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어보고(전시)

[서울역사박물관] 세상을 담는 그릇, 발우 展

Gijuzzang Dream 2008. 3. 12. 13:27

   

 

 

 

 

  

 

 

 세상을 담는 그릇,  발우 展
 
 
 

전시 기간 :  2008. 3. 18(화) ~ 4. 13(일)

장      소 :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A


 

내    용 : 세계 고승의 발우 등 승물 250여 점

 주      최 : 대한불교조계종 몽운사, 서울역사박물관,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주      관 : 세계고승대덕 승물 전시위원회

 후      원 : 문화관광부,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불교TV, 불교방송, 불교신문, 현대불교신문사, 대한항공 
 
 

전시주최 배경

   - 고승들의 발우와 승물 18물을 통해 발우공양의 의미와 불교의 수행정신을 알리고
   - 서울시민에게 불교의 가르침인 자비, 평등, 청결, 절제 등을
     스님들의 발우, 선화, 선필을 통해 보여주고
   - 서울시민의 현대생활에서 필요한 생명사상과 더불어
     일반인들에게 불교의 불보, 법보, 승보의 미를 알리며
   - 사찰음식공양, 참선 체험등을 통해
      진정한 삶을 찾는방법을 모색하는 기회를 가질수 있도록 하기 위함.
 
 
주요 전시 유물

  - 제   1  관 :  Prologue - 발우공양의 의미전달, 효율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한 영상물 상영
  - 특  별  관 :  달라이 라마 발우 및 가사 전시
  - 선 서화관 :  큰스님들의 선화 전시 및 시연
  - 승  보  관 :  18승물 소개, 불교의 법(불교에서의 깨달음)의 상징물 전시

 
 
개관시간

  - 평일 : 오전 9시 ~ 저녁 10시
  - 휴일(공휴일포함) : 오전 10시 ~ 저녁 7시
    ※ 매주 월요일은 휴관

 

부대행사 - 매일 오후 2시 : 야단법석

 

 

 

 

 
 

 

 

 

-세상을 담는 그릇 보러오세요” -

 

 

 

지명스님의 ‘깨달음의 벗, 승물 18물의 지혜 - 발우전’

 

 

스님들의 바랑 안에는 수행할 때 꼭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 ‘승물 18물’ 이 들어있다.

 

승물 가운데 하나인 발우(鉢盂)는 ‘스님들의 밥그릇’이다.

그러나 발우는 단순한 밥그릇이 아니라 탁발에 의지하고

무소유로 구도정진하는 수행자를 표현하는 승물이다.

 

이러한 한국의 고승대덕 및 해외스님들의 발우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인천 백령도 몽운사 주지 지명스님이 세계고승대덕승물 전시위원회와 함께

3월 17일~4월13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세상을 담는 그릇-발우전’을 개최한다.

 

발우를 비롯해 가사, 육환장, 석장 등 깨달음을 상징하는 승물 18물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회에는 경봉스님, 구하스님, 석주스님 등이 생전에 쓰던 발우 뿐 아니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철발우,

링 린포체의 목발우,

캄보디아 불교지도자 텝봉스님의 철발우,

미얀마불교종정 우꾸마라 스님의 철발우 등

국내외 고승들의 발우 100여 점이 전시된다.

 

 

 

 

# 국내외 고승 발우 100여 점 전시

 

발우전시와 함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발우 공양체험관을 설치해

음식을 공양할 수 있도록 해준 모든 생명과 인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한없는 하심(下心)의 자세, 음식을 절제하고 함부로 낭비하지 않고,

음식을 통해서 탐욕을 제거하는 정신 등 발우에 담긴 환경. 생태적 사상을 널리 알린다.

 

“해인사 강원을 다니던 시절 사용하던 발우에 금이 간 일이 있었는데

한 스님이 준 옹기로 된 발우를 조심스레 사용하면서 자연히 발우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지명스님은

“ ‘삼의일발(三衣一鉢)’의 정신은 수행자의 모습과 사찰 경제의 상징이면서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깨우침을 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꾸준히 발우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던 스님은 지인들의 도움과

스님의 발품 그리고 석주스님, 혜남스님 등 한국불교 원로급 스님들의 발우 희사와

도반스님들의 세계 각국 유명스님 발우 희사로 발우를 수집해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과는 다른 해외 불교국가의 발우를 비교. 검토해 보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스님들이

어시발우(밥을 담는 큰 발우), 1분자(국 발우), 2분자(반찬 발우), 3분자(청수 발우) 등

4개 1조로 돼 있는 목발우를 주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인도나 남방불교에서는 부처님 재세시처럼 하나의 큰 발우를 쓰며

대부분 철(鐵)발우이거나 패엽(貝葉)발우, 금발우, 도자발우 등을 다양하게 사용한다.

 

 

# 스님 선서화전. 소참법문도 내려

 

또한 전시 기간동안

성철. 청담. 일타. 석주. 중광. 원담. 수증스님 등의 선서화전과

수안. 설봉스님 도자전을 비롯 법사스님 초청 소참법문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조계종 총무원 교육원장 청화스님, 포교원장 혜총스님, 도선사 주지 선묵스님,

통도사 주지 정우스님, 통도사 전계대화상 혜남스님, 능인선원장 지광스님,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 등 20여 명의 법사스님이 참석한다.

