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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관대(정1품 관복에 착용하는 허리띠)

Gijuzzang Dream 2011. 3. 14. 19:29

 

 

 

 

관람객이 꾸민 요령고대문물전시 체험기

 

 

 

정1품 관복에 착용하는 무소뿔 장식의 허리띠

 

'서각관대(犀角冠帶)'는 관복에 두르는 허리띠로 무소뿔(犀角)로 장식한 것이다.

<경국대전>에서는 관직에 따라 帶를 구분하고 있는데,

공복의 경우 1품은 서대, 즉 무소뿔로 만든 띠를 사용하였으며,

2품은 금대, 3품과 4품은 은대, 그리고 5품 이하는 오각대를 착용하였다.

당시 무소뿔은 중국에서 수입하였던 품목으로 매우 귀하였다.

 

경기도박물관 소장 서각관대는 전주이씨 덕천군파 백헌상공 종중에서 기증받은 것으로

조선 중기의 대학자 이경석(李景奭, 1595-1671)이 착용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물의 전체길이는 116.4cm, 폭 4.7cm로 가죽심을 감싼 직물의 부착상태가 매우 좋지 못하고,

앞쪽 중앙교구와 가죽심이 연결되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보존처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이에 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는

박성규 선생(한송칠피공방, 대한민국 칠기명장, 칠기 기능전승자)과 공동으로

2010년 9월부터 12월까지 보존처리 및 분석을 진행하였다.

 

 

서각관대의 세부구성

먼저, 유물의 보존처리를 위하여

허리띠의 금속죔쇠부분과 부속장식구들을 해체하여 유물을 분리한 후

전체적인 구성을 파악하고 정밀조사를 실시하였다.

 

서각관대는 모두 세 부분으로 분리되었는데,

두 부분의 전부(前部)와 후부(後部)로 구성된다. <사진 1>

좌·우측의 전부(前部)는 앞쪽의 암수 띠꽂이로 연결된다.

 

전부(前部)는 검은 옻칠을 한 직물로 가죽속심을 감싸고

중앙교구와 심엽형의 띠돈 3개, 고리장식, 타미로 장식되어 있다.

중앙교구와 고리장식, 타미는 도금한 띠를 둘렀으며, 띠돈과 뒷서각장식에는 띠를 두르지 않았다.

띠돈 서각장식은 군데군데 금이 가거나 모서리가 떨어져나간 것이 많았고,

우측의 띠돈 하나는 완전히 분실된 상태였다.

띠돈 중앙교구와 띠돈은 금속사(金屬絲)로 가죽속심과 연결되었다. <사진 2>

 

고리장식과 타미 사이에는 꽃잎모양의 금속장식이 있다.

중앙교구의 띠꽂이와 좌측 전부의 가죽심부분이 분리된 상태로 검은 실로 보수를 한 흔적이 있는데,

이 부분의 고착이 필요한 상태였다.
띠돈과 전부(前部)의 보조대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서 후부(後部)의 숫띠고리와 연결하여

착용자의 허리둘레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다.

좌측 전부(前部)의 보조대에는 2.5cm 간격으로 세 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가장 안쪽의 구멍에 숫띠고리가 끼워져 있었으며,

우측 전부(前部)는 2.5cm, 1cm 간격의 구멍 중 두번째에 끼워져 있다. <사진 2>


후부(後部)의 배대는 허리를 편안하게 하고, 장식판을 고착시킨 철사가 몸에 닿지 않도록

종이를 여러겹으로 덧대었고 녹색 운문단으로 마무리하였으며, 실로 연결하여 고정하였다.

 

 

유물 내부의 명문 확인

전부(前部)의 보조대와 맞닿아 있는 후부(後部)의 가죽면에서 ‘大’ 자 명문이 확인되었다. <사진 3>

가죽 위에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여 파내어 적은 것으로 보이며,

명문의 의미에 대하여는 향후 추가적인 자료조사가 더 필요하다.

 

 

 

전통 재료를 이용한 보존처리

전통 재료를 이용한 보존처리 보존처리는

우선 전체적으로 이물질과 먼지 등을 제거하는 크리닝작업을 실시하였다.

가죽심을 둘러싼 검은 천부분은 접합이 매우 약해진 상태여서

어교와 쌀풀을 섞은 천연접착제를 사용하여 고착시켰으며,

없어진 부분은 검은 명주에 흑칠(금속에 핀 붉은 녹 산화물이나 송연가루를 생칠에 섞어서 만듦)을 하여

메움작업을 하였다. 이 후 중앙교구와 좌측 전부(前部)는 검은 실로 연결하여 고정시켰다.

접합상태가 좋지 않은 배대의 녹색 명주천을 역시 어교와 쌀풀을 섞어서 만든 접착제를 사용하여 붙였다.

없어진 심엽형의 서각 장식의 복원을 위하여

당시 사용한 것과 같은 무소뿔을 이용하여 띠돈 장식판을 제작하였다.

바탕가죽과 연결하기 위한 가죽의 형태가 남아 있었으므로 그 모양에 맞게 서각을 자른 후

서각뒷면에 붉은색과 노란색 안료를 섞어 유물과 최대한 같은 색채를 내도록 복채하였으며,

옻칠 풀로 붙여 마무리하였다.

 

존처리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작업장의 환경을 적절한 습도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가죽과 옻칠은 습도에 매우 민감한 재질로써 습도가 맞지 않을 경우 쉽게

오그라들거나 뒤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금속장신구를 다시 원래상태로 고정시키면서

세 부분으로 나뉘었던 것을 합체하여 원래의 상태로 복원시켰다. <사진 4>

 

 

 

 

복채안료 및 금속장신구의 도금기법 분석

보존과학실에서는 서각장식에서 사용한 복채안료와

금속장신구의 바탕금속과 도금기법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 유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서각장식의 색채가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데,

노란색을 띠는 것과 조금 더 붉은색을 띠는 것이 있다.

복채 채색재료에 대한 분석결과,

노란색이 우세한 부분은 석웅황 또는 자황이라 하는 노란색 안료가 사용되었으며,

약간 붉은색이 감도는 곳은 석웅황과 주사, 납을 주성분으로 하는 연단 또는 황단을 섞어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확인된 안료는 전통회화에서 채색안료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석웅황은 비소와 황이, 붉은색을 내는 주사는 수은과 황이 주성분이다.


금속장신구의 바탕금속은 순수한 구리로 확인되었으며, 수은을 이용한 아말감기법으로 도금하였다.

가죽 속심과 띠돈을 연결한 금속사(金屬絲)는 구리였다.


서각관대는 서각과 금속, 가죽, 직물 등으로 이루어진 복합재질의 유물로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공동으로 진행하였다.

유물의 보존처리방법과 사용된 재질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하였으며,

이를 통해 유물에 대한 더욱 심도 있는 이해가 가능하였다.

 

이번 사례는 복합재질에 대한 보존연구의 좋은 선례가 될 것이며,

앞으로도 보존과학실에서는 이와 같은 연구를 계속하고자 한다.

 

 

보존처리 전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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