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어보고(전시)

[국립중앙박물관] 추사 김정희, 학예 일치의 경지

Gijuzzang Dream 2007. 11. 10. 19:36

 

 

 

                  

         - 허련(許鍊,1808-1893), <완당선생 초상>, 손창근 소장

 

《강철처럼 굳세고 힘찬 필획, 각이 지면서 굵고 가늘기의 차이가 심한 파격미, 붓놀림의 강도와 속도, 글씨 획으로 구성하는 독특한 공간적 구성과 조형성…. 추사체(秋史體)는 단순히 잘 쓴 글씨가 아니라 하나의 ‘예(藝)’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추사체의 위대함이 되레 완당 김정희(阮堂 金正喜· 1786∼1856)의 학자적 위상을 축소시켰다는 평가도 많았다.》

 

추사 타계 150주기(기일 음력 10월 10일)를 맞아 올가을 잇따라 열리는 추사 관련 특별전은 추사체를 넘어선 추사의 참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2006년 10월3일부터 11월 1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역사관에서 열리는추사 김정희: 학예(學藝) 일치의 경지】는 추사의 정체성을 시대를 대표하는‘인문학자 김정희’에서 찾아낸다.


추사는 금석학 경학, 불교, 시문학, 그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깊이 있는 연구와 업적을 남긴 19세기 동아시아 대표 지식인이었다는 것.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는 김정희의 사적인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총 90여 점이 출품된다.


△ 연경에 다녀온 후 금석고증학의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 옛 비석(북한산 진흥왕순수비 등)의 의미를 규정하려던 추사의 노력을 보여 주는 비석 탑본

청나라 금석학자 옹방강이 김정희에게 보낸 편지 <담계척독(覃溪尺牘)>

제주 유배시절 용산에 있는 본가로 보낸 편지를 모은 <완당척독((阮堂尺牘), 선문대 소장>

완당척독은 추사의 척독본으로, 1867년(고종 4) 남병길(南秉吉)에 의해 편집 간행되었다.

2冊으로 구성.

: 上冊 = 石坡(흥선대원군)를 위시해서  이재(彛齋) 권돈인(權敦仁), 규재(圭齋) 남병길(南秉吉), 영초(潁樵) 남병학(南炳學), 사중(舍仲), 산천(山泉), 조이당(趙怡堂) 등에게 보대는 上書 또는 答書로서 8편의 서간으로 되어 있다.

: 下冊 = 동암(桐庵) 심희순(沈熙淳), 위당(威堂) 신관호(申觀浩), 병사(兵使) 장인식(張寅植), 이상적(李尙迪), 홍현보(洪顯普), 김석준(金奭準), 오경석(吳慶錫), 오창렬(吳昌烈), 오규일(吳圭一), 백파상인(白波上人), 초의상인(草衣上人) 등에게 보내는 答書 12편.

: 附錄 = 독외여언(牘外餘言)이 있다.

주로 이들과의 서신을 통해 자신의 예술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어 특히 서화가들에게 보다 참고가 될 만한 귀중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편자(編者)인 남병길의 서문(序文)이 있다. 한편 이들 서간은 대부분 <완당집>에 수록되어 있다.

 

유배에서 풀려난 추사가 제주도를 떠나 집으로 보낸 첫 번째 편지(선문대 소장)

초의선사에게 보낸 편지첩인 <나가묵연>

△ 일본 문자가 백제 왕인박사에게서 시작됐음을 밝힌 <일본문화간초고> 등 폭넓은 인문 지식과 국제 감각을 갖춘 추사를 조명한다.

△ 40대 초반 깔끔한 해서로 안평대군 것으로 전해지는 사경첩을 논평한 글

傳 안평대군 사경첩에 대한 논평

 

권돈인과 추사의 산수화가 함께 표구된 일본 고려미술관 소장 족자도 처음 공개된다.

△ 그동안 도록을 통해서만 알려졌을 뿐, 처음 공개되는 전서, 예서, 해서 등 모든 서체필법이 담겨 있는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 >

- '잔서완석루(殘暑頑石樓)', 조선 19세기, 손창근소장

 

'잔서완석(殘書頑石)’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비바람에 깎인 볼품없는 깨진 돌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몇 개의 글자’라는 의미가 된다. ‘잔서완석루’는 깨진 빗돌에 새겨진 글씨를 연구하는 사람이나 그런 글자를 통하여 서법(書法)을 공부하는 사람의 집에 걸렸을 법한 당호(堂號)라 할 수 있다.

