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는(문화)

神이 마음먹고 만들어낸 신소재, 물(水)

Gijuzzang Dream 2008. 1. 2. 21:16

 

 

 

 

 신(神)이 마음먹고 만들어낸 신소재, 물(水)

 

가뭄으로 갈라진 땅에 쏟아진 빗물로 손을 씻는 방글라데시 소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표면의 4분의 3은 물로 덮여 있다.

이 물이 증발하여 비도 내리게 하고 태풍을 만들어 여름철에는 많은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그러나 물은 우리에게 해를 입히기보다 더 많은 이득을 주고 있다.

사람은 먹지 않고도 일주일을 버틸 수 있지만 물을 일주일 동안 마시지 않으면 죽는다.

말 그대로 물은 생명수인 것이다.

 

우리는 물을 물 쓰듯 쓰고 있다.

1㎏의 ‘커피’를 재배하고 끓여서 커피를 만들려면 2만 ℓ의 물을 쓴다.

선진국에서는 ‘샤워’도 하고 수세식 변소에 사용하는 등 물을 많이 쓰고 있다.

그 풍부하게 많던 강물도 아귀 같은 인간 앞에서는

점점 마실 수 있는 품질에서 농수로도 쓸 수 없는 저급수로 변해가고 있다.

아프리카와 인도 대륙에서는 먹는 물 부족으로 가히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태다.

신은 우리에게 이렇게 귀한 물을 선사했지만 우리는 물을 고마운 줄 모르고 너무 낭비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따져보면 물처럼 신기한 물질도 없다.

우선 물은 얼음도 되고 수증기도 된다.

액체, 고체 그리고 기체로서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물질이기도 하다.

추운 겨울이면 한강 물이 언다. 그러면 강태공들이 얼음구멍을 뚫고 얼음낚시를 즐긴다.

이렇게 강태공이 물고기를 겨울철에도 낚을 수 있는 것은

물이란 신의 선물이 갖는 특이한 성질 때문이다.


강물은 왜 위부터 어는가?

얼어붙은 강위에서

겨울낚시를 하는 가족.

물은 섭씨 0℃에 언다.

그렇지만 물의 밀도는 약 4℃일 때가 가장 크다.

얼음은 물보다 가벼워서 물 위에서 뜨게 되고

그 얼음 밑에는 물이 흐르고 있다.

 

그런데 고체가 액체에서보다 밀도가 낮은 물질은

물 이외에는 없다.

얼음은 차가운 (0℃에 가까운)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강물 위부터 언다.

 

보통 물질은 아래서부터 얼기 시작한다.

우리가 마시는 다른 음료수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물이 보통 액체처럼 밑에서부터 언다면,

강물 전체가 밑에서부터 얼기 시작해 표면까지 얼어붙고

그러면 물고기도 같이 얼어서 살 수가 없다.

신이 얼음을 물보다 가볍게 만들었기 때문에

얼음이 물 위에 뜰 수 있다.

또 그 때문에 강태공들이 한강의 얼음을 깨고 낚시질을 할 수 있다.

겨울이 되면 눈이 온다.

지상에 있던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 얼면서 눈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눈은 ‘함박눈’도 있고 ‘싸래기눈’도 있다.

어떻게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는 퍽 복잡하다.

 

우선 눈송이의 모양이 어떤 조건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나타날까?

일본 과학자 나카야 교수가 눈송이 사진을 3000장 찍어서 분류해보았다.

그랬더니 그 모양은 땅에서 올라간 수증기가

어떤 온도와 습기 속에서 눈송이로 변하느냐에 따라 달랐다.

우선 영하 10℃와 0℃ 사이에서는 바늘 모양이나 프리즘 또는 육각형 평판 모양의 눈이 되고

 -10℃에서 -20℃ 사이에서는 함박눈에 해당하는 나뭇가지 모양부터

여러 개의 나뭇잎이 모여서 육각형을 만든 모양까지 다양하다.

