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열차분야지도
하늘이 열리고 태극이 춤추던 날 해와달 내려와 오악을 비추네 삼족오 높이 날아 해 품에 깃들고 두꺼비 높이 뛰며 달 속에 안겼네 천상열차분야지도 고려 충신의 환이여 천상열차분야지도 조선 태조의 꿈이여 북에는 북두칠성 남에는 남두육성 고구려 혼을 담아 천문을 새겼네 천상열차분야지도 고려 충신의 한이여 천상열차분야지도 조선 태조의 꿈이여 청룡주작 비상하고 백호현무 포효하니 천손이 나아갈 길 저 멀리 보이네 -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원장 작사, 작곡
윤병철 감독이 기획한 국내 최초 천문우주 SF(Science Fiction) 영화
‘대덕밸리의 밤(A night of the D-valley)’은
한국천문연구원(KASI)의 우주문화 육성책의 후원으로 제작된
‘2009 inD 문화콘텐츠 공모전’ 지원작작품이다.
이 영화는 대덕밸리의 과학자와 우주를 동경하는 아마추어가 함께 풀어내는 드라마로
기획부터 장소, 제작진, 배우까지 모든 과정을 대전에서 해결한 ‘메이드 인(Made in) 대전’ 영화다.
'대덕밸리의 밤'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2009 국제우주대회우주축제’를 기념해
‘프렌즈 밴드’(THE Friends BAND, 장진성 · 김학선 · 박세만 · 신종철 · 서원호)는
<천상열차분야지도>란 제목의 음반을 선보였다.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블랙홀 박사’란 별명을 지닌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원장이
직접 작사 · 작곡한 노래들이 수록돼 있어 눈길을 끈다.
출처 :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사단법인)
http://www.kaas.or.kr/public/free.php?mode=read&aid=77&ss=y&su=&sc=&swrd=&cat=&page=2
'세계 천문의 해' 맞는 박석재 천문연구원장
'갈릴레이 망원경 400돌' 맞는 해… 지구촌 행사 다양
한국 연구진 외계행성 탐색 실력, 쇼트트랙처럼 탁월
- ▲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은
- “붉은색이 감도는 칵테일이라면
- ‘화성에서 의 저녁식사’란 이름을 붙이면 좋지 않겠느냐”며 “일상 속에서 별과 우주를 자주 얘기하면 삶이 훨씬 여유로워진다”고 말했다.
- 이명원 기자 mylee@chosun.com
"지금 당장 아이의 손을 잡고 밤하늘을 바라보세요.
하늘에 별이 20개쯤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와
밤하늘에서 수천개의 별을 본 아이는 꿈의 크기부터 다릅니다.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물 때나 연인에게 사랑을 전할 때
별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올해는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천문의 해'.
박석재(朴碩在) 한국천문연구원장은 천문의 해를 이끌어갈 국내 최고의 별지기이다.
천문연구원은 국내 천문연구의 총본산인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그는 연구뿐 아니라 천문학 대중화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이다.
'블랙홀 박사의 우주 이야기' '블랙홀이 불쑥불쑥' 등 천문학을 쉽게 풀어낸 책은 물론
국가정보원과 외계인이 등장하는 한국형 SF소설 '코리안 페스트'를 펴내기도 했다.
'블랙홀 박사'라는 별명도
1990년대 초반 '스티븐 호킹의 새로운 블랙홀'이라는 저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얻었다.
박 원장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론이 담긴 국기를 가진 국민으로서 별과 우주를 꿈꾸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세계 천문의 해는 한국 천문학이 세계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 천문의 해는 어떻게 제정된 것인가.
"올해는 인류 최초로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달과 목성의 위성들을 관측한 지 400돌을 맞는 해이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와 국제천문연맹(IAU)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올해를 '세계 천문의 해'로 정했다.
앞으로 1년 동안 우리나라를 포함한 130여 국가에서 '우주,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주제로
일반인들이 별과 우주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특히 올해는 우리에게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고려시대 천문 관측 기관인 서운관(書雲觀)이 설립된 지 700년이 되는 해이며,
우리나라 첫 위성발사체가 발사되고 국제우주대회도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 별을 보면 무엇이 달라지나.
"별을 보면 누구나 여유가 생기고 꿈과 미래를 얘기하게 된다. 고교 시절 사이가 나빴던 친구가 있었다.
어느 날 밤 한참을 다툰 후 바닷가에서 별을 보다가 마음을 열었던 기억이 있다.
부모 자식 간에 대화를 할 때나 연애할 때도 별만큼 좋은 매개체가 없다.
