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 의미와 도교의 신선사상 / 십장생도(十長生圖)
십장생도(十長生圖)는 영원히 죽지 않거나 생명이 장구하다는 열 가지 자연물,
이른바 십장생(十長生)을 그린 그림이다.
현실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라기보다는 이상세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십장생도는 세월이 가도 변함없이 영원한 해, 산, 물, 돌, 구름과
오래 살고 고귀하다해서 영물로 여겨지던 소나무, 거북, 학, 사슴
그리고 먹으면 늙지 않는다는 불로초(不老草) 등 열 가지의 장생물(長生物)을 소재로 하여 그린 그림이다.
늙지 않고 오래도록 살기를 바라는 인간의 염원이 담겨 있다.
이런 불로장생(不老長生)에 관한 생각은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 기원전 403년부터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한 기원전 221년까지 약 200년간)말기에 생긴 신선사상에서 기인한다.
요새 인간의 평균수명 연장이니, 복제인간이니, 불치병의 치유니, 웰빙이니 하며
전 세계가 인간의 무병장수에 대해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을 보면
고대사회나 현대사회나 인간의 소원은 변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십장생도는 앞서 열거한 열 가지의 장생물만을 한정하여 그리지는 않고,
몇 가지를 독립적으로 그린 경우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 몇 종류가 제외되거나 혹은 다른 것이 추가되는 등 융통성을 보이고 있다.
삼성 리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십장생도는
해 · 산 · 물 · 돌 · 구름 · 소나무 · 불로초 · 거북 · 학 · 사슴의 열 가지 장생물에
대나무 · 복숭아가 추가되어 실제로는 십이장생도로 그려졌으며,
경복궁 자경전 굴뚝의 십장생 문양을 보면 대나무 · 국화 · 연꽃 · 포도가 추가되어 있기도 하다.
양반가문의 침구에 놓여 진 자수에는
해 · 물 · 구름이 빠지고 대나무가 추가되어 팔장생도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현존하는 십장생도들은
대부분 신선사상에서 말하는 전설 속의 산인 봉래산이나 곤륜산의 풍경을 상상하게 하는
이상적인 세계가 펼쳐져 있으며, 이를 배경으로 신선세계의 상징물로 여겨지는 장생물들이
화려한 채색으로 조화롭게 묘사되어 환상적이고 초월적인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서 우리는 천하를 얻었지만 불로장생의 망상에 사로 잡혀있던 진시황제를 통해
영원히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한번 생각해보자.
중국을 최초로 통일하고 스스로를 칭해 황제라 하였던 진시황
그는 천하를 통일하였지만 가장 큰 두려움이 있었다. 바로 죽음이었다.
그는 재위기간동안 불로장생약을 구하려고 했으나 결국에 수은까지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시황은 어떻게든 죽음을 피하고 싶어
서시(徐市)에게 어린 소년 소녀 3천명과 많은 보물을 실은 배들을 거느리게 하여
동해에 있다는 신선이 사는 섬에 가서 불로장생의 약초와 약을 구해오도록 하였다.
그러나 서시일행은 끝내 약을 구하지 못하고 일본 쪽으로 도망쳐 버렸다.
그 후 진시황은 스스로 신선이라 자칭하는 노생과 후생이라는 사람들을 불러들여
필사적으로 불로장생의 약을 구하고자 했으나 구하지 못했다.
그대로 있다가는 틀림없이 죽음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한 그들은 도망쳐 버렸다.
화가 난 진시황은 유생들이 자신을 비방한다고 하여 수많은 책들을 불태워버리고
결국 460여명이나 되는 유생들을 붙잡아 구덩이를 파고 생매장 해버렸다.
이것이 바로 분서갱유(焚書坑儒)사건이다.
인간은 누구나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고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고 싶을 것이다.
영원히 산다는 것, 하지만 인간의 삶은 죽음이 없을 때 그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 지 반문해 본다.
- 2006.11.21 조선, [명화로 보는 논술] / 최혜원 아트 디렉터 · 경희대 미술학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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