온도가 더 내려가서 눈을 형성하는 공기층의 기온이 -20℃를 넘는 경우에는

다시 -10℃보다 높은 온도에서 생기는 눈송이 모습과 비슷해진다.


일본 과학자들 ‘물의 신비’ 규명키로

눈의 결정을 확대한 모습.

어떤 원리에서 이런 모양의 결정체가 생기는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다.

 

얼음만 해도 그렇다.

빙판 위에 서면 미끄럽고 넘어지기 일쑤다.

왜 얼음은 그렇게 미끄러울까?

물론 얼음은 미끄럽다는 것이 상식이고 더 이상 ‘왜’라고 물으면 오히려 이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학은 언제나 ‘왜 그럴까’라고 묻는 것이다.

 

얼음 역시 그 결정 구조로 따지면 7가지 종류가 있다.

그 각각의 성질을 이야기할 필요야 없겠지만 제각기 다르다는 것만 짚고 넘어가기로 하자.

 

얼음이 미끄러운 것은

사실상 표면에 물이 생기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예를 들어서 스케이트를 타면

얼음과 스케이트 날의 접촉면은 큰 압력을 받기에

그 부분의 얼음이 녹아서 물의 막이 생긴다.

물 때문에 얼음이 그렇게 미끄러운 것이다.

물이 얼어서 얼음이 되는 방식은 각양각색이고

그 환경과 물에 따라서 많이 다르다.

예를 들어 작은 양의 산을 물에 섞으면 영하 160℃가 되어야 얼음이 얼고

수증기가 나노 크기의 두 면 사이에서 응고하여 물이 되면

물이 미끄럽지 않고 풀처럼 찐득찐득한 성질을 나타낸다.

 

이와는 반대로 물에 적당한 전기를 가하면 물이 끓는 온도인 100℃에서 얼기도 한다.

 

2년 전 미국의 아르곤 연구소(미국 중부 시카고 근교에 있는 국립과학 연구소)에서는

절대온도 8℃, 즉 섭씨온도로 따지면 -255℃가 되어야 어는 물을 발견하기도 했다.

물은 또한 우리 생명체의 기본이다.

우리 인간은 60%가 물로 되어 있다.

사실상 이 세상에 물이 없었다면 생명체 자체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물은 아직도 그 종류와 구조가 완전히 규명되지는 않았다.

생명체 내에서 물의 역할조차 잘 이해되고 있지는 않다.

물이 얼음보다 부피를 덜 차지하기에 강물은 위부터 얼어서 고기가 겨울철을 보낼 수 있지만

밀폐된 병에 물을 채우고 얼리면 얼음의 부피가 물보다 크기 때문에 터지기도 한다.

 

물이 이런 성질을 나타내는 근본적인 원인은

물 분자의 수소 결합이 갖는 특이성에서 온다.

이렇게 물의 여러 가지 특성은 너무나 변화무쌍하여 아직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렇게 신기한 물은 도대체 왜 그렇게 흔한가?

지구 표면의 70%가 물로 덮여 있다는데 왜 그렇게 많은 물이 생겼을까?

그 해답은 태초의 우주에서 찾아볼 수 있다.

 

태초의 우주는 거의 대부분이 수소였다.

세월이 지나면서 수소가 뭉치며 별이 생기고 별 속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산소 같은 원소를 만들어낸다. 그 산소와 수소가 결합하여 그 많은 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우주 대부분이 수소인 까닭에 이를 이용한 물이 얼음 형태로 이 우주에 많이 생겨난 것이다.

일본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국민의 과학 교육에 큰 신경을 쓰고 있다.

그들은 대학 교수와 연구자들의 협의회를 만들어

자라나는 학생과 어린아이 그리고 일반 성인에게

과학적 사고를 유도하는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 과학자들이 그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실천으로 처음 택한 것이 물이다.

물이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부터 식수 문제까지

일본 과학자들은 광범위한 재료를 모으고 정리하여

지구 상에서 가장 흔한 물의 신비를 파헤치고 있다.

 

물은 생명체의 근원인 동시에 재앙의 근원이기도 하다.

