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시,서,화)

보티첼리 - ‘프리마베라(Primavera)’

Gijuzzang Dream 2009. 3. 21. 23:18

 

 

 

 

 

 

 보티첼리 -  ‘프리마베라(Primavera)

 

 

 

 

 

 

 

   

  

Alessandro Botticelli. Primavera.

c.1482. Tempera on panel. Galleria degli Uffizi, Florence, Italy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Primavera)’는 르네상스의 봄이 도래했음을 알리는 시각적 메신저다.

간혹 이 작품이 ‘봄’이라고 번역되는 것은 작품 속에서 봄꽃이 만발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봄꽃보다 중요한 것은 봄바람이다.

작품 전체에서 봄의 생기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에 ‘봄’이란 제목도 썩 나쁘지 않다.

이 작품의 숨겨진 의미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단순한 결혼식 선물이란 설부터

로렌초의 동생 줄리아노가 숨겨 두었던 애인의 아름다움을 찬양한 작품이라는 설,

혹은 신플라톤 철학의 난해한 코드가 숨어 있다는 설까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작품은 메디치 가문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이 처음 소장됐던 곳도 메디치 가문이었으며

이 작품의 전시가 우피치 박물관으로 결정된 것도 모두 메디치 가문과 연관이 있다.

보티첼리는 메디치 가문이 후원했던 화가였다.

 

‘프리마베라’ 속에 숨겨진 메디치 가문의 코드는 무엇일까.
이 작품을 감상하는 법은 그림의 오른쪽 끝에서 출발해 시선을 왼쪽으로 이동시키며 보는 것이다.

 

작품의 오른쪽은 겨울 숲의 모습이다.

겨울 숲의 스산한 모습이 우울하게 펼쳐지고 있고 봄은 아직 멀었다.

거의 푸른색의 몸을 가지고 있는 서풍의 신 제피로스(Zephyrus)가 힘차게 바람을 불고 있다.

겨울 숲에서 제피로스는 님프 클로리스(Chloris)를 껴안으려 한다.

그리스신화는 제피로스가 봄의 전령인 클로리스를 겁탈해 꽃의 계절인 봄을 잉태했다고 한다.

클로리스의 입에서는 봄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봄의 전령사가 된 클로리스는 드디어 봄의 여신 플로라(Flora)가 됐다.

겨울은 가고 아름다운 봄꽃이 피어나고 있다.

그 봄의 정원에 주인공 비너스(베누스)가 작품 중앙에서 우아한 모습을 선보인다.

봄의 주인공이자 사랑의 여신 비너스 위로 큐피드가 눈을 가리고 화살을 쏜다.

큐피드의 화살은 삼미신(三美神)의 원무(圓舞)를 향하고 있다.

이 작품은 르네상스의 프리마베라(봄)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시각적 찬미라고 해도

틀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메디치 방식으로 이 작품을 해석하고자 한다.

메디치 가문의 숨겨진 코드를 찾기 위해 제안하는 해석의 방식은 작품의 왼쪽을 주목하라는 것이다.

작품의 왼쪽에는 뜬금없이 한 남자가 등장해 작대기로 하늘의 먹구름을 젓고 있다.

제피로스부터 삼미신까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

그 어느 누구도 이 남자의 행동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작품의 왼쪽에 등장하는 먹구름 저으며 바람 일으키는 남자는 메르쿠리우스(Mercurius)다.

로마신화에서 메르쿠리우스는 교역, 거래, 상업의 신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메르쿠리우스는

두 마리의 뱀이 새겨진 이른바 ‘카두세우스(Caduceus)의 지팡이’로 봄의 하늘을 휘젓고 있다.

일부 학자들이 메르쿠리우스가 ‘봄의 정원’에 비가 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구름을 흩고 있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메르쿠리우스는 오히려 봄 하늘에 몰려든 먹구름을 휘저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짙은 먹구름이 낀 곳에 바람이 불면 곧 비가 올 것이란 것을 우리는 직감적으로 알아차린다.

