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 떠나고(답사)

섶다리를 보셨나요.

Gijuzzang Dream 2007. 11. 16. 18:07

 

 

 

    -  이 답사여행 글은 2004년 1월 7일의 이야기입니다 .... 기주짱 드림.

                                                                             

 

 

 

 

 

하얀 눈이 그리워서 그냥 강원도로 향하였던 주말여행,
정선과 영월을 아울러 돌았건만
동강의 아우라지는 태풍 루사에 망가졌고,
풍족한 눈구경도 못한채 섶다리만 실컷 만났습니다.
참... 가리왕산휴양림 통나무집 산장에서
새벽 4시경 만난 하늘은 "감동의 물결" 그대로의 별자리를 선물해주었지요...와~~

 

강 주위가 얼어 나룻배로 오가기 힘든 겨울을 나기 위해 수백 년 째 놓아왔던 섶다리 .....

예전에 물이 불어나는 여름에는 줄배를 놓았어도
강을 끼고 사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섶다리가 외부와 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고 한다.
그래서 동강을 끼고 있는 정선이나
서강을 끼고 있는 영월의 강마을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으나
이제는 실용적인 목적보다는 관광용으로 놓여지고 .....

    

 

 

 

 

  

 

 

 

  

섶다리는 폭이 좁아 한 사람만 겨우 건널 수 있다.
중간에서 사람을 만나면 비껴줄 수가 없다.
그러므로 강 양쪽에서 건널 사람이 동시에 있을 경우 누군가는 양보를 해야 되기 마련이다.

 

보기에 연장자가 먼저 건너는 건 당연한 이치였다.
그리고 무거운 짐을 졌거나 머리에 물건을 이고 있는 사람이 우선하였다.
신체 불편한 사람도 그가 다 건너올 때까지 기다려 주었고
아이를 업었거나 동행하였으면 먼저 건너게 했다.
마을에서 나가는 사람보다 들어오는 사람한테
다리를 양보하는 미덕은 손님 대접에서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리 위에서 사이 안 좋은 이를 만나 입장 난처함에 빠지기도 하고,
마을 어른들이 술 한잔 걸치고 건너다가 떨어지기도 했고,
소가 건너다 빠지기도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섶다리를 놓을 때,

① 먼저 배를 상류에 줄로 매어 놓고
Y자 형태의 물에 강한 물버들 나무를 거꾸로 박아 다릿발을 먼저 세운다.

 

 

 

② 그리고 그 위에 길이가 약 1m 정도로 양쪽 끝에 홈을 판 머그미를 얹고
그 홈에다가 다릿발을 끼워 움직이지 않게 나무 쐐기를 박는다.
(다릿발을 연결해 고정시키는데 쓰이는 나무를 '머그미',

상판에 해당하는 길고 굵은 나무를 '열모'라고 한다.)

 

③ 강을 낀 마을 사람들은 양쪽에서부터 교각을 세워 강 한가운데로 나오면서 다릿발을 세운다.
물이 깊고 물살이 세차 배를 고정시키기도 벅찬데
다릿발을 세우고 머그미를 씌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④ 이런 식으로 교각을 2m 간격으로 20m 쯤 세운 뒤
교각과 머그미 위에 길이가 약 4m되는 소나무를 걸쳐놓으면 뼈대가 완성된다.

 

 

 

⑤ 다리를 다 놓은 것과 마찬가지인 이때쯤이면
강 양쪽에서 솔가지와 갈나무 가지를 열모 사이사이로 엇갈려 끼워오기 시작한다.
솔가지와 갈나무 가지 끝이 다리 양옆으로 향하게 놓는 것은
섶(Y자 모양 나무로 된 다리 발)을 가려 발아래 강물 물살로부터의 공포감을 덜게 하기 위함이다.

   

 

⑥ 섶 위에 다시 흙을 덮었는데,
옛날에는 흙을 다지기 위해 뗏장을 떼다 흙과 함께 덮어 씌웠다고 한다.

 

 

 

섶다리는 물살에 잘 견디도록
가운데가 높고 상류쪽으로 불룩하게 놓은 역학적 구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나무와 흙으로만 이루어져
꼭 산길을 닮은 친환경 토속구조물로서의 섶다리는
못은 하나도 쓰지 않고 도끼와 끌로만 기둥과 들보를 맞춰
마치 지네발을 닮은 형상에
사람이 걸을 때면 출렁거리기도 해 엉성해 보이지만 상당히 견고한 편이다.

 

⑦ 섶다리가 완성되면
양쪽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최고 연장자를 앞세워
서로 마주보며 다리를 건너며 반가운 인사를 한다.
마을 사람들은 농악의 장단에 맞춰 한바탕 마을 잔치를 벌인다.


 

 

영월 주천면 판운 섶다리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남북과 동서로 뻗어 있어
크고 작은 산과 굽이굽이 강이 많기로 이름있는 영월 땅에서도 주천면 판운리는
늘 구름과 안개에 넓게 덮여 있어 '널운' 또는 '너룬'이라 불리기도 하는 곳으로,


오대산에서 발원하여 흘러들어 마을 앞을 흐르는 평창강 물길이

제법 강으로서의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하는 곳이다.
주천면 판운리 마을 청년의 회상에 의하면

TV를 산 것도 올림픽이 끝난 1989년이었을 정도로 오지였다고 한다.