이런 뜻에서 물이야말로 신이 마음먹고 만들어낸 신소재인 동시에

인간이 아직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소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2007 12/25   뉴스메이커 755호 [과학이야기]
- 김제완 / 과학문화진흥회 회장 ·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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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조들은 물 이름을 32가지로 썼다

 

 

 
자연이 선물한 32가지 '물'

우리가 매일같이 마시고 있는 물에도 각자의 이름이 있고 그 이름에 따라 성질과 맛도 제각각이다.
지금은 쇼핑을 통해 대형할인점 등에서
석수와 샘물, 수염차, 옥수수차, 탄산수 등
다양한 맛과 종류의 물을 진열된 것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옛 선조들은 물의 성질과 효능, 계절에 따라 얻어지는 물에 32가지의 다른 이름을 붙였다.

이중 자연에서 얻어 좋은 약으로 사용한 물은
샘물과 빗물, 눈 녹은 물, 이슬, 온천 등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새벽에 처음 길은 우물물인 정화수(井華水)는 입냄새를 없애고 얼굴빛을 좋아지게 하며
'좋은 우물물'이라는 뜻을 가진 한천수(寒泉水)는 조피열매에 중독된 것을 잘 풀 뿐 아니라 목에 걸린 물고기 뼈를 내려가게 한다.

또 '정월에 처음 내린 빗물' 춘우수(春雨水)는 부부가 한잔씩 마시고 성생활을 하면 임신을 하게 된다고 알려졌고,
'매화열매가 누렇게 될 때 내린 빗물' 매우수(梅雨水)는 독이 없으면서도 옷의 때를 없애는 잿물역할,
'나무에 뚫린 구멍에 고인 빗물' 반천하수(半天河水)는 심병과 귀주, 광사를 낫게 하는 효능,
또한,
동상(冬霜: 겨울철에 내리는 서리)과 납설수(臘雪水: 섣달 납향에 온 눈 녹은 물),
추로수(秋露水: 가을 이슬을 받은 물), 국화수(菊花水: 국화 밑에서 나는 물),
옥정수(玉井水: 옥이 있는 곳에서 나오는 샘물)  등은 사람의 몸을 치료해주는 좋은 약으로 쓰였다.
 
 
'물'속에 숨어있는 작은 과학

물을 이용한 선조들의 지혜는 생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예로부터 일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고 여겼던 단오절
(음력 5월5일)에
여자들은 창포 이슬을 받아 화장수로 사용하고 창포를 삶아 머리를 감고 목욕을 했다.
또 어린 아이들은 창포를 삶은 물로 얼굴을 씻어 깨끗이 했다.

조상들은 단오절에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면
일년동안 병이 생기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며 젊은 아낙네들과 처녀들이 즐겨 사용해왔다.

또 빨래를 할 때는 시루 안에 짚을 깔고 부엌의 재를 담은 뒤 그 위에 물을 부어 만든 잿물을 사용했다.
잿물은 특히 가장 일찍부터 알려지고 사용된 알칼리수로
물을 오염시키지 않을 뿐 아니라 세정작용이 있어 세제나 표백제, 염색 등에 사용된다.

예전에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우물에도 '숯'을 이용한 작은 과학이 숨어 있다.
선조들은 우물을 팔 때 깨끗하게 씻은 숯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자갈을 올려놓고
1년에 한 번씩 우물을 청소할 때마다 숯도 함께 갈아 주었다.
우물물의 맛이 좋은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
숯 속에 들어 있는 미네랄 때문에 물맛이 좋아질 뿐 아니라
숯에 있는 미세한 구멍들이 물속의 더러운 물질을 빨아들여 언제나 깨끗한 물을 이용할 수 있었다.
- 2008년 2월 1일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숲 강 하늘 돌고 도는 물의 여행  

 

우리나라의 겨울 가뭄이야 일상적인 것이라 하지만, 가물어도 너무 가물다.

가뭄의 한가운데, 한반도의 남쪽 숲에서는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받아내느라

나무마다 고무관이 꽂히고, 해당 지자체들은 지역 축제로 한창이다.

