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는(문화)

별, 북두칠성, 행성...

Gijuzzang Dream 2011. 12. 14. 22:15

 

 

 

 

 

 

 

 

별은 매일 4분씩 일찍 뜬다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대전시민천문대가 지난(2001년) 5월 3일 드디어 문을 열었다.

홍보도 제대로 안된 어린이날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어

우리 국민도 이제 우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줬다.

국내 최대 10인치 굴절망원경을 들여다보고 환호하는 어린이들의 눈동자에서

우리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이 아이들은 자라서 SF작가, 우주음악가, 우주미술가, 우주비행사가 되고

영화를 만들어도 한국판 ‘스타워즈’를 만들겠지 하며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 이 글은 2001년 6월 1일 과학동아에 실렸던 글입니다>



 

 

 

 

★ 어제 밤 21시 창살이 가는 작은 창문을 통해 보니 남서쪽 하늘에 아주 밝은 별이 그림처럼 보였다. 

 문제 1-3의 정답에 가장 가까운 그림을 보기에서 고르시오.
(1) 어제 밤 21시 4분 이 별의 위치는? (D)
(2) 오늘 밤 21시 이 별의 위치는? (D)
(3) 오늘 밤 20시 56분 이 별의 위치는? (A)


 정답 해설

 

우리나라에서 남서쪽 하늘에 떠있는 별은 시간이 지나면 오른쪽 아래 방향으로 진다.

 

따라서 문제(1)의 정답은 D.

 

지구 자전에 의해 하늘은 시간당 약 15°씩 회전하므로 4분 동안에는 약 1°기울어야 한다.
지구는 자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1년에 한번씩 해를 공전하기도 한다.

따라서 지구의 공전에 따른 하늘의 겉보기운동이 나타난다.

 

지구는 1년 걸려서 해를 한바퀴(360°) 공전하므로 하루에 약 1°를 움직인다.
따라서 전날 자정에 남중(천체가 남쪽하늘에 가장 높이 걸리는 현상)했던 별은

다음날 자정에 남중하지 않고 오른쪽 그림에서처럼 반드시 서쪽으로 약 1°씩 치우치게 된다.

이는 물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시간이 별이 아니라 해를 기준으로 정의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오’란 해가 하루 중 가장 높이 솟아 있는 시각을 보편적으로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자정’이란 해가 지구를 중심으로 관측자의 반대편에 있는 한밤중을 의미한다.
여기서 별들이 매일 서쪽으로 1°씩 치우쳐 간다는 말은

별들이 매일 1°만큼 동쪽에서 일찍 떠오른다는 말과 같다. 즉 별들은 매일 약 4분씩 일찍 뜬다.

따라서 문제(2)의 정답은 D,  문제(3)의 정답은 A 가 된다.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 맞으면 ○, 틀리면 × 하시오.
(1) 은하들도 매일 약 4분씩 일찍 뜨고 진다. ( )
(2) 지구의 자전주기는 24시간이 아니라 이보다 약 4분 짧은 23시간 56분이다. ( )
(3) 지구의 자전주기는 24시간이 아니라 이보다 약 4분 긴 24시간 4분이다. ( )

-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

- 2006년 11월 01일 동아사이언스

 

 

 

 

 

 

 북두칠성은 어느 방향으로 돌까

 

 

 

1996년에 나타났던 햐쿠다케 혜성은 북극성 주위를 지나갔다.

그래서 햐쿠다케 혜성을 찾는 방법을 설명하려면 자연스럽게 북극성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떤 기자가 ‘북극성이 어느 쪽에 있지요?’ 라고 물어서 필자를 당황시킨 일이 기억난다.
물론 그 기자가 북극성이 북쪽 하늘에 있다는 사실을 학교 다닐 때 안배웠을 리는 없다.

하지만 실감하지 못한 ‘죽은’ 지식은 이처럼 실제 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어떤 기자는 ‘이번 월식이 마침 보름달 때 일어나서…’  보도를 했다가 독자들에게 지적받은 일도 있었다.