 

지명스님은 “전시를 통해 소욕지족하는 삶 속에서 공양과 시주, 탁발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수행자의 사상 그대로 드러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 임나정 기자 muse724@ibulgyo.com

[불교신문 2407호/ 2008년 3월8일자]

 

 

   달라이 라마 '발우' 한국에 기증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사용하던 발우(鉢盂)가 국내 사찰에 기증됐다.

달라이 라마가 기증한 철발우(위)와 오색 타르초(아래)

2006-07-25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사용하던 발우(鉢盂)가 국내 사찰에 기증됐다.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은
백령도 연화정사 주지 지명스님이 최근 달라이 라마의 철발우를 기증받아
사찰 내 발우전시관에 보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철발우는 지름 26㎝로, 받침대를 포함한 높이 22㎝ 크기이다.

달라이 라마는 이와함께 신도들을 축복하기 위해 나눠주는 오색 타르초(티베트 깃발),

살구, 향 등 소품들도 함께 기증했다.

 

티베트 불교의 상징, 징번(經幡)은 오색깃발이다.

황색은 토지(땅), 흰색은 하천(물), 홍색은 불, 청색은 하늘, 녹색은 초원을 상징한다.

오색깃발에 불경을 적어 집과 거리 곳곳에 달아 인간의 소망을 바람에 실어 신에게 전한다고 믿는다.

 

징번은 크게 룽다와 타르초로 구분된다.

'타르초(Tharchog)'는 긴 줄에 정사각형의 깃 폭을 이어단 것으로 만국기 형태다.

타르초는 불, 우주, 땅, 공기, 물을 의미하는 오색 깃발로 불경을 적어 집과 거리 곳곳에 매단다.

'룽다(Lungda)'는 긴 장대에 매단 한 폭의 길다란 깃발로

바람이란 뜻의 '룽'과 말이란 뜻의 '다'가 합쳐진 말이다.

 

타르초가 가로로 매어놓은 오색 경전깃발이라면

룽다는 세로로 기둥에 매어놓은 경전깃발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히말라야의 산언덕이나 산간마을의 어귀에서 어김없이 바람에 나부끼는 룽다의 깃발은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말갈퀴가 휘날리는 것 같다.

각기 천에 불경이 씌어 있는 것과 온 세상에 부처님의 말씀이 퍼지라는 염원이 담겨 있는 것은

타르초나 룽다가 마찬가지이다.

천으로 된 룽다는 형체가 닳아 없어질 때까지 그대로 놓아둔다.

그러나 타르초는 해어지면 새 것으로 교체한다.

 

 

 

세상을 담는 그릇 '발우'의 미학

 

 

탁발을 나갔다 돌아오던 경허 스님이

쌀이 가득 담긴 바랑을 멘 채 힘겹게 뒤따르던 제자 만공에게 말했다.
"바랑이 무거운가? 내 자네 바랑을 좀 가볍게 해주겠네."

 

마침 어느 마을을 지나던 경허는

우물가에서 물동이를 이고 나오던 아낙네의 두 귀를 잡고 입술을 맞췄다.
여인의 비명소리에 동네 사람들이 몽둥이를 들고 쫓아오자 두 스님은 온힘을 다해 도망쳤다.

한참을 달리던 경허가 만공에게 물었다.
"바랑은 잘 있는가?"

만공이 "아차, 바랑!" 하고 찾아보니 바랑은 어깨에 둘러멘 그대로였다.

무거운 것은 과연 무엇인가.
바랑인가, 마음인가.
이처럼 수행자에게는 일상의 모든 사물과 행동이 깨달음의 계기가 된다.


불교 수행자들이 지녔던 승물(僧物)과 고승들의 선서화(禪書畵) 및 도자예술 등을 통해

무소유와 소욕지족(小慾知足)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18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세상을 담는 그릇 - 발우' 이다.
대한불교조계종 몽운사와 중앙신도회 등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기획전에는

14개국 발우 100여점과 스님들이 지녔던 '승물 18물' 30여 점,

선서화 257점과 도자 115점 등이 전시된다.

이중 '승물 18물'은 스님들이 걸망 속에 갖고 다니거나 최소한의 소유가 허락된 물건들.

승단이 소유를 허락한 세 종류의 옷(三衣)과 발우,

양치용 나뭇가지인 양지,

녹두나 팥 따위를 갈아 만든 가루비누 조두,

석장(지팡이), 물병, 머리 깎을 때 쓰는 칼, 불·보살상과 경전 등 다양한 물건들이 실물로 전시된다.

죽비, 목탁, 염주, 금강저, 부채 등도 소개한다.

특히 밥그릇인 발우는

무소유와 무욕의 상징이자 전법의 신표로 사용됐던 물건.

