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어보고(전시)

[서울시립미술관] 르네 마그리트는 누구인가?

Gijuzzang Dream 2007. 11. 10. 19:11

 

 

 

 

 

 ◆ 초현실주의 거장, 그림 그리는 철학자, 르네 마그리트  

   

(1) 한국경제 : 2006년 12월 14일

- 마그리트와 대중문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은 현대 대중문화의 '자양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음악을 비롯해 영화 건축 광고 등 대중문화 전반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마그리트는 영국의 록 그룹 '비틀즈'에게

창조적인 영감과 도전정신을 불어넣어 준 것으로 유명하다.

마그리트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과'

비틀즈의 창조적 음악 스타일을 상징하는 로고로 선정됐고,

당시 음반회사 이름까지도 '애플 레코드'라고 붙였다.


 

 

미국 록그룹 '롤링 스톤스'의 앨범 재킷 디자인에도

마그리트의 작품 '강간'의 이미지가 차용됐으며,

가수 폴 사이먼은 마그리트에 대한 내용을 가사에 담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1억여 명의 관객을 동원,7억380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영화 '매트릭스 3'는

마그리트 작품 '겨울비'에서 예술적인 영감을 받았다.

'스미스 요원'은 자기 복제를 통해 여러 명이 동시에 등장하는 모습으로 연출됐다.

 

 

또 미술품을 주제로 다룬 영화 '토머스 크라운 어페어'의 클라이맥스 장면 역시

마그리트의 대표작 '인간의 아들' 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 미술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마그리트의 작품은 또 어떤 사물의 이름을 상품· 서비스 브랜딩에 그대로 활용해

서로 다른 감각을 결부시키는 '공감각적 아트 마케팅'의 '원조'로 주목받고 있다.

SK를 비롯해 LG, 수협 등은 다양한 광고에서 마그리트의 작품을 모티브로 활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온라인 음악서비스인 '멜론은 멜론이 아니다'는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와 '이것은 사과가 아니다'를 차용한 것.

LG전자의 휴대폰 광고 문안 '초콜릿은 초콜릿이 아니다'도 마찬가지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상이 눈앞에 없어도 이미지를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광고야말로

마그리트 작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마그리트의 삶과 미학을 다룬 진중권씨의 '미학오딧세이'와

김영하씨의 '빛의 제국' 등은 교양서적으로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마그리트가 생전에 "나는 나의 작품을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듯

모든 작품에 작가의 사고가 녹아 있는 것이 특징.


최근에는 주요 대학 논술고사에까지 마그리트가 등장했다.

2003년 연세대 논술시험에

<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이미지의 배반' 에 담긴 작가의 문제의식을 도출하라> 는

문항이 출제됐고,

 

 

2004년 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에서는 '피레네의 성' 이 언급되기도 했다.

 

기업들의 신입사원채용 면접시험에서도 마그리트의 미학에 대한 질문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2) 한국경제 : 2007년 1월 5일


- 마그리트는 누구인가?

벨기에 출신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1898-1967)는 ‘초현실주의의 아버지’로 불린다.

20대 초반 벨기에 왕립미술학교에 입학하여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마그리트는

초기에 입체파와 미래파의 영향을 받았다.

1926년부터 1930년까지 파리에 체류하면서 초현실주의 운동에 참여했으며

살바도르 달리와 후안 미로,시인 폴 엘뤼아르 등과 교류했다.

하지만 초현실주의자들이 흔히 빠져들었던 자동기술법이나 꿈의 세계에 대한 편집광적 탐구에서 벗어나

현실의 신비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 독특한 이미지를 창조해 나갔다.

1967년 타계하기까지 독자적 초현실주의 세계를 보여주며 20세기 미술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초현실주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1989~1967)는

상식의 속박으로부터 영원한 해방을 꿈꾸었던 그림 그리는 철학자다.

단순히 보는 그림이 아니라 생각하는 그림을 통해 상식을 뒤엎는 창의적인 사고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작품마다 관습적인 사고를 거부하고 기발한 발상에다 시적인 조형성까지 담아내다 보니,

미술계 일부에서는 그를 창조적인 가치혁신가로도 부른다.

 

특히 마그리트의 작품은 현대 대중문화의 '자양분'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동 · 서양의 구분을 넘어

음악(비틀스의 음악과 애플 레코드사의 사과 모양 로고)을 비롯,

영화(매트릭스의 스미스요원 복제),

문학(김영하의 '빛의 제국'),

교육(대입 논술고사 문제 출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마그리트의 색다른 미학세계로 들어가보자.

'르네 마그리트전'이 덕수궁 옆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 국내에서 '거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간간이 열렸던 해외 화가 작품전과는 전혀 다르다.