월식은 초승달 때나 반달 때 일어날 수가 없다는 사실은 월식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금방 깨달을 수 있다.

북두칠성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돈다는 유용한 지식도 실감하고 있지 못한 독자가 많을 것이다.


★ 어제 밤 20시 북두칠성이 위 왼쪽 그림처럼 떠있었다.

문제(1)-(4)의 정답에 가장 가까운 그림을 보기에서 고르시오.


(1) 오늘 밤 20시 북두칠성의 위치는? (A)
(2) 내일 새벽 2시 북두칠성의 위치는? (B)
(3) 3개월 후 20시 북두칠성의 위치는? (B)
(4) 1년 후 20시 북두칠성의 위치는? (A)

 정답 해설

 

지구의 자전운동 때문에 북극성 주위 별은 매일 시계 반대방향으로 1시간에 15°씩 회전한다.

따라서 하루가 지나면 북두칠성은 제자리로 되돌아온다.

따라서 문제(1)의 정답은 어제 20시와 같은 위치에 있는 A이고,

문제(2)의 정답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15°×6시간=90° 돌아간 B다.

하지만 위 정답은 엄밀히 말하면 조금 틀린다.

만일 문제(1)의 정답이 완벽하게 맞는다면

북두칠성은 계절에 관계없이 20시면 북극성의 왼쪽에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완벽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공전운동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지난호에서 매일 같은 시각에 관측하면

지구의 공전 때문에 남쪽 하늘의 별은 약 1°씩 서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찬가지로 지구의 공전운동으로 인해 북극성 주위 별은 매일 시계 반대방향으로 1°씩 더 회전한다.

따라서 문제(3)의 정답은 북두칠성이 1°×90일=90°만큼 더 돌아간 B다.

문제(4)의 정답은 물론 A가 된다.

즉 북두칠성은 지난 1년, 3백65일 동안 북극성 주위를 3백66바퀴 회전한 것이다.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 맞으면 ○, 틀리면 × 하시오.
1. 남십자성은 천구의 남극을 중심으로 시계 방향으로 회전한다. ( )
2. 지구의 남반구 지역에서 매일 같은 시각에 관측하면, 북쪽하늘의 별은 매일 약 1°씩 동진한다. ( )
 

-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블랙홀이 불쑥불쑥' 저자

- 2006년 11월8일 동아사이언스

 

 

 

 

 

 

 

행성은 어떻게 돌아다닐까

 

초저녁 남쪽 하늘을 보면 굉장히 밝은 붉은 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화성인데 현재 전갈자리에 있다.

화성의 오른쪽(서쪽) 가까운 곳에 화성만큼 밝지는 않지만 또 하나의 붉은 1등성이 있다.

이 별은 전갈자리에서 가장 밝은 안타레스라는 별이다.

두 세 달에 걸쳐 두별 사이의 간격을 관찰해보면

화성이 안타레스의 왼쪽(동쪽)으로 점점 멀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10월의 밤하늘에서는 화성이 궁수자리까지 이동한다.

이처럼 행성은 이름 그대로 별자리 사이를 돌아다닌다.

우리 민족이 태고 적부터 사용한 ‘행성’이란 이름은 이렇게 훌륭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일본말인 ‘혹성’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 맞으면 ○, 틀리면 × 하시오.
(1) 목성은 여름에 볼 수 없다. (×)
(2) 회합주기가 가장 짧은 행성은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명왕성이다. (×)
(3) 외행성이 충일 때는 가장 밝아지고 초저녁 남쪽 하늘에 높이 떠있어 절호의 관측 기회가 된다. (×)

 

 

 정답 해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행성은 한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따라서 문제(1)처럼 잘라 말할 수는 없으므로 정답은 ×다.

올해 목성이 겨울에 잘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몇년 뒤, 적어도 6-7년 뒤 목성이 여름철 별자리 근처로 위치를 옮기면 여름에 잘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바로 1년 뒤 여름에 목성을 볼 수는 없음에 유의하자.