구하 · 경봉 · 석주 · 도영 · 혜남 등 한국 고승들이 썼던

목발우 · 와발우 · 철발우 · 도자발우 · 방짜발우 등과

중국 · 몽골 · 대만 · 일본 · 티베트 · 미얀마 등의 다양한 발우가 전시된다.

달라이 라마가 썼던 철발우도 공개된다.



발우공양을 재현한 닥종이 및 도자기 인형 100여 점도 관심을 끈다.

또 서옹 · 서암 · 혜암 등 역대 조계종 종정들과

원담 · 석주 · 경봉 · 혜인 · 고산 · 원응 스님 등이 깨달음의 세계를 표현한 선서화들은

보는 이를 심오한 선의 세계로 이끈다.
선화의 대가로 손꼽히는 수안 스님의 그림 120여 점,

설봉 스님의 도자에 수안 스님의 그림을 담은 도자기 100여 점,

도예 명장 천한봉씨와 무형문화재 김정옥씨의 사발과 다기세트 등도 전시된다.
- 한국경제, 
2008-03-12

 

 

 

 

'발우' 모으는 백령도 몽운사 지명스님


"수행자 무소유의 표상… 공양 비우듯 욕심도 비웠으면…"


지명스님이 인도 다람살라에 머물고 있는 티베트 불교 까규파의 수장 17대 카르마파가 최근까지 사용하다가, 한국 비구니 스님을 통해 기증해온 발우를 앞에 놓고 설명하고 있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는 200년 동안 절이 없었던 섬이다.

조선 후기 먹고 살 것이 없어 사람들이 떠나자

스님들도 함께 떠났고 절은 무너졌다.

 

지명(智明ㆍ44) 스님은 5년 전 섬에 들어가

조그만 절을 짓고 수행하며 살고 있다.

백령도가 효녀 심청 설화의 무대라서 ‘효행의 집 몽운사’라는

이름을 붙인 절은 슬라브 지붕의 조촐한 누옥이지만

평양을 향해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높이 9m의 해수관음상이 서 있다.

 

인천의 한 절에 살면서 백령도의 군부대들로 위문을 다닌

인연으로 그 외딴 섬에 절을 열게 된 지명 스님이

발우(鉢盂ㆍ스님들이 쓰는 밥그릇)를 100여 벌이나

소장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갔다.

 

‘일발삼의(一鉢三衣ㆍ발우 하나와 옷 세벌)’라는 말처럼

발우는 탁발에 의지해 무소유의 삶을 사는 출가 수행자들의

표상이었다. 특히 선종에서 발우는 밥그릇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것은 수행의 매개이며,

초조 달마대사로부터 육조 혜능대사에 이르기까지

제자들에게 깨달음을 전한 전법(傳法)의 상징이었다.

 

“몇 해 전 어느 노스님이

발우를 얼마나 모았느냐고 물으시더군요.

80여 벌 된다고 했더니

‘나는 한 벌 가지고도 평생 먹고 사는 데

너는 얼마나 얻어먹으려고 그러느냐’고 말씀하셨어요.”

 

8일 인천 도화동의 조그만 포교당에서 만난 스님은

꾸밈 없이 말을 건넸다.

해인사 강원을 다니던 시절 그가 사용하던 목(木ㆍ나무)발우에

금이 간 일이 있었다.

선배 스님이 옹기로 된 발우를 건네 줘 공양(供養)할 때마다

부딪쳐 소리가 날까 깨질까 조심조심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금은 절이 세상에 물들어 많이 퇴색됐지만

‘일발삼의’는 수행자의 모습과 사찰 경제의 상징이었습니다.

그 취지로 좀더 다가서서 그렇게 살고 싶었고,

발우를 좀더 조명해보고 싶었습니다.”

 

지명 스님은 강원을 졸업하고

불국사 선원 등 여러 선원에서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을 본뜻으로 하는

선(禪) 수행을 하면서도 발우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고

주변에 부탁해 발우와 관련 자료를 모았다

 

구하(1872~1965)스님, 석주(1909~2004)스님 등 국내의

여러 노스님들이 썼던 발우 뿐만 아니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불광산사의 성운 스님, 미얀마의 우꾸마라 스님,

태국의 프라자라타나 몰리 스님 등

외국의 유명한 고승들의 발우도 그의 손에 들어왔다.

 

지금 우리 스님들이 쓰는 발우는 대부분 목발우로

어시발우(밥을 담는 큰 발우),

1분자(국 발우),

2분자(반찬 발우),

3분자(청수 발우) 등 4개 1조로 돼 있지만,

 

붓다 재세 시에는 큰 발우 하나를 사용했으며

지금도 인도나 남방불교에서는 탁발할 때

하나의 큰 발우를 쓰며 대부분 철(鐵ㆍ쇠)발우이다.

 

지명 스님은 얼마 전 그렇게 모은 발우와 자료를 모아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한 세계’를 잠깐만이라도 느껴보시라”며

<깨달음의 벗 천하일발>(이른아침)이란 책을 펴냈다.

 

발우와 관련된 공양, 탁발, 시주 등에 관한 이야기와

세계의 여러 발우들의 사진을 담았다.