그동안의 전시회가 대표작에 포함되기 어려운 회화 몇 점을 들여와

다른 자료들과 함께 보여준 경우가 많았던 데 반해,

마그리트전은 시기별 대표작에 속하는 작품이 대거 포함돼 있다.

 

전시 작품만 해도 오리지널 유화 70여점을 비롯해

과슈 · 드로잉 · 판화 50여점, 사진 희귀 영상작업 및 친필 서한 150여점 등 무려 270여 점에 달한다.

단일 작가를 주제로 한 전시회 중 국내 최대 규모다.

특히 유화 중에는  '심금'   '붉은 모델'   '검은 마술'   '회귀'   '신뢰'  등  작품들이다.

전시 작품 가격 총액은 6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전시를 준비하는 데도 3년이 넘게 걸렸다.

벨기에 왕립미술관과 마그리트 재단을 비롯해 뉴욕, 런던 등 해외 유명 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마그리트의 걸작들과 세계 저명 컬렉터들의 소장품을 망라해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이번 전시는 내년 가을 벨기에 왕립미술관 내에 개관하는

르네 마그리트 미술관의 완공 이전에 마련한 마지막 대규모 해외 전시로,

마그리트 미술관 개관 이후에는 국내에서 이런 수준의 작품을 직접 접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마그리트의 생애를 따라가며 시기별로 작품을 배치했다.

△완숙미 넘치는 회화 명작 △포스터와 광고 △2차세계대전 전쟁 이미지

△회화적 변형시대 △영상작품 등 10개의 주제 아래 꾸며졌다.



- 초현실주의란

초현실주의는 지그문트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 영향을 받아 무의식과 꿈의세계를 지향한 예술사조.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촉발된

다다이즘(Dadaism)의 이성과 합리주의로 대변되는 서구문명 전반에 대한 반역을 꿈꾸었다.


1924년 프랑스의 앙드레 브르통의 ‘제1차 초현실주의 선언문’을 기점으로 시작된 초현실주의 운동은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함으로써 이성에 의해 속박되지 않는 상상력의 세계를 복원하고

동시에 인간성을 해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3) 한국경제 :  2007년 1월 12일

 

 "세상의 상식에 끝없이 도전하는 초현실주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감상하며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쳐보세요."


6개 전시실, 10개 섹션으로 나눠진 전시장을 따라

'보물섬'  '신뢰'  '심금'  '광활한 바다' 등 마그리트의 시기별 대표작을 보며

그의 생애와 미술사적 의미까지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대학 논술시험에 대비한 초 · 중 · 고등학생들에게 창의성을 키울 수 있어 더욱 인기다.

 

'괴기스러운 고요함과 긴장감이 화폭 가득 흐른다.

흰옷을 입은 두 남자가 야구하듯 세상을 후려친다.

정원 중앙을 가로지르는 가로수 양편으로 늘어선 신비감이 난간 기둥을 휘돌아 나직하게 이어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북이가 관람객에게 이야기를 강요한다.

르네 마그리트의 1927년 작 '보이지 않는 선수(The secret player / 152×195cm)' 의 모습이다.

가격이 120억원에 달하는 이 작품은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어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초기작인 데다 동일한 모티브를 이어받은 후속작이 없어 해석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구두와 발을 합체시켜 새로운 오브제를 창조한 '붉은 모델(The red model·38×46cm)'

역시 일상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있지만,

논리와 상식을 유쾌하게 뒤집으면서 동시에 재미있는 결합을 시도한 명작.

마그리트에게 있어 회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오브제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마그리트는  " '붉은 모델' 덕분에 우리는 인간의 발과 가죽구두의 결합이

현실에서 기이한 관습을 드러나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종교적인 주제를 다룬 '심금(114×146cm) ' 은

포도주잔을 통해 대지의 생명이 결국 하늘과 만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신과 인간의 내적 체험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양복 입은 신사들을 화면 곳곳에 무중력 상태로 배치한

'골콘드(겨울비, Golconde / 15.8×18.4cm)'

신세계백화점이 로열티 1억원을 지불하고 지난해 말까지 본점 외벽에 확대 설치해 명물이 됐던 걸작.

이번 전시에선 유화 대신 과슈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

 

 


중절모 신사의 코 앞에 파이프가 떠 있는 1965년 작 '신뢰(Good Faith / 41×33cm)'

유니폼과 같은 중절모와 양복, 얼굴 전체를 가리지도 않은 파이프를 통해 개성을 표현했다.

시각예술의 수단으로 인식된 회화를 통해 뭔가를 감추고 뭔가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둔다.

 

 


'검은 마술(Black magic·80×60)' 은 아름다운 여체를 상 · 하반신의 서로 다른 색깔로 대비시켰다.

상체는 하늘색으로, 하체는 피부색을 그대로 살려

여인의 나체를 하늘로 변화시킨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1943년 독일이 벨기에를 점령할 당시 그린 '수확(The harvest / 60×80cm)'

르노아르의 1890년대 작품 '무제'를 소재로 감각적이고 에로틱하게 그린 작품이다.

