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주짱의 하늘꿈 역사방

나아가는(문화)

새해 첫 날, '떡국'

Gijuzzang Dream 2009. 2. 16. 23:04

 

 

 

 

 

 새해 첫 날 ‘의미 있는 떡국’

 

 

 

 

흰색 떡 음식 먹으며 ‘순수와 장수’ 기원

한 가족이 한복을 차려입고 떡국을 먹고 있다. (정지윤 기자)

"이그득히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안간에들 모여서 방안에서는 새 옷의 내음새가 나고 또 인절미 송구떡 콩가루차떡의 내음새도 나고 끼때의 두부와 콩나물과 뽁운 잔디와 고사리와 도야지 비계는 모두 선득선득하니 찬 것들이다.”

(백석의 ‘여우난골’ 중에서)

여우난골은 시인 백석(白石)의 고향마을이다.

이 시에서는 명절날 온 가족이 모여 정겹게 어울리는 광경이 펼쳐지고 명절음식들이 이어진다.

설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세배와 덕담, 세뱃돈을 주고받는 즐거움,

차례지내고 나누는 많은 이야기…

우리 설날의 잔영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10시간이 넘게 눈길을 헤치며 달려간 고향,

IMF 외환위기보다 더 파괴적이라는 글로벌 외환위기였지만 정성스럽게 준비한 설빔을 나누는 가족의 정이 있어 좋은 설날이었다.

 

그렇지만 향긋한 설 명절 음식 맛과 고소한 냄새를 빠뜨리고 명절을 회상할 수 있을까.

 

돌아선 지 얼마 되지 않아도 늘 아득한 고향의 향수에는

쫄깃한 떡국맛도 여운의 한 자락을 차지하고 한다.

시인 백석이 수많은 명절음식을 나열하며 설날 풍경과 향취를 되뇌는 것도

그런 향수를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이를 한 살 먹는 ‘첨세병’

 

설을 쇠는 것을 ‘과세(過歲)’ 라고 한다.

설날 아침에 먹는 떡국은 '첨세병(添歲餠)' 이라고 불렀다. 나이를 먹는 떡이라는 뜻이다.

어른이 어린아이들의 나이를 알고 싶을 때면 종종 “떡국 몇 그릇을 먹었느냐”고 묻는다.

연로한 어른은 “나는 떡국 먹고 싶지 않다. 늙는 게 싫어”라는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하지만 누구도 진담으로 듣지 않고 떡국 먹기를 권한다.

이런 풍경은 우리나라 설날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다.

이는 누구나 떡국을 즐기며 또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설날에 먹는 떡국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떡국은 밝음과 깨끗함, 그리고 처음을 상징한다.

흰색의 음식으로 새해를 시작함으로써 천지만물의 부활신생를 뜻하는 종교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떡국의 원료인 가래떡이 희고 긴 것은 '순수와 장수'를 의미한다.

흰떡의 역사는 깊다. 한국의 떡은 2000년 역사를 갖고 있다.

청동기와 철기 초기 시대에 시루는 상용 음식 도구였다는 게 역사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신라시대 때 유리와 탈해가 왕위 승계를 사양하자

떡으로 이 자국을 내서(이가 더 많은 사람이 지혜롭다고 믿음) 왕을 뽑았다는 전설이

<삼국유사>에 전한다.

 

또 가래떡은 고려시대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벼농사를 짓고 시루와 확돌을 사용하던 기원전 4~5세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흰떡은 멥쌀가루를 쪄서 안반(按盤) 위에 놓고 메로 쳐 몸이 매끄럽고 치밀해지도록 한 다음

가래떡을 만든다. 이 떡을 '백병거모(白餠擧摸)' 라고 했다.

 

방앗간에서 무지개 가래떡을 뽑느라 분주하다. (노재덕 기자)


 

옛날에 떡국의 떡은 쌀가루를 물에 반죽하여 찐 후 떡메로 쳐서 차지게 한다.

그다음, 한 덩어리씩 떼어 손으로 비벼 굵고 긴 양초가락처럼 만든 가래떡을 썰어놓는다.

설날에는 둥글게 떡을 써는 게 풍습이다.

새해 아침에 떠오르는 해를 상징하기에 어슷하게 썰지 않은 것이다.

가래떡은 길이가 원하는 대로 늘어나기에 수명도 늘어나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옛날에는 떡국 국물을 꿩고기로 우려내었다.

꿩고기를 구하기 어려워서 닭고기로 육수를 내기도 했다.

이런 연유에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나왔다.

떡국을 끓일 때는 고기장국을 미리 끓여 두는데

국물이 맛있게 우러나는 양지머리를 고아서 덩어리는 편육으로 이용한다.

