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시,서,화)

폴 세잔느 作 - 상트 빅트와르 산

Gijuzzang Dream 2008. 2. 23. 00:50

 

 

 

 

 

 <상트 빅트와르 산> 그가 산에서 본 것은…

 

 

 

폴 세잔느(Paul Cezanne, 1839-1906)는 남부 프랑스 프로방스의 부유한 은행가 집안 출신으로

피카소가 중심이 된 입체파에 영향을 준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일컬어지고 있다.

피카소가 가장 존경한 화가였으나

정작 그는 살아서는 대중들에게 그림이 괴상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외면당했다.

아버지의 강요로 법과대학에 진학했지만

친구 에밀 졸라의 권유로 미술가의 길을 선택해 1861년 파리로 가서 인상주의를 접했다.

세잔느는 모든 사물의 모양을 삼각형이나 사각형, 원이나 원추, 원통형 등으로 바꾸어 생각하기를 즐겼다.

처음에는 사과로부터 출발하였다.

탁자 위의 사과를 어디에 놓아야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고

빛깔과 둥근 모양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에 대해 수많은 고민과 연습을 했다.

이후 자연은 모두 입방체로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다시 삼각형이나 사각형, 원이나 원추, 원통형 등으로 재구성하였다.

눈에 보이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의 관계를 조화롭게 발전하는데 목표를 두고 평생을 작업에 매진하였다.

그의 이런 예술적인 목적을 위해 선택한 소재가 상트 빅트와르산(Mount Sainte-Victoire) 이다

 

   

   

   

   

 

상트 빅트와르는 세잔느의 고향인 프랑스 남동부 중심도시 엑상 프로방스에 있는 작은 석회암 산이다.

각기 다른 위치에서 보고 그린 그림을 60여 점이나 남겼다.

상트 빅트와르 산 그림들은 색채와 붓 터치만 다른 뿐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비베무채석강에서 바라본 상트 빅트와르 산 (La Montagne sainte-Victoire),

세잔느,1898-1900년, 캔버스에 유채, 64x80㎝, 미국 볼티모어 미술관 소장

 

   

세잔느가 매일같이 산에 오르면서 찾으려고 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영속적이면서도 견고한 상트 빅트와르 산의 이미지,

사물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조합하려던 과학적인 사고를 증명하려 했던 것이다.

거기에 실제 세계에 대한 충실한 재현을 넘어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였다.

이렇듯 그는 인상주의에서 출발을 하였지만

입체감을 내기위한 전통적인 회화의 표현기법인 원근법과 명암법을 버리고

사물이 가지고 있는 구조와 형태에 대한 객관적인 고찰과 인간의 시지각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인상주의를 뛰어넘어 다가올 20세기의 야수파, 입체파 등

새로운 회화예술의 기틀을 마련하는 선구자가 되었다.


56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첫 개인전을 열었던 인기 없는 화가였던 세잔느!

그가 죽은 후 한참 뒤에나 20세기 미술을 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인정받는 것을 볼 때

평가와 분석이 실시간에 댓글 달리듯 이루어지는 조급한 오늘날의 세태와 비교해 보게 한다.

-  2007.01.10 조선 [명화로 보는 논술]
- 최혜원 블루 로터스 아트디렉터, 경희대 미술학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