별을 본 사람들은 자질구레한 것을 버리고 미래에 대한 대범한 꿈을 꾸게 된다."
― 하지만 일반인들이 별을 보기가 쉽지 않다.
"인구 2000만명의 수도권에 공립 천문대 하나 없는 게 현실이다.
반면 일본은 공·사립 합해 300개가 넘는다. 우리는 40여개가 채 안 된다.
흔히 천문대 하면 불빛이 없는 시골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천체 사진을 찍고 연구하는 게 아니라 주요 행성을 보여주는 천문대라면 청계천에 세워도 된다.
제임스 딘이 출연한 1955년작 '이유 없는 반항'에 나온 천문대가 LA의 그리피스 천문대다.
우리로 치면 남산에 있는 것이다. 그게 선진국이다.
영월 시민천문대가 영화 '라디오 스타' '가문의 영광'에 나올 정도로 유명해진 데서 알 수 있듯
천문대는 삭막한 도시에서 하나의 문화 아이콘이 될 수 있다. 망원경으로 부족하면
돔형 천장에 밤하늘의 별 수천개를 보여주는 천체 투영관 플라네타리움을 설치하면 된다."
― 한국 고천문학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고 들었다.
"태극기에는 우주 생성의 원리가 담겨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론 국기를 갖고 있는 나라다.
하늘이 열린 날인 개천절을 국경일로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 일상생활도 마찬가지다.
아기는 북두칠성 신선이 점지해 태어나고 북두칠성을 의미하는 칠성판 위에 누워 죽는다.
몇 천년 전 고인돌에도 별자리가 그려져 있을 정도로 우리 민족은 천문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개천절 태백산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수많은 깃발을 세우는데 모두 별자리가 그려져 있다."
― 천문학은 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천문학이 우리 생활에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가.
"전파천문학에서는 통신에서 쓰지 않는 주파수를 미리 사용한다.
이것이 나중에 휴대폰 등 통신에 활용된다.
네비게이션에 활용하는 위성지리추적시스템(GPS)의 기준점도 천문연구원에 있다.
우리 영공을 지나가는 외국의 군사위성을 찾는 것도 밤하늘에서 별을 찾는 데서 비롯됐다."
― 국내 천문학 연구 수준은 어떤가.
"지난해 사이언스지에 외계 행성을 찾은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실렸다.
외계 행성 탐색 분야는 스포츠로 치면 동계올림픽의 쇼트트랙이라 할 만큼 우리 연구자들이 탁월하다.
특히 올해부터 한국 천문학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할 것이다.
칠레에 짓는 지름 25m짜리 국제 거대마젤란망원경(GMT)사업에 우리도 참가한다.
천체망원경은 하와이나 칠레 같은 남반구가 최적지다.
이번에 끼지 못했다면 한국 천문학은 영원히 주변부에 머물 뻔했다.
또 첩보 위성을 찾는 위성레이저추적(SLR) 연구도 시작된다.
서울, 울산, 제주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한국 전체를 망원경으로 활용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도 지난해 말 준공됐다."
― 초등학교를 3개월만 다니고 독학으로 중·고교 과정을 마친 뒤 대학에 들어가 화제를 모은
천재 소년 송유근(12)군의 후원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뛰어난 청소년은 반드시 선배 과학자가 뒤를 돌봐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2006년 유근이를 처음 만나 수학이 많이 들어간 어려운 천문학 서적을 선물했는데,
나중에 보니 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읽었더라.
그해 여름 10번 정도 만나 가르치면서 천재임을 확신했다.
유근이는 학점은행으로 대학 졸업자격을 갖췄다.
2009년 2월 우주 전공으로 우리 연구원의 대학원 과정에 입학할 예정이다.
유근이는 박사학위를 받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이다.
빌 게이츠가 될 수도, 호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연아를 보고 아이들이 스케이트장에 몰리듯
유근이를 보고 과학자가 되려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 천문학 대중화를 위해 그룹사운드까지 결성했다는데.
"음악은 천문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미와 파, 시와 도 사이가 반음인 것은 음악으로
우주의 섭리를 이해한 그리스의 피타고라스가 처음 만들었다.
처음 기타를 배우게 된 것도 '해 뜨는 집(house of the rising sun)'이란 음악을 듣고 나서니
내 음악의 시작도 천문학과 관계가 깊다.
블랙홀 박사가 만든 그룹이라고 이름도 '블랙홀 박사와 친구들(Dr. Blackhole & Friends)'이다.
