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오딧세이] 백두산 길 안내인 심마니 김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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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g.khan.co.kr/newsmaker/807/97_a.jpg)
<규장각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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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년 5월 청나라 관리를 백두산으로 이끈 길 안내인 중 한 명이 김애순이다. 조선의 고위 관리도 아니었지만, 김애순은 당시 백두산 정계 상황을 상세히 서술한 기록에서 이름을 드러낸다.
역관 김지남이 쓴 <북정록>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그 죄를 묻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니 다닐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조금도 숨기지 말고 확실히 설명하라.”
이와 비슷한 상황이 홍세태가 쓴 <백두산기> 5월 5일자 기록에도 실려 있다. 홍세태는 역관 김경문의 이야기를 직접 전해 듣고 <백두산기>를 썼다. 김경문은 <북정록>을 쓴 김지남의 아들로, 역시 역관으로 부친과 함께 백두산 정계 때 참여했다.
산의 남쪽 길을 잘 알고 있었다. 이에 목극등이 그를 불러 말하기를 “이 산의 남쪽 길을 네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 너의 죄를 사면하여 줄 터이니 숨기지 말아라” 하였다. 애순이 이리저리 둘러대며 모른다고 하자 목극등이 웃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백두산 인근 지역을 잘 아는 것은 분명히 인삼을 채취하러 다녔기 때문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백두산기>에는 김애순이 목극등에게 백두산 지리를 안내하면서 소백산과 천지, 백두산 기후 등을 설명한 부분이 나타난다. 김애순은 백두산 지역을 손바닥 보듯이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하지만 <유백두산기>에 나타난 이야기가 거의 구전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볼 때 김애순이 조선의 군졸이라는 것은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일개 군졸이 백두산 지역을 누비고 다녔다고 추측할 수 없다. 김애순은 인삼 채취를 생계로 하는 백성이었기 때문에 백두산 지역을 환하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북정록>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비록 하늘로 올라가고 땅으로 들어가게 되더라도 우리는 그대들의 말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지금 이곳 변경에 대해 자네가 분명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어떻겠는가?” 변경을 조사하러 온 청나라는 지리적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조선의 길 안내인 김애순에게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청나라의 강대한 힘이 있어 정계가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정상적인 정계라고는 볼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여기에서 비롯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윤호우 기자 - 2009 01/06 위클리경향 8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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