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서 - 과문(科文)=시권(試券)

 

 

 

 

 시권(試券)=과문(科文)  

 

 

 

 

 

(1) 명지(名紙)  응시자의 신분, 이름, 나이, 본관, 거주지  사조(四祖=父, 祖, 曾祖, 外祖)의 신분, 이름, 본관을 쓴다.    (2) 비봉(秘封)  명지(名紙) 부분에 기록한 것이 보이지 않도록 접어서 풀로 붙인다.    (3) 할거(割去)  제문(製文)과 명지(名紙) 사이에 쓴 지호(紙號)이다. 글씨의 중간부분을 자른다.    (4) 자호(字號) - 위 시권(試券)의 경우에는 "九金"                      - '金'은 천자문에서 41번째에 해당한다.    일종의 수험번호로 시험이 완료되어 응시자가 답안지를 제출하면 100장씩 묶어  천자문의 순서에 따라 매기는 작축(作軸)이다.  즉 천축(天軸), 지축(地軸), 현축(玄軸)... 등의 순서로 매기고,  천축의 첫째 과지(科紙)를 일천(一天), 다음은 이천(二天), 삼천(三天)...등의 순서대로 쓴다.    (5) 시험문제 : 시험문제  ‘問云~’ 부분은 시험문제에 해당한다.    (6) 제문(製文) : 답안지 내용    (7) 성적 - 위 시권(試券)의 경우에는 "차하(次下)"      붉은 글씨(주서, 朱書)로 성적을 적는다.      1의 上, 中, 下              (1上, 1中, 1下)      2의 上, 中, 下              (2上, 2中, 2下)      3의 上, 中, 下              (3上, 3中, 3下)      차(次)의 上, 中, 下       (次上, 次中, 次下)      경(更), 외(外) 등이라 쓴다. (更 / 外)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급락이 결정되는 알성시 · 정시 · 춘당대시 등을 제외한 과거시험의 수험생은

시험 전에 녹명소(錄名所)에 녹명(錄名)을 하여야 하는데

복시의 경우 녹명 전 ‘조흘강(照訖講)’이라 하여 4관원(四館員)이

소과는 <소학> <가례>, 대과는 <경국대전> <가례>를 임문고강(臨文考講)하였다.

소과는 학례강, 대과는 전례강이라 하였는데, 이에 합격해야만 녹명(錄名)할 수 있었다.

 

수험생들은 녹명소에 먼저 응시자 자신의 성명 · 본관 · 거주지와

부, 조, 증조, 외조의 관직과 성명 및 본관을 기록한 4조단자(四祖單子)와

6품 이상의 조관(朝官)이 서압(署押：手決을 둠)한 일종의 신원보증서인 보단자(保單子)를 제출해야 한다.

 

시험지(名紙=試紙=科紙=試券)는 응시자(거자, 擧子)가 각자 지전(紙廛)에서 구입하여

지참하도록 되어 있어서 종이의 규격 및 질이 다양했는데, 

대(大)ㆍ소과(小科)의 시(詩)ㆍ부(賦)ㆍ송(頌)ㆍ책(策) 등의 시험지이다.

 

녹명(錄名) 때 시지(試紙)를 제출하면

서울에서는 녹명관(錄名官)인 4관원(四館員=예문관, 성균관, 교서관, 승문원)이,

지방에서는 감사(監司)의 주관 아래 입문관(入門官)이 조사한 뒤에 인장을 찍고 되돌려준다.

이때 관원들이 응시자의 이름을 알아볼 수 없도록 그 위를 종이로 붙여 봉(피봉, 皮封)한다.

시권(試券)에 찍는 도장은 ‘과거지보(科擧之寶)’이고

관인이나 보(寶)가 찍히지 않은 것은 ‘백문(白文)’이라고 한다.

   

시험 당일 새벽 수험생들이 모이면 입문관(入門官)이 녹명책을 보고 호명하여 입장시켰다.

과거 시험장은 대개 2∼3곳에서 치러졌으며

시험관과 안면이 있는 사람은 다른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게 했다.

이때 책을 가지고 들어가다 발각되면 1식년 또는 2식년 동안 과거응시의 자격이 박탈당하였다.

수험생의 입장이 끝나면 여섯 자(약 1.8m) 간격으로 떼어 앉히고 시험장을 폐쇄하였다.

*** 1809년(순조 9) 증광문과 시험 때 두 시험장 중 한 곳에만 2만6천여 명의 응시자가 입장하였고,

     그리하여 큰 혼란이 일어난 와중에서도 7천명이 답안을 제출하였다고 전한다.

     결국 그토록 많은 응시자가 몰리는 상황에서는 전통적인 과거제를 정상적으로 시행한다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곧이어 시관들이 이른 새벽 의논하여 정한 시험 문제가 게시되면 수험생들의 답안 작성이 시작된다.

