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때가 있다고? 나이 들어 하는 공부가 진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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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을 위한 뇌 관리법 조언
요즘은 뉴스 보기가 겁난다.
경기불황으로 실업률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 불안을 느낀다.
기업의 감원바람은 누구도 비껴가지 않는다.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학원가로, 자격시험장으로 향하는 직장인들의 필사적 몸부림을 보노라면
답답함이 밀려든다. 기업의 고위급 관리자라 해서 ‘불안’을 피해 갈 수는 없다.
‘능력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이 시대에 자기혁신 없이는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다.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국은 지난 50년간 ‘성실한 사람’을 최우선으로 고용했으며 그를 통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더 이상 진득하게 앉아 죽도록 공부하고, 성실하게 일만 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생산된 상품은 이미 쌓여 있고 생활에 필요한 웬만한 것들은 모두 소유하고 있다.
이제는 더 많이 생산하는 것보다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고,
새로운 아이디어 하나가 기업을 구하는 열쇠가 됐다.
잠깐 멈춰 ‘어떻게’를 생각해보자.
‘얼마나 일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일할 것인가’다.
● “나이 들수록 머리 굳는다는 건 오해, 결정성 지능은 높아져”
최근 기업들은 ‘위기 극복형’ 인재를 찾고 있다.
신입사원 면접에 ‘시련을 어떤 식으로 극복했나’ ‘이런 문제가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같은
질문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중장년층은 실제 업무에서 선택권을 쥔 사람들이다.
회사에서 의사결정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특히나 필요한 자질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조절하는 ‘문제 해결력’이다.
기업을 위기 속에서 어떻게 구출할 것인가. 바로, 이때 필요한 게 창의력이다.
중장년층은 실무를 익혀 의사결정자의 위치에 올랐고,
회사에 오래 몸담아왔기에 업무 통괄 능력도 뛰어나다.
그러나 중년 이상이 되면 사람들은 배움과 성장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기억력이 감퇴되고 창의력이 쇠퇴했다고 스스로 인정하며 새로운 업무에 투입되길 주저한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물론 나이가 들면 기억력을 주관하는 유동성 지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지식이나 경험에 의한 결정성 지능은 올라간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듯 ‘나이 들수록 머리가 굳는다’는 말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말이다.
기억력이 감퇴하는 대신 문제 해결 능력과 판단력 등은 좋아지므로
결코 지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한 예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소크의학연구소는
2000년, 72세 교수의 뇌에서 기억을 주관하는 해마의 신경세포가 계속 생성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실은 나이와 상관없이 공부를 계속하면 해마의 신경세포가 증식된다는 것을 증명한다.
곧 나의 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늙어서도 충분히 머리가 좋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나이 들었기에 창조적 인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은 편견이다.
무엇보다 중장년에겐 ‘에이징 파워’ 라는 자산이 있다.
에이징 파워란 말 그대로 나이들수록 강해지는 힘을 말한다.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원숙미,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한 정보력, 축적된 경제력 등이
창조적 인재가 되는 힘의 원천으로 작동할 수 있다.
오히려 중장년층의 진짜 문제는 공부하지 않는 것,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 불안한 세상의 무기 ‘창의력’, 관건은 공부
창의력의 관건은 나이가 아닌 공부
게다가 창의, 창조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답은 없다.
그렇다고 완전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것이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많은 자료와 경험이 축적돼 만들어진다.
중장년층은 그런 점에서 오히려 유리한 지점에 있다.
1973년 1차 오일쇼크가 있던 해, 원유가가 폭등해 기름을 실어 나르는 유조선 사업은 뒷걸음질만 했다.
이때 위기를 기회로 생각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우리가 쓰는 기름을 외국회사에 맡길 것이 아니라 우리 배로 실어오자는 아이디어였다.
이러한 역발상은 후에 2차 오일쇼크도 극복할 수 있게 했다.
위기를 이용해 대담한 투자를 결정한 사례다. 당시 그의 나이는 예순을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연륜과 경험만 있다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건 결코 아니다.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고, 지능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현대인에게 필요한 공부다.
공부를 통한 적당한 뇌 자극은, 창의적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효율적으로 공부를 많이 한 사람에게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공부를 통해 날마다 자신의 ‘뇌’를 적절히 사용, 관리한다면
불황을 이겨내는 창의적인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공부하는 중년은 행복하다”
해마의 신경세포는 정보를 습득할수록 증식되기 때문에 공부할수록 우리 뇌는 활성화된다.
해마에서 생성된 새로운 신경세포는 노화를 방지하고 젊음과 건강을 유지시킨다.
창의적 인재들이 젊음을 유지하는 것도 공부를 통해 뇌가 건강하기 때문이다.
뇌에 적당한 자극을 주고, 새로운 것을 습득해가는 과정은
창의력 향상은 물론 집중력, 기억력, 이해력에도 도움이 돼
궁극적으로는 업무 능력 향상에도 기여한다.
게다가 나이 들어 하는 공부는 진짜 공부 라고 할 수 있다.
학창 시절 공부가 오직 시험용이었다면 이 공부는 응용할 수 있는 분야도 많다.
책을 통해 배운 내용을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고,
익혀둔 영어 몇 마디로 갑자기 걸려온 외국인의 전화에 응대도 할 수 있다.
공부한 것을 적용하는 훈련을 통해 성취감을 맛보기도 한다.
대부분의 중장년은 세월이 흐른 만큼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 때문에 무모한 짓을 하느라고 시간을 낭비하진 않는다.
자신이 적절히 해낼 수 있는 양을 하고 싶은 만큼 정해서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부야말로 진정으로 내 것을 습득하는 기회다.
공부할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다.
문제 해결 능력 향상을 위해 공부를 시작한다면 지금 나이에도 충분하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그 답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연륜 있는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터득한다.