'잔(殘)’과 ‘완(頑)’의 대비, ‘서(書)’와 ‘석(石)’의 대비는 더욱 강렬하게 가슴을 울리는 문구를 만들어냈다. 이것은 글씨에 있어서 김정희 서권기(書卷氣)의 일면을 보여준다.

 

△ <묵소거사자찬(笑居士自贊)>는 추사의 해서체(楷書體)의 대표작이다.

'묵소거사(默笑居士)'는 "침묵을 지켜야할 때 침묵을 지킨다면 그때의 상황에 적절히 처신함이요, 웃어야 할 때 웃는다면 적절하게 처신함이라네"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종래 <묵소거사자찬>은 추사가 스스로 ‘묵소거사’라는 호를 짓고 글을 쓴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롭게 해석되었다. 표구부분에 찍힌 인장 21개를 분석한 결과, 묵소거사(笑居士)는 추사의 절친한 벗 김유근의 호이며, 김유근이 지은 글을 그를 위해 추사 김정희가 정성스럽게 써준 것임이 밝혀졌다.




 

 笑居士 自讚 (묵소거사 자찬) 

                                                                                    黃山 金逌根(1785~1840)

當默而 近乎時 當笑而笑 近乎中  

마땅히 침묵할 때 침묵하는 것이 시의에 맞는 것이고,

마땅히 웃어야 할 때 웃는 것이 '치우치지 않음'에 맞는 것이다.

  

周旋可否之間 屈伸消長之際 動而不悖於天理 靜而不拂乎人情

옳고 그름에 응하는 때, 굽히고 펴거나 더하고 빼는 때,

움직이되 천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고, 고요히 있으되 인정에 어긋나지 않도록 한다.

 

笑之義 大矣哉

침묵과 웃음의 뜻은 크도다.

不言而喩 何傷乎 得中而發 何患乎笑

말하지 않아도 깨우치면 어찌 침묵하여 다칠 것이며, 

지나치거나 모자람 없이 발하면 어찌 웃음에 염려하겠는가 

 

勉之哉 吾惟自況而知其免夫矣

이를 힘쓸지니, 나는 오로지 스스로 비교하여 그 면함을 아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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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지켜야 할 때 침묵을 지킨다면 그때의 상황에 적절히 처신함이요,

웃어야 할 때 웃는다면 적절하게 처신함이라네.

옳고 그름을 결정할 시간에도 머물 것인가, 떠날 것인가를 판단할 때에도

행동하면 자연스러운 이치를 어기지 않고 고요히 있으면 인정을 거스르지 않는다네.

침묵할 때 침묵을 지키고, 웃을 때 웃는다는 의미는 대단하구나.“

---------------  묵소거사 자찬 / 네이버 지식in

 

<진흥북수고경 眞興北狩古境>, 조선 1852년 이후, 탑본, 
황초령 진흥왕 순수비를 옮기고 세운 비각에 걸린 현판 글씨이다. “진흥왕이 북쪽으로 두루 돌아다니며 순시한 옛 영토”라는 뜻이다. 글씨가 장쾌하고 변형이 대담하며 힘과 동세가 느껴지는 명작이다.

    

 

△ 손창근 소장의 <세한도(歲寒圖)> 발문 전체

: 국보 180호인 '세한도'는 그동안 발문에 대한 완전한 해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번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모든 발문에 대한 번역과 해제를 완료했다. 이번 추사 특별전이 거두게 될 최대의 수확 중 하나일 것이다.

발문 전체가 완전 공개되는데, 세한도는 가로 69.2㎝, 세로 23㎝에 지나지 않지만 이를 감상하거나 소장한 사람들이 하나씩 감상문을 적어 지금은 전체 길이가 10m 가량이나 되는데, 이를 역사학자이자 한문학자인 하영휘 아단문고 연구실장이 번역· 해제한 것이다.

 

- <세한도> 그림부분/ 발문부분

 

△최고의 묵란화로 평가받는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부작난도(不作蘭圖)> 도 일반에게 선보인다.

 

립중앙박물관 최응천 전시팀장은 “불이선 경지에 이른 묵란화로 평가받는 추사의 ‘불이선란도’를 봐도 글씨와 그림을 합일시키는 독특한 서화를 만들었고 거기에 문사철(文史哲)을 합쳐 완벽한 자신만의 학문세계를 이뤘다”며 “향후 추사는 추사체보다 다양한 영역을 자신의 학문세계에 연계시킨 인문학자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크게 4부로 구성된다.