그는 봄의 정원에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해석을 받아들인다면 작품의 오른쪽도 이해가 되고, 중앙의 비너스의 존재 이유도 설명된다.

작품의 제일 오른쪽에서 서풍의 신 제피로스가 입술을 모아 힘껏 바람을 불고 있는 모습과

왼쪽에 서서 바람의 구름을 휘젓고 있는 메르쿠리우스가 대칭적인 조화를 이루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작품의 중앙에 서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비너스의 배경을 보라.

비너스를 둘러싸고 있는 숲의 모습을 자세히 보라.

숨을 뱉어내고, 바람을 불게 하는 영락없는 허파(肺)의 모습이다.

역시 바람을 일으키는 양쪽 끝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보티첼리는 메디치 가문을 위해 이 그림을 그렸다.

그는 이 작품 속에 메디치 가문이 감당해야 할 역할과 임무를 은밀한 코드로 집어넣었다.

메디치 가문의 역할은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다.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구름까지 휘저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르네상스의 진정한 봄을 향한 간절한 바람이었을 것이다.
- 최선미 ·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김상근 · 연세대 신과대학 교수

- 먹구름을 휘저어라! 바람을 일으켜라! - 메디치처럼 경영하라 ② - 메디치 신바람 경영

- 2009-03-02, 한경비즈니스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4-1510)

플리니우스가 쓴 옛 기록을 읽고 당시 클레오파트라를 능가한다는 피렌체 최고의 미인

‘시모네타 베스푸치(Simonetta Vespucci, 1453-1476, 원래이름은 시모네타 카티네오)’를 모델로 하여

<비너스의 탄생>을 그렸다.

 

 

 

보티첼리는 그의 그림에서 핵심적인 모델인 그녀를 바라보고 그림을 그리며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프리마베라, 1481> <칼라스와 켄타우로스, 1482> <비너스의 탄생, 1485> <마르스와 비너스, 1485> 등

보티첼리의 대표작 모델은 모두 다 그녀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대작들이 그녀의 죽음 이후에 그려졌다는 점이 흥미롭다.

 

 

 

시모네타는 화가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표시하기도 했는데,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Primavera)>메디치家의 한 침실에 걸려있는데

당시 신혼부부의 결혼선물로 그려진 그림이다.

시모네타의 이른 죽음에 대한 화가의 애도와 함께 숨길 수 없는 애정이 표현되어 있다.

시모네타는 4월에 죽었다.

러다보니 봄축제로 한참 즐거워야 할 이 그림의 비너스는 표정이 없고 다소 쓸쓸해 보이기도 하다.

 

 

시모네타는 15살이 되자 피렌체의 경제력있는 베스푸치 가문인 마르코 베스푸치와 결혼시켰다.

시모네타가 피렌체로 온 시기의 피렌체는

위대한 ‘로렌조 데 메디치’가 다스리는 르네상스의 선두를 달리는 예술의 도시였고

뛰어난 외모의 시모네타는 곧 피렌체 남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시모네타 라 벨리’라 불렀다.

 

그녀가 만난 중요한 두 남자 중

한 사람은 위대한 로렌조의 동생인 ‘줄리아노 데 메디치’였고,

또 한 사람은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고 있는 ‘보티첼리’였다.

보티첼리는 시모네타를 보자마자 그녀를 사모하게 되었으나

당시 피렌체 전체의 찬미를 받고 있던 그녀는 1475년 마상 창시합에서 이긴 줄리아노 데 메디치가

우승을 바쳤고, 곧 시모네타는 그 경기에서 ‘아름다움의 여왕’으로 뽑혔으며 그들은 곧 연인이 되었다.

   

피렌체의 막강한 줄리아노 데 메디치의 사랑고백까지 받은 시모네타는

줄리아노의 연인이 된지 1년후 1476년 22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그녀의 죽음의 원인은 결핵이었다.

줄리아노 데 메디치는 시모네타가 죽은지 2년이 되는 1478년 피치가의 습격으로 죽는다.

시모네타를 그린 보티첼리는 시모네타가 죽은 지 34년후 침대에 누워 죽어가면서

시모네타의 발 끝에 자신을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