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근대한국의 추억"
기 간 : 9월23일(토) - 12월 22일(금) 장 소 :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 (02)418-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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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앨범 속에 꽂힌 한 장의 스냅 사진은 한 개인의 추억을 담고 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엔 그 시대의 생활상을 증언하기도 한다.
20세기 초 카메라와 사진관이 도입되면서 촬영된 근대의 각종 기념사진들을 더듬어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방이전 촬영 150여 점- 현재 7,000여 점의 사진 소장품 중 6,000여 점이 근대 사진 컬렉션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해방 이전에 촬영된 기념사진 150여 점이 선보인다. 근대사진을 8개의 소주제로 분류한 본 전시와 영상특별전, 그리고 한국 근대 사진관의 역사와 역할을 더듬어보는 특별전 ‘사진관 구경가다’.
이홍은 한미사진미술관 학예팀장은 “이 전시회가 한국 사진사 정리를 위한 시발점이 되기 바란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얼짱왕자’ 이우 결혼식앨범도-
본 전시는 개화기 전통과 근대가 뒤섞인 식민지 조선의 모습을 보여준다.
‘황실의 초상과 궁궐 사람들’은 고종과 순종을 비롯해 궁에서 살던 나인과 내시의 사진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는 1883~84년 황실에서 황제를 촬영한 로웰의 사진과 1898년 황실사진사로 초빙된 일본인 이와타 데이(岩田鼎)가 촬영한 고종의 전신 초상 사진, 고종의 아들 의친왕 이강의 차남 이우(李우) 왕자의 결혼식 앨범이 공개된다.
이우 왕자는 3년 전부터 누리꾼들 사이에 ‘얼짱 왕자’로 알려졌는데 히로시마 원폭으로 3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떴다.
이 앨범에는 결혼식부터 1년간을 기록한 사진들이 함께 실려 있다.
이밖에 출생에서 죽음으로 이어지는 통과의례를 기록한 사진과 철도 부설 이후 명승지 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늘어난 관광사진 및 교육기관과 사회 단체의 기념 사진, 전시 체제하의 군인과 학도병, 경찰을 찍은 사진도 선보인다. 특별전 ‘사진관 구경가다 - 한국 근대기 사진관의 역사와 지형’은 1880년대부터 해방 전까지 조선인과 일본인들이 설립한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들이 공개된다.
1880년대 활동한 사진가 황철과 지석영의 동생으로 화가였던 지운영의 사진이 공개된다.
서화가 해강 김규진이 설립한 본격적인 상업사진관인 천연당 사진관에서 촬영한 사진 3점은 위창 오세창의 후손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1907년 일제 통감부에 강제 해산된 대한자강회의 후신인 대한협회의 단체 사진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창립 2주년을 기념해 천연당 사진관에서 촬영한 것으로 오세창, 윤효정, 장지연 등 창립 멤버를 포함한 50여 명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의친왕의 딸 이해원 옹주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러져가던 조선황실을 증언한다. -〈윤민용기자 vist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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