행성이 해와 같은 방향에 있을 때를 '합'이라고 한다.

수성, 금성과 같은 내행성 경우에는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해의 앞에 있을 수도 있고 뒤에 있을 수도 있는데, 앞의 것을 '내합', 뒤의 것을 '외합'이라고 부른다.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과 같은 외행성 경우는

'합' 외에도 지구에 가장 접근하는 '충'이 있다.

지구에서 보았을 때 한 행성이 합이었다가 다시 합이 될 때까지,

또는 충이었다가 다시 충이 될 때까지를 그 행성의 회합주기라고 한다.

 

내행성의 경우는 물론 내합(외합)에서 다음 내합(외합)까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공전주기가 정확히 2년인 외행성의 회합주기는 2년이 된다(왜 그런지 생각해보자).

회합주기가 가장 짧은 행성은 공전주기가 가장 짧은 수성이다. 따라서 문제(2)의 정답도 ×다.

외행성이 충의 위치에 있을 때는 자정 무렵 남쪽 하늘에 가장 높이 떠오른다.

따라서 문제(3)에서 ‘초저녁 남쪽 하늘에 높이 떠 있어’ 부분이 틀리므로 정답은 ×다.

요즘 초저녁 화성이 높이 떠 잘 보이지만, 실제로 화성의 충은 6월 14일이었다는 점을 생각하기 바란다.

즉 화성은 6월 14일 근처에는 자정에 높이 떠 있었지만

별들을 매일 4분씩 일찍 뜨게 만드는 하늘의 운동 덕분에 요즘 초저녁에 높이 떠 있게 된 것이다.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 맞으면 ○, 틀리면 × 하시오.


1. 회합주기가 가장 긴 행성은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명왕성이다. ( )
2. 내행성은 내합일 때 맨눈으로 제일 잘 보인다. ( )

-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장, ‘블랙홀이 불쑥불쑥’ 저자

 

 

 

 

 

태양계는 우리은하 어디에 있을까

 

 

우리은하는 1천억개가 넘는 별과 기타 물질로 이뤄진다.

우리는 우리은하를 이루는 1천억개의 별 중 해라는 이름을 가진 작고 노란 별이 거느린 세번째 행성,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때는 우리은하가 우주에서 유일한 우주인 줄 알고 영어로 ‘the Galaxy’ 같이 표기한 적도 있다.

하지만 무수한 은하가 발견되면서 이제는 ‘our galaxy’, ‘galaxies’ 같은 표현이 쓰이게 됐다.

여기서 ‘galac-’ 이란 우유를 뜻하므로(생물 과목에 나오는 galactose(갈락토스)를 상기할 것)

galaxy는 은하수를 지칭하는 ‘the Milky Way’와 본질적으로 같은 말이다.

실제로 은하수란 눈에 띠 모양으로 보이는 우리 은하의 모습이다.

작은 쌍안경으로라도 밤하늘의 은하수를 들여다보면

별이 너무 많이 모여 있어서 우리 눈에 물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 은하는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반지름이 5만광년이 넘는 거대한 원반 모양을 한다.

두께는 상대적으로 얇은 편이지만 중심은 볼록해 전체적으로는 볼록렌즈의 모습이다.

천왕성을 발견한 허셜은 태양계가 우리 은하의 중앙에 있는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우리 태양계는 은하의 중심으로부터 약 3만광년 떨어진 곳에서

약 2억년을 주기로 공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맞으면 ○, 틀리면 × 하시오.
(1) 은하수의 굵기는 계절에 따라 다르다. (○)
(2) 은하수는 어느 계절이고 천정에서 볼 수 있다. (×)


 정답 해설

 

위와 같은 문제들은 너무 주관적이어서 천문학 퀴즈대회 같은 곳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다.

예를 들어 ‘은하수의 굵기’와 ‘계절’을 어떻게 정의하겠는가.

