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는(문화)

차마고도(茶馬高道) - 티베트의 불교, 도시 라싸의 변화

Gijuzzang Dream 2009. 6. 26. 19:42

 

 

 

 

 

[잊혀진 실크로드, 茶馬古道를 찾아서]

 

 불교가 종교? 티베트에선 생활이지 !

 

 

 

어느 마을 중심에나 사원 있고 주민들 하루 몇 번씩 방문 …

‘오체투지’ 순례하는 라마승 많아

 

 

                  망캉 웨이써(維色)사원의 라마승들.

 

 

6월15일 오전 줘꿍(左貢 · 조공)을 출발해 빠수(八宿 · 팍쇼)로 향하던 길에

37세의 런줘 스님을 만났다. 그는 길 위에서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하는 중이었다.

오체투지란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위가 땅에 닿도록 하는 절이다.

자기 자신을 무한히 낮추며 부처에게 존경을 표한다는 의미다.

 

티베트의 오체투지는 한술 더 뜬다.

절을 하면서 몸을 쭉 펴 몸 전체가 땅바닥에 닿게 한다. 더 힘든 행위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런줘 스님은 쓰촨성의 ‘타꿍’ 마을에서 라싸까지 수백km를 오체투지를 하며 가는 중이라고 했다. 이마가 닿은 위치로 두 발을 가져오고 다시 절하는 식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의 이마 한가운데에는 지름이 1cm 정도 되는 둥근 모양의 굳은살이 박혀 있다.

땅에 이마의 같은 부위가 계속해서 닿아 생긴 상처다.

“1년 안에 라싸에 도착할 생각입니다. 4개월 전에 출발했지요.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마을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냥 길에서 잠을 자요.”

 

오늘날의 차마고도에서 라싸를 향해 말을 끌고 걸어가는 마방을 만나기란 어려웠다.

그러나 오체투지를 하며 느릿느릿 라싸를 향해 나아가는 순례자들은 여럿 만날 수 있었다.

보통은 2~3명의 라마승들이 식사와 잠자리를 돌봐주는 이들을 데리고 오체투지 여행길에 오른다.

하지만 런줘 스님은 혼자였다.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몸을 돌려 저 멀리 뒤쪽을 가리켰다.

“저쪽에 수레가 있습니다. 끼니때가 되면 다시 돌아가 수레를 가지고 와서 밥을 먹지요.”

 

불교의 나라 티베트. 장족(藏族)이라 불리는 400만여 명의 티베트인은

문화혁명 등 중국 정부의 ‘종교박해’에도

지금까지 독특한 체계의 티베트 불교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런줘 스님과 같은 라마승뿐만 아니라 보통의 티베트인에게도

불교는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깊이 자리잡고 있는 생활의 일부다.

 

 

1.망캉 인근 산봉우리 정상에

   걸린 오색의 타르초.
2.오체투지로 라싸를 향해 가는

   런줘 스님

3. 할머니들이 손에 들고 돌리는

    것이 ‘마니차’다.

사원 대부분 문화혁명 때 파괴됐다가 80년대부터 복구

 

어느 마을에나 중심에 불교사원이 있고

그 안에 불경을 새겨넣은 탑인 ‘마니차’가 있다.

티베트인은 하루에도 몇 번씩 사원을 찾아가 마니차를 돌린다. 마니차는 그들의 손에도 들려 있다.

손으로 들고 다니면서 돌리는 법구 또한 마니차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이 작은 마니차 안에는 불경이 들어 있어 한 번 돌릴 때마다 불경을 읽은 것으로 간주된다.

 

보미 인근의 도둥곰바(‘곰바’는 절이란 뜻의 티베트어)에서 마니차를 돌리며 사원으로 들어오는 10여 명의 할머니들을 만났다. 그들은 작은 목소리로 ‘옴마니반메훔’을 반복했다. ‘연꽃 속의 보석’이라는 티베트 말인데, ‘평생토록 선행과 자비를 행하겠다’는 의미다.

 

망캉을 벗어나 한참을 달리다 산 정상에 다다랐다.

고원의 푸른 초원 위에 200여 마리의 양 떼가 풀을 뜯어먹고 있는 가운데 불경을 적어넣은 오색 깃발인 타르초가 바람에 나부낀다.

 

티베트인들은 바람이 많은 곳이면 어김없이 빨강, 파랑, 노랑, 초록, 하양으로 이어진 '타르초'를 걸어놓는다.

각각 불, 우주, 땅, 공기, 물을 의미한다.

고원 여행의 무사함을 기원할 뿐만 아니라

서쪽 불교의 나라, 인도를 향해 불경을 바람에 날려보낸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깃대에 불경이 적힌 깃발을 걸어놓는 것은 ‘룽타’라고 부르는데,

이는 ‘바람의 말(馬)’이라는 뜻이다.

