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는
조선 중기 이후 남도지방 특유의 곡조를 토대로
발달한, 광대 한 명이 고수 한 명의 장단에 맞추어
일정한 내용을 육성과 몸짓을 곁들여 창극조로
두서너 시간에 걸쳐 부르는 민속예술형태이다.
판소리는 민속악의 하나로
광대의 소리와 그 대사의 총칭으로 1964년 12월 24일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되었으며,
2003년 11월 7일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세계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되어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우리민족의 독특한 문화와 기능의 우수성이 인정받아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국내 무형문화유산이 세계 무형문화유산 걸작에 뽑히기는 2001년 중요 무형문화제 1호와 56호인 종묘 제례악과 종묘제례가 각각 선정된 이래 두 번째다.
판소리란, 한 명의 소리꾼이 고수(북치는 사람)의 장단에 맞추어
소리(창), 아니리(말), 너름새(몸짓)를 섞어가며 홀로 하는 오페라와 같은 것을 말한다.
판소리에서
‘판’은 ‘여러 사람이 모인 곳이나 장소를 뜻하는 것이고
‘소리’는 음악을 말하는 것으로
결국 많은 청중들이 모인 놀이판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뜻이다.
판소리는 주로 타령이나 창, 그리고 광대소리, 창악 등의 이름으로 불려져 왔었다.
오늘날처럼 판소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이 언제부터인지 명확히 알 수는 없으나,
정노식이라는 사람이 1940년에 조선일보사에서 발간한 「조선창극사」라는 책에
처음으로 판소리라는 이름으로 적히게 되면서 비로소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판소리가 걸어온 길
판소리의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조선 영조 30년(1754)에 유진한이 지은 춘향가의 내용으로 보아
조선시대 숙종 이전에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측하기도 하고,
조선전기 문헌에 보이는 광대소학지희(廣大笑謔之戱)가 토대가 되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또 판소리가 여러 가지 놀이와 함께 판놀음으로 공연되었던 여러 자료들을 토대로
그 유래를 판놀음이 있었던 신라시대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학자들도 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정서와 함께 내려온 판소리는 광대 집단에 의해 시작되어
소리꾼과 청중들이 한데 어우러져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되는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판소리의 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고법(鼓法 북치는 장단 기법)은
1978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9호로 별도로 지정되었으나,
1991년 판소리에 통합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짜임새 있게 짜여진 소리의 구성
초창기의 판소리는 한 마당의 길이가 길지 않아서 판소리 열두 마당이라 하여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 배비장 타령, 변강쇠 타령, 장끼 타령, 옹고집 타령, 무숙이 타령, 강릉 매화타령, 가짜 신선타령 등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넋두리 같은 현실성 없는 이야기 소재와 소리가 점차 길어지자
충, 효, 의리, 정절 등 조선시대의 사회 이념과
시대의 중요한 가치관을 담은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만이
보다 예술적인 음악으로 다듬어져 판소리 다섯마당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판소리는 전라도를 중심으로 충청도, 경기도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서 전승되어
지역적 특징에 따른 소리제를 형성하고 있는데
전라도 동북지역의 소리제를 동편제라 하고
전라도 서남지역의 소리제를 서편제라 하며,
경기도와 충청도의 소리제를 중고제라고 한다.
동편제의 소리는 비교적 우조(羽調)를 많이 쓰고 발성을 무겁게 하며
소리의 꼬리를 짧게 끊으면서 굵고 웅장하게 짜여있는 반면,
서편제는 계면조(界面調)를 많이 쓰고 발성을 가볍게 하며,
소리의 꼬리를 길게 늘이고 정교한 시김새로 짜여 있다.
한편 중고제는 동편제 소리에 가까우며 소박한 시김새로 짜여 있다.
판소리는 그 시대 인간 군상들의 고달픈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냄과 동시에,
그들의 생각을 노래와 몸짓으로 대변하면서 새로운 사회와 시대에 대한 희망을 표현한다.
이러한 판소리의 특징은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며,
모두 즐길 수 있는 예술로서 사회적 통합의 기능을 갖게 된다.
