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이야기] 전후 독일 지도층의 부패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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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기둥들’, 게오르그 그로츠, 1926년, 캔버스에 유채, 200×108, 베를린 국립미술관 소장 George Grosz. The Pillars of Society. 1926. Oil on canvas. 200 x 108 cm. Staatliche Museen zu Berlin - Preussischer Kulturbesitz, Nationalgalerie, Berlin,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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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움직이는 소수의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사회를 구성하는 다수의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한다. 과대 포장된 그들의 능력에 다수의 사람은 경의를 표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책임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요즘같이 도덕성이 요구되는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다. 부패한 부르주아 사회를 풍자한 이 작품을 그로츠는 헨리크 입센의 희곡 제목에서 따왔다. 1920년대 중반 나이트클럽, 카바레 등 향락에 물든 베를린의 현실을 공격했다. 그는 베를린 향락의 밤을 즐기는 사람들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그는 권위에 대한 끊임없는 반감 속에 특히 1차 세계대전 후 막 부상한 히틀러와 나치당을 집중 공격하기 시작했다.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베를린 문화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예술적 재능으로 민중을 도덕적으로 교육하고 개혁하고자 했다. 화면 맨 앞 맥줏잔과 펜싱 검을 들고 있는 남자는 귀족 정치주의자다. 뺨은 칼에 벤 상처 탓에 보기 흉하게 일그러져 있으며 귀가 없다. 또 눈에는 불투명한 외알 맹인용 안경을 쓰고 있다. 맹인용 안경은 그가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가 입고 있는 옷은 기병대 제복으로, 이 옷은 독일 민족주의를 상징한다. 열린 그의 머리에는 법조항과 동방의 기사가 있는데 법조항은 그가 법학도로서 전쟁에 참가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남자는 당시 정치가이자 언론의 최고 권력자인 알프레드 후겐베르크다. 그는 히틀러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는 평화의 상징인 종려나무 잎을 들고 있지만 그 종려나무 잎에는 피가 묻어 있다. 그의 머리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똥이 가득 차 있으며 손에는 깃발과 사회주의 전단을 들고 있다. 성직자 뒤로 철모를 쓴 군인들에 의해 도시가 불타고 있다. 하지만 성직자는 현실을 외면하고 평화를 위한 설교를 하고 있다. 그는 폭력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그것을 외면하고 있는 교회의 위선적인 태도를 상징한다. 전후 독일 사회를 움직이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감을 표현했다. 나치에 미움을 산 그로츠는 나치가 권력을 잡자 미국으로 건너간다. 나치가 퇴폐미술이라는 이유로 몰수했지만 이 작품은 그로츠가 죽기 전에 1958년 베를린 국립 미술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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