 

타르초나 룽타는 티베트 가정집 옥상이나 마당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티베트 달력의 설날인 1월3일마다 새 타르초나 룽타로 바꿔 단다고 한다.

 

 

바람에 휘날라는 간덴사원의 타르초

 


 

 

  

티벳에서 휘날리는 깃발은 타르초와 룽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타르초는 빨강, 파랑, 녹색, 흰색, 노랑의 오색으로 이루어진 깃발로써.
빨강은 불, 파랑은 우주, 녹색은 공기, 흰색은 물, 노랑은 공기를 의미한다고 한다.
파랑이 물이 아니고 우주를 의미하는게 좀 이색적이다.

룽타는 긴 장대에 매달린 한폭의 깃발을 말한다.
바람이라는 의미의 '룽'과 말(馬)을 뜻하는 '타'. 합쳐서 바람의 말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깃발에는 티벳불교의 만트라, 경문이 적혀있으며
바람을 타고 그 말들이 세상 곳곳에 퍼져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보통 닳아 없어질때까지 그대로 놔두지만

가정집에서는 티벳달력상의 설날인 1월3일날 새 깃발로 바꿔단다고 한다. 


 

 

 

티베트인들이 신앙생활을 맘 놓고 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티베트 불교사원 대부분은 문화혁명 때 철저하게 파괴됐다가 1980년대부터 복구되기 시작했다.

샹그리라에 있는 윈난성 최대의 티베트 불교사원인 송찬린쓰(松贊林寺 · 쑴첼링 곰바) 또한

문화혁명 때 파괴됐다가 현재 복구 중이다.

도둥곰바 본당 입구에는 중국 정부의 ‘허가증’이 걸려 있다. 종교활동을 허락한다는 내용이다.

좁다랗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들어가야 나오는 이 절조차도 문화혁명 때 파괴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1959년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한 14대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안에서 여전히 금기의 대상이다.

한국에서는 관련 서적도 많이 출간되어 있고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는 달라이 라마를

티베트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론리 플래닛’이나 ‘풋 프린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행서들도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책에 싣지 않는다. 외국인 여행자들이 이 책을 들고 다니며

티베트인들에게 그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을 중국 정부가 문제삼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모셔놓고 있는 한 불교사원을 만났다.

더친에서 23km 떨어진 동주린쓰(東竹林寺 · 돈럽링 곰바).

1761년 건립됐지만 역시 문화혁명 때 파괴되어 복구 중인 절이다.

대법당에는 14대 달라이 라마의 사진이 모셔져 있다.

놀라는 일행에게 대법당 관리를 맡고 있는 루쌍찬파(25) 스님은

“정부에 들키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공안이 올 때마다 감춰놓는다”고 귀띔했다.

 

 

 

대법당엔 달라이 라마 사진 … “공안 올 때마다 감춰요”

 

티베트인들이 평생 소원으로 꼽는 것은 라싸로 순례를 떠나는 일이다.

라싸의 티베트 불교사원들은 티베트 각지에서 온 티베트인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들은 사원에 모셔진 수백 개의 불상들마다 돈을 바치고 야크버터를 부어 촛불을 밝힌다.

어디에서건 마니차를 돌리고 ‘옴마니반메훔’을 외우면서

절 안이나 절 밖을 한 바퀴 도는 ‘코라’ 의식을 행하는 티베트인을 만날 수 있다.

 

라마승들은 오체투지로 라싸를 찾는 것이 평생의 꿈이다.

라싸 조캉사원 앞에서 만난 뤄랑자두(25) 스님은 6개월 전 라싸에 도착했다.

쓰촨성 고향마을에서 라싸까지 오체투지로 오는 데 무려 2년이나 걸렸다고 했다.

 

험난한 고원을 느릿느릿 나아가는 고행을 해내는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

힘들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그는 “물론 힘들다. 하지만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웃어 보였다.

뤄랑자두 스님은 오체투지 순례를 마치고 나면 평생 읽어야 할 모든 불경을 읽은 것으로 인정받고,

좀더 지위가 높은 승려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라마승들이 이러한 ‘혜택’ 때문에 오체투지 순례에 나서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저… 꼭 한 번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내 라싸에 도착했을 때의 심정은 말로 표현 못하죠.

오체투지를 하면서 나아가고 있으면 사람들이 먹을 것을 가져다줍니다.

이 옷도, 이 쑤여우차도 다른 순례자들이 가져다준 겁니다. 이런 게 바로 티베트인들의 삶이지요.”