 

3월 중순부터 한달 동안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발우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제가 출가하던 80년대 중반만 해도

주지 안 한다는 스님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물 좋은 수도권 절로 모이는 게 세태입니다.

걸망 메고 만행하는 모습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없이 사는 게 자랑은 아니지만 수행자는 당당할 수 있습니다.

제 주변의 도반들을 봐도 주지 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지명 스님은 발우로 표상되는 수행자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 ⓒ 한국아이닷컴, 남경욱기자 2008/01/09

 

 

 

 

 발우(鉢盂) = 바리때  

 

 

바리 · 바루 · 발다라(鉢多羅) · 바루라 · 응기(應器) · 응량기(應量器)라고도 한다.

승려 각자가 1벌씩 가지고 있으며, 소중하고 깨끗하게 다룬다.

 

본래는 철발(鐵鉢)과 와발(瓦鉢)이 주였는데, 한국에서는 목발(木鉢)을 주로 쓴다.

목발은 나무로 깎아 만들고 칠을 하는데,

대추나무 · 단풍나무 등의 통나무를 토막 내어

크고 작은 것을 여러 개 파서 5~7층 가량 포개어 1벌이 된다.

  

 

 

발우공양 때 염송하는 "오관게(五觀偈)"

 

 

계공다소양피래처 (計功多少量彼來處)

촌기덕행전결응공 (忖己德行全缺應供)

방심이과탐등위종 (防心離過貪等爲宗)

정사양약위료형고 (正思良藥爲療形枯)

 위성도업응수차식 (爲成道業應受此食)  

 

온갖 정성 두루 쌓인 이 공양을

부족한 덕행으로 감히 받기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다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수행자의 궁극적 목표는 깨달음에 있으며,

그것은 곧 번뇌로부터의 해방 상구보리(上求菩提)와 중생구제(下化衆生)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수행의 외형적인 모습의 구도적 과정을 무소유(無所有) 가치관이라고 한다.

이것은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일발삼의(一鉢三衣) 정신이기도 하며,

스님들의 가치관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말하는 일발(一鉢)은

스님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식생활 도구인 발우(鉢盂)를 뜻하며

삼의(三衣)는 가사(옷)를 말한다.

 

말 그대로 발우 하나와 옷 세벌로 수행의 의지처를 삼는다는 이야기이다.

 

 

발우는 가사와 더불어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모습이나 의식은 나라와 환경에 따라 다소 변화하기는 하였으나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지금껏 전래되어 왔으며,

불교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지니고 있다.

 

또한 발우와 발우 공양에 담긴 의미는

불교의 모든 사상과 정신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스님들의 밥그릇을 '발우(鉢盂)'라고 하는데

'적당한 양을 담는 그릇'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스님들이 하는 식사를 '발우공양(鉢盂供養)'이라 한다.

 

발우공양은 수행과 삶이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발우공양은 먹을 만큼의 양을 덜어 먹고,

숭늉과 김치 조각으로 깨끗이 닦아 먹고,

다시 맑은 물로 깨끗이 씻은 뒤 발우수건으로 닦는 과정을 거치는 식사법으로,

전체 대중이 모여 함께 하고 찬이 모자라면 서로 나누어 먹는다.

또 공양을 마친 뒤 공동체 성원이 모두 모여 의견을 나누고 알리는 대중공사를 한다.

 

'발우공양'은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을 가르친다.

소화하기 힘들 만큼 배부르게 먹고,

남은 음식을 함부로 버리는 우리의 생활습관을 되돌아보게 한다.

소비하는 일상적인 삶을 넘어 생산하는 삶을 배우게 한다.

 

발우공양에 담긴 평등, 절약, 청결, 공동체 정신은

현대 문명의 위기를 드러낸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생태주의 사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깨달음의 벗, 승물 18물의 지혜展’

 

 

 

 

세속적인 욕구를 떨쳐버리고 깨달음에 다가서고자 하는 불교 수행자들의 바랑에는

정진할 때 갖춰야 할 최소한의 도구인 승물(僧物) 18가지가 들어 있다.

18가지 승물은

세 종류의 옷을 말하는 삼의(三衣), 스님들이 사용하는 밥그릇인 발우(鉢盂),

오늘날의 칫솔을 말하는 양치용 나뭇가지인 양지(楊枝),

자리에 깔고 앉거나 절을 할 때 펴는 천인 좌구(座具),

머리나 손톱 등을 깎을 때 쓰는 작은 칼인 도자(刀子) 등이 필수적이다.

이 가운데 발우는

탁발에 의지하고 무소유로 구도정진하는 수행자를 표상하는 승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발우는 단순히 스님들의 밥그릇만이 아니라

깨달음의 상징인 불(佛)과 부처의 가르침인 법(法)을 담는 그릇이요,

음식을 공양할 수 있도록 해준 모든 생명과 인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한없는 하심(下心)의 자세도 담겨 있다.

또한 발우는 석가모니 이래 불법이 전래되는 과정에서

전법제자에게 법을 전하는 상징물로도 쓰였다.

