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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듬어보고(전시)

[국립중앙박물관]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특별전(방학맞이)

Gijuzzang Dream 2008. 6. 3. 21:15

 

 

 

7문7답으로 풀어보는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展’의 비밀  

 

 

 

방학맞이 ‘페르시아 여행’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요

 

<<“방학을 맞은 자녀와 함께 떠나는 페르시아 여행, 필수 준비물은 돋보기와 스케치북입니다.”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전이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은

자녀와 함께 전시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돋보기와 스케치북을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관람하면서 시간을 내 전시품을 스케치해 보면

화려하고 섬세한 페르시아 공예 기술의 진수를 제대로 느끼고

오래도록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주말에는 이런 ‘스케치와 관람’을 함께 즐기는 가족 나들이 관람객이 늘고 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실 내부에 있던

‘만국의 문’(아케메네스 왕조의 수도 페르세폴리스의 대문) 조형물을

전시실 입구로 내놓아 웅장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동서 문명 교류를 이끈 페르시아 문명을 관람하면서

가질 만한 궁금증을 일곱 가지 문답으로 풀었다.

 

유물 관련 퀴즈를 풀며 유물을 찾아다닐 수 있는 ‘나는 페르시아 탐험대장!’(일명 활동지)을

전시실 입구에서 받아 자녀와 함께하는 것도 좋다.

신양섭 한양대 문화재연구소 연구교수와 한수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 도움말을 줬다.>>




 

 

 

 

 

 

 

 

 

 

 

 

 

 

 

 

 

 

 

 

 

1. 유독 소, 사슴, 양을 묘사한 유물이 많아요. 왜 그런가요.

‘잔 모양 토기’(기원전 4000년)에는 뿔을 과장되게 묘사한 염소가 등장하고

몸 전체에 붉은색 염료를 칠한 주전자(기원전 1200년∼기원전 1000년, 오른쪽사진)도

흑소나 수사슴 모양이에요. 공통점이 뭘까요. 바로 뿔입니다.

페르시아인들은 뿔에 주술적 힘이 깃들었다고 믿어 뿔을 지닌 소, 사슴, 양을 신성시했습니다.

숭배의 뜻으로 이 동물들을 본뜬 그릇과 잔을 많이 만들었죠.

페르시아 유물에 유독 뿔 모양 잔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에요.


2. ‘날개 달린 사자 장식 황금 뿔잔’은 정말 아름다워요. 왜 사자 몸에 날개를 달았을까요.

‘사자 장식 잔’(기원전 1300년∼기원전 1200년)

처럼 사자를 형상화한 페르시아 유물이 많습니다.

 

 

‘페르시아-고대 문명의 역사와 보물(생각의 나무)’을 쓴 아나 반잔 이탈리아 밀라노 일륨대

교수에 따르면 사자는 악한 적을 쓰러뜨리는

용맹한 통치자와 동일시됐습니다.

또 페르시아의 신화에는

시모르그라는 신성한 새가 등장해요.

‘새 무늬 은병’(기원전 700년∼기원전 600년)의

새가 시모르그죠.

날개 달린 사자는 용맹한 통치자에게 신성함을 부여한 셈이에요.


3. 뿔잔이라지만 아래쪽에도 구멍이 뚫려 있던데요. 실용성이 있었을까요.

‘날개 달린 사자 장식 황금 뿔잔’(기원전 500년∼기원전 400년) 아래에도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요.

신이나 왕에 대한 의례 때 술이나 음료를 뿔잔에 부어

아래쪽에 난 구멍으로 흘러내리면 피알레(phiale·사진)라고 부르는 그릇에 받아 마셨죠.

전시작 중 아케메네스 왕조의 왕 크세르크세스 1세 이름을 새긴 황금 그릇이 바로 피알레입니다. 페르시아인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뿔의 영혼이 음료에 스며든다고 믿었답니다.

 

4. 눈부신 황금 유물이 참 많아요.

페르시아는 어디서 이렇게 많은 금이 났을까요.

소아시아의 리디아와 지금 아프가니스탄 인근의 박트리아는 고대 세계의 노다지였습니다.

아케메네스 왕조는 동쪽의 박트리아와

서쪽의 리디아를 동시에 지배했고

엄청난 황금이 수도 페르세폴리스로 흘러들어왔어요.

 

경복궁 근정전에 해당하는 아파다나 옆에 황금을 쌓은 보관 창고를 따로 둘 정도였죠.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페르세폴리스를 함락한 뒤 빼앗은 황금을 낙타 2만 마리, 마소 3만 마리에 싣고 갈 정도였다니 어마어마하죠.


5. 아후라 마즈다를 조각한 부조(사진)가 있던데요. 아후라 마즈다가 누구입니까.

아후라 마즈다는 페르시아의 대표 종교

조로아스터교의 최고 신이에요.

조로아스터교는

선과 빛의 신 아후라 마즈다와

악과 어둠의 신 아리만의 대결로 세상을 봤습니다.

 

선과 악 사이에서 끊임없이 싸우며

선과 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중시한 셈이죠.

 

아후라 마즈다의 양쪽에는 날개가,

아래에는 꼬리가 달려 있습니다.

기독교의 천사 형상은 사실 아후라 마즈다의 모습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6. 페르시아 인장은 무늬가 정말 예뻐요. 인장은 어디에 썼나요.

페르시아 인장(사진)은 우리 도장과 달리 인장 옆면에 무늬가 새겨져 있습니다.

여기에 비밀이 있어요.

사람들은 멀리 화물이나 서신을 보낼 때 포장 끈을 묶은 매듭 위에 점토 덩어리를 붙였답니다.

그러고는 인장을 눕혀 한 바퀴 굴리면 소유자를 표시하는 특유의 무늬가 점토 위에 남았죠.

이렇게 마른 점토로 봉인된 편지는 점토를 깨지 않고는 열어볼 수 없었어요.

인장 무늬는 연회, 동물이 싸우는 모습, 왕이 동물을 잡는 장면 등 다채롭답니다.

 

 

7. 우리 장식 보검을 꼭 닮은 단검이 등장하는

페르시아 유물이 있다고 하는데….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전’에 함께 전시 중인

보물 635호 신라 장식보검(5∼6세기 · 오른쪽 사진)은 삼국시대 전형적 검과 형태가 달라요.

칼 콧등이(손자루와 칼날의 경계 부분)가 특이하죠. 양쪽이 아니라 오른쪽만 뭉툭하게 튀어나와 있어요.

 

페르세폴리스 출토

‘아키나케스(단검)를 조공하는 메디아인 부조’

(아케메네스 왕조 · 왼쪽 사진)를 봅시다.

 

칼콧등이가 오른쪽만 뭉툭하게 튀어나온 모습이 장식보검을 꼭 닮았습니다.

페르시아의 아키나케스가

신라에 영향을 미친 셈이죠.

- 동아사이언스, 2008년 07월 18일,

- 윤완준 동아일보 기자(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