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무량사괘불(無量寺 掛佛幀)
1627년, 마본채색, 1,213×752cm, 보물 제1265호
무량사는 충청남도 부여군 외산면 만수리 만수산 남쪽 기슭에 위치한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이다.
무량사 극락전에 보관 중인 괘불탱은 현존하는 괘불탱 가운데 두 번째로 오래된 작품이자,
대관보살형(戴冠菩薩形) 괘불의 가장 이른 사례로 1997년 8월 8일 보물 제1265호로 지정되었다.
무량사 괘불은 삼베바탕에 채색을 베푼 작품으로 화기를 통해 1627년(인조 5)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괘불의 크기는 세로 1,213cm, 가로 752cm로 삼베 22폭을 덧대어 바탕천을 마련하였다.
화면의 중앙에는 원형 두광과 역U자형의 커다란 신광을 배경으로
화려한 보관을 쓴 여래가 정면을 향하여 서 있다.
오른손은 커다란 연화수가지를 잡고 왼손은 줄기 끝을 살짝 받쳐 들었다.
자세는 두 다리를 약간 벌리고 답할연좌(踏割蓮座) 위에 서 있는데,
상체가 당당하게 표현되어 하체가 상체에 비해 다소 빈약한 느낌을 준다.
머리에 쓴 보관의 좌우로는 관대가 뻗어 나와 있고 화문과 구슬을 늘어뜨려 장식하여 화려함을 더하였다.
보관의 중앙에는 항마촉지인을 한 석가여래 화불 2위를 상하로 배치하였고
좌우로 다른 수인을 취한 화불을 각각 2위씩 배치하여,
총 6위의 화불이 화염형 장식의 광배를 배경으로 앉아 있다.
석가여래 화불 사이로 보관을 쓴 여성형 인물의 얼굴이 무수히 겹쳐져 부채살처럼 펼쳐져 있다.
이러한 보관의 묘사는 진안 금당사 괘불탱(1692)에서도 볼 수 있다.
본존의 신체는 건장하면서도 육중한 형태를 띤다.
가슴에는 연꽃과 구슬로 장식된 목걸이를 착용하였고,
상체에 걸친 녹색 천의의 양쪽 가닥은 두 손에 걸쳐 발아래까지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광배의 양 옆으로는 굽이치는 광염(光焰)의 표현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가운데,
좌우로 8위씩 총 16위의 화불이 각기 다른 수인을 취하며 본존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하단 중앙 백변에 기록된 화기에는 ‘미륵괘불탱(彌勒掛佛幀)’이라는 존명을 밝히고 있다.
17세기 초 탁규(琢珪)스님의 주도로 조성되었으며,
그림의 제작에는 수화승 법경(法冏)을 비롯하여 혜윤(慧允), 인학(仁學), 희상(熙尙) 등이 관여하였다.
특히 법경(法冏)은 이듬해 1628년 칠장사 괘불탱을 단독으로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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