발우와 승물 18물을 통해

공양과 승물의 의미, 불교의 수행정신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기회가 마련된다.

백령도 몽운사(주지 지명)는

3월 17일부터 4월 13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 전시실에서

‘깨달음의 벗, 승물 18물의 지혜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선지식들의 발우를 100여 벌이나 모아온

발우박사(?) 지명 스님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場이다.

 

지명 스님은 불국사 선원 등 여러 선원에서 선(禪) 수행을 하면서

발우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고 주변에 부탁해 발우와 관련 자료를 꾸준히 모았다.

구하(1872~1965) 스님, 석주(1909~2004) 스님 등 국내의 여러 노스님들이 썼던 발우 뿐만 아니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대만 불광산사의 성운 스님, 미얀마의 우꾸마라 스님,

태국의 프라자라타나 몰리 스님 등 외국의 유명한 고승들의 발우도 그의 손에 들어왔다.

 

지금 우리 스님들이 쓰는 발우는 대부분 목발우로

어시발우(밥을 담는 큰 발우), 1분자(국 발우), 2분자(반찬 발우), 3분자(청수 발우) 등

4개 1조로 되어 있지만,

 

붓다 재세 시에는 큰 발우 하나를 사용했으며

지금도 인도나 남방불교에서는 탁발할 때 하나의 큰 발우를 쓰며 대부분 철(鐵ㆍ쇠)발우이다.

 

지명 스님은 얼마 전 그렇게 모은 발우와 자료를 모아

<깨달음의 벗 천하일발>(이른아침)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베트남,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등의 선지식들이

사용하던 발우 100여 점이 선보인다.

이외에도 수안, 범주, 석주, 청담 스님 등 200여 점의 선서화도 전시된다.

또한 가사, 불감, 죽비 등의 승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032)864-9711
- [현대불교] 2008년 03월 10일

 

 

 

 

 무소유의 상징, 발우와 공양에 관한 모든 것


세속적인 욕구를 떨쳐버리고 깨달음에 다가서고자 정진하는 불교 수행자들의 바랑에는

정진할 때 가주어야 하는 최소한의 도구, '승물 18물'이 담겨 있다.

 

삼의(三衣), 발우(鉢盂), 좌구, 녹수낭 등 18개의 승물들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그 내용과 의미가 약간씩 다르기도 하지만,

최소한의 물건만 지니는 무소유의 검박한 살림살이의 기본 정신에는 차이가 없다.

이러한 승물 가운데 특히 발우는

탁발에 의지하고 무소유로 구도 정진하는 수행자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

발우는 단순히 스님들의 밥그릇만이 아니다.

발우에 담기는 것은 밥이나 반찬이 아니라 깨달음의 상징인 불(佛)이요,

부처님의 가르침인 법(法)이며, 무소유의 청정한 마음과 깨달음의 지혜이다.

 

발우에는 또 음식을 공양할 수 있도록 해준 모든 생명과 인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한없는 하심(下心)의 자세도 담겨 있고,

도무지 채워지지 않는 깨달음에 대한 수행자들의 허기도 담겨 있다.


발우와 승물에 담긴 의미는 불교의 모든 사상과 정신을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다.

예컨대, 일개의 나무 지팡이가 수행자들의 손에 들리게 되면,

개미와 같은 미물들에게 의도하지 않은 삶과 죽음의 귀로에서 벗어나게 하는

자비의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발우는 석가모니 이래 불법이 전래되는 과정에서 전법제자에게 법을 전하는 상징물로도 쓰였다.

중국 선종의 초조 달마에서 육조 혜능에 이르기까지 법을 전하는 증표는 스승의 가사와 발우였다.

 

  백령도 몽운사 주지인 지명(智明)스님이 펴낸

  '깨달음의 벗, 천하일발'(이른아침 펴냄)은

  불교의 모든 사상이 담겨 있는 발우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책에는 발우의 유래, 재질과 구성, 전법도구로서 의미,

  발우 공양, 탁발에 얽힌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조선시대 서산대사를 비롯해

  근현대 한국불교의 고승들인 만공스님, 경봉스님, 일엽스님 등의 발우를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철발우 등 외국 스님들의 발우도

  다양하게 소개돼 있다.

 

발우에 담아야 할 건 한량없는 겸손
 
 

평생 무소유를 지향해야 할 수행자의 삶.

하지만 발우는 헤진 가사와 더불어

수행자에게 소유가 허락된 몇 안 되는 물건 가운데 하나다.

극도로 절제된 삶을 위한 최소한의 도구이자 탁발에 의지하고

무소유로 구도 정진하는 수행자의 표상인 것이다.
그런 까닭에 발우는 단순한 밥그릇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발우에는 무소유의 검박한 마음과 깨달음의 지혜,

또 뭇 생명에 대한 한없는 감사의 마음과

깨달음에 대한 수행자들의 허기도 소복이 담겨 있다.

