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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 - 마네(Edouard Manet)와 세잔(Cezanne, Paul)

Gijuzzang Dream 2009. 1. 25. 22:46

 

 

 

 

 

 

오르세 미술관에서 만나는

마네(Edouard Manet)와 세잔(Cezanne, Paul)

 

 

 

 

(1) 마네(Edouard Manet) / 비도덕적인 현실의 세계를 보여준 '풀밭 위의 식사'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세워진 오르세 기차역은 파리 최초의 근대식 철도역이었지만

1970년 레알 시장 건물과 함께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역사적 장소였던 오르세 역은

19세기 후반 작품을 소장하는 데 포화상태에 이르렀던 루브르 박물관 관계자들에 의해

19세기 이전의 작품들은 루브르 박물관에, 19세기 후반 예술 작품들은 오르세 미술관으로 사용되면서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마네(Edouard Manet,1832-1883)의 <풀밭 위의 식사>는

빛의 효과에 대해 연구했던 인상파 출현을 예고한 작품이다.

 

 

▲ 마네(Edouard Manet) <풀밭위의 점심 식사(Le Dejeuner sur L'Herbe)>

1863년, 캔버스에 유채, 208×26 


이 작품은 1853년 살롱전에서 낙선한 작품으로

당시 살롱전이 구태의연한 방식의 심사 때문에 대규모로 낙선한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다.

낙선작 대부분은 젊은 화가들의 작품들이었고 그들은 심사위원회에 격렬한 항의를 퍼부었다.
그것을 언론이 보도하게 되었고 곧 살롱전은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이 사태를 수습하고자 나폴레옹 3세는 700여 점의 낙선작들만 모아 전시를 하게 했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낙선작 전시회’다.

‘낙선작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을 보고

나폴레옹 3세도 점잖지 못한 작품으로 평했을 정도로 이 작품이 주는 충격은 컸다.

이 작품은 파리 근교의 숲에서 당시 유행하던 최고급의 양복을 입은 남자들 사이에

나체의 여성이 당당한 표정으로 다리를 한쪽 들고 앉아 있는 모습을 그렸다.
피크닉을 즐기고 있는 남자와 여자의 모습이지만 벌거벗은 여성 때문에

에로티즘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어 당시 비평가는 물론 대중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그들이 비난한 이유는 신화를 통해 여체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

비도덕적인 현실의 세계를 그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남자들은 마네의 두 형제들이며 화면 정면에 앉아 있는 벌거벗은 여인이 빅토리아 뫼랑이다.

전문 모델인 그녀는 관람객을 향해 뻔뻔할 정도로 당당하게 앉아 있고

화면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들과 뒤로 보이는 여자의 시선은 관람객들을 외면하고 있다.

풀밭 위에는 여자의 옷가지가 흩어져 있는 배경은 선정적이지만

마네는 정물화가로서 빵과 바구니 그리고 자연을 뛰어나게 묘사했다.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1832~1883)의 이 작품은

티치아노의 <전원의 합주>에서 구도를 차용했지만 티치아노의 작품과 다르게 도덕성이 제기되었던 것은

남자들이 당시 유행하는 옷차림을 한 부르주아로서 벌거벗은 여인과 대낮에 즐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마네는 16세기 거장의 작품을 모티브로 하여 고전과 근대가 공존하는 작품을 창조했지만

그의 진보적 성격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스캔들이 일어났던 것이다.

 

 

 


(2) 세잔(Cezanne, Paul) / 사과 하나로 파리를 놀라게 하고 싶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현대 미술의 시작을 알려주고 있는 작품이

세잔(Cezanne, Paul 1839∼1906)의 <사과와 오렌지>다. 이 작품의 구상은 1893년에 했다.

 

▲ 세잔(Cezanne, Paul) <사과와 오렌지>

1895-1900년, 캔버스에 유채, 74×94 


 

이 작품은 사과와 오렌지 그리고 화려한 식탁보가 어울려져 혼란스럽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나

세잔은 사과와 오렌지, 식탁보, 접시나 술 단지 등 어느 것 하나만 시선을 두고 그리지 않았다.

그는 이 작품에서 원경과 근경, 밝음과 어둠,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세잔은 이 작품에서 식탁을 내려다보는 시점을 선택해서 그림을 그렸는데

그것은 식탁의 균형을 잃게 만들었다.

또한 이 작품은 여러 개의 선이 직각으로 교차하여 입체감을 주고 있는데

선 하나하나 계산되지 않은 것이 없다.

폴 세잔(Cezanne, Paul 1839~1906)은 ‘사과 하나로 파리를 놀라게 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그에게 사과는 중요한 소재였다.

세잔의 사과는 평범한 과일을 넘어 그의 삶과 기쁨 그리고 고뇌까지 깃들여 있다.

오르세 미술관은 인상주의 회화는 물론 조각, 판화, 공예 등

19세기 다양한 예술분야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박희숙 서양화가, 미술 칼럼니스트 bluep60@hanmail.net

- 2009.01.21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