위 문제들은 단지 해설을 위한 것이니 필자의 의도를 이해해주기 바란다.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여름철 별자리인 궁수자리 방향이 바로 우리은하의 중심 방향과 일치한다.

즉 우리은하의 볼록한 중심 모습이 투영되는 여름철 은하수는 굵고 휘황찬란하다.

따라서 문제(1)의 정답은 ○가 되겠다.

문제(2)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 문제는 단지 은하수는 한여름과 한겨울 자정 무렵

머리 꼭대기인 천정에 떠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봄과 가을 깊은 밤에는 은하수가 높이 뜨지 않는다.

이는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구의 공전궤도가 은하면과 평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2)의 정답은 ×다.

천구에 은하수를 그려보면 그림 2와 같이, 천구의 적도와 63½도의 각도를 이루는 대원이 된다.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 맞으면 ○, 틀리면 × 하시오.


(1) 은하수는 황도와 두점에서 만난다. ( )
(2) 은하수의 가장 굵은 부분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춘분점, 하지점, 추분점, 동지점 중 하지점이다. ( )

-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장, ‘블랙홀이 불쑥불쑥’ 저자

- 2006년 12월5일, 동아사이언스

 

 

 

 

 

 

 

 보현산 천문대의 망원경

 

 

우리 민족은 중국과 함께 2000년 이상 천문현상을 연구하고 기록해 온 ‘천문 왕국’이다.

711개에 달하는 수많은 오로라를 관측한 기록을 갖고 있으며,

갈릴레이 갈릴레오보다 1000여년이나 앞서 태양 흑점을 관찰한 기록을 가졌다. 그만큼 우리 선조는 수천 년 전부터 하늘을 신성시하며 하늘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천문현상에 많은 관심을 갖고 기록해왔다.

심지어 고인돌에도 별자리를 새길 정도로 천문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착을 보였다.

이러한 천문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은 만원짜리 신권 지폐 뒷면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나라 천문학의 역사와 현재를 보여주는 천문관측기구가 만원 지폐의 배경으로 사용된 것.

만원 지폐를 자세히 보면 조선시대에 제작된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국보 22호)를 배경으로 조선시대의 천체관측기구인 혼천의(국보 230호)가 위치하고 있으며,

그 바로 옆에는 보현산천문대에 설치된 직경 1.8m의 광학망원경이 자리잡고 있다.

만원짜리 지폐 한 장에 우리나라 천문과학의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셈이다.

1994년 5월 3일은 경북 영천시 보현산 천문대에

우리나라 최대의 광학망원경(직경 1.8m)이 설치된 날이다.

 

보현산 천문대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경북 영천시 화북면 정각1리. 이른바 ‘별빛마을’로 불린다.

별빛마을은 보현산 천문대가 들어선 다음부터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별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천혜의 지역인 것이다.

별자리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주변이 깜깜하면서 맑은 날씨가 계속돼야 하는데,

보현산 천문대는 이러한 기상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인공 불빛이 대기에 의해 산란돼 배경 하늘이 밝아지는 현상인 광해도 없다.

주변에 대도시가 없고 인근 마을(정각마을)의 주민 수도 고작 62세대 129명에 그쳐

마을에서 나오는 불빛도 최소화할 수 있는 것. 천문을 관측하는데 있어 ‘선택받은 곳’임에 틀림없다.

해발 1124m에 위치한 보현산 천문대의 보물(寶物)은 당연히 직경 1.8m의 광학망원경.

이 망원경은 영천시에 있는 100원짜리 동전을 식별할 정도의 고해상도를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천체관측장비다.

이 망원경은 단기간 내 우리나라 천문우주과학의 위상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비록 1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다소 남루한 모습을 띠게 됐고,

천문 선진국에 비해 규모나 성능 면에서 뒤떨어져 있지만 말이다.

특히 이 망원경을 이용해 국내 연구진이 발견한 소행성은 11개에 달하며, 이를 토대로

광학천문연구분야의 관련 논문 다수가 SCI급 국제저널에 게재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보현산 천문대에서 관측된 첫 영상은 1994년 7월에 있었던 슈메이커-레비 혜성의 목성 충돌장면.