 

 

 

 

판운리에서 주천리 쪽으로 조금만 가다가 산비탈 뒤로 휘어진 강줄기를 따라 들어가면
다리가 없다는 뜻의 미다리가 나온다.


여름 장마철이면 섶다리가 떠내려가 다리가 없는 때가 많았다하여
"다리가 없다(未橋)"는 뜻에서 "미다리(未橋)"라 했다는 것이다. 

  

강변의 비포장 길을 따라 들어가면 장충을 거쳐 매화꽃 구름을 닮았다는 매운마을이 나온다.


장충까지는 승용차로 힘들게 갈 수 있지만 매운은 지프가 아니면 못들어 가는데,
지금도 노인들이 지게를 지고 수십리 길을 걸어 다닌다.

사방이 모두 험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5가구의 작은 마을.
주민들은 '매룬'이라고 부른다.

 

판운리의 중심 마을인 밤뒤마을과 강 건넛마을인 미다리를 잇는 20m 길이의 다리....
밤뒤∼미다리, 미다리∼장충, 장충∼매운‥‥을 이어주는 섶다리....

판운리에서는 해마다 음력 9월 중순경 가을걷이가 끝나고 나면
장정 열댓명과 섶다리 놓는 방법을 알고 있는 노인 10여명 등 스물댓명이 모여
꼬박 이틀 동안 섶다리를 놓았다가 장마가 시작될 무렵인 이듬해 6월쯤 거둬들인다.
이렇게해서 판운의 섶다리는 2~3년을 썼다고 한다.

 

그러나 겨울철에 다리를 놓았다가
이듬해 여름 장마로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보내는
정선지방이나 동강 주변의 섶다리는
4∼5개월만 쓰는 임시다리라고 할 수 있다.

 

이곳 판운리에서도 1993년 597번 지방도로가 연결되면서
교통이 편리해지자 섶다리도 자취를 감췄으며,
동강과 조양강의 강마을도 섶다리를 놓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2000년 3월 다시 섶다리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이제 판운리 섶다리는 전국에서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소중한 다리가 되었다.

또한 매년 3월에는 섶다리 축제를 열고있는데 전국에서 유일한 다리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4년 당시)

(추가 : 무섬마을에서도 '외나무다리 축제'를 실시하고 있다 )

 

  

 

[명사] 덩굴지거나 줄기가 가냘픈 식물을 받쳐 주기 위하여 곁들여 꽂아 두는 막대기.
          / 나팔꽃에 섶을 대다. (국어사전에서)

 


 

■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술익는 마을(酒泉) 앞 주천강 쌍섶다리 재현

   

 

 

 

 

 

 

1457년(세조 3) 10월24일 단종이 영월에서 사약을 받고 승하한 뒤에도
백성들은 단종을 그리워하고 세조와 조정의 처사를 온당치 않게 여기는 민심이 내려오던 중
1699년(숙종 25) 3월2일,
조정에서는 당시 '노산묘'를 '장릉'으로 추봉하고
새로 부임하는 강원관찰사로 하여금 반드시 장릉을 참배하게 하였다.

 

원주에서 오는 관찰사 일행은 주천강을 건너야 했으나

사인교와 말, 그 일행들은 일반 외섶다리로는 건널 수가 없었다.
주천 주민들은 주천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은 주천리, 서쪽은 신일리가 맡아서
남녀노소 총동원되어 다리 하나씩 쌍섶다리를 놓아

관찰사 일행이 쌍섶다리를 건너 영월 장릉으로 향하게 하였다.

수일 후, 관찰사는 장릉의 참배를 마치고 다시 돌아가는 길에
이곳 주천에 머물면서 주민들에게 양식을 나누어주는 등
쌍섶다리 놓기에 수고한 백성들과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잔치를 베풀었다고 한다.


그 후로부터 민심은 정상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고, 이 쌍섶다리 놓기는 민속놀이로 전승되어 오고 있다.
1985년 제3회 강원도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연하여 민속놀이 부문 우수상에 입상하였다.

드디어 2003년 12월 21일, 300여 년만에 쌍섶다리 놓기 전통을 재현하였답니다.

   

 

■ 그 외에도

정선군 신동읍 운치2리 수동 섶다리(수동마을∼번들마을)가 유명하였고,

 

평창군 봉평면에서는
차량통행이 가능한 2차선의 봉평교 옆에 '효석문화제'를 즈음하여
매년 강의 반은 돌 징검다리이고, 나머지 반은 전통적인 섶다리가 놓여지고 있다고 합니다.

영월 김삿갓면의 마대산 '김삿갓묘' 앞 의 계곡에도 섶다리가 최근에 놓여졌다.

 

 

 

 

 

 

 

 

 

 - 내가 만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