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망치질하는 사람’ 은 망치 든 손을 되풀이해 움직이며 일하는 모습을 상징화한 작품으로
이번에 설치된 것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바젤 등에 이어 세계에서 일곱 번째다 …(중략)…
다리를 굽히고 서서 대형 모터의 힘으로 천천히 되풀이되는 거인의 망치질 동작은
일에 대한 인간 본연의 시선을 극명하게 잡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
서울 도심의 한복판, 종로구 신문로 흥국생명 빌딩 앞에는
높이 22m(72피트) 무게 50 t 으로,
오른손에 들린 망치가 1분17초간격으로 서서히 내리치는 모습을 하고 있는 조형물,
미국 작가 조나단 브로프스키(Jonathan Borofsky,1942- )의
‘해머링 맨(Hammering Man)=망치질하는 사람’ 이 서 있다. (2002년 作)
철을 이용해 노동하는 현대인의 고독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 이 작품은
서울에 설치된 거리조형물 중 최고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또 지금까지 작가가 추구해온 노동에 대한 순수한 시선이자,
복잡한 일상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여서
많은 이들로부터 참신한 거리조형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1984년 서울시에서 처음 시행하고 있는 건축물 미술장식 제도가 1995년부터 전국적으로 의무화되면서,
연면적 1만㎡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때에는
건축비의 0.1∼1% 내에서 건축 미술품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이 또한 심사를 거친다는 법적 의무사항과 관계없이 별도로 설치한 것이라
건축주(흥국생명빌딩, 일주학술문화재단)의 거리미술에 대한 사회적 서비스가 아주 훌륭하다 하겠다.
당시 이 조형물이 설치될 때,
한 큐레이터는 이 조각이 한국에서 심사를 했으면 이 작품은 아마 설치하지 못하였을 것이라는
의미있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마 위와 같은 법적 의무조항 때문에, 수준낮은 조형물의 설치와
이와 관련된 커미션과 리베이트의 관행이 오가는 현실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조나단 보로프스키(Jonathan Borofsky)의 ‘해머링 맨(Hammering Man)’은
1979년 뉴욕의 폴라 쿠퍼 갤러리(Paula Cooper Gallery)에서 열린 전시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당시 폴리우드로 만들어진 약 11피트 크기의 ‘해머링 맨’은
처음엔 ‘Worker’라는 작품 제목을 갖고 있었으나 곧 ‘해머링 맨’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미술관이나 화랑 등 실내에서 전시되기 시작한 보롭스키의 초기 작품들은
폴라 쿠퍼 갤러리를 시작으로 1981년 스위스 바젤(Basel)의 쿤스탈레(Kunsthalle) 갤러리,
1982년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적인 미술 행사인 독일의 카셀 도큐멘타(Kassel Documenta) 등에서
연이어 선보였으며 LA 카운티 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
미네아폴리스의 워커 아트 센타(Waker Art Center)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앞다투어 그의 ‘해머링 맨’을 전시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제작된 흥국생명(태광산업 사옥) 앞의 ‘해머링 맨’은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크기를 자랑한다.
이 거인은 3 t 이 넘는 팔을 움직여 가며 약 1분 17초에 1회씩 위아래로 쉼 없이 움직이며
마치 소인국에 온 걸리버처럼 보는 이들을 압도하고 있다.
자신의 밑으로 매일 수만 대의 자동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서 있다.
그것은 하늘에 대한 경외심의 발로이자 일의 숭고함에 대한 찬사다.
신문로의 흥국생명 앞에 ‘해머링 맨’이 등장하기 전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Messeturm 빌딩 앞에 있는 ‘해머링 맨’이 최고의 거인이었다.
1990년에 설치된 이 거인은 높이 70피트(21m)로 그동안 보롭스키의 '해머링 맨'을 대표하였다.
'해머링 맨'은 서울과 프랑크푸르트 이외에도
LA, 달라스, 바젤과 시애틀 등 세계 곳곳에 총 6개가 서 있다.
하나같이 거인의 풍모를 갖추고
끊임없이 망치질 하는 팔로 일하는 즐거움,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고 있다.