여기에 공부에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해결사형 인재가 될 수 있다.
● ‘부딪쳐라’ ‘운동하라’ ‘정리하라’…
뇌를 젊게 만드는 7가지 훈련
1. 일단 부딪쳐라
의욕이 충만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에너지를 준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설사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의미를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우리 뇌 안 측좌핵이라는 곳에는 의욕을 북돋워주는 신경세포가 있다.
이는 평소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일단 무엇이든 시작해서 이곳을 자극해야 한다.
싫다는 생각을 조금만 참고 일단 시작하면
측좌핵은 스스로 흥분해 의욕을 북돋워주고 일의 집중도를 높여준다.
예컨대 어려운 프로젝트를 맡거나 회사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 팀이 해보겠다’고 말해보라. 끙끙 앓고 있지만 말고 일단 뛰어들면 그때부터 뇌는 활성화된다.
2. 매일 새로운 것을 찾아라
뇌는 새로운 자극을 좋아한다.
여행을 가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며 환희에 젖는 것도 우리 뇌가 낯선 환경에 적절히 반응했기 때문이다.
정시 출근해 늘 같은 업무량에 시달리고 새로울 것이 없는 쳇바퀴 도는 생활을 반복할수록
뇌는 점점 쇠퇴한다. 우리 뇌는 똑같은 것에 흥미를 일으키지 않는다.
안정과 반복을 원하면서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변화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매일 무엇인가를 조금씩 다르게 시작해보라.
회사에 30분 일찍 나가 책 한 구절을 읽어도 좋고,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것도 좋다.
날마다 새로운 활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면 우리 뇌는 활동적인 호르몬을 분비할 것이다.
3. 가벼운 운동을 하라
행복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세로토닌은 인간의 몸과 정신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기능을 한다.
뇌가 활성화되도록 최적의 컨디션을 만들어주는 것도 세로토닌이다.
이 호르몬은 생명을 유지하는 활동, 이를테면 씹고 걷고 심호흡하고 사랑할 때 분비된다.
세로토닌을 많이 분비하는 것은 뇌를 포함해 몸 전체의 건강을 유지하는 지름길이다.
나이가 들면 배가 나오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습관이 생긴다.
중장년 남성들의 성인병 발병률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운동을 생활화하지 않는 데 있다.
아침 출퇴근 시간에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지 말고 계단을 이용해보라.
점심시간에 회사 주변을 잠깐 산책하는 것도 좋다.
굳이 체육관을 이용하지 않고 최소한 하루 30분 걷기만 해도 세로토닌 활성화로 건강까지 유지할 수 있다.
4. 감정훈련을 하라
조직에서 중요한 위치에 오를수록 ‘판단력’이 중요해진다.
그런데 사실 이 ‘판단’이라는 것은 이성이 아닌 감정이 한다.
직감적으로 먼저 어떤 판단을 하고 논리적인 수읽기로 들어가는 것이 뇌의 판단경로다.
감정은 직관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만큼 중요한 게 감정을 잘 다루는 것이다.
내 몸 상태와 스트레스지수, 기분에 대해 민감한 사람들은 자신을 컨트롤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스스로 치료하고 해소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바른 자세로 길게 호흡하며
‘휴’하고 숨을 내쉬어보라.
성이 나거나 짜증날 때 호흡을 조절하며 세로토닌을 분비시켜라. 또, 감동만큼 강한 뇌 활성 촉진제도 없다.
평소에 감성적인 영화도 보고, 아내를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하고, 좋은 구절의 시를 읊으면서 감정훈련하는 습관을 가져라. 뛰어난 직감의 원천은 풍부한 감정이다.
5.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라
분명한 목표와 계획이 세워져 있을 때 머리도 잘 굴러간다. 도전과 성취는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목표를 정할 때는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잡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이번 달까지 마무리지어야 하는 일 중 오늘 하루 동안에는
어떤 일을 어디까지 진행하겠다는 식으로 계획을 잡는다.
그뿐만 아니라 어떤 두뇌활동을 할 것이며, 운동에 얼마의 시간을 할애할지도 정해보자.
작은 보폭이라도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의식과 함께
얼마만큼 진전되고 있다는 자기평가가 수반되어야 한다.
목표한 것을 실행했을 때 자신에게 칭찬의 선물을 사주는 것도 뇌를 북돋울 수 있는 방법이다.
6.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라
보통 바이오 리듬은 90분을 1주기로 고저가 있는데
90분의 높은 활동 주기 다음엔 10분 정도의 낮은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일처리를 할 때 90분 고민하면 10분은 ‘뇌’를 맘껏 풀어줘야 한다.
미국의 스틱골드는 2000년 ‘인지신경과학’에
‘새로운 지식이나 기법을 몸에 익히려면 그날 6시간은 자야 한다’는 주장을 발표한 바 있다.
하루 수면량을 6시간으로 하고, 대신 15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낮잠을 자는 도중에는 사람의 몸을 고요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호르몬이 분비돼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이러한 시간 관리를 통해 몸의 건강과 함께 뇌의 발달도 이뤄진다.
7. 정리하고 메모하라
학창 시절 공부 잘하는 이들의 책상은 늘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잘 돼 있었다.
주변의 너저분한 것들은 집중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뇌 건강을 위해 공부를 하고자 한다면 그 첫걸음은 주변 정리다.
여기서 정리란 단순히 깨끗이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요한 정보를 메모하고 분류하는 기술, 생각을 정리하는 기술 역시 정리에 포함된다.
특히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메모하는 습관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뇌를 자극시키고,
적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복습까지 할 수 있다.
- 이시형, 정신과 전문의·‘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저자
- 신동아, 2009.05.01 통권 596호(p560~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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