옛 조사 스님들이 제자에게 전법의 증표로 굳이 발우를 물려주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명 스님의 『깨달음의 벗, 천하일발』은

이런 발우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물론 올바른 발우공양 방법까지

세세히 알려주는 발우의 지침서다.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이

“이 책을 통해 산사의 발우공양은 더욱 여법하게 완성되고,

대중들의 평범한 한 끼 공양도 부처님의 지혜와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게 될 것”

이라 강조한 것도 자주 접하면서도 애써 외면했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은은한 향기가 배어있기 때문이다.

 

저자인 지명 스님에 따르면
‘승(僧)’자는 세속적인 욕구를 떨쳐버리고 깨달음에 다가서기 위한
진정한 수행자로서의 삶을 뜻한다. 또 ‘마음이 편안한 모양’이란 의미도 지니고 있다.
 
지명 스님은
“오랜 수행을 몸소 실천하면서 청정한 정신력이 깃들게 된 세계 각국 수행자들의
발우와 승물들을 조명해봄으로써, 이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이 편안한 세계’를
짧은 순간이나마 만끽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발우라는 수행자의 벗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운수행각의 구도적 여정이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 책에는 맑고 향기로운 공양이야기를 비롯해 탁발과 보시이야기가 그득하다.

 

부처님께서 외도였던 가섭 삼형제를 귀의케 하고

그들이 섬기던 용을 발우에 넣어 방생한 연유로

부처님의 밥그릇을 향용발이라 부르게 된 사연,

 

배를 채우기 위해 출가한 이에게 부처님께서

‘오직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삼아 깨달음을 성취하고자 하는 대서원으로

공양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야기,

 

황제가 된 양무제의 전생, 만공 스님의 무거운 바랑, 아난의 지혜로운 걸식,

숯 굽는 노인의 소원과 감자공양, 욕심꾸러기 허 서방의 거름 공양 등

재미있으면서도 곳곳에 지혜가 번득인다.

 

 

 
또 발우의 지침서답게
발우의 유래, 재질과 구성, 발우로 전해진 불법이야기도 싣고 있다.
특히 서산, 구하, 석주, 설봉, 만공, 경봉, 도영, 혜남, 법상, 일엽 스님 등
우리나라 큰스님들과 달라이라마, 성운 스님 등 외국 고승의 발우,
여기에 현대 도예가들이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발우작품들 또한 좋은 볼거리다.

 

지명 스님은 1988년 출가해 법주사 승가대학을 졸업했으며,

불국사 선원을 비롯한 제방에서 수행했다.

스님은 현재 백령도 효행의 집 몽운사 주지와 함께

조계종 인천사암연합회장 소임을 맡고 있기도 하다. 

- 법보신문, 934호 [2008-01-21]

 

 

  

 

 발우(鉢盂)

 

 단순한 밥 그릇 아닌 법을 담는 ‘法器’

 
“부처님 때부터 우리에게까지 전해진,
적당한 양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내가 이제 받아 펴오니
원컨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보시하는 사람,
보시 받는 사람, 보시한 물건이 함께 청정하게 하소서.”
 
 
스님들이 공양 때마다 외는 전발게(展鉢偈)다.
발우를 펴면서도 모든 인연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부처님의 가르침(佛敎)이다.
 
발우(鉢盂)는 사찰에서 스님이 쓰는 밥그릇을 가리키는 말이다.
산스크리트어 파트라(patra)의 중국식 표기인
발다라(鉢多羅)의 준말인 ‘발(鉢)’과 그릇을 뜻하는 ‘우(盂)’자가 붙어 발우가 됐다.
바리. 바루. 바루라. 응기(應器). 응량기(應量器)라고 부른다.

스님들이 발우공양을 하는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발우의 유래는 부처님 재세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전에 따르면
발우는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에게 두 상인이 공양을 올릴 때
처음 만들어졌다.
 
<마하승기율〉제29권에는
발우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나와 있으며,
비슷한 내용을〈과거현재인과경〉 제3권, 〈보요경〉제7권,
<방광대장엄경〉제20권 ‘상인몽기품,’
<불본행집경〉제32권 ‘이상봉식품’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때 부처님은 보리수나무 아래서 대각을 성취하고
선정에 들어있었다.
마침 발리카와 타풋사라는 두 명의 상인이
부처님이 계신 곳을 지나게 됐다. 갑자기 천신이 나타나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께서 세상에 나오셨는데,
그대들은 맨 먼저 공양을 올릴지니라”하고 말했다.
 
 
천신의 얘기를 들은 상인들은 부처님에게 꿀과 보릿가루를 올렸다.
상인의 공양을 받은 부처님은
‘과거의 모든 여래, 응공, 정변지께서는 손으로 음식을 받았을까.
그릇으로 음식을 받았을까’하고 생각했다.
부처님의 생각을 알아차린 사천왕은 저마다 황금발우 하나씩을 만들어 올렸다.

그러나 부처님은 “황금발우는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모든 보배발우는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천왕은 다시 돌발우를 가지고 왔다.
‘만약 한 왕의 발우만 받으면 나머지 왕들은 반드시 원망하리라’고 생각한 부처님은
네 왕의 발우를 모두 받아 손바닥 위에 포개 놓고 눌러 하나가 되게 하되,
네 쪽은 각기 나타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4합의 발우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발우는 색과 재질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되는데,
<사분율> 제9권에는 여섯 가지로 열거해놓았다.
 