전 세계의 망원경이 이 희귀한 장면을 찍기 위해 모두 목성으로 향했고

보현산 천문대도 충돌장면을 성공적으로 담아내는 큰 성과를 올렸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광학망원경의 렌즈의 반사율을 높이기 위해 1998년 진공증착기를 개발해

자체적으로 매년 7월 안정적으로 망원경의 주경과 부경을 재증착하고 있다.

1999년에는 전하결합소자(CCD) 카메라를 개발해 곧바로 측광 연구를 위한 주 관측장비로 활용하는 등

1.8m 망원경의 성능개선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2003년에는 자체적으로 에셀 고분산분광기(BOES)를 개발해

현재 전체 관측시간의 70% 이상을 분광관측에 사용하고 있다.

BOES는 효율과 정밀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와 함께 2000년 11월에는 천체사진 관측자료를 분석하면서 여러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해

그 중 8개의 소행성에 대해 우리나라의 선현들의 이름을 명명했다.

그러나 보다 어둡고 먼 곳에 위치하고 있는 천체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1.8m 광학망원경으로는 역부족이다.

천문우주 선진국들이 대형망원경 제작을 통해 천체를 관측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멀리 있는 천체를

관측하기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광학망원경은 많은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선택한 것이 바로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직경 25m급 초대형 광학망원경을 제작하기 위해 국제 공동연구로 추진되는 것으로,

지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7억4000만 달러를 들여 칠레 안데스 산맥에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MT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되는 25m급 초대형 광학망원경은

보현산 천문대가 보유한 1.8m급 광학망원경과 비교해 약 200배의 높은 성능을 갖춘

대형 천체관측용 광학망원경이다.

이 망원경의 성능은 달에 켜진 촛불 하나를 볼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집광력과

400km 밖에 있는 100원짜리 동전을 식별할 수 있는 초고분해능을 자랑한다.

또 대기권 밖 우주에 있는 직경 2.4m 허블망원경에 비해 해상도가 10배 이상 뛰어나

어두운 천체를 관측하는데도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월부터 GMT 프로젝트에 공식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나라는 망원경의 부경(2차 반사거울)과 적외선 분광기 등

GMT 관측기기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GMT 프로젝트에 전체 예산의 10%를 분담금으로 내는 조건으로,

GMT 망원경이 완공될 경우 1년 중 30일간 관측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처럼 GMT 프로젝트는 우주가 태어난 지 10억년도 되기 전에 일어난 은하의 생성 및 최초의 별 탄생을

관측할 수 있게 돼 세계 천문연구의 새로운 장을 여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GMT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나노 정밀도 광학 가공능력과 초정밀 미세광 적외선 측정기 개발능력 등을 확보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는 곧 천문우주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천문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과 관심은 지금도 아니 먼 미래에도 계속 이어질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 동아사이언스, [KISTI의 과학향기]

- 2010년 05월 03일

 

 

 

보현산 소행성 국제 등록

 

한국이 발견한 두 번째 소행성에 '보현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국천문연구원(www.kao.re.kr)은 2000년 발견한 소행성을 국제천문연맹(IAU)에 등록해

'보현산'이라는 공식이름을 받았다고 30일 발표했다.

이 소행성은 태양으로부터 지구와 태양 거리의 약 3.2배인 4억8000만㎞ 떨어져 있으며

5년 8개월 주기로 태양을 공전한다.

보현산이라는 이름은 국내에서 가장 큰 망원경이 있는 보현산천문대의 이름을 땄다.

이 소행성은 아마추어 천문가인 이태형 씨가 발견해

지난해 등록한 '통일'이후 한국인이 발견한 두 번째 소행성이다.