보로프스키는 '해머링 맨' 이외에도 거대한 크기의 조각 작품을 세계 곳곳에 설치하였다.
1995년에 독일 Munich의 Munich Re 보험회사 사옥 앞에 있는
56피트(19m) 크기의 ‘걷는 사람(Walking Man)’과
1999년 역시 베를린에 있는 알리안츠(Allianz) 사옥 앞에 설치된 ‘분자인간(Molecule Man)’,
1987년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의 조각공원내에 있는
32피트(10m) 크기의 ‘가방을 든 남자(Man With Briefcase)’,
독일 카셀 도큐멘타(Kassel Documenta) 9회때인 1990년에 선보인
80피트(24m) 크기의 ‘하늘을 향해 걷는 남자(Man Walking to the Sky)’ 등이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분자인간’이라는 작품은
높이가 100피트(약 30m)로 현재까지 유럽에서도 가장 커다란 작품이다.
또한 단순히 알리안츠 보험회사 소유 부지가 아닌
근방에 위치한 슈프레(Spree)강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어
지리적인 측면에서나 예술적, 상징적인 면에서 알리안츠 뿐만 아니라
베를린의 대표적인 상징물이 되고 있다.
비록 크기에서는 이 ‘분자인간’이 더 크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최고의 작품은 역시 '해머링 맨'이다.
신문로 흥국생명 빌딩 앞 높이 22m(72피트)의 ‘해머링 맨(Hammering Man)' 작품은
한국에 설치된 많은 외국 작품과는 다르게
국내에서 직접 제작된 최초의 작품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장 방문 및 제작 과정의 세세한 감리 과정에서 보여 준 작가의 애정, 국내 제작진의 노력이
혼연일체가 되어 낳은 결과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국내외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찬사를 불러왔고
단순히 작품 주문자로 알려진 일주학술문화재단만의 소유가 아닌
서울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명물 공공미술품을 소장하게 됐다.
**** 우리나라에 설치된 조나단 브로프스키(Jonathan Borofsky)의 작품
(1) 1995년 - 국제갤러리 지붕 가장자리에 그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었다. 빨간 티셔츠와 파란 바지를 입고 하늘을 향해 걸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여자의 모습의 조각작품
워킹 우먼(Walking Woman) 곧 ‘하늘을 향해 걷는 여자(Woman Walking to the Sky)’가 있다.
(2)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입구 잔디밭에 설치된 '노래하는 사람(Singing Man)'
조립식 인형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한 남자가 목을 뒤로 젖히고 턱을 움직이며 이상한 울음을 우는 듯,
하늘을 향해 큰 소리를 외치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이 작품은 1994년 시카고 아트 페어(Chicago Art Fair)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환경조각으로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조나단 보로프스키(Jonathan Borofsky)
1942년 미국 메사츄세츠의 보스톤에서 태어나서
피츠버그의 카네기 멜론 대학을 졸업했고(1964)
예일 미술 건축학교에서 수학(1966)했으며
1975년 폴라 쿠퍼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이래 현재까지 수많은 전시에 참여했다.
그는 지금까지 뉴욕의 휘트니 뮤지엄, 폴라 쿠퍼 갤러리, 스위스 바젤의 쿤스트 뮤지엄,
덴마크의 루이지아나 뮤지엄 등 이름 있는 전시에 참여하며 명성을 쌓았다.
보로프스키는 이제 금세기를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명으로
특히 공공조각 분야에서 최고의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그는 미니멀 아트(Minimal Art)의 영향력과 신구상 운동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독자적인 양식을 유지하고 있는 작가로서
개인의 몽상과 인간의 노동을 창조적 에너지로 간주하며
이에 바탕을 두고 작업하고 있다.
현대 서구미술의 주요 흐름이었던 개념주의와 미니멀리즘에
자신만의 독특한 구상주의와 초현실주의를 결합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던 것이다.
보로프스키는 좁은 실내 공간에 만족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전시장을 찾는 소수의 전문가와 애호가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즐기길 원했다.