양념한 장국을 끓이다가 준비한 흰떡을 냉수에 씻어서 넣고 한참 끓여

떡이 떠오르면 그릇에 담아서 웃기를 얹는다.

웃기는 따로 살코기를 다져놓은 것이고 황백지단을 쓴다.

때로는 살코기와 파를 꼬치에 꿰어 만든 산적을 한두 꽂이 얹기도 한다.

 

 

개성 조랭이 떡국 ‘망국의 한’ 담아

 

개성지역에서는 누에고치 모양의 '조랭이 떡국'을 끓이며 충청지역에서는 '생떡국'을 끓인다.

멥쌀가루로 흰떡을 만들어 참기름을 바르면서 나무칼로 썰어 조랭이 떡을 만든다.

개성의 특식인 조랭이 떡국의 유래는 '조롱' 에서 왔다.

조롱이란 예전에 어린아이들의 주머니 끈이나 옷끈에 맥막이로 차는 것이다.

나쁜 액을 막는다는 의미가 있다.

개성에서 정초의 뜻을 기리기 위해 깨끗한 흰빛의 떡을 누에고치 모양을 본떠 떡국을 끓인다.

이는 누에고치의 길(吉)함을 뜻한다.

또 조랭이 떡국은 조선이 들어서자 고려의 수도인 개성지방에서 사무친 원한을 풀자고

가래떡 끝을 비비 틀어서 만들기 시작한 데서 유래했다고 전한다.

-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

- 2009 02/10   위클리경향 811호

 

 

 

 

다른 나라의 설


문화와 종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의 설날과 비슷한 명절 풍경이 세계 곳곳에서 펼쳐진다.

설날의 호칭이나 명절 음식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설레임으로 새 날을 다짐하며 한해를 맞이하는 마음은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 일본

 

아시아 한자 문화권의 나라들 중 유일하게도 달의 흐름을 따르지 않는,

즉 음력을 사용하지 않는 일본에서는

양력으로 새해의 시작인 1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 연휴(산가니치)를 가진다.

 

이때면 집집마다 새해를 맞아 모찌를 준비하는 일로 분주해진다.

찹쌀가루를 쪄서 둥글납작하게 ‘가가미모찌(かがみもち)’를 만들어

나무 제기에 켜켜이 쌓아 신에게 바치는 공물로 두었다가

1~2주가 지나면 불에 구워 부드럽게 녹인 후 '조니(ぞうに)’라는 된장국에 넣어 먹는다.

신에게 바쳤던 것을 먹음으로써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신과 하나가 됨을 느끼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첨세병’인 떡국과 마찬가지로 조니를 먹어야만 한 살을 더 먹는 의미도 있다.

조니는 생선국물에 여러 종류의 야채를 넣고 끓여낸 일본식 떡국이라 하겠는데,

지역마다 또 집집마다 그 맛과 재료에 차이가 있다.

하지만 된장을 풀어 넣어 맛을 내고 동그란 가가미모찌를 넣는 것은

어느 지역이건, 어느 집이건 마찬가지다.

일본 설 요리의 또하나 대표 선수는 ‘오세치요리’(お절요리)’다.

말 그대로 명절 요리란 뜻으로, 멸치, 청어알, 연근, 새우, 검은 콩을 조려서

찬합에 단정하게 담아 두었다가 새해 첫날부터 3일 동안 친지와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멸치는 풍작, 청어알은 자손 번창, 연근은 지혜, 콩은 성실과 노력의 의미한다.

 

일본의 명절음식은 5법(法), 5미(味), 5색(色)에 담긴 오세치다.

‘오세치 요리’란 정월에 먹는 전통요리로

보통 5단의 찬합에 우엉, 토란, 밤, 새우, 다카노 두부(두부를 찬바람에 말린 것) 등

다양한 요리를 저장해놓고 정월 사흘 동안 먹는다.

오세치 요리의 재료에는 각각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검정 콩은 악귀를 쫓는 의미다.

황금색 밤은 부자가 되라는 뜻이고,

긴 수염 달린 새우는 장수를 의미한다.

숫자가 많은 청어알은 자손의 번창을 뜻한다.

구멍이 난 연근은 그 구멍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를 얻으라는 뜻이 담겨 있다.

중국에는 '녠가오(설떡)'와 '자오츠(수제 만두)'가 있다.

중국에선 새해 밥상에 행운의 동전이 든 만두를 올린다.

또 진시황이 반했다는 화려한 꽃 속에 파묻힌 하얀 생선, ‘국화어’를 맛보고

‘포춘 쿠키’를 통해 한해의 운수도 점쳐 본다.

'자오츠'는 덩어리 화폐이 위안바오(元寶)와 모양이 같다고 한다.

송나라 때는 지폐를 자오츠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이는 재운을 바라는 의미라고 한다.

