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오딧세이] 일본 법학자가 쓴 “간도는 조선 땅” | ||
일본의 간도전문가였던 시노다 지사쿠(1872~1946)는 1938년 ‘백두산 정계비’라는 책을 썼다. 여기에는 간도에 대한 그의 연구가 집약돼 있다. 이 책은 2005년 ‘간도는 조선땅이다’(지선당)라는 이름으로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의 부록에는 1909년 간도협약이 체결된 당시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아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외무성에 출두하여 고무라 주타로 외무대신을 방문하였는데 고무라 대신은 거듭 나를 위무하고 일청외교의 경과를 대략 설명하였다. 안봉선 개축 문제로 최종 통첩을 보냈더니 청국 정부는 일본의 대결심을 알고 크게 놀라서 일본이 간도를 양보하면 만주의 여러 현안을 모두 일본의 주장대로 승인하겠다고 하여 대국적으로 생각할 때 여러 현안 해결의 호기라 믿고 일청 사이에 복잡하게 얽힌 일체의 문제를 해결하였다.
조선통감부 간도파출소 직원으로 발탁됐다. 간도 영토와 관련한 업무를 맡기 위해서다. 그는 백두산 정계비 건립, 이중하의 감계담판에 이르기까지 간도와 관련한 조선 근대사를 정리해 간도는 조선 영토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가 쓴 ‘간도 문제의 회고’에는 이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압록강 대안 및 훈춘 방면을 청국영토로 하는 대신에 간도일대를 조선영토로 하는 것이 가장 공평하고 타당하다.(…) “간도는 자연히 형성되어 한청(韓淸) 양국의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무인(無人)의 중립지대였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중립지대는 혹은 이를 간광지대 또는 완충지대로도 부르고, 국제간의 조약으로 성립되지만, 이 중립지대는 자연히 성립되었고, 한청 양국은 이백수십 년간 이 사실을 존중해 왔다. 그러나 그의 글에는 제국주의적 야망이 은연중에 드러나고 있다. 간도는 조선땅이라는 등식에는 조선땅이므로 당연히 일본땅이라는 의식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이런 그의 야망에까지 동의할 수 없다. 하지만, 역사에 관한 한 비전문가인 한 일본 법률가의 간도연구에 대해서는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시노다의 연구는 해방 이후 간도 연구의 기초가 됐다. 당시 번역되지는 않았지만 일본어를 아는 전문가들은 그의 책을 탐독했다. 한 간도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간도 연구가 아직도 시노다의 연구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탄식했다. 시노다의 책을 대하노라면, 자꾸만 부끄러워지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 - 윤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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