이달 천문의 해 선포식에서 내가 작사 작곡한 '천상열차분야지도(조선시대 천문도)'를 부를 예정이다.
앞으로 우주의 진화를 음악에 담는 스페이스 뮤직(space music), 스페이스 록(space rock)을
꼭 해보고 싶다."
― 연구하랴 대중화하랴 벌여 놓은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좌우명이 '두 마리 토끼도 같은 방향으로 몰면 다 잡을 수 있다'인 것도 그 때문인가.
"어떤 일이든 동시다발적으로 벌이고 먼저 여무는 것을 따면 된다는 의미이다.
논문 쓸 때도 여러 분야를 다 건드리다 보면 먼저 익는 게 좋은 논문이 된다.
칼럼을 준비할 때도 대여섯 건을 동시에 쓴다. 그러다 보면 잘 써지는 게 나온다.
청탁받아 며칠 내 쓰는 것과 다르다. "
― 꿈이 있다면
"대학 때 천문학과 다닌다고 하면 아르바이트도 구할 수 없었다.
지금도 천문연구원을 기상청으로 오해, 일기예보가 맞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전화가 많이 걸려 온다.
어떤 사람은 천문을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용한 점쟁이로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노력 끝에 한국 천문학이 세계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될 계기를 맞았다.
이제 한국인이 외계인을 쫓고, UFO가 인천 앞바다에 추락한 장면을 그린 드라마나 영화가 나올 때가
됐다. 먼 옛날 그랬던 것처럼 다시 우리나라가 '별의 나라'가 됐으면 한다."
박석재 원장은
어린 시절 개천에서 물고기를 잡다가 올려다본 여름 밤 하늘의 은하수에 매료돼
천문학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대 천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블랙홀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절 국내에 첫 천문 동아리를 만들고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결성을 주도하는가 하면
최근 발간된 천문학 에세이집 '하늘을 잊은 하늘의 자손'까지 20권의 천문 교양서적을 집필하는 등
천문학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2005년 한국천문연구원장에 임명된 후 지난해 재임됐다.
- 2009.01.05 03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전기기타로 우주 노래하는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원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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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에서 그만한 전기 기타 연주가를 찾아보기란 어려울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벤처스’밴드를 우상으로 여기며 기타를 연주했다는 그다.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원장이 주인공이다. 그의 취미인 전기 기타의 세계를 들어봤다.
전기 기타를 배우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습니까? 어린 시절 벤처 밴드는 제 우상이었습니다. ‘상하이 트위스트’, ‘파이프 라인’, ‘와이프 아웃’, ‘다이아몬드 헤드’, ‘해 뜨는 집’ 등 벤처스 전기 기타 음악이 1960~70년대 우리나라를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집에 형님이 치던 통기타가 있어서 중학교 시절부터 조금씩 연주를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닌 대전고등학교에서 음악 시간에 통기타를 배우는 바람에 더욱 빠져들게 됐지요.
전기 기타의 어떤 점이 좋아 취미로 하고 있나요? 처음부터 전기 기타를 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솔직히 전기 기타를 살 돈도 없었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혼자 즐길 수 있는 클래식 기타에 더 집중했습니다. 지금도 손톱을 기르면 제가 대학시절 수도 없이 쳤던 ‘알함브라의 회상’ 같은 곡은 연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대학 다니던 시절 ‘대학가요제’가 처음으로 시작돼 ‘나 어떡해’라는 곡이 대상을 차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우리 사회에 정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고 저도 전기 기타 연주의 꿈을 잠시나마 다시 갖게 됐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연주할 친구도 없고 음악에 전념할 형편도 못 돼 바로 꿈을 접게 됐습니다. 지금은 30여 년 전 이런 쓰린 추억에 대해 한풀이하고 다니는 느낌입니다.
집에서 연습하면 이웃들이 시끄럽다고 할텐데 특별히 연습하는 곳이나 조용히 연습하는 노하우가 있습니까? 기타를 치는 것은 집안에서도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취미입니다. 제 처와 두 딸은 물론 고양이까지 제가 기타 치는 걸 싫어합니다. 한마디로 아이들 공부 때문입니다. 다행히 전기 기타는 이어폰을 끼고 칠 수 있기 때문에 ‘핍박’을 이겨내며 꾸준히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훨씬 자주 연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웃에게도 전혀 방해가 안됩니다. 저는 ‘고음불가’라 노래는 안 하거든요.
