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란 무엇인가?
아마 미술시간에 누구나 한번은
종이에 물감을 바른 후, 접었다가 펴게 되면 이미지가 중첩되거나 두 배로 늘어나
처음에 내가 그렸던 것과는 아주 다른 그림이 되곤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겁이다.
이것이 데칼코마니아(decalcomania)라고 하는 건데,
바로 초현실주의자들이 사용한 데칼코마니아의 가장 쉽고 흔한 방법이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우연적인 이미지가 생겨나게 되는데
이 이미지에서 작가는 전혀 새로운 형상을 생각해 내게 되는 것이다.
또 프로타주(frottage)라고 하는 문지르기도 해보았을 터인데,
동전이나 나뭇잎 같은 질감이 있는 거친 표면에 종이를 대고 크레파스나 연필로 문지르면
종이에 나뭇잎의 줄기나 동전의 문양이 베껴져 나오는 기법의 그림을 말한다.
또 다른 초현실주의자 에른스트는 이런 방법으로 환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곤 했다.
이렇게 초현실주의는 ‘우연히 발생하는 이미지'를 강조한 그림을 그렸다.
초현실주의는 지금으로부터 83년 전인 1924년,
시인 앙드레 브르통이라는 사람이 <초현실주의 선언>이라는 발표와 함께 프랑스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앙드레 브르통은 선언문에서 “자동기술법(Automatism)"을 강조했는데,
이는 이성의 지배를 받지 않는 공상·환상의 세계를 강조한 것.
초현실주의의 목표는
인간성의 진정한 근원인 환상, 꿈, 상상 등을 열어 보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초현실주의자들은 미술이 질서정연하고 합리적인 문화양식에 대항하도록 하였으며,
인간의 무의식 속에 잠재해 있는 광기, 꿈, 환상, 욕정, 콤플렉스 등을 해방함으로써
정신의 완전한 자유를 얻고자 하였다.
르네 마그리트는 프랑스에서 발원한 초현실주의 일원들의 영향을 받긴 하였지만,
동시대 다른 화가들의 움직임에 동조하지 않으며
자신만의 차별화된 작품 스타일을 보여준 독특한 화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은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면이 두드려져
초현실주의 계보에서도 독특한 특징을 지닌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21세기는 상상력의 시대
“내게 있어 세상은 상식에 대한 도전이다.”,
“조그만 현실을 다르게 보아도 현실은 신비롭게 다가올 수 있다.”라는 마그리트의 말처럼
그는 작품 속에서 생활 속 사물을 다르게 배치하거나 중첩시켜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작가이다.
21세기는 여성적 감성이 우월할 시대, 상상력이 돈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마그리트의 작품은 이러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일상의 사물, 우리가 흔히 인정해버리는 언어,
누구나 그렇게 믿고 있는 상식이나 철학 등을 다시한번 고민하고 회의한 결과물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매우 친숙하면서도 낯선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현대문화의 많은 위대한 사람들이 마그리트의 이러한 상상력을 좋아했고, 그것을 응용했다.
음악에서 현대 락음악의 창조자인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는
마그리트 작품 속 ‘사과'를 응용하여 ‘Apple Records'사라는 음반회사를 설립했고,
락그룹 롤링스톤즈도 마그리트의 작품을 응용하여 레코트판을 디자인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최고의 인기를 끈 영화 <매트릭스>에서
스미스 요원이 여러 명 복제된 장면은 마그리트의 대표작 <겨울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진중권의 베스트셀러 <미학 오딧세이>가 마그리트의 작품과 그의 작품 철학을 주로 인용하고 있고,
김영하의 소설 <빛의 제국>은
밤이면서도 낮인 마그리트의 초현실적인 <빛의 제국>의 작품을 실제로 인용한 소설이다.
2003년, 2004년 연세대 논술고사에서도
마그리트의 작품이 출제되어 단순한 암기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나왔다.
이렇듯 마그리트는 현대문화 전반에서 상상력이 가장 돋보이는 작가로 추앙받고 있다.
마그리트의 “상식에 대한 도전”은 문화가 중심이 되는 21세기에 와서 더욱 돋보이는 정신이다.
‘상식을 뒤집어보는 지혜와 용기', ‘매사에 질문을 던지는 자세',
이번 전시를 통해 상상력의 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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