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해가 어디에서 뜰까
하지만 그 내용이 의외로 까다로워 많은 어른(고등학생 포함)들의 체면을 구겨놓고 있다.
‘어른이 그것도 몰라요’ 하고 핀잔을 주는 어린이들이 늘어가는 현실인 것이다.
과거에는 어른들이 어려워서 그렇게 되묻는 아이들이 별로 없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필자에게 괴로움을 호소하는 어른들, 선생님들이 주위에 꽤 많이 있다.
특히 아이들의 질문을 피해 도망다니는 일이 가능한 아빠들에 비해
엄마들이 당하는 괴로움은 무척 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어른들이 정확히 알고 대답해주면 문제는 다 해결되는 것 아니겠는가.
★ 하지인 어제 해가 아래 그림처럼 동산에서 떠올랐다.
문제 1-5의 정답에 가장 가까운 그림을 보기에서 골라라.
(1) 오늘 아침에는 해가 어떻게 떴을까? (A)
(2) 한달 전에는 해가 어떻게 떴을까? (C)
(3) 한달 후에는 해가 어떻게 뜰까? (C)
(4) 어제가 하지가 아니고 춘분이었다면 한달 전에는 해가 어떻게 떴을까? ( )
(5) 어제가 하지가 아니고 춘분이었다면 한달 후에는 해가 어떻게 뜰까? ( )
정답 해설
해는 춘분 때 정동에서 떠서 정서로 지지만,
이후 차츰 북쪽으로 올라와 하지 때는 거의 북동쪽에서 떠서 북서쪽으로 진다.
하지 이후 해는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 추분 때 다시 정동에서 떠서 정서로 지고,
이후 남쪽으로 내려가 동지 때는 거의 남동쪽에서 떠서 남서쪽으로 지게 된다.
이것을 천구에서 그리면 아래 그림과 같다.
따라서 문제(1)의 정답은 A
해가 뜨는 곳이 매일 조금씩 변하기는 하지만 하루 만에는 별로 표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 한달 전에는, 즉 5월에는 틀림없이 해가 더 남쪽에서 떴을 것이다.
우리는 해가 뜨는 동쪽을 바라보고 있으므로 그림에서 오른쪽이 남쪽이 된다.
따라서 문제(2)의 정답은 C.
하지 한달 후, 즉 7월에도 해는 더 남쪽에서 뜰 것이므로 문제(3)의 정답도 역시 C 가 되겠다.
-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
- 2006.09.27 동아사이언스
북극에서 해는 어떻게 뜨고 질까
둘째가 초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 “아빠, 해가 왜 동쪽에서 뜨는지 알아?” 하고 물어왔던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속으로 ‘역시 내 딸이다, 벌써 그걸 이해하다니’ 하며 좋아하다가,
‘이상하다, 이해했을 리는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몰라, 왜 그렇지?” 하고 얼른 되물었다.
그랬더니 필자를 한심하다는 듯 빤히 쳐다보며 “서쪽으로 지니까 동쪽에서 뜨지”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그렇지’하면서 결국 실소를 머금고 말았지만,
사실 지구의 자전 때문에 해가 상대적으로 겉보기운동을 하는 현상은 어른들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가 아니면 더욱 그렇다.
지구의 양극 지방에서 일어나는 해의 겉보기운동에 관해 알아보자.
★ 북위 89도인 지역에서 어제 정오 해가 아래 그림처럼 커다란 빙산 위에 떠 있었다.
문제 1-3의 정답에 가장 가까운 그림을 보기에서 고르고 문제 4에 간단히 답해보자.
(1) 어제 오전 10시에는 해가 어디에 있었을까? (A)
(2) 오늘 정오 해가 어디에 있었을까? (B)
(3) (빙산이 녹거나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6개월 뒤 정오 해는 어디에 있을까? (D)
(4) 문제에서 ‘북위 89도인 지역에서’ 대신 ‘북극에서’를 대입하면 천문학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 이유는? (답: 북극에서 모든 방향이 남쪽이기 때문)
정답 해설
북극에 서있는 사람이 왼쪽 방향으로 회전하도록 지구는 자전한다.
하지만 자기가 왼쪽으로 회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없는 그 사람의 눈에는
해가 오른쪽으로 수평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즉 북극에서는 해가 뜨거나 질 수가 없고, 하루 종일 떠있거나 져있어야 한다.
따라서 문제(1)의 정답은 A.
오늘 정오가 되면 해가 어제 정오의 위치로 다시 돌아오게 되므로 문제(2)의 정답은 B.
물론 아주 작은 고도의 차이가 생기지만 눈으로는 구분이 어렵다.
