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 오딧세이]

[간도 오딧세이] 21. 독도를 위해 간도를 포기하자?

Gijuzzang Dream 2008. 5. 27. 16:17

 

 

 

[간도오딧세이] 독도를 위해 간도를 포기하자고? 

 

 

 

 

 

 



최근 독도 문제가 또다시 대두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갖고 있다는 중학교 교과서 지도요령 해설서를 공표했기 때문이다.

우리로서는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만들려고 하는 일본의 치밀한 계획에 분노가 치민다.

일부에서는 독도 영유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간도를 언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주장은 한국이 간도 영유권을 주장할 경우

독도 영유권에 대한 명분이 사라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본이 독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과 한국이 간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논리가 비슷해

이용당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영유권 주장과 일본의 주장은 큰 차이


독도를 점유하고 있지 못하는 일본으로서는

우리나라가 불법적인 점유를 하고 있다고 보고 싶을 것이다.

간도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이 점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땅이라는 이야기가 그렇다.

상대방의 땅으로 잘못 이해하도록 한 역사적 배경도 비슷하다는 주장이 있다.

조선시대에 울릉도와 독도를 비워두는 공도(空島) 정책 때문에

일본인 어부들이 독도와 울릉도에 들어오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간도가 우리땅’이라는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을

1860년대 조선인들이 간도 지역에 농사를 짓도록 한 유화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가 이 지역을 무인지대로 버려둔 것 때문이었다고 해석한다.

 

일부에서는 일본이 독도 문제로 한국을 괴롭히는 마당에

한국이 똑같은 논리로 중국에 간도를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일부러 꿰어 맞춘, 단순한 비교에 불과하다.

독도와 간도의 상황은 전적으로 별개다.

위와 같은 논리라면, 실제적으로 일본이 점유하고 있으나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釣魚島)에 대해 일본은 영유권을 포기해야 한다.

독도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얻기 위해서는 센카쿠열도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센카쿠열도를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으면서, 다른 논리로 독도를 탐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똑같은 논리를 갖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영토는 고유의 특성상 서로 다른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잘 살펴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유권 문제에 대해 단순한 비교가 불가능하며,

아울러 독도를 위해 간도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이러니하게도 일제 때문에 독도와 간도 문제에서 최악의 순간을 맞았다.

1905년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독도를 자신의 땅으로 편입했고,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앗아가 1909년 간도를 청에 넘겨주었다.

순전히 강대국의 논리로 강제적으로 영토를 재편한 것이다.

제국주의적 영토 침략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모두 무효가 됐다.

독도 역시 우여곡절 끝에 한국의 품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간도는 남북한 간의 분단과 전쟁으로 중국 땅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일본의 영유권 주장과 한국의 영유권 주장은 명백한 차이점이 있다.

일본은 강대국의 논리로 독도를 보고 있다.

한국은 역사적 피해자의 입장에서 독도를 지켜야 하고, 간도를 되찾아야 하는 입장에 있다.

한국이 강대국의 논리로 간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강대국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영토에 관한 한 최대의 피해자일 뿐이다.
- 2008 07/29   뉴스메이커 785호, 윤호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