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박물관
르네상스 건축물 속의 헬레니즘 걸작
바티칸은 이탈리아 로마 서쪽에 있는데 산 피에트로 성당과 산 피에트로 광장 그리고 여러 개의 궁전으로 구성되어 있는 신의 국가로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다. 성 베드로 성당을 중심으로 여러 박물관이 들어선 궁전들로 이뤄졌다. 바티칸의 여러 궁전들은 조각과 회화의 보고로서 소장품의 규모가 엄청나다.
바티칸 벨베데레 궁에 있는 조각 '라오콘'
가장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는 조각이 <라오콘>이다. 이 작품은 헬레니즘 기의 걸작으로 벨베데레 궁의 정원에 있다.
무력으로 트로이를 함락시킬 수 없는 것을 깨달은 그리스군은 계략을 쓴다. 그리스군은 거대한 목마를 만든 후 포위하고 있던 트로이를 떠나는 것처럼 해안에 있는 함대에 승선한다. 다음 날 트로이인들은 그리스군이 떠난 해안을 정찰하던 중 목마를 발견하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놓고 논의했다. 그리스군의 첩자가 나타나 트로이 여신에게 바치는 목마를 성 안으로 가져가면 여신의 총애를 얻어 트로이를 파괴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트로이인들이 동요하고 있는 가운데 라오콘은 자기 부인을 아폴론 신전에 들이는 죄를 범한다. 바다에서 나온 거대한 뱀 두 마리가 목마 앞에 있던 라오콘의 아들들에게 달려들어 몸을 칭칭 휘감았다. 라오콘은 자식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지만 오히려 뱀에게 휘감겨 죽고 말았다. 이 광경을 본 트로이인들은 라오콘의 죽음이 신의 경고라 믿어 목마를 성 안으로 들이기 위해 성벽으로 무너뜨렸다. 그들은 뱀에게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왼쪽의 아들은 이미 죽음을 맞이했고 아버지는 다른 아들에게 다가오고 있는 죽음의 위협에 맞서 헛되이 저항하고 있다. 오른쪽의 아들은 다가올 죽음을 바라보고 있다. 이 작품은 운동성이 강한 헬레니즘 조각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 세 사람의 자세는 과거, 현재, 미래를 암시한다. 기원전 2세기경에 공동 제작한 청동 조각상으로 바티칸 박물관은 로마 시대에 대리석으로 복제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라오콘>은 1506년 교황 율리우스 2세가 수집한 고대 조각상이다.
바티칸 박물관에서 미켈란젤로의 걸작 프레스코화가 있는 곳이 시스티나 예배당이다. 시스티나 예배당은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추기경들이 비밀회의를 하는 곳으로 미술 애호가인 교황 율리우스 2세는 조각가로서 명성을 쌓고 있었던 미켈란젤로에게 1508년의 특별한 부탁을 한다. 시스티나 소성당의 천장 벽화를 제작하라는 의뢰였다.
신앙심이 깊었던 미켈란젤로는 교황의 요구에 거절하지 못하고 작품을 <천지창조>를 제작한다. ‘빛의 창조’부터 ‘하늘의 창조’, ‘땅과 들의 물을 가르시다’, ‘아담의 창조‘, '이브의 탄생’, ‘낙원으로부터의 추방’, ‘노아의 변제’, ‘노아의 홍수’, ‘술 취한 노아’까지 9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합치면 길이가 40m, 폭이 14m나 된다. 특히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려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그는 그림을 그리 위해 만들어 놓은 선반에서 일과 수면을 함께 취해야만 했다.
프레스코 기법이란 젖은 석회 위에 물감을 입혀 그리는 기법으로 화가는 석회가 마르기 전에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래서 미켈란젤로는 이 작품을 제작할 때 사람들에게 ‘나는 좋은 곳에 있지도 않고 화가도 아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을 정도였다. 시스티나 예배당 제단 뒤편 서쪽에 <최후의 심판>을 그린다. 이 작품은 그리스도가 죽은 자들의 죄를 가려 선한 자는 천국으로 악한 자는 지옥으로 보낸다는 내용이다. 미켈란젤로는 배경에 건축물이나 자연 등 전통적인 소재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400여 명의 인물들로만 채웠다.
성인과 사도에 둘러싸인 그리스도는 이 작품의 구심점이다. 여기서 황금빛 후광이 비추는 옥좌에 앉은 그리스도는 심판자의 모습으로 오른손을 들고 있고 구원받지 못한 자들에게 눈길을 주고 있는 성모는 왼쪽에 앉아 있다. 맨 위 날개 없는 천사들은 그리스도의 수난에 사용된 도구들을 들고 있으며 맨 아래 쪽 띠 왼쪽에는 종말 이후 망자들의 부활을, 오른쪽에는 영혼을 나르는 카론의 배와 이들을 심판하는 미노스가 있는 지옥이 그려져 있다. 이 작품 속의 인물들을 그리면서 영웅적인 모습보다는 인간적인 모습에 치중을 했다. <최후의 심판>이 완성됐을 때 인물들의 나체상을 본 사람들은 목욕탕에나 어울리는 그림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성스러운 성당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철거를 요구하는 비난의 소리가 거세지자 미켈란젤로의 천재성을 이해하고 있었던 교황 피우스 4세도 어쩔 수 없이 프레스코 벽화를 철거하기보다는 이 그림 속의 나체의 인물들에게 옷을 입히는 것으로 비난을 불식시켰다.
- 박희숙 서양화가, 미술 칼럼니스트 [명화산책] - 2009년 06월 23일ⓒ ScienceTimes
|
|
'느끼며(시,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 - 뭉그 '절규' / '마돈나' (0) | 2009.07.09 |
---|---|
스위스 바젤미술관 - 무덤 속의 그리스도 / 오디세우스와 칼립소 (0) | 2009.07.08 |
라파엘로 - 아테네 학당(The School of Athens) (0) | 2009.06.22 |
라파엘로(Raffaello Sanzio, 1483~1520) (0) | 2009.06.22 |
'반쯤 벗은 모나리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作 아니다 (0) | 2009.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