“발우는 크게 쇠발우와 진흙발우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종류는
쇠발우, 소마나라의 발우, 오가라나라의 발우, 우가사나라의 발우, 검은 발우, 붉은 발우 등
여섯 종이다. 발우 크기는 큰 것은 서 말이요, 작은 것은 한 말 반”이라고 규정했다.

<마하승기율> 제29권을 보면 부처님은 흙으로 빚은 발우의 색도 정해 놓았다.
첫째는 공작새의 목구멍 같은 색이요,
둘째는 가릉빈가 새와 같은 색이요,
셋째는 집비둘기 같은 색이다.
금색이나 은색의 기와발우는 허락하지 않았다.
 
또 발우 밑에는 받침대 역할을 하는 만다라의 굽을 만들어야했다.
만다라가 없는 발우는 땅에 놓아서는 안 되고, 나뭇잎 위나 풀 위에 놓아야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목발(木鉢)은 부처님 당시에는 때가 잘 타서 더럽혀지기 쉽고,
외도의 표식이기 때문에 수용하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나무발우를 주로 쓰는데,
대추나무. 단풍나무 등의 통나무로 만들며 칠을 해 사용하고 있다.
 

부처님 당시부터 등장하는 공양 그릇

색. 재질 등에 따른 구분 경전서 확인 / 청정한 수행과 전법의 상징으로 애용

 

한 벌의 발우는 청정한 수행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모든 것을 버리고 출가한 수행자가 유일하게 소유할 수 있었던 것은
‘세벌의 옷과 탁발할 수 있는 하나의 발우’(三衣一鉢)가 전부였으며,
여벌의 발우를 갖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다.
 
좋은 그릇을 갖는 것을 많이 갖는 것 또한 금기시했는데, <사분율〉제9권에 그 연원이 나온다.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발난타라는 비구가 자신이 쓰던 발우가 깨지자 거사들을 찾아다니며
“내 발우가 깨졌으니, 나를 위해 발우를 장만해 주시오”라고 청했다.
얘기를 들은 거사들은 저마다 “한량없는 복을 지었다”고 기뻐하며 발우를 공양했다.
그 때 한 비구가 재가자들로부터 여러 개의 발우를 받은 발난타 비구를 나무랐다.
 
그러자 부처님은 “다섯 번 꿰매지(五綴)도 않고 새지도 않는데 좋은 것을 갖기 위해
새 발우를 구하지 마라. 만약 다섯 번 꿰맸어도 새지 않는다면 새 것으로 바꾸지 말라”고 말했다.
이후 스님들은 발우를 함부로 새것으로 바꾸지 않았다.
깨진 발우는 꿰매어 쓰는 것이 일반화 됐다.

발우는 또 수행의 매개이기도 했다.
부처님을 비롯해 수많은 출가자들은 매일 아침 발우를 들고 탁발을 다녔다.
가난한 집과 부잣집을 가리지 않고 차례로 찾아가며,
일곱 집을 넘지 않되, 밥을 얻지 못하면 돌아와야 하는 엄격한 위의 속에서 걸식을 하며,
수행자는 하심(下心)을 배웠다.
또 재가자들은 스님들에게 발우를 공양하는 것을 한량없는 공덕으로 여겼다.

발우는 밥그릇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바로 전법(傳法)의 상징이다.
 
중국 선종에서 발우는 가사와 함께 법을 전하는 증표로 쓰였다.
보리달마스님으로부터 혜가. 승찬. 도신. 홍인. 혜능스님에 이르기까지
법을 전하는 과정에서 스승은 제자에게 ‘의발(衣鉢)’을 전수했다.
<경덕전등록> <육조단경> 등에는 역대 조사들이 법을 전하는 모습이 기록돼 있다.
그러나 의발의 전수는 6조 혜능스님에 이르러 그친다.
 
홍인스님은 제자인 혜능스님에게 의발을 전하면서
“의발을 전하며 법을 전한다고 했지만 분쟁의 여지가 있으니 너에게서 그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며
“다시는 다른 사람에게 전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처럼 발우는 단순한 식기가 아니라 법기(法器)이며, 검소한 수행자의 표상이다.
지금도 모든 스님은 한 벌의 발우를 소중하고 깨끗이 다룬다.
이를 통해 소욕지족을 실천하며, 하심을 배우는 것이다.
-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 자비의 탁발 행사

지난해 4월 화마가 휩쓸고간

양양.고성지역을 복구하기 위해 불교계도 적극 나섰다.

사진은 2005년 4월12일 춘천시청 앞에서 열린 강원불교연합회의 ‘자비의 실천운동’ 탁발행사.

불교신문 자료사진

"탁발(托鉢)"
문자 그대로 발우를 내미는 행위다.
스님들이 가가호호 돌아다니며 공양물을 청하는 탁발은
부처님 당시부터 내려온 풍습이다.

