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권자본(卷子本)=두루마리
도서장정(圖書裝幀)의 가장 오래된 형태의 책이다.
가로로 펼쳐지는 두루마리 형태의 장정을 말하는데
글이나 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길게 이어 글이 끝나는 쪽에 축(軸)을 붙이고,
둘둘 말아서 가장 겉쪽이 되는 부분에 표지를 겹붙여 끝에 끈을 달아 감도록 되어 있다.
권자본의 각 부분의 명칭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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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축은 권축(卷軸), 종이는 요지(料紙), 책가위는 표(標),
책가위 끝의 보호용 대나무는 표죽(標竹), 그 가운데 단 끈은 권서(卷緖) 또는 표대(帶),
그 끈 끝에 작은 조각을 달아 제목과 권의 차례를 표시한 것을 첨(籤)이라고 한다.
이 장정의 형태는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오래된 형태로서
통일신라 이래로 고려시대인 14C중엽까지 성행하였으며
국보 126-6호 무구정광다라니경(751년) 및 국보 203호 대방광불화엄경 등이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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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절첩장(折帖裝)
두루마리형태로 되어 있는 권자본은 보관은 편리하지만
필요한 부분을 보려면 풀었다 감았다 하는 과정을 되풀이 하는 불편이 있었다.
그 결과 두 번째로 개장된 것이 바로 절첩장이다.
절첩장은 책 종이를 권자본과 같이 이어 붙여 적절한 장방형의 너비로 꺾어 접어
마치 병풍처럼 중첩하고 그 앞 위의 면에 보호용 표지를 붙인 데에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장정은 책을 읽을 때 간편하고 1엽씩 넘기면 되고,
또 되풀이하여 독서하거나 책 가운데 어느 곳을 임의로 읽고자 할 때
손쉽게 찾아 이용할 수 있으므로 권자본에 비하여 훨씬 편리하였다.
그런데, 이 장정은 표지가 위 아랫면으로 분리되어 있어
잘못 다루면 떨어뜨려 책장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었고,
또 절첩한 양면에 자주 손이 닿아서 파손될 염려가 있었으므로,
하나의 표지로 책의 위아래 및 옆을 덮어 싸서 보호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렇게 하여도 오래 간직하며 독서하는 경우에는
절첩한 곳을 손으로 뒤집어 넘겨 닳게 되므로,
글이 없는 뒷면의 일부를 풀로 붙이거나 그 뒷등을 표지의 안쪽에 붙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형태의 장정의 절첩장(折帖裝)을
첩장본(帖裝本) · 첩책(帖冊) · 접책(摺冊) · 접첩본(摺疊本) 등으로도 부르고,
절첩한 책장을 처음부터 1엽씩 뒤집어 보면서 되풀이 하는 장면이
마치 회오리바람에 의하여 이루어지듯 하다 하여 선풍엽(旋風葉)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절첩장은 본래 불경에서 비롯하여 보급된 까닭에
고려 후기의 불경과 삭경에서 많이 볼 수 있고, 그 밖에도 탁본과 법첩 등에서 간혹 볼 수 있다.
3) 호접장(蝴蝶裝)
절첩장 또는 선풍장은 오래 사용하는 동안에 접은 곳이 파손되어 흩어지기 쉬웠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접은 곳의 등 부분에 풀을 칠하여 밀착시키는 방법이 고안되었는데
그 결과 출현한 것이 호접장이다.
호접장은 한 장의 종이를 겉 중간에서 글자가 안으로 들어가도록 접어 중첩하고
접은 바깥쪽에 풀을 칠하여 꺾어 접은 겉장의 등 안쪽에 붙인 장정을 말한다.
이 장정은 책장을 한 장씩 펼치면 마치 호접, 즉 나비가 나는 모양과 같다고 하여
호접장(蝴蝶裝)이라 이름 붙인 것이며,
호장본(蝴裝本) · 접장본(蝶裝本) · 점엽(粘葉) · 이배장(裏背裝) 등으로도 불리운다.
호접장의 판심은 좁고 안쪽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책 내용을 검색하고 열독하는데 편리하도록 광곽의 왼쪽 위 바깥에 서이(書耳)를 새겨 편장의 표제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호접장은 낱장의 하나하나를 반접하여 광곽(匡郭) 주위의 넉넉한 여백을 밖으로 향하게 하였기 때문에 벌레가 갉아먹거나 외부가 일부 떨어져도 본문은 별로 손상되지 않았다.
그러나 호접장도 오래 사용하는 사이에 책장이 떨어지고, 또 종이가 약하여 잘 찢어졌기 때문에 원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거의 개장(改裝)되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호접장의 전존본은 거의 없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책지는 주로 두꺼운 닥종이를 사용하므로 풀로 붙이는 정도로는 잘 떨어졌기 때문에 별로 보급되지 않았던 것이다.
현전하는 것으로는
보물 959호 기림사비로자나불복장전적에 포함되어 있는《대방광불화엄경소》와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등이 있다.
4) 포배장(包背裝)
호접장은 반접(反摺)을 하였기 때문에
한 장을 읽고 넘기면 두 면의 공백지가 나오는 것이 불편하였고,
또 책을 오래 사용하는 사이에 책의 등에 붙인 곳이 떨어지거나 찢어지면
책장이 흩어지기 쉽고 판심 부분을 읽을 수 없게 되어
새로 나타나게 된 것이 바로 포배장(包背裝)이다.
포배장은 책장을 글자가 밖으로 나오도록 접어 간추려 중첩하여
종이 단면의 가까운 부분을 뚫어 비벼 꼰 종이끈 등으로 책지의 몸통을 꿰맨 다음
한 장의 표지로써 책 위, 등 및 아래를 덮어 싼 장정으로서
서구(書口)는 책의 중봉(中縫 : 책자가 접히는 목판 부분)이 되어
서명. 권수. 장수 등은 모두 판심에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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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배장은 원대에 등장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말기에 인출된 《제조대장경》잔존본을 비롯하여
고려 말기부터 조선 초기까지 사이에 간행된 《염송》과 세종 말기에 간행된 《동국정운》,
그리고 1461년(세조 7)의 초간본인 《능엄경언해》전질에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세기까지의 사이에 나온 간본과 사본 중에서도 볼 수 있다.
5) 선장(線裝)
포배장은 오래 사용하는 사이에 표지가 떨어져나가는 것이 큰 폐단이었다.
책을 오랫동안 보존하면서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튼튼한 제본이 필요한 데에서 포배장이 개장된 것이며
보다 튼튼하게 고안해 낸 장정법이 바로 선장(線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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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은 종이 한 면 또는 한 장을 문자가 밖으로 나오도록 접어 중첩하여
책지의 몸통을 꿰맨 다음
두 장의 표지를 위아래의 면에 대고 서뇌부분을 끈으로 꿰맨 철장을 말한다.
즉, 낱장들을 한장 한장 접어 우측을 실로 꿰매는 형식의 장정법이다.
선장은 중국 송대에 생산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말 이후 거의 모든 고서의 장정법으로 보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