 

 

■ 중국

다른 어느 나라보다 풍성한 음식을 다양하게 준비하는 중국은 ‘수세(守歲)’라 하여

12월 31일 밤 온가족이 모여 밤새도록 음식 가득한 상을 앞에 두고 새해맞이를 시작한다.

1월 1일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폭죽과 불꽃놀이로 분위기 돋우면서 액운은 띄워보내고

풍년을 기원한 후에 ‘연야반(年夜飯)’이라 하여

야식으로 종자(찬 주먹밥), 설 떡, 탕원(알심이를 넣은 탕)을 먹는다.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는 주로 교자만두를 준비하는데

만두를 만들 때 양쪽 피를 맞붙여 오므리게 되므로 나쁜 일을 미리 없애고 조심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만두소로 두부나 배추 외에 사탕, 찹쌀떡, 국수 등을 사용하는데 재료마다 의미가 있다.

두부와 배추는 안전과 평화를 뜻하며, 사탕은 행복을, 찹쌀떡은 발음상 비슷한 승진운을,

국수는 긴모양이 장수를 의미한다.

동전을 만두 안에 넣기도 하는데 물론 먹지는 않으며 이는 한 해동안의 금전운을 의미한다.

그 밖에 지방마다 특색이 있는 두포(팥빵), 미화당(쌀엿), 두부, 전병, 유각(튀김과자) 등의

설음식도 있다.


■ 베트남

베트남에서는 돼지고기와 구운 오리알, 떡, 여러가지 잼, 수박 등을 장만한다.

베트남 떡은 쌀을 갈아 6~7시간 이상 정성껏 쪄서 구운 것.

우리가 떡국을 끓여 먹듯 베트남 사람들은 찹쌀떡 안에 녹두와 돼지고기를 넣어 네모나게 만든

'바인 쯩'을 만들어 바나나 잎으로 하나씩 포장해 두었다가 새해 첫날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설날에는 집집마다 수박을 준비하여 수박을 잘랐을 때 빨갛게 잘 익었으면 다복하다고 믿는다.


■ 이란

이란어로 ‘시’ 발음으로 시작하는 일곱 가지 재료를 사용해 음식을 준비한다.

마늘(시르), 식초(세르케), 사과(십) 등이 사용되는데 각각 풍요, 즐거움, 건강과 행복 등을 상징한다.

테이블 중앙에 살아 있는 금붕어를 어항에 담아 장식한다.


■ 인도

마당에 불을 피워 큰 남비에 우유와 쌀을 넣어 죽을 끓이는데

이 죽의 끓는 정도를 보아 한해의 길흉을 읽는다.

남비가 깨지든가 우유 죽이 잘 안만들어지면 무척 낙망한다.

우유죽을 무화과 잎사귀에 정성스레 싸서 주위에 선물로 보내기도 한다.


이밖에 러시아 에서는 설날 식사 전, ‘웟가’라는 귀밝이술을 마시고

만두가 들어간 국과 ‘삐로그’라는 과자를 먹는다.

이집트 에서는 새해 첫날에는 양의 머리 부분과 발목부분, 그리고달콤한 케이크를 먹는다.
헝가리 에서는 설날 점심에 메주콩을 넣은 음식을 먹는다. 부자가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스라엘 에서는 유대 달력에 따라 양력 9월에 새해를 맞이한다.

‘로쉬 하사나’라고 부르는 새해 첫날에는 대추야자, 호박, 사탕무를 먹기도 하고

꿀에 담근 사과를 먹으면서 서로에게 행복한 한해를 기원한다.

멕시코 사람들은 1월1일이 되기 직전, 자정 무렵에 포도알 12개를 먹으며

12개월을 위한 12개의 소원을 빈다.

시계탑의 종이 12번 울리는 것에 맞춰 포도 12알을 먹으면서 새해의 건강을 기원하는 셈이다.

-  2009-01-27 데일리메디

 

 

 

 

▲ '설날'은 '낯선 날'이 아니다

 

새해 첫날인 '설'날의 의미에 대해 한국 언론 매체들은 국민들에게 해마다 틀린 해설을 내보내왔다.

해설의 표준으로 사용한 민족문화사전의 설명이 잘못되어 있는데 여기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한국정신문화연구원 편)>은 '설'이란 말은

'설다, 낯설다'의 '설'이라는 어근에서 나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새해에 대한 낯섦', '새해라는 문화적인 시간 인식 주기에 익숙하지 못한 속성을 가장 강하게 띠는

날이 바로 설날'이기 때문에 새해라는 문화적 충격이 강해서 '설다'는 의미,

'설은 날'의 의미로 '설날'이라고 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연실색할 잘못된 해설이다.

 

필자는 '설날'의 '설'은 '서다(立)'를 어근으로 하여

(새해에) '들어서다'  '서다'  '시작하다'  '처음이다'의 의미를 가진 용어라고 본다.