그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육체보다는 정신, 즉 보다 높은 사고의 지평과 감정에 이르고자 했으며
하늘에 대한 끝없는 동경과 경외심을 표현코자 했다.
이같은 의도로 보로프스키는 야외의 공공장소에 수많은 대형 조각을 설치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해머링 맨=망치질하는 사람’은 거인들의 이야기다.
보로프스키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무릎에 앉아 하늘에 살면서 인간들에게 선한 일을
행한다는 착하고 친절한 거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그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며,
단순하게 실루엣으로 표현된 이미지와 망치를 든 오른팔의 반복적인 움직임을 통해서
현대사회의 운명과 철을 이용해
노동하는 현대인의 고독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 한다.
이 ‘해머링 맨’은
컴퓨터 혁명이 일어난 후 인간의 육체적 활동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데 대한
아쉬움이자 근로자에 대한 존경과 근로에 대한 기쁨을 표현한다.
특히 1992년 독일 카셀의 도큐멘타에서 프리데리치아눔 광장 앞에
거대한 조각 '하늘을 향해 걷는 사람'을 설치해
많은 미술 애호가들의 주목을 이끌어내면서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의 작업에 있어 주축이 되는 installation(인스탈레이션)은
우리 주변에서 「설치 작업」이라는 말로 옮겨 쓰고 있으며
현대 미술의 한 표현 양식으로
어원적인 의미에서는 '어떤 공간 속에 사물을 놓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아주 쉽게 말하면 전시장에 그림을 이리 저리 거는 것도
또는 물체들을 바닥에 이렇게 저렇게 놓는 것도
installation(인스탈레이션) 이라고 할 수 있다.
브로프스키의 작업은 한정되고 일정한 틀의 전시 영역을 거부하고
관객과 함께 참여 할 수 있는 현실에서의 확장을 시도함과 동시에
광활한대지, 도로, 건물 등... 야외 공간 등의 장소의 제한 없이
조형화 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해 주고 있다.
그의 조각과 회화 드로잉 판화 등은 주로 총체적인 인스탈레이션 방식으로 배치되어
틀에 구애됨이 없이 진정한 표현의 자유를 구가하려는
작가의 인식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브로프스키의 작품 속에서의 주제는 주로 작가 자신의 자아이며
그의 유명한 작품 '가방을 든 남자'와 '망치질하는 사람'의 이미지는
작가의 자화상인 동시에 보편적인 사람들 모두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루비를 안은 사람' 이라든가 '하늘을 나는 사람'등의 조각에서 보여지듯
그의 작품에는 초현실적이고 몽상적인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
브로프스키의 작업은 다시 말해서
관객과 작품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야만 하는 전시 형태에서 벗어나
관객 자신도 브로프스키 작품의 일부가 되도록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그의 유머러스하고 어떻게 보면 엉뚱한 상상력으로
우리들에게 미소짓게 만드는 그의 설치 작업은
모든 사람들과 함께 참여하는 일체감으로서의 공감대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그의 설치 작품의 매력이라고 정리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바젤, 런던의 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미국 휘트니 미술관 등
세계 곳곳에 소장되어 있으며,
그의 작품들은 후기모더니즘(Post - Modernism)에 속하는데,
이에 속하는 예술가들로는 앤디 워홀에서부터 루치아노 카스텔리, 산드로 킹,
프란체스코 클레멘테, 엔조 쿠키, 살로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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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p : 서울시내 공공장소에 있는 일류 예술가의 작품을 눈여겨보면,
(1) 청계천 상징 조형물은 올덴버그의 ‘스프링’
(2) 광화문 '교보빌딩'은 뉴욕 월드 파이낸셜 센터를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시저 펠리의 작품
(3) 광화문의 ‘해머링 맨’은 조너선 보롭스키의 대표작
(4) 강남 포스코의 ‘아마벨’ 은 가장 지적인 조각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프랭크 스텔라의 역작이다.
- 2002. 6. 4. 중앙, 한겨레, 동아, 경향신문 등에서 기주짱 종합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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