르네 마그리트가 줄곧 초현실주의를 고수해왔던 화풍이 변하는 시기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독일이 벨기에를 점령했는데, 

전쟁으로 인한 불안정하고 억압된 상황을 인상주의의 화려한 색채로 승화시켜 표현하였다.

군대의 공포감에 '환희'를 대비시켜 히틀러의 야망을 반박하려 한 내용을 담았다.

화려하고 타는 듯한 색채와 우람하고 소용돌이치는 붓놀림은 군국주의에 대한 '저항'을 상징한다.

 

 


창밖의 배경과 캔버스 위의 그림을 묘하게 일치시킨

'인간의 조건(The human condition / 100×73cm)'

시리즈는 현실의 3차원 공간과 캔버스 위 2차원 공간 사이의 모순에 대한 의문을 관람객들에게 제기한다.


이 밖에 1927년 작 '폴 뉴제의 초상(Portrait of Poul Nouge / 95×65cm)'

자신의 지적 멘토인 초현실주의의 중추적 역할을 한 폴 뉴제를 표현한 작품.

실제 연미복을 즐겨 입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폴 뉴제에게

격식 있는 의상을 입혀 그의 엄격한 행동양식을 표현했다.

특히 두 개의 초상을 나란히 그린 것은 생화학자라는 브루조아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작가였던 뉴제의 양면성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고문당하는 여사제(The torturing of the vestal virgin / 97.5×74.5)'

20세기 초기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조각과 인체 사이에 어디엔가 존재하는 듯한 애매모호한 존재의 등장을 그려냈다.

마그리트 회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이해할 수 없는 현실과 평범한 현실을 양립시키기 위해

수수께끼처럼 병치된 오브제와 결합된 혼란스럽고 감정적인 회화법을 보여준다.


이 밖에 벨기에에서 1970, 1971년 우표로 한정 발매된 '기억(Memory / 46.5×37cm)'

'이렌느 혹은 금지된 책(Irene or forbidden literature / 54×73cm)' 등도

눈여겨 볼만한 작품으로 꼽힌다.

 


 ◆ 마그리트의  "어록(말, 말, 말)" 


○…어떤 초상화는 그의 모델을 닮으려고 노력하지만, 우리는 모델이 그 초상화와 닮기를 바란다.


○…나는 나의 과거를 싫어하고 다른 누구의 과거도 싫어한다.

나는 체념, 인내, 직업적 영웅주의, 의무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운 감정을 혐오한다.

나는 또한 장식미술, 민속학, 광고, 발표하는 목소리, 공기 역학, 보이스카우트, 방충제 냄새,

순간의 사건, 술 취한 사람들도 싫어한다.


나는 냉소적인 유머와 주근깨, 여자들의 긴 머리와 무릎, 자유롭게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

골목을 뛰어다니는 어린 소녀들을 좋아한다.

 

○…나는 고대 혹은 현대 미술과의 단절을 선언한다.

○…나는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 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것의 형체를 그리려하는 것은

너무 순진하고 어리석은 것이기 때문에 나는 보이는 것만을 그린다.


○…나에게 있어 회화는 색채를 병렬하는 예술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색채는 실제적인 면을 상실하고 대신 영감을 받은 사유를 드러내게 한다.


○…나의 회화에는 상징이 존재하지 않는다. 

상징은 시의 신비한 현실에 집착하기 위한 것이며 전통에 매우 충실한 생각에 속한다.


○…초현실주의는 우리가 꿈을 꾸면서 가졌던 것과 유사한 자유를 실제 삶에서도 요구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림에 가장 적절한 제목은 시적인 것이다. 

우리가 그림을 감상하면서 느끼는 다소 생생한 감정에 비교될 수 있는 제목을 의미하는 것이다.

시적인 제목은 우리에게 뭔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우리를 놀라게 하거나 마법에 빠져 들게 한다.


○…나는 영화예술의 기초를 이해하고 있지만  회화를 통해서만 나의 생각들을 표현 할 수 있다.


○…말은 이미지가 보여줄 수 있는 것, 그것을 표현할 수 있다.

언어가 말할 수 있는 것, 그것은 이미지가 보여줄 수 없다.

그러나 그려진 이미지가 보여주는 것과 말로써 표현되어지는 것은 같은 것이다.


○…나무 테이블의 다리들이 숲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였다면

그들에게 부여된 순수한 존재를 잃어버린 것이다.


○…나는 우리의 멋진 말들이 목에 걸고 있는 쇠 방울들이 

구덩이의 가장자리에서 자라나는 위험한 식물과 같다고 믿는 것을 더 좋아한다

 
 
- 이상 기주짱 정리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언론보도, 기타 자료 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