스님은 신도들이 정성껏 내어준 음식을 먹고 수행의 힘으로 삼았고,
신도들은 스님에게 공양을 올림으로써 복을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발우가 동냥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탁발의 참뜻이 훼손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종단 중심으로 전개된 자비의 탁발행사가
호응을 얻으면서 탁발의 참된 의미가 살아나고 있다.
 
 
발우 들고 다니며 권선, 새 모연(募緣) 방식으로 정착

2005년 1월 지진해일 참화를 입은 스리랑카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종단 전체가 나서 자비의 탁발행사를 개최했다.
스님들이 발우를 든 채 거리를 돌며 시민들의 성금을 걷는 행사였다.
 
지난해 1월12일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 중앙종회의장 법등스님,
교육원장 청화스님, 조계사 주지 원담스님 등 60여 명의
종단 중진 스님들이 1500여 명의 재가불자들을 이끌고 일대를 돌며
엄동설한에도 시민들의 보시를 독려하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이때 전국에서 자비의 탁발로 거둬들인 성금은
무려 20억원을 넘었다.
 
 
이후 4월 화재로 전소된 양양 낙산사 복원을 위한
자비의 탁발 행사가 열리는 등
자비의 탁발은 불교계의 대표적인 모연방식으로 정착하고 있다.
 

*** 모연(募緣) - 스님이 시주에게 돈이나 물건을 기부하게 하여 선연(善緣)을 맺게 함

 


- 장영섭 기자 fuel@ibulgyo.com


● 발우의 종류

발우는 사찰에서 스님들이 쓰는 밥그릇을 일컫는다.
 
산스크리트어 patra를 소리나는 대로 읽어
'발(鉢)'이라 이름했고
여기에 한문으로 그릇을 뜻하는 '우(盂)'를 덧붙여서
만들어진 낱말이다.
 
뜻글자로 쓰면 응기(應器) 또는 응량기(應量器)라고도 한다.
응량기란 양에 마땅한 그릇, 즉 먹을 만큼만 담는다는 의미다.
또 남의 공양을 받기에 마땅한 수행과 덕을 갖춘 성현이
사용하는 그릇이란 뜻도 지녔다.
그릇의 형상이나 용량은 경전의 기록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고승법현전(高僧法顯傳)〉(불국기)에는 대체로 잡색(雜色)으로 광택이 있고
용량은 2두(斗) 정도라고 발우의 표준을 전하고 있다.
 
발우는 부처님이 열반한 후 여러 나라로 전해졌다. 발우는 본래 쇠붙이나 흙을 구워 만들었다.
그렇게 생산된 것이 철발(鐵鉢)과 와발(瓦鉢). 남방불교 스님들은 대부분 철발우를 쓴다.
 
중국과 한국으로 불교가 전래되면서 발우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목발(木鉢)이나 협저발(夾紵鉢)이 나타났으며 한국에서는 목발을 주로 쓴다.
근래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발우까지 등장했다.
발우를 가지고 다닐 때 사용하는 주머니를 발낭(鉢囊)이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바랑이 바로 이것이다.
 

재료 따라 철발. 와발. 목발 등 최근엔 플라스틱 발우도 등장

한 벌의 발우를 펴서 네 쪽의 발우가 되는데 여기에 물 밥 국 반찬을 담게 된다.
가장 큰 발우부터 하나씩 포개어 그 위에 제일 큰 발우에 맞는 뚜껑인 발우 뚜껑을 덮는다.
가장 큰 발우는 어시발우라고도 한다.
발우는 철기나 목기, 질그릇 등 일반 그릇 제작공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목발의 재료는 주로 은행나무를 쓴다.
제작 후 잘 변형되지 않으면서도 높은 내구성을 지닐 수 있도록
적당한 경도와 탄력을 갖춘 나무여야 한다.
특히 원목의 수분이 최소가 되는 가을과 겨울 사이에 벌채한 나무를 선택해야
완성 후 갈라지거나 좀이 스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목발의 표면에는 옻을 칠한다.
습기와 벌레, 화기와 산성으로부터 오는 변형을
막기 위해서다.
 
나무를 깎아 지열을 이용해 은은하게 말린 후
몇 차례 깔고 말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반복 작업 후 천연재료를 나무그릇에 발라 새로 가공을 한다.

발우를 이용해 밥을 먹는 것이 발우공양이다.
부처님의 식사법을 그대로 따르는 일이기에
신성한 규칙이 있다.
 
깔끔한 공양을 위해 여러 준비물도 필요하다.
발우를 덮는 수건으로 행주 역할을 겸하는 발우수건,
옷에 반찬국물 따위가 떨어지지 않도록 무릎에 펴놓는 무릎수건,
수저를 넣는 주머니인 수저집,
발우를 펼 때 맨 밑에 까는 것으로 밥상 역할을 하는 보인 발우단,
발우를 싸는 보자기인 발우보 등이 그것이다.
- 장영섭 기자
fuel@ibulgyo.com

[불교신문 2228호/ 2006년 5월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