 

 

 

티베트 불교의 역사


티베트 불교의 역사3세기에 전래 … 토착 신앙과 결합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티베트자치구의 면적은 122.84만km2로

전체 중국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넓이다.

현재의 쓰촨성과 윈난성 일부도 옛 티베트 왕국의 영토로,

이 일대에 퍼져 살고 있는 티베트인은 약 400만 명으로 추산된다.

티베트 전설에 따르면 마녀가 체탕(澤當) 얄룽계곡으로 내려와 원숭이를 만나 자식을 낳았고,

그 후손들이 번성해 티베트고원에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7세기 초 티베트 왕국의 32대 왕 송찬간포가 쪼개져 있던 여러 마을들을 통일해

토번왕조(吐蕃王朝)를 건립했다.

불교가 티베트에 전파된 것은 3세기 무렵으로

토착 신앙인 본교와 결합해 티베트 불교의 토대가 마련됐다.

불교는 7세기 무렵 티베트 전역으로 퍼졌으며 점차 정치화됐다.

1641년 겔룩(格魯)파가 닝마(寧瑪)파를 물리쳐 가장 유력한 종파가 되었다.

겔룩파의 지도자가 바로 달라이 라마로, 그는 종교와 정치를 함께 다스렸다.

티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다시 아이로 태어난다고 믿는다.

그래서 달라이 라마가 죽으면

승려들이 티베트 전역을 뒤져 전임자의 영혼을 이어받은 아이를 찾아낸다.

이 전통은 현재 14대 달라이 라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1950년 중국공산당이 티베트를 중국 영토로 편입시키자

14대 달라이 라마는 중국공산당의 핍박을 피해 1959년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

지금까지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다.

- 글=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사진=이용한 시인 binkond@hanmail.net

- 2006.07.18 주간동아 544 호 (p22~23)

 

 

 

 

 

 

 

 

 

 

 티베트 도시 라싸, 중국 옷으로 갈아입기

 

한족 이주 증가로 신시가지 형성 등 현대화 바람 …

“티베트 구역은 4%뿐” 말 나돌 정도

 

  

티베트 불교사원의 심장으로 부르는 조캉사원 앞.

티베트의 상징, 포탈라(布達拉)궁의 아침은

순례자들이 연다.

날이 밝자마자 티베트 전역에서 라싸를 찾아온 순례자들이 지금은 떠나고 없는 달라이 라마의 거처였던 포탈라궁으로 모여든다.

포탈라궁을 향해 오체투지를 하는 티베트인,

마니차를 돌리며 코라(불교사원 담벼락 밖을 걸어서 도는 것)를 하는 티베트인….

 

수많은 사원 중에서도 ‘티베트 불교사원의 심장’이라고 부를 만한 곳은 조캉사원(大昭寺 · 따자오스)이다.

티베트인은 당나라 문성공주가 티베트로 시집올 때

모시고 온 석가모니 ‘조워’를 가장 신성한 석가모니로

여긴다. ‘조워’를 모시고 있는 절이 바로 조캉사원.

 

조캉사원이 순례자들에게 개방되는 오후 6시가 가까워지자

절 앞에서 쉼 없이 오체투지를 하던 순례자들이 길게 줄을 서기 시작한다.

항상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걷는 티베트인들도

사원의 문이 열리면 앞다투어 뛰어 들어간다.

조금이라도 빨리 조워를 모시고 있는 본당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다.

불상 하나하나에 머리를 조아리고 촛불에 야크버터를 부으며

조워 앞으로 한 걸음씩 다가가는 순례자들의 모습에서 경건함이 느껴진다.

 

 

식당 · 호텔 · 상점 등 속속 건설 … 건물은 티베트와 중국 양식 혼합

 

‘신비의 땅’ 라싸의 신비로운 풍경은 여기까지였다.

중국에 점령된 지 올해로 56년째. 이미 라싸는 중국화한 면모를 많이 드러내고 있었다.

먼저 라싸의 크기가 커졌다. 한족들이 이주해 세운 신시가지가 계속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라싸에 티베트 구역은 4%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한 시내에는 큰 규모의 현대식 쇼핑센터가 눈에 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 매장도 있다.

조캉사원을 감싸고 도는 순례길 바코르. 라싸에서 티베트 정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라싸의 중심 포탈라궁 앞에는 널따란 광장이 형성돼 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깃대 위에는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펄럭인다.

광장 한쪽에는 ‘시짱(西藏 · 티베트)해방화평기념비’도 세워져 있다.

거기에다 포탈라궁과 광장을 가로지르는 큰 도로의 이름은

베이징중로(北京中路)다.

 

샹그리라에서 라싸로 오는 길에 머물렀던

제법 번성한 티베트 도시들 모두 라싸와 형편이 비슷했다.