아울러 다양한 전통 예술로부터 필요한 것을 수용하고 그것을 종합해
종합 예술로 승화시키는 등 민족문화의 계승과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로 하여금 판소리는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우리 문화의 정수로
그 독창성과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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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sori Epic Chant: Masterpiece of the Oral and Intangible Heritage of Humanity and Song Deeply Rooted in Korean Life
Pansori Epic Chant is a traditional folk art performance originated from the tunes unique to the southern part of Korea after the mid-Joseon Dynasty (1392-1910). It features a singer performing a repertory of expressive singing (chang), stylized speech (aniri), and gestures (neoreumsae) with the accompaniment of a drummer (gosu) for two to three hours. The unique cultural value and skills of pansori have been recognized both on the domestic and international front: the Korean government designated it Important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No. 5 on December 24, 1964, while UNESCO proclaimed it a Masterpiece of the Oral and Intangible Heritage of Humanity on November 7, 2003. It was the second Korean intangible heritage to be inscribed on the UNESCO list, following the proclamation in 2001 of the Royal Ancestral Ritual in the Jongmyo Shrine and its Music, which are Korean Important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No. 56 and No. 1 respectively. The term pansori is derived from the Korean words pan meaning "a place where many people gather", and sori meaning "song". Various other names include taryeong, chang, changak and gwangdae sori ("clown's song"). While it is unclear when the name pansori came into widespread use, Jeong No-sik first used it in his book Joseon Changgeuksa (History of Korean Classical Opera of Joseon), published by Chosun Ilbo in 1940.
Origin and Development of the Epic Chant
Although the exact origin of pansori cannot be confirmed, from the content of Chunhyangga (Song of the Faithful Wife Chunhyang) written by Yu Jin-han in 1754 (30th year of King Yeongjo), it is inferred to have begun before the reign of King Sukjong (r. 1674-1720). Some believe it developed from "Gwangdae Sohakjihui"(literally "clown's humorous play") mentioned in early Joseon documents, whereas others trace back its origin to the Silla period (57 BCE ~ 935 CE) when it was performed along with other diverse plays by the name of pan noleum ("plays in a place where many people gather"). Started by clowns called "gwangdae" and reflecting the deep emotions of the people in its inheritance, pansori is unique for the active give-and-take between the audience and the performer. Another indispensable element is the drumming style called gobeop, which was once designated Important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No. 59 in 1978, and then integrated into pansori (Important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No. 5) in 1991.
Lyric Beauty from Strong Composition
Pansori used to comprise 12 madang, or pieces, of comparatively short length: Chunhyangga, Simcheongga, Sugungga, Heungboga, Jeokbyeokga, Baebijang taryeong, Byeongangsoe taryeong, Jangkki taryeong, onggojip taryeong, Musuki taryeong, Gangneung maehwa taryeong and Gajja sinseon taryeong. However, as an increasing amount of unrealistic content and unnecessary murmuring sounds got included with passage of time, only those pieces conveying important values of Joseon society such as loyalty, filial piety, fidelity and chastity were developed into a more sophisticated form of music. Hence five pieces have been handed down to the present: Chunhyangga (Song of the Faithful Wife Chunhyang), Simcheongga (Song of the Filal Daughter Simcheong), Sugungga (Song of a Loyal Turtle), Heungboga (Song of Virtuous Heungbo) and Jeokbyeokga (Song of Battle of the Chibi River). Pansori is classified into three styles according to geographical base: dongpyeonje from the northeastern part of Jeolla-do province; seopyeonje from the southwestern part of Jeolla-do; and Junggoje from Gyeonggi-do and Chungcheong-do provinces. While the first style features a slow, gentle tune with heavy and imposing sounds, in the second style, singers adopt a tune similar to the western minor key, making light sounds with long, ornamental endings. The third type is close to the first, but with simple ornamentation. Through the songs and gestures, pansori not only reflects the hard lives of the people of the time but also expresses their hopes for a new society and age. As such, it served to promote understanding between the ruling and the ruled, and also functioned as a social integrator by providing all members of society with the opportunity to enjoy art. Pansori has contributed to the inheritance and development of national culture by absorbing essential elements from various traditional arts and transforming itself into a total art form. As the essence of Korean culture formulated through the nation's long history, pansori has been recognized by the world for its originality and unique value.
- 글 : 이광렬 / 사진제공 : 국립극장 - 월간문화재사랑, 200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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