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시,서,화)

변상벽 - 고양이와 참새(묘작도, 猫雀圖)

Gijuzzang Dream 2008. 11. 3. 02:02

 

 

 

 

 

 

 

 고양이와 참새(猫雀)

 

 

 

 

 변상벽(卞相壁), 18세기, 비단에 색, 93.7×43.0㎝,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변상벽은 조선 후기의 화원으로 본관은 밀양이며, 자는 완보(完甫), 호는 화재(和齋)이다.

화재(和齋) 변상벽(17-18세기, 영조-정조 년간 활동)은 궁중화원으로 영조 어진 제작에 참여하였으며,

그것을 계기로 현감벼슬에 올랐다. 영모, 동물, 초상을 잘 그렸는데

특히 고양이를 사실적으로 잘 그려 ‘변고양이, 변괴양(卞古羊, 卞怪羊)’으로 불릴 정도였다고 한다.

닭이나 개 등 동물의 생김새 동작을 아주 실감나게 표현하여 보는 이들이 감탄하였다고 하는데,

조선 후기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1762-1836)이 그의 동물그림을 감상하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진휘속고(震彙續攷)>에 의하면,

그의 초상화 솜씨가 대단해서 당대의 국수(國手)라고 일컬어졌다고 한다.

 

고양이 두 마리와 참새 여섯 마리를 그린 이 그림은,

특히 고양의 묘사가 생생하여 명작으로 손꼽힌다.

두 마리의 고양이가 서로 쳐다보며 놀고 있고, 참새가 나무 위에서 지저귀는 모습을 그렸는데,

고양이의 묘(猫)가 70세 노인의 뜻인 모(耄)와 중국어 발음이 같기 때문에 ‘70세노인’을 뜻한다.

 

 

또, 변상벽은 중국그림과는 달리 참새(雀)를 기쁨(喜)으로 표현하였다.

참새 · 작(雀)과 까치 · 작(鵲)의 독음이 같은 이용해서 우리나라에서만 기쁨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중국에서는 참새 종류가 기쁨(歡樂)을 뜻하는 일이 있지만, 이때는 반드시 노랑색 새로 그려진다.

노랑 참새인 황작(黃雀)이 환(歡)과 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기쁨을 나타내는 참새 작(雀)과 까치 작(鵲)의 독음이 같은 것을 이용하여

고희(古稀) 축하용의 그림으로 제작되었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S자형으로 뒤틀며 올라간 나무를 먹으로만 거친 필치로 그렸는데

중간은 허옇게 남겨놓아 나무의 뒤틀림이 효과적으로 표현되었다.

참새는 아래의 고양이와는 상관없이 즐겁게 지저귀고 있는데,

나무의 일부분인 것처럼 갈색계통으로 묘사하였으며, 잎사귀는 삼각형 모양으로 펴서 간단히 그렸다.

 

 

대범한 필치의 나무에 비하여 두 마리의 고양이는 매우 섬세한 필치로 자세하게 묘사하였다.

줄무늬가 생기도록 하면서 한 올씩 일일이 그어 털을 그렸는데

다리, 가슴, 배 등에는 호분의 세선(細線)으로 흰털을 그려

검정털과 대조되어 고양이가 더욱 생동감 있게 보인다.

가슴, 다리 부위에는 미리 호분을 얇게 칠한 듯 바탕 비단보다 희게 보인다.

콧수염도 하얀 세선으로 한 올씩 그렸다.

  

 

 

 

바닥에는 나뭇잎 색깔과 같은 연두빛으로

선의 굵기와 농도를 달리하여 풀을 그렸는데 잔잔하게 깔린 모습이 안정감을 준다.

- <조선후기국보전>, 1998, 호암(삼성리움)미술관, 도판해설 p208 참고

 

 

 

 

 

 

 

 

 변상벽의 또 다른 '고양이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