 

시험이 시작되면 시험지(名紙=試紙) 오른쪽 상단에

본인의 관직, 이름, 나이, 본관, 거주지 그리고 응시자의 4조(四祖=父, 祖, 曾祖, 外祖)를 기재한다.

그리고 시험문제인 제목을 쓰고 답안내용(製文)을 작성하게 된다.

과문(科文)은 과거시험 때 응시자가 제출하는 시험 답안이다.

답안지는 식년시 · 증광시 · 별시에서는 인정(人定：밤 9시)까지 제출하게 하고,

당일로 합격자 발표를 하는 알성시 · 정시 · 춘당대시의 경우

처음에는 2시간, 뒤에는 3시간 동안에 작성, 제출하도록 하였다.

 

답안 작성에는 일정한 양식이 있어 여기에 어긋나면 합격해도 소용이 없었다.

 

<숙종실록>에 따르면

① 생원, 진사시와 전시의 시권(試卷)은 해서로 쓸 것

② 노장(老莊), 불가(佛家)의 문자를 쓰거나 순자(荀子), 음양서, 패설을 인용하지 말 것

③ 색목(色目: 당파, 黨派)을 언급하지 말 것

④ 국휘(國諱：국왕이나 역대왕의 이름)를 범하지 말 것

⑤ 괴기한 문자를 쓰지 말 것

⑥ 특히 대책(對策)에서는 먼저 시제(試題)를 베껴 쓰고

초, 중, 종장의 허두(虛頭)에 ‘신복독(臣伏讀)’ 세 글자를 쓸 것

이 양식 이외에도 시제와 자획(字劃)이 다르거나 한 자라도 빠트리면 안되었다.

국왕과 관계되는 문자는 두 자 올려 써야 하고, 국가와 관계되는 문자는 한 자를 올려 써야 한다.

 

 

시험이 완료되어 답안지를 제출하면 수권소(修卷所)에서는 제출된 순서대로 100장씩 묶어

천자문의 순서에 따라 수험번호(자호, 字號)를 매기는 작축(作軸)을 한다.

 

작축한 시권은 봉미관(封彌官)에게 넘겨져,

과지(科紙)의 피봉(皮封)과 답안지(製文)와 피봉 사이에 쓴 자호와 중간부분을 잘라내어

제문과 피봉을 분리하는데 이를 할거법(割去法)이라 한다.

이는 사정(私情)의 개입을 막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이다.

 

그리고 서생(書吏)들로 하여금 과문을 붉은 글씨로 옮겨 적게 하는데

이를 주초(朱草, 寫本)라 하고 역서(易書)라 하였다.

역서는 문과 중 식년시 · 증광시 · 별시에서만 하고,

대개 생원, 진사시와 정시(庭試), 춘당대시(春塘臺試), 알성시(謁聖試) 등 친림시(親臨試)에는

역서하지 않고 본초(本草：본시험지)를 갖고 등급을 정하였다.

 

역서가 끝나면 사동관(査同官)은 본초(本草：본시험지)를,

교동관(校同官)은 주초(朱草：붉은 글씨로 베낀 답안지)를 대조하여 틀린 곳이 없나를 확인하고

주초만 시관(試官)에게 넘긴다.

시관은 주초를 가지고 채점하여 과(科：갑 ·을 · 병과)와 차(次：제1인 · 제2인 · 제3인)를 정한다.

합격된 시험지는 본초와 주초를 일일이 대조한 뒤 합격자 명단을 국왕에게 보고한 뒤 발표하였다.

 

생원 · 진사시와 잡과는 ‘합격(合格)’ 이라 하였고,

문 · 무과는 ‘급제(及第) 또는 출신(出身)’ 이라 하였다.

 

합격자 발표인 ‘방방(放榜)’ 때 '방방의(放榜儀)' 또는 ‘창방의(唱榜儀)’라는 의식이 거행되었는데,

문과 · 무과 창방의는 보통 근정전에서 실시되어 급제자에게 합격증서인 '홍패(紅牌)'가 주어진다.

이어 국왕으로부터 어사화(御賜花：帽花)와 개(蓋：日傘) 및 주과(酒果)를 하사받았다.

 

 <홍패, 紅牌>

1814년(순조 14, 嘉慶 19) 영릉(英陵, 세종대왕릉) 참봉직에 있던 조기영(趙冀永)이

대과(大科)인 문과에서 갑(甲)과 1人(1등=장원)으로 급제하여 홍패를 받았다.

한편, 조산대부(朝散大夫)는 종4품 上, 문관의 품계이다.

