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일상)

질긴 인연에서 벗어나는 길 - 용서의 유익

Gijuzzang Dream 2008. 1. 12. 06:45

 

 

온통 하얀 눈으로 덮였습니다.

새벽녘... 문득 덧옷 걸치고 살그머니 나가보았습니다.

하늘도 올려다보고, 뒤와 옆이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집 주변도 둘러보고,

몇 걸음 걸어서 약수터에 가서 한 손에 약숫물도 적셔보고...

시린 가슴 속이 상쾌합니다.

하얀 눈은 새벽빛으로 깨끗함이 더합니다.

 

병원에 누워계신 어머니를 잠시 떠나 서울로 올라오면서

내내  "사람살이"에 대한 생각들은

이런 저런 세상살이, 사람살이에서 많은 정리를 하게 합니다. 

   

 

우선 먼저,

내 살아오는 동안 인연맺었던 많은 사람들 중에서

유독 件件 맘쓰이면서 불편했던 그 사람과

그 사람 주변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자유롭겠습니다.

함께 좋은 관계를 위한 노력을 끝내 잃지않고 싶은 욕심으로

잔뜩 모아지는 신경을 붙잡으며 얽힌 매듭을 쉽게 풀어보려

나름 바둥대던 그 고리를 이어주던 끈도 놓아버려야겠습니다.

 

몇 해 내내 걸리적거림으로 엉켜버린 질긴 인연,  

정말 이해할 수 없어 못내 안타깝고 가슴아파할 때마다, 상처받을 때마다, 억울해할 때마다,

내남편은 옆에서 오래오래 들어주며 고개도 주억거려주고,

같이 흥분도 해주고,  같이 손뼉도 마주쳐 소리내주는 듯 보였지만

언제나 마지막 다독이는 말은 

함께 가려고하는 욕심을 버려라, 벗어나라, 무시하라, 무심해져라... 였습니다.

 

 

이젠,

참 많이도 흔들렸던 시간들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나 자신의 잘못부터 용서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그 사람들 역시 어떤 방식으로든 얼마나 나로 인해 힘들어했을런지... 인정합니다.

진정으로 베풀고자 했던 배려가 구속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인정합니다.

앞에서의 웃는 얼굴, 뒤에서의 곡해 가져오는 그 대면을  굳이 무시하며 돌아돌아 피했기에

자존심에 깊은 상처주었겠다 싶은 생각이...  인정합니다.

많은 얼굴 하나도 같음 없듯이, 각기 다른 성격과 이해관계를 부정했음을...  인정합니다.

 

 

한편으로 물러나고, 한켠으로 다가가고,

그렇게 해방지역으로 기주짱은 접어들겠습니다.

 

기주짱 스스로에게 다시는 허술하게 대접하지 않겠습니다.

기주짱답게,  기주짱다운... 기주짱의 열정을 다시 모아모아, 새 불빛 더해 타오르겠습니다.

다시는 불필요한 소소함에 의미없이 뒤돌아보는 그 아까운 시간 허비에서 벗어나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의식하며 피하느라 잠시 주춤했던 걸음은 다시 힘차게 옮겨질 테고,

잠시 감았던 눈은 다시 말갛고 시리도록 바른 세상을 보겠습니다.

 

 

으라~~차차.

어깨 쭉 펴면서 두팔을 새벽하늘 향해 주욱 뻗었습니다.

투명하게 반짝이는 별들이 어쩜.... 그리 많아졌는지

하얀 눈으로 덮인 산과 들, 그리고 깨끗한 하늘엔 별들도 참 맑아졌답니다.

 

시작은 늘 새로운 설렘으로 만납니다.

새해 새날들이 더 많이 지나가기 전에 묵은 껍질 벗어버리고 단디 여물어야지요.......

참 좋은 날들 되세요.

참 기분 좋게 웃으세요........^^

기주짱의 다짐으로 2008년 1월 12일 새벽을 보냅니다.

 

                                                                                                                          

                                                                                                                                 

 

- - - 새벽하늘 아래 맑아진 기분으로 들어와 처음 만난 글이... 기주짱의 다짐과 딱 ~~

 

 

 

 

 

 

■ 등대지기 / 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