천문연 한원용(韓源用) 박사는

"현재 105개의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했으며 올해말까지는 이중 상당수가 국제 등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 2002년 05월 01일 동아사이언스

 

 

 

소행성 2개 한국인이름

저 별은 홍대용별, 이 별은 김정호별 

 

국내 연구진이 발견한 2개의 소행성에 한국 위인의 이름이 붙여졌다.
홍대용은 조선 후기의 과학사상가이고,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만든 조선 후기 지리학자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보현산천문대 전영범(全永範·45) 박사팀이 2001년부터 2002년 사이에

구경 1.8m 망원경으로 발견한 소행성 2개의 이름을 각각 ‘홍대용’과 ‘김정호’로 명명하고

국제천문연맹 산하 소행성센터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소행성 ‘홍대용’과 ‘김정호’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태양 둘레를 돌고 있다.
‘홍대용’은 태양에서 3억3000만 km, ‘김정호’는 태양에서 4억500만 km 떨어져 있다.

그동안 국내 연구진이 발견한 소행성에는

통일, 보현산, 최무선, 이천, 장영실, 이순지, 허준 등의 이름이 붙여졌다.
전 박사는 “앞으로 새로운 천체로 밝혀질 소행성이 10여 개 더 있다”며

“이들에게도 한국을 빛낸 과학기술인의 이름을 붙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2005년 09월 27일 동아 사이언스

 

 

 

한국이름 별들 밤하늘에 가득하길

 

2000년 11월 보현산천문대의 1.8m 망원경으로 관측한 영상들의 컬러 합성 과정에서

우연히 움직이는 별 하나를 발견했다.

한 번의 관측 결과로는 발견한 별에 임시번호를 받을 수 없기에 즉시 추가 관측을 실시했다.

새 별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런데 뜻밖에도 처음 발견한 소행성 주변에 또 다른 소행성들이 보였다.

이들 소행성은 움직이는 방향이 서로 달라 각각을 추적 관측하다 보니 관측 영역이 점점 넓어졌다.

흩어진 영역에서 소행성이 계속 발견됐다. 두 달가량 정신없이 관측을 한 끝에

국제천문연맹의 소행성센터에서 25개의 새로운 소행성에 대한 임시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었다.

소행성에 정식 이름을 붙이려면 임시번호를 받은 뒤 2∼5년 동안 지속적인 관측을 통해

소행성의 운행 궤도를 완전히 확정 지어 고유번호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그 시점부터 발견자가 이름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천체에 대해 발견자가 임의로 이름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소행성이 유일하다.

혜성의 경우는 발견자 이름이 바로 부여되므로 발견자가 이름을 별도로 붙일 기회가 없다.

소행성은 발견자 이름을 붙이지 않기 때문에 이름 부여 기회를 갖는 대신 자기 이름은 남기지 못한다.

최근에는 소행성 전문 탐사 망원경에서 많은 자료가 쏟아지면서

발견된 소행성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름 부여에 관한 새로운 규정까지 생겨났는데

2003년 시드니 규정에 따르면 두 달에 한 번, 한 번에 2개까지로 이름 신청이 제한됐다.

아무리 많이 발견해도 발견자가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소행성 수는 연간 12개를 넘기지 못하게 된 것이다.

최근에 명명된 소행성 ‘홍대용’과 ‘김정호’는 이 규정에 따라 신청됐다.

작년에 명명된 5개의 소행성(최무선, 이천, 장영실, 이순지, 허준)은 새 규정이 정식 발효되기 전이라서

한꺼번에 신청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들 7명은 모두 우리나라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올라 있는 역사 인물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역사와 수준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기대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최근까지 약 10만 개의 소행성에 고유번호가 부여됐고 이 중 1만3000여 개에 이름이 붙여졌다.

2002년의 소행성 ‘통일’ 이전에는 일본인이 한국인 이름을 부여한 5개의 소행성이 있었을 뿐이었으나

이제는 우리가 발견한 우리 고유의 소행성이 9개나 있고, 이름 부여가 가능한 1개의 소행성과

더불어 조만간 고유번호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10여 개의 소행성이 더 있어

꾸준히 우리 이름이 오를 것이다.