저 멀리 북태평양 연안에서 100m 높이의 레드우드가 양수기도 없이 흙 속의 물을 끌어올려

공기 중으로 내뿜는 경이로운 이야기는 차치하고라도 아직 잎도 나지 않은 나무가 끌어올린

수액은 기적과 같아서 사람들에게 온갖 믿음을 자아낸다.

나무줄기로 흘러나오는 물은 흙 속에서 끌어올려진 물이다.

나무의 가장 부지런한 뿌리는 언 땅이 막 녹아날 때를 맞추어 깨어난다.

미미한 양으로 존재하는 흙 속의 물기는 어린뿌리들의 수고로 나무줄기 속에서 물줄기를 이루고 지상으로 밀어 올려진다.

나무의 눈까지 도달한 물기는 내부적으로 눈이 깨어나는 일을 진행시킨다.

고로쇠나무의 줄기에 난 구멍으로 흘러나오는 물의 양을 보면 나무가 끌어올리는 물의 양을 짐작할 수 있다. 나무마다 다르겠지만 온대지역의 숲에서 자라는 수령 100년 정도의 참나무 한 그루는 시간당 30m의 속도로 단지 여름 한낮 동안 100L 이상의 물을 지상으로 펌프질한다. 나무 한 그루가 이 정도인데, 숲이 뿜어 올리는 물의 양은 엄청날 것이다.

사실 이렇게 퍼 올린 물은 그 양으로 어마어마한 것이 아니라 행하는 역할로 더 위대하다. 바로 지구 기상에 대한 기여다.

끌어올린 물의 단지 1%만이 체형 유지와 생리적 과정에 이용되고 나머지 99%는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지구 물 순환시스템에서 숲으로부터 내뿜어진 수증기는 더 많은 양의 강우를 만들어 낸다.

지구 차원에서 보면 전체 수증기량의 15∼20%만이 육지에서 발생하고 대부분 바다에서 생긴다.

그러나 바다에서 증발된 양의 10%만 육지로 오고 나머지는 바다에서 다시 비로 내린다.

일부 해안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내륙지역은 강수의 65%가 다른 육지에서 증발된 수증기로부터 온다.

컴퓨터 모의시험 결과 육지로부터 오는 증발산량이 없다면 북미의 강우량은 70∼8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세기 들어 강우량이 감소한 지역이 파나마 말레이시아 인도 등과 같이 숲이 심하게 파괴된 지역임을 감안한다면

숲이 지구 물 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증산(蒸散)은 또 지구 온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수증기는 열을 서로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고,

지구와 우주 사이 에너지의 흐름을 바꿔 지구 열수지에 공헌한다.

물이 수증기로 변할 때는 열을 흡수하지만 강우로 내릴 때는 열을 방출한다.

열은 지구의 자전운동에 의해 다양한 기류를 타고 곳곳으로 이동한다.

이 때문에 열대지역의 숲 파괴는 바로 열대지역의 기후 변화를 유발하지 않는다.

우리 숲의 큰 변화 때문이 아니라 지구 전체 숲 환경의 파괴로 이미 우리의 기상은 이상 징후를 보인다.

생태계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되먹임작용(feedback)을 갖는다.

불행히도 지구 기상은 극단적 혼돈시스템(positive feedback)의 예이다.

숲의 제거라는 사건으로 파생되는 기상시스템의 혼돈화는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지구를 교란시킨다.

다행히도 생태계는 또한 부분의 합이 전체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나무 한 그루의 가치가 숲으로 모아지면 상상 이상의 위력을 갖는다. 시너지 효과다.

모든 숲이 크든 작든 간에 강이나 하천을 만드는 것을 생각해 보라.

특히 숲은 다습지역에 형성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물이 증산을 통해 대기 중으로 발산된다.

하물며 계곡의 고로쇠나무야. 고로쇠수액의 의미는 단지 뼈를 이롭게 하는 것만이 아니다.

- 2008년 02월 25일, 동아사이언스

- 차윤정 산림생태학자·농학박사 [과학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