제1부 <김정희의 삶>

학자이자 예술가이기 이전에 자연인 김정희의 사적인 모습을 엿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김정희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자료들, 김정희 내면에 자리 잡고 있던 불교와 관련된 작품을 전시하며 김정희의 가장 친한 벗이자 학문과 예술의 동반자인 김유근, 권돈인, 초의선사, 신위의 작품을 전시한다.

 

제2부 <김정희의 학문세계>

: 금석고증학을 비롯한 폭넓은 학문세계와 중국과 일본에 대한 그의 탁월한 정보력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연경에 다녀온 후 금석고증학의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 옛 비석을 찾고 의미를 규명하는 치열한 연구 자세를 보여주는 비석 탑본들과, 중국 최신 학문 경향과 정보를 수용 가능하게 한 스승 옹방강과 중국학자의 편지, 그리고 19세기 무섭게 성장해가는 일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보여주는 초고도 함께 전시된다.

 

제3부 <김정희의 예술세계>

: 그의 서예와 회화 명품들과 예리한 감식안을 자랑하는 서화평을 남긴 작품, 그의 호만큼이나 다양한 인장을 함께 전시한다.

 

제4부 <김정희 학문과 예술의 계승>

: 김정희의 영향을 받은 후학들이 남긴 서예와 회화, 그리고 그의 사후 간행된 탑본첩, 문집, 임모한 글씨 등을 통해 그에 대한 식지 않은 존경심을 보여주고자 한다.

 

한편, 관람객의 전시 감상과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설명 프로그램이 매일 3차례(11시, 2시, 4시) 진행된다.

 

 

 

  파격의 디자인! 추사 작품 감상 포인트   

 

추사는 난해의 상징이다.

평범한 서체를 거부하고 나름의 파격미를 구현한 추사의 작품은 난공불락의 성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자'로 보이는, 그것도 뜻도 알 수 없는 '한자의 향연'에 기가 질릴 수 있는 있는 일반인에게 추사의 감상 포인트를 정리했다.



(1) 작품 전체를 보라


추사의 백미는 역시 글씨다. 전체적 조형성이 뛰어나다.

글자 한자 한자를 보기보다 작품 전체의 짜임새를 주목하자.

많은 작가들은 개별 글자에 신경을 쓰지만 추사는 이를 넘어 작품의 공간개념을 생각했다. 요즘 말로 디자인 개념이 가미된 서예작품이다.



(2) 실물 감상 필수


당연한 말이지만 추사의 글씨는 실물 그대로 감상해야 한다. 그래야 느낌이 산다.

작은 글씨를 확대하거나, 큰 글씨를 축소한 도록으로는 추사의 진가를 음미할 수 없다.

다른 작가도 그렇겠지만 추사는 특히 글자 크기 하나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3) 같은 글자가 없다


추사는 상황에 맞게 글자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같은 글자라도 분위기에 따라 변형을 했다.

한 작품에 동일한 글자가 여러 번 나와도 문맥을 보며 크기와 형태를 달리 사용했다.

일례로 '갈 지(之)'자 하나도 글자의 위치마다 강조점이 다르다.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진 서체도 살펴보자.



(4) 글씨가 그림이다


추사의 글씨는 회화성이 강하다. 예서와 해서, 예서와 행서를 섞어 쓴 경우가 많다. '작을 소(小)' 자도 작품에 따라 획의 굵기, 길이가 상이하다.

'앉을 좌(座)'자의 가운데 '人'자를 '○''□'자로 변형하곤 했다. 추사는 글자→문장→단락 전체를 머릿속에 완성하고 붓을 들었다.



(5) 낙관(落款)도 예술


그림과 글씨에 찍은 추사의 낙관은 작품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된다.

낙관에 새긴 글귀와 글씨, 그림의 내용이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추사는 도장 하나도 그냥 찍지 않았다. 전해지는 추사의 인장은 200여 개.

잘 되고 못 되고를 가리지 않는다는 '불계공졸(不計工拙)'이 그 대표적이다.

- 중앙, 도움말 주신 분 = 유홍준(문화재청장), 김영복(서지학자), 이동국(예술의전당 학예사), 흥선스님(직지사 성보박물관장)

 

 

- 추사 특별전에 대한 내용은

  연합, 동아, 경향, 중앙 등 일간신문 기사내용과 기타..... 기주짱 정리하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