고대 한국과 동아시아에서는 '처음 시작하다'를 '서다',  '들어서다'로 표현하는

예부터의 관습이 있었다. 예컨대 '봄에 들어서다'  '봄이 시작되다'를  '입춘(立春)',

'여름에 들어서다'  '여름이 시작되다'를  '입하(立夏)'로 표현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 예컨대, 명사화하면 '입추(立秋)'는 '가을에 (들어)서는 날',

'입동(立冬)'은  '겨울에 (들어)서는 날'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설날'은 '새해에 (들어)서는 날'  '시작하는 날'  '첫날'의 뜻이며,

구태여  '입춘'식 표현으로는  '입신세(立新歲)'의 뜻이다.

 

'선날(과거형)'이라고 하지 않고 '설날'이라고 (미래형) 표현을 취한 것은

'설날'이 미래 1년의 생활을 설계하여 '세우고' 다짐하는 '미래를 세우는 날'이기 때문이다.

한국전통사회의 세시풍속에서 섣달 그믐께는 온 집안의 청결과 대청소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었다.

새해를 새롭게 깨끗하게 맞기 위한 준비였다.

또한 새해 풍년과 집안의 복을 기원하여 '복조리'를 사서 매달아 새해를 맞는 풍습이 있었다.

'설날' 가장 중시된 풍속은 새해인사였다.

조상에 대한 새해인사가 '차례(茶禮)'였고,

생존한 집안 어른들과 마을공동체 어른들에 대한 새해인사가 '세배(歲拜)'였다.

 

설날 세시풍속의 독특한 것이 설 음식, 설옷, 설 그림, 설놀이 등이었다.

설 음식의 핵심이 되는 것이 흰떡 응용의 '떡국'이었다.

설탕이 없던 한국전통사회에서 설 음식의 단(甘) 음료로 발명한 것이

엿, 물엿, 조청, 시설(柿雪) 등이었다. 또 단 음료로 수정과, 식혜, 감주 등을 만들었다.

궁중이나 부호들은 '곶감'을 말렸을 때 피어나 결정된 하얀 '단 가루'를 털어 모아서

'시설(柿雪, 감의 흰 눈이라는 뜻)'이라고 하여 음식을 찍어 먹었다.

 

설옷은 '설빔'이라고 불렸는데, 어린이와 특히 젊은 여성들의 설빔은 화려하였다.

 

설 그림은 대체로 벽장과 미닫이문에 붙였는데

십장생(十長生), 범과 까치, 닭, 대나무, 난초 등을 그린 것이었다.

한국 십장생 그림에는 거북, 학, 바위, 물, 소나무, 대나무, 불로초 외에

해(태양), 구름, 범(호랑이), 사슴을 즐겨 그려 넣었다.

해는 기원적으로 한국민족 공통의 숭배 대상이었으며,

범은 예(濊)족, 사슴은 부여(夫餘)족의 토템이었다. 

또한 닭은 기원적으로 신라 왕족의 토템이기도 하였다.

 

설놀이는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썰매타기와 팽이치기가 대표적인 것들이었다.

윷놀이는 고조선, 부여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가족 설놀이로서 널리 행해져왔다.

윷놀이에 쓰이는 말들은 고대 부여의 관직 이름과 직결되어 있다.

부여에서는 최고관직을 저가(猪加), 구가(拘加), 우가(牛加), 마가(馬加) 등으로 불렀다.

여기서 '가(加)'는 대관(大官), 족장(族長)의 뜻이었다.

윷놀이에서 '도'는 돼지로서 '저가'에 해당한다.

윷놀이의 '개'는 '구가'에 해당한다.

'윷'은 소의 고대어이며 '우가'에 해당한다.

'모'는 말의 고대어 '민(鰵)' '鰵르'에서 나온 것이며 '마가'에 해당한다.

'걸'은 '양'의 옛말이다.

 

한국은 1896년 1월 1일부터 '태양력'을 채택했는데,

그후 '설날'은 '양력설'과 '음력설'이 병존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역법(曆法) 채택의 문제이고, 어떤 역법을 채택하든지 간에

채택된 역법의 새해 첫날이 '설날'인 것이다.

음력설을 택했을 경우 12간지에 따라 매해를 동물로 표시하는 관습이 있었다.

2003년은 계미(癸未)년이며 양(羊)의 해라고 규정을 내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설날'은 '낯선 날'이 전혀 아니라 한국인들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에 즐겁게 들어 '서는 날',

새해 보람찬 삶의 설계를 '세우는 날'  '시작하는 날'이며,

새해의 삶을 희망차게 즐겁게 시작하는 약속의 '새날'이었다.

- [신용하의 새로 쓰는 한국문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