북극에서 해는 춘분 때(3월 21일경) 지평선 상에 있다가
고도가 매일 조금씩 높아져 하지 때(6월 21일경)는 23.5°에 이른다.
하지 이후로는 고도가 매일 조금씩 낮아져 추분(9월 23일경)이 되면 다시 지평선에 걸치게 된다.
따라서 춘분부터 추분까지 해는 지평선 아래로 내려갈 수가 없어 6개월간 낮이 계속 이어지고,
마찬가지로 추분부터 이듬해 춘분까지는 6개월간 밤이 계속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날 정오 해가 지평선 위에 있었으면 6개월 뒤 정오에는 반드시 땅 밑에 있게 돼
문제(3)의 정답은 D 가 된다.
문제(4)의 정답은 북극에서 모든 방향이 남쪽이기 때문,
즉 천문학적으로 해가 남쪽하늘에 가장 높이 걸릴 때인 정오를 정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북위 89도 지역에서는 해가 남쪽하늘에 가장 높이 떴을 때를 정오라고 해 아무 문제가 없다.
설명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 문제에서 ‘북위 89도인 지역에서’ 대신 ‘남위 89도인 지역에서’를 대입하는 경우
맞으면 ○, 틀리면 × 하시오.
1. 1번 문제의 정답은 변하지 않는다. ( )
2. 2번 문제의 정답은 변하지 않는다. ( )
3. 3번 문제의 정답은 변한다. ( )
-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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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2일 동아사이언스
적도에서 해는 어떻게 뜨고 질까
한해, 두해… 하는 해가 바로 하늘의 해요, 한달, 두달… 하는 달이 바로 하늘의 달이다.
즉 지구가 해를 한바퀴 공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한해요,
달이 지구를 한바퀴 공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한달인 것이다.
이렇게 멋진 해라는 이름을 두고 굳이 ‘태양’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옛날 달을 부르던 ‘태음’이라는 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태양계를 ‘해계’로 바꿀 수는 없지만 말이다.
이번에는 적도 지방에서 해가 어떻게 뜨고 지는지 알아보자.
★ 적도 지방에서 하지인 어제 정오 해가 아래 그림처럼 커다란 야자수 위에 떠 있었다.
문제(1)-(3)의 정답에 가장 가까운 그림을 보기에서 고르고 문제(4)에 답하라.
(1) 어제 오전 10시에는 해가 어디에 있었을까? (F)
(2) (야자수가 죽거나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한달 뒤 정오 해는 어디에 있을까? (B)
(3) 만일 주어진 그림이 어제 오전 9시 동쪽 하늘의 모습이라면 어제 오전 10시 해의 위치는? (B)
(4) 적도 지방에서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날은 춘·추분, 하지, 동지 중 언제인가?
정답 해설
적도의 관측자에게는 해가 지평선에 수직으로 뜨고 진다.
따라서 (계절이 의미는 없지만) 적도 지방에서 춘분, 하지, 추분, 동지 때 해는 그림처럼 뜨고 진다.
문제의 그림은 북쪽 하늘의 모습이므로 문제(1)의 답은 F.
물론 정오의 고도가 오전 10시보다 더 높지만 차이가 크지 않다.
한달 뒤 정오 해의 고도는 더 높아야 하므로 문제(2)의 정답은 B.
정오 해의 고도는 계속 높아져 추분이 되면 천정(머리 위)으로 오게 된다.
그리고 해가 수직으로 뜨기 때문에 문제(3)의 정답은 B.
구체적인 예로, 적도 지방에서 촬영된 동물 다큐멘터리 영화에 잡힌 해넘이 광경을 주의깊게 보면
지평선에 대해 수직으로 해가 진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적도 지방에서는 언제나 낮과 밤의 길이가 같기 때문에 문제(4)의 정답은 없다.
그림에서 보듯이 적도 지방에서 낮 동안 해는 언제나 반원을 그린다.
따라서 땅 밑에 그려지는 반원을 밤이라고 생각하면
밤낮의 길이가 항상 같아야 한다는 사실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 호주는 우리나라와 경도가 같고,
미국은 우리나라와 위도는 같으나 경도가 180° 차이가 난다고 가정할 때 맞으면 ○, 틀리면 × 하시오.
1. 우리나라가 낮이면 호주는 밤이다. (×)
2. 우리나라가 겨울이면 호주는 여름이다. (○)
3. 우리나라가 낮이면 미국은 밤이다. (○)
4. 우리나라가 겨울이면 미국은 여름이다. (×)
5. 우리나라에서 둥근 달이 뜨면 호주에서도 그 날 둥근 달이 뜬다. (○)
6. 우리나라에서 둥근 달이 뜨면 미국에서도 그 날 둥근 달이 뜬다. (○)
-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
- 2006년 10월 11일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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