도시 중심지에는 신시가지가 형성돼 있고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온 한족들이 식당, 호텔, 상점 등을 운영한다. 새로 들어선 건물들은 티베트 양식과 중국 양식이 혼합된 형태다.

다양한 색깔로 창문틀을 칠하는 것은 티베트 양식이고,

지붕에 기왓장을 얹는 것은 중국 양식이다.

 

옌징 시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젊은 청년은 고향이 쓰촨성이라고 했다.

그는 “여기에서는 돈을 벌기 쉽다”고 했다.

영국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탐욕이 없는 지상낙원으로 그려졌던 샹그리라도

중국 현대도시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다.

족이 모여 사는 신시가지에는 왕복 6차선의 포장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고

은행, 대형 슈퍼마켓, 전자제품을 파는 상가 등이 즐비하다.

일본 가전회사 산요(Sanyo)의 대형광고판도 눈에 띈다.

 

라싸에서 동쪽으로 520km 떨어진 빠이(八一)는

과연 이곳이 티베트 땅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비교적 낮은 해발 2900m 지대에 세워진 이 도시는

옛 티베트 마을에 덧붙여 만든 도시가 아니라 아예 새로 건설된 군사도시로,

도시 이름도 중국 인민해방군 창군일인 8월1일에서 따왔다.

빠이 시내에는 대형 쇼핑센터 등 현대식 시설이 가득하다.

다른 티베트 도시에 비해 전통의상을 입은 티베트인도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일행이 묵은 호텔의 여직원은

“이 도시에서는 티베트인도 모두 한족화되어 있어 전통의상을 잘 입지 않는다”고 알려줬다.

 

 

전통의상 입는 티베트인 점차 사라져

현대식 빌딩이 들어선

한족들의 티베트 도시 빠이.

 

티베트 땅 안에서 티베트인과 중국인의 융화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듯하다.

티베트에서 만난 중국인들은 티베트의 전통문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라싸 시내의 인력거꾼에게 “조캉으로 가달라”고

했지만 그는 알아듣지 못했다.

티베트어인 ‘조캉’ 대신 ‘따자오스’라고 말하자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포탈라궁 앞 광장에서 네 살 된 딸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옌처민 씨를 만났다.

군인인 남편이 티베트자치구로 발령받아 1년 예정으로 머무는 중이라고 했다.  

“현대식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라싸에서 사는 게 불편하진 않아요.

티베트 전통문화요? 글쎄요. 아는 것도, 별다른 관심도 없어요.”

 

7월1일 드디어 칭짱철도가 운행을 시작했다. 티베트는 더욱 가까워졌다.

당나라 문성공주가 3년을 걸어 다다랐던 라싸를

이제는 베이징에서 열차를 타면 48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앞으로 티베트는 더욱 빠른 속도로 신비의 베일을 벗고 현대화할 것이다.

티베트에 좀더 쉽게 들어갈 수 있는 현실이

옛것은 쉽게 잊혀지고 마는 현대사회의 속도전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은 외지 사람들에게

행운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라싸로 가는 길

 

비행기로 2시간, 버스는 3박4일

해발 3700m의 고원도시 라싸로 가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비행기로 쓰촨성 청두(成都)로 날아가

라싸 공항으로 가는 국내선으로 갈아타는 것. 청두에서 두 시간이면 라싸에 도착한다.

두 번째, 윈난성 쿤밍에도 라싸까지 가는 국내선이 있다.

이 비행기는 샹그리라를 거쳐 라싸로 들어가며 경유 시간을 포함해 3시간가량 소요된다.

세 번째 방법은 네팔 카트만두를 거치는 것.

카트만두에서는 라싸 공항에 취항하는 국제선이 주 2~3회 운행된다.

 

이 세 경우 모두 허가증을 받아야 하며

네팔을 거칠 경우 반드시 단체여행팀에 소속되어 단체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윈난성에서 띠앤짱도로와 추안짱도로를 타고 라싸로 가는 ‘차마고도 루트’는

아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여정이다.

이 경우에도 차량, 운전사, 통역이 포함된 단체여행팀을 꾸려 단체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해 티베트 허가증 제도는 조만간 폐지될 것이라는 게

현지의 중론이다. 이미 티베트 허가증 제도는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샹그리라~라싸를 3박4일에 걸쳐 밤낮으로 달리는 버스는

과거 외국인 탑승이 금지됐으나, 지금은 가능하다.

이번 차마고도 답사에서 단 한 번도 허가증 검사를 받지 않았을 정도로

최근 들어 티베트를 드나드는 외국인 여행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는 상당히 느슨해졌다.

안진헌 여행작가 www.travelrain.com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 2006.07.18  주간동아 544 호 (p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