전기 기타의 연주 실력을 굳이 자평해본다면. 제가 음악에 조금 소질이 있나 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어떤 노래를 듣는 순간 바로 계명을 알 수 있었으니까요. 지금도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오면….’ 하고 노래가 나오면 바로 ‘솔솔미미 레레 도미, 솔솔도시라라…’ 하고 바로 계명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악기를 배우기가 쉬웠고 지금도 어지간한 노래는 즉석에서 조옮김해가며 코드를 붙일 수 있습니다. 그 요령을 ‘수학동아’ 2009년 12월호에 ‘수학을 알면 음악이 즐겁다!’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바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기타는 학창시절, 군대시절, 유학시절 등 항상 제 옆에 있었습니다. 벤처스 곡들을 30년 이상 쳤더니 질려서 이제는 조금씩 독자적으로 편곡해 연주하고 다닙니다. 언제 한 번 연주를 들어보시고 평가해 주세요.
함께 연구하는 동호회나 그룹이 있으면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제 대전고등학교 4년 후배들이 주축을 이뤄 조직된 ‘프렌즈’ 밴드가 대전에 있습니다. 소위 ‘대학가요제 첫 세대’인 이들은 현재 공무원, 교사, 회사원 등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음악으로 돈을 벌지 않으니까 아마추어일 뿐이지 실력은 프로입니다. 홈페이지(http://cafe.daum.net/groupsoundfriends)에서 실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합류하면 이름이 ‘닥터 블랙홀 & 프렌즈’로 바뀝니다. 제 별명 ‘블랙홀 박사’에 ‘프렌즈’를 더한 이름이지요. 제 별명이 앞으로 간 것은 전적으로 제가 선배고 밥을 더 많이 사기 때문입니다. 세컨드 기타를 치는 후배 대신 제가 들어가서 5인조를 유지하면서 연주합니다. 창작곡만 모아서 비매품 음반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밴드 연습은 어디서 하며 기타에 빠져 살면 가족들과 소원해질 수 있지 않습니까? 그게 큰 문제입니다. 주택가 지하실 같은 곳에서 연습하면 아무래도 주위 사람들이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프렌즈’의 연습실은 테마파크 ‘꿈돌이랜드’ 중앙무대 지하에 있어 아무 걱정 없습니다. 거기서는 밤에 아무리 크게 연주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어 ‘프렌즈’는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꿈돌이랜드’ 장세일 사장님이 우리 후원회장이거든요. 취미에 빠져 살면 가족과 소원해질 수도 있습니다만 제 경우에는 바쁜 기관장 생활 때문에 집에서 연습하는 날이 일주일에 하루도 안 돼 걱정 없습니다. 전기 기타는 자주 바꿔야 할 필요도 없어 경제적 부담도 되지 않습니다. 어쨌든 처자식이 제가 공연할 때 와서 박수치고 좋아하는 것 보면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그동안 공연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공연과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세요. 구조적으로 공연을 많이 할 수가 없습니다. 제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다섯 사람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 모이는 것 자체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뿐 아니라 음향장비가 트럭으로 하나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프로들처럼 출연료를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음향시설과 기타 경비 등 최소한 150만 원의 예산이 뒷받침돼야 공연이 가능합니다.
과학자들에게 취미 생활을 권한다면 무엇을 권하고 싶습니까? 물론 아무나 할 수 있는 취미는 아니지만 밴드 활동을 적극 권유하고 싶습니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최고입니다. 전기 기타는 혼자 쳐봐야 ‘소음’에 지나지 않습니다. 밴드의 한 부분을 맡아서 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여럿이 같이 연주하면 모든 악기가 조화를 이뤄 ‘음악’이 나옵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밴드 활동은 무척 보람이 있습니다. 생각합니다. 또한 밴드 멤버들이 서로 양보하고 희생하는 일이 거의 습관처럼 몸에 배어야 팀이 깨지지 않고 오래갑니다. 인격수양에도 큰 도움이 되지요. 또한 음악은 과학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우주 오케스트라를 들었다’고 외친 피타고라스의 경지에 도달해 보고 싶습니다. 최근 제가 지도하고 있는 ‘천재’ 송유근 군도 우리 밴드에서 자주 드럼 연주를 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공부만 잘하면 뭐 합니까.
앞으로의 계획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새 청사가 올가을 준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UST는 우리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의 꿈이 담긴 곳입니다. 그래서 그 준공식 때 공연을 할 생각으로 이세경 총장님의 내락도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마침 유근이도 UST 학생이어서 의미 있는 공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우주음악이 거의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블랙홀’이나 ‘빅뱅’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생활해서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 2010년 08월 09일 - 박방주 중앙일보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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