 가장자리 끝을 아름답게 막음한 것이다.

사찰이나 궁실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고귀한 격을 상징한다.

또한 빗물이 나무나 지붕 부재에 스며들거나 들이치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도 있다.

막새의 수키와 끝 드림새를 수막새, 암키와 끝 드림새를 암막새라고 부른다.

막새에는 연꽃 등 식물무늬, 용사자봉황 등 동물무늬, 그리고 불상보살상, 귀면(鬼面) 등이

화려하게 새겨진다.

 

망새기와[망와: 望瓦]는 지붕의 가장자리 외에 다른 여러 부분의 끝을 막음하는 데 쓰이며

용마루 양쪽 끝을 막음하는 것을 치미(鴟尾)라 하는데, 그 모양이 새꼬리와 같다고 해서 부르며,

소리개나 올빼미의 꼬리나 날개처럼 창공을 향하여 힘차게 비상하는 모양을 보여준다.

 

용마루나 내림마루를 장식하는 데 귀면과 곱새, 잡상(雜像) 등이 사용된다.

이들은 대개 벽사(辟邪)나 지붕을 화려하게 꾸미는 여러 가지 상을 조각한 것이다.

귀면기와는 전체모양이 네모꼴인데 여기에 도깨비 귀신 얼굴을 강한 돋을 새김으로 조각하여

여러 잡귀(雜鬼)를 물리치도록 하였다.


새로이 선보이는 청기와

점토로 기와 형태를 빚은 후 염초(焰硝)로 만든 유약을 발라 푸른 빛깔이 나도록 구운 것이다.

이 기와들은 경복궁(景福宮) 침전(寢殿) 지구의 발굴 조사(1990~1992년)에서 다량 출토된

수키와 · 암키와, 막새, 잡상 등의 청색 장식 기와 및 기와 파편들 중 일부와

창덕궁에서 수습된 암막새이다.

경복궁에서 출토된 기와들은 용이 새겨진 암막새편[龍文女防草片] 1점,

구름과 용이 새겨진 암막새편[雲龍文女防草片] 1점,

구름과 용이 새겨진 수막새편[雲龍文夫防草片] 2점,

봉황이 새겨진 수막새[鳳凰文夫防草] 1점, 수키와[夫瓦] 1점, 암키와편[女瓦片] 1점이다.

그리고 창덕궁에서 수습된 토수와 용이 새겨진 암막새[龍文女防草] 1점이 함께 전시된다.

 

경복궁에서 출토된 청기와들은 모두 임진왜란 이전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조선 전기 궁궐의 주요 전각과 사찰 등의 지붕을 청색 기와로 화려하게 덮었다는 실록 등의 기록을 증명한다.

막새에는 용과 봉황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어 왕실의 존엄한 위상을 말해주고 있으며

한편 공정이 까다로운 청기와를 지붕에 빼곡히 덮을 경우

백성을 수고롭게 하고 재물을 허비한다 하여 논란도 적지 않았다.


 

정괄(鄭适 : 정창손의 子)이 아뢰기를,

“… 경복궁의 근정문(勤政門) · 홍례문(弘禮門) · 광화문(光化門)에 청기와를 덮기 위해

백성을 시켜 구워 만들게 하니 그 공력이 갑절 내지 다섯 갑절이나 듭니다.

임금은 마땅히 검소한 행실과 덕을 숭상하여야 하는데, 하물며 정사(政事)에 있어서겠습니까?”

-성종대왕실록(成宗大王實錄)』성종 5년(1474) 3월 3일


 

임진왜란 이후에는 광해군(光海君 : 재위기간 1608∼1623)이 인경궁(仁慶宮)을 창건하면서

청기와를 얹은 것을 제외하고는 경제적 · 정치적 이유로 널리 사용되지 못하였다.

현존하는 궁궐 건축물 중에서는 유일하게 창덕궁(昌德宮)의 선정전(宣政殿)이 청기와를 덮고 있다.

 

          

보물 제 814호  창덕궁 선정전(宣政殿)       《동궐도(東闕圖)》中 선정전(宣政殿)

 

    경복궁 출토 - 청기와 수막새편         경복궁 출토 - 청기와 암막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