천문학은 과학과 기술에 대한 동경심을 유발하고,

인간이 본능적으로 품는 우주에 대한 호기심에 답을 준다.

우주로 진출하고자 하는 욕망에 그 가능성을 키워 주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천문학은 또한 밤하늘의 아름다운 모습을 올려다보면서

마음의 여유와 생활의 활력을 얻을 수 있는 문학과도 같은 학문이다.

‘우주에서 빛나는 한국별들’을 떠올리면서

아름다운 밤하늘을 한번쯤 올려다보는 여유를 갖게 되길 기대해 본다.
- 전영범 한국천문연구원 보현산천문대장

 

 

‘한국 별’ 8, 9호

 

조선 초기 천문학자 유방택의 이름이 헌정된 소행성(동그라미 안).

두 개의 점으로 표시돼 있는 것은 시간 간격을 두고 촬영했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한국천문연구원

 

 

국내에서 발견한 2개의 소행성에 한국인 천문학자들의 이름이 붙여졌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보현산천문대 1.8m 광학망원경을 이용해 2000년 및 2002년에 발견한 소행성에

각각 유방택(柳方澤·1320∼1402)과 이원철(李源喆·1896∼1962) 이름을 헌정해

국제천문연맹(IAU) 소행성센터(MPC)의 승인을 얻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03년부터 국내에서 발견해 소행성 이름으로 등재된

최무선 이천 장영실 이순지 허준 홍대용 김정호에 이어 8, 9번째로 우리 선조 이름의 소행성을 갖게 됐다.

- 2006년 04월 19일 동아사이언스

 

 

최무선 소행성, 독도 세균, 한글 과학용어

 

태양계에는 ‘최무선’이라 불리는 소행성이 있다.

이뿐 아니다. ‘장영실’ ‘허준’ ‘홍대용’ ‘김정호’라는 이름의 소행성도 있다.

소행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천체 중 행성보다 작고 유성보다 큰 천체.

먼저 발견한 과학자가 국제천문연맹(IAU) 소행성센터에 원하는 이름을 제안하면

IAU 산하 소천체명명위원회가 심사해 확정한다.

한국천문연구원 문홍규 박사는 “2000년대 들어 우리 연구원에서 발견한 소행성에는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등재된 한국 과학자의 이름을 붙이고 있다”며

“지금까지 한국 과학자 이름으로 명명된 소행성은 총 16개”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처럼 우리말 과학 용어가 속속 나오고 있다.

연구 성과물에 우리말 명칭을 붙이는 것은 국제 과학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우리말 이름을 가진 미생물도 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태광 박사는

“우리 기술로 찾은 세균에 ‘젓갈’ ‘독도’ ‘김치’ 등 우리말 이름을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발견자가 먼저 논문으로 이름을 발표하고 국제미생물연합에 등록하면

세계 과학계가 모두 그 이름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어는 지난달 27일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총회에서

특허협력조약(PCT) 공식 국제공개언어로 채택되기도 했다.

한국 출원인이 낸 특허를 심사 과정에서 외국에 공개할 때 영어로 번역하지 않고

한국어 그대로 공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세계 4위 특허출원국, 세계 5위 PCT출원국이라는 한국의 위상을 국제사회가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특허청은평가했다.

 

한국 과학자 이름이 붙은 소행성
발견 연도 영문 이름 한글 이름
1977 Kanroku 관륵
1991 Choukyongchol, Hyunseop 조경철, 신현섭
1992 Jeon 전상운
1994 Yidaeam 이대암
1995 Nha 나일성
1996 Sejong 세종
2000 Choemuseon, Yicheon, Yisunji,Heojun, Yubangtaek 최무선, 이천, 이순지,허준, 유방택
2001 Hongdaeyong 홍대용
2002 Jangyeongsil, Kimjeongho, Leewonchul 장영실, 김정호, 이원철
자료: 한국천문연구원

 

- 2007년 10월 12일 동아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