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民草)는 강하다?
속속 밝혀지는 식물의 놀라운 능력
백성을 달리 일컫는 ‘민초(民草)’라는 단어는 종종 민본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허나 일본어에서 유래한 민초의 본래 의미는 그와 차이가 있었다. 백성을 풀에 비유한 민초는 원래 힘이 없어 바람 부는 대로 쓰러지는 하찮은 존재를 뜻했다. 이처럼 식물은 대체로 움직이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로 인식되었다. 놀랍고도 신비한 식물의 감춰진 능력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늪지대는 식물의 필수 영양물질인 질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곳이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 사는 식물은 동물처럼 사냥을 통해 영양분을 직접 공급받을 필요가 있다. 불과 0.3초 만에 닫혀 버리는 잎으로 곤충을 잡아먹는 파리지옥 같은 식물은 실제 그런 능력을 지니고 있다. 맞는 곤충만을 가려서 잡아먹는다는 사실이다. 순식간에 닫혀버리는 파리지옥의 잎 사이에는 작은 틈이 있어 몸집이 작은 곤충은 빠져나간다. 그러나 몸집이 큰 곤충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몸부림을 친다. 비로소 소화액을 분비해 잡아먹는다. 작은 곤충을 잡아먹어봤자 소화하는 데 드는 에너지가 더 많으므로 이렇게 큰 곤충만 선별하여 소화시키는 것이다. 야생장미의 어린 순은 단물이 많아 진딧물의 공격대상 1순위다. 그런데 장미는 진딧물에게 그냥 당하고 있지만은 않는다. 진딧물의 천적인 무당벌레는 장미의 의도대로 진딧물을 깨끗하게 제거해준다. 겨울에 앉은부채의 꽃이 핀 주변에는 눈이 녹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앉은부채의 꽃이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15~22℃의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온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매일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 작살나무는 그렇지 않는 개체에 비해 잎이 훨씬 크고 키도 빨리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래식 음악과 록 음악을 지속적으로 들려주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클래식 음악이 들리는 쪽으로 줄기가 더 많이 뻗어나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이들 식물의 경우 시끄러운 록 음악보다는 클래식 음악을 선호했던 것이다. 자기 친족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능력이 식물에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부근에 다른 식물 개체의 존재 여부를 감지한다. 따라서 필요할 경우 뿌리를 발달시키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는 생존 경쟁을 벌인다. 몇 가지 다른 과의 식물과 함께 재배하는 실험을 한 결과, 다른 식물들과 같이 자란 해마강초는 같은 해마강초끼리 자란 식물보다 뿌리가 훨씬 크게 자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다른 종의 식물한테는 영양분을 흡수하는 뿌리를 매우 공격적으로 키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마강초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친족인지 아닌지를 구분해내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추가로 연구한 다른 3종의 식물에서도 해마강초와 같은 친족 인식 능력이 발견되었다는 것. - 2008년 06월 13일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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