(문과는 갑과 3, 을과 7, 병과 23人으로 33명의 급제자가 있었다)

 

 

생원 · 진사시 합격자에게는 예조에서 '백패(白牌)' 를 주고 모화(帽花=어사화)와 주과를 하사하였다.

 

 <백패, 白牌>

1810년(순조 10, 嘉慶 15) 조기영이 소과(小科)인 진사시에서 3등, 제25人에 합격한 백패

(소과는 1등 5명, 2등 25명, 3등 70명으로 하여 모두 100명을 합격시켰는데

이 백패의 성적은 총 100명 중에 55등에 합격한 내용이 된다.)

 

 

또, 문과 · 무과 급제자들에게는 ‘은영연(恩榮宴)’이라 하여 조정에서 축하연을 베풀어 주었다.

그 다음날 문과 · 무과 급제자들은 모두 문과 장원(壯元)한 자의 집에 모여 그 인솔하에 예궐(詣闕)하여

국왕에게 사은례를 올렸고(생원 · 진사시 합격자는 생원시 장원자의 집에 모였다),

그 다음날 무과 장원자의 집에 모여 그 인솔하에 문묘(文廟)에 가서 알성례(謁聖禮)를 행하였다.

(생원 · 진사시 합격자는 진사시 장원자의 집에 모였다)

 

또, 시관을 초대하여 은문연(恩門宴)을 열기도 하였다.

대과 · 소과를 막론하고 일종의 시가행진인 유가(遊街)가 3∼5일간 허락되었다.

그리고 지방 출신의 신급제자들을 위한 ‘영친의(榮親儀)’가 있어서

그들이 고향에 내려가는 날 그곳 수령과 향리들의 환영을 받고 유가하였다.

 

한편, 예문관에서는

신급제자의 합격 순위에 따라 성명 · 본관 · 거주 및 부친의 관직과 이름 등을 적은

문과 · 무과방목(또는 龍虎榜目)을 만들어 반포했다.

소과의 경우는 ‘사마방목(司馬榜目)’이라 하였다.

동방(同榜：합격동기생)은 동년(同年)이라 하여 형제와 같이 친하게 지냈다.

한편, 조선시대 5자등과(五子登科)의 경우 그 부모가 살아 있으면 세미(歲米) 20석을 주고,

이미 죽은 경우에는 벼슬을 내려주는 것이 관례였다.

 

급제자는 등급에 따라 품계를 받았는데,

품계 없이 등과한 경우

갑(甲)과 제1인 장원(壯元=1등)에게는 종6품, 방안(榜眼=2등)과 탐화(探花=3등)에게는 정7품,

을(乙)과에게는 정8품, 병(丙)과에게는 정9품의 품계를 주었다.

그리고 갑과에게만 즉시 실직(實職)을 주고,

나머지는 문과의 경우 4관원(四館員-성균관 · 예문관 · 승문원 · 교서관) 에,

무과의 경우 훈련원과 별시위(別侍衛)에 권지(權知)로서 분속시켰다가 실직에 임용하였다.

 

과거는 처음으로 벼슬을 하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미 관직에 있는 경우 승진의 기회를 주던 제도였다.

식년시 · 증광시 등의 소과에는

통덕랑(通德郞：정5품) 이하로서 과거를 거치지 않은 관원은 응시할 수 있었고,

문과나 무과에는 통훈대부(通訓大夫：정3품 堂下) 이하의 관원이 응시할 수 있었으며,

이에 합격되면 각각 그 등급에 따라 원래의 관계(官階)보다 몇 관계씩 승진시켜 주었다.

이러한 경우 승진 한계는 정3품 당하관까지였다.

『경국대전』에는 관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대과에 응시하여 합격하면

갑과(甲科) 제 1인은 4계(階), 제 2 · 3인은 3계, 을과(乙科)는 2계, 병과(丙科)는 1계씩

각각 더하여 준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리고 10년에 한 번씩 문 · 무 당하관을 위하여 설치된 중시(重試)라는 과거도 있었다.

 

 

더보기

● 신참례(新參禮) - 조선시대 신입관리 신고식

     : http://blog.daum.net/gijuzzang/7605808

 

● 성균관(成均館) :  http://blog.daum.net/gijuzzang/8515353

● 성균관 : http://blog.daum.net/gijuzzang/8515354

● 반촌(泮村) - '서울의 게토(ghetto)' :  http://blog.daum.net/gijuzzang/8514778

● 조선시대 신고식 : http://blog.daum.net/gijuzzang/8515272  

● 대사례 - 영조 19년(1743) : http://blog.daum.net/gijuzzang/4338430

 

● <조선시대 문과백서>-조선시대 문과방목(文科榜目) 분석

    : http://blog.daum.net/gijuzzang/8514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