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베르메르(네덜란드어 : Johannes Vermeer 또는 Jan Vermeer)는
동시대의 다른 화가가 그림 속 꽃병이나 새 등을 통해 ‘사랑’이니 ‘성’과 같은
상징적 의미의 소도구를 즐겨 그렸던 것에 비해 베르메르는 그런 종류의 메시지를 완전히 배제했다.
베르메르의 그림은 고요함이 넘친다.
The Kitchen Maid 는 두개의 사선으로 이루어져있다. 두 선은 여성의 오른 손목에서 만나게 된다.
이러한 의도된 기법으로 인해 베르메르는
사람들의 시선을 우유를 따르는 여성의 행동에 고정시킨다.
<우유를 따르는 여인>은 빨강, 파랑, 노랑이라는 기본색을 중심으로 한 단순한 색의 대비와
생생한 공간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베르메르는 여성의 주위에 다양한 물건들을 배열했으며, 여러 덧칠로 그림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빛의 효과가 탁월하며, 가장 섬세하고 뛰어난 방식으로 빛을 처리하였다.
빛의 처리시 임파스토기법(유화를 두껍게 겹쳐 바르는 기법)을 사용했다.
베르메르는 이 그림에서 빛과 그림자의 역할을 충분히 살린다.
손위에 떨어지는 빛, 흰 벽에 나타나는 실루엣 그림자, 벽에 박힌 못의 그림자 등이
빛과 그림자를 나타낸다.
무심히 보면 자연스런 그림이지만 자세히 보면
<우유를 따르는 여인>의 테이블의 뒤쪽(화면 안쪽)으로 갈수록 넓어져 조금 어색한 느낌을 준다.
컴퓨터그래픽으로 원근법을 정확하게 적용한 테이블의 모습을 수정해 보았더니
놀랍게도 우유는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또한 오른쪽 구석에 있는 바구니는 조사 결과 베르메르가 그렸다가 지워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덧칠로 실제의 페인팅에서는 보이지 않는 바느질 바구니가 적외선 감식으로 밝혀진 것이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다른 화가들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전부 드러내기 위해
과잉된 그림을 그렸지만, 베르메르는 자신이 추구하는 회화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재능만을 조절하며 사용할 줄 알았던 화가였다.
베르메르가 살았던 17세기 네덜란드는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오다 독립한 나라였다.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군주제가 아니었다.
왕족도 귀족도 없었기 때문에 시민계층이 사회의 주역이었다.
또한 가톨릭을 강요하던 스페인의 압제에 시달린 탓에 프로테스탄트를 국교로 삼았다.
이런 현실은 귀족이나 교회를 후원자로 두는 유럽의 화가들과 대조적인 현실로
베르메르는 자연스레 사회의 기반이 되는 시민들을 위한 그림을 그리게 되었던 것이다.
- 노성두, 이주헌의 명화읽기, 한길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