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心을 지키는 장경판전의 비밀 | |||||||||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가야산 자락 해발 1,430m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해인사가 속한 가야산의 명칭은 인도의 부다가야(budagaya) 근처 가야산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하여 온다.
『삼국사기』기록에 의하면 이 절은 신라 애장왕 3년(802)에 창건된 사찰로 알려져 있지만, 팔만대장경판이 보관되어 있어 더욱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인사의 여러 건물 중에서도 가장 상단에 놓여 있는 장경판전은 법보전(法寶殿) · 수다라장(修多羅藏) · 동사간판전(東寺刊板殿) · 서사간판전(西寺刊板殿) 등 4동의 건물이 ㅁ자 형태로 배치되어 있고, 이들 건물에 보관되어 있는 팔만대장경판(8,1258점)은 국보 제32호로 지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역사성과 학술적인 가치가 인정되어 1995년 12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바다에 인접한 강화도가 왜구로부터 자주 위협을 받자 이 경판은 조선 태조 7년(1398)에 선원사에서 해인사로 옮겨지게 되었다. 허나 팔만여 장에 이르는 목판을 어떤 경로를 통해서 무슨 방법으로 이곳까지 옮겨 왔는지는 아직까지도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러나 이들 경판은 그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여 입지 조건 등 그 원인에 대한 여러 가지 과학적인 분석이 여러 차례 시도되었다.
세 개의 계곡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약간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이들 대지 위에 배치된 건물은 대체로 서남향이다.
또한 장경판전의 붙박이 살창에 의해 공기의 유통이 적절히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법보전과 수다라장의 정면 아래 창문의 면적은 위의 창문보다 네 배 정도 크고 뒷면은 이와 반대로 위 창문이 아래창문보다 1.5배 크게 계획되어 있는데, 이러한 창문의 크기와 높낮이 배치는 건물 내 기류의 유동을 지속적으로 적절히 유지해준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풍력 환기가 이루어지게 되면서, 목재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습기를 방지할 수 있는 과학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장경판전의 입지는 태양의 고도, 일조량, 햇볕의 방향도 고려되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있다.
즉 판전은 가야산 자락과는 20도 정도의 경사를, 마주보는 개봉산 자락과는 10도 정도의 경사각을 갖고 있고 주변의 모든 산들과도 완만한 산세를 보이고 있어, 산중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평지에서 만큼이나 햇볕을 풍부하게 받을 수 있는 위치를 선택하였다.
뿐만 아니라 장경판전은 하지 때 태양의 고도가 67.04˚이고 동지 때의 태양고도가 49.46˚인데 이러한 고도에 맞추어 건물 처마길이를 산정함으로써, 건물 내부로 드는 태양광의 양을 조절하였다고 한다.
또한 동지의 태양고도를 연장해 보면 중앙열 판가 아래까지 햇빛이 비추게 되어 있는데, 이는 본래 앞쪽에 판가가 없었던 점을 고려해 보면 주변의 자연 환경으로부터 경판을 보호할 수 있는 최상의 계획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같은 태양광의 조절은 온도차에 의한 공기의 대류를 형성하게 된다. 즉 창을 통해 들어오는 태양광이 오전에는 후면의 흙바닥을, 오후에는 전면의 흙바닥을 데움으로써 실내의 공기 순환이 촉진되어 판전(板殿) 내의 공간을 균일한 온도와 습도로 유지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온도차에 의한 공기의 흐름은 국부적으로 발생되어 두 장씩 포개 세워진 좁은 경판 사이의 미세한 틈으로 공기가 유통되는 굴뚝효과를 가져와 온도 · 습도의 조절과 균일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판전 내부의 바닥은 주로 사양토이며, 깊이 갈수록 자갈의 양이 많아졌고 각 토층마다 점토가 일정한 비율로 섞여 있으며 바닥의 표토에서는 숯과 횟가루가 발견되어 판전의 시공과정 중 바닥에 숯과 횟가루를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바닥 재료의 사용은 여름철에 습기가 많을 때는 수분을 흡수하고 건조기에는 수분을 발산시키는 자연적인 습기 조절 능력을 갖추도록 하였는데, 이는 또한 해충을 막는 데도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분을 흡수할 때에는 열을 발산하여 주위의 대기 온도를 높이고,반대로 건조되면서 수분을 방출할 때에는 열을 흡수하여 주위의 대기를 냉각시켜 판전 건물 내부에 보관되고 판가는 노출된 건축재와 더불어 습기와 온도를 조절하는 완충(緩衝) 효과를 발휘한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 선조들의 치밀하고 꼼꼼한 과학성을 통해 훌륭한 과학 문화유산 중의 하나로 손꼽을 수 있겠다. - 장헌덕, 문화재청 한국전통문화학교전통건축학과 교수 - 2007-12-04, 월간문화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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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수호 故 김영환장군에 금관문화훈장 추서
정부는 8월 21일 해인사에서 봉행하는 ‘故 김영환 장군 호국 추모법회’를 계기로 故 김영환 장군에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동시에, 이제는 온 세계인이 지키고 가꾸어야 할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을 6.25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지키는데 결정적으로 이바지한 공적을 기리고자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하기로 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8월 21일 오전 10시30분부터 경남 합천 해인사 탑 마당에서 봉행되는 ‘故 김영환 장군 호국 추모법회’에 참석, 정부를 대표하여 훈장을 유족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故 김영환 장군은 6.25 전쟁 당시 지리산과 가야산 일대의 무장공비 토벌 작전으로 해인사 폭격을 지시받은 당시 공군 제1전투비행단 부단장이자 제10전투비행전대장으로 출격했으나, 국보인 팔만대장경의 소실을 막기 위해서, 군인으로서 전쟁에서 공격을 포기하는 목숨을 건 용기 있는 결단을 통해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후세에 남겼다. - 201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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