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주짱의 하늘꿈 역사방

지켜(연재자료)

과학으로 보는 <삼국지> 7. 장비의 주량은 얼마나 될까

Gijuzzang Dream 2008. 9. 26. 00:24

 

 

 

 

과학으로 보는 삼국지 (7)

 

 

 

 장비의 주량은 얼마나 될까

 

한국인들의 음주 방식으로 알려져 있는 이른바 ‘폭탄주’는 어느 한 종류의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맥주, 소주, 양주, 심지어는 포도주까지 섞어 만드는 술을 말한다.

때로는 이렇게 섞은 술에 음료수를 붓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가지의 술을 마셨을 때보다 더 취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폭탄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을 심하게 취하게 만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폭탄주가 다른 술을 마셨을 때보다 더 취하게 하는 것은 알코올의 농도와 관계가 깊다.

과학자들은 알코올의 농도가 약 20% 정도일 때 우리 몸에 가장 빨리 흡수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런데 알코올 농도 40%의 양주와 4.5% 정도인 맥주가 섞이면 그 농도가 약 20% 정도로 희석된다.

그래서 두 종류 이상의 술을 섞은 폭탄주를 마시면

알코올이 우리의 몸에 빨리 흡수돼 빨리 취하게 된다.

맥주에 소주를 섞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맥주에 알코올 농도가 높은 소주를 섞으면

맥주의 알코올 도수가 인체가 가장 잘 흡수하는 20%에 가까워진다.

술에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를 섞어 마실 때도 탄산이 알코올 흡수를 촉진해 빨리 취하게 된다.


폭탄주 효과 있다

물론 처음에 소주를 마시고 두 번째 자리에서 양주를 마시고

세 번째 술자리에서 맥주를 마시는 식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여러 가지 술을 마셨을 때도

‘폭탄주’를 마셨을 때와 마찬가지 효과가 나타난다.

폭탄주 만들기, 폭탄주를 마시면 다른 술을 마셨을 때보다 더 취하게 되는 것은 알코올의 농도와 관계가 깊기 때문이다.(사진 권우성) 

특히 술자리를 옮겨가며 마실 때는 한 종류의 술을 마실 때보다 더 쉽게 취하고, 술에 취하면 절제를 하지 못해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된다.

폭탄주 중에서도 특히 몸에 안 좋은 폭탄주가 있는데 바로 잔에 거품이 가득 차 있는 폭탄주를 말한다.

맥주의 거품 같은 탄산가스가 몸 안에서 알코올의 빠른 흡수를 돕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 프란 리도웃 교수가 술과 관련된 실험을 한 결과, 같은 샴페인이라도 거품이 많을 때 마신 사람이 김이 빠진 뒤에 마신 사람보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2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탄주가 해로운 것은 단순히 빠른 흡수 때문만은 아니다.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간에 독성이 많이 쌓인다.

또 술의 종류마다 서로 대사 과정에서도 차이가 난다.

술을 섞어 마시면 서로 다른 술에 섞여 있던 불순물들이 서로 반응해 간을 손상시키고,

혈관, 근육, 신경, 그리고 뇌세포 등의 중추 신경계를 교란시킨다.

술을 마신 다음날 머리를 아프게 하는 숙취 역시 더욱 심해진다.

그렇다면 술을 마시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노하우일 수 있는 숙취를 없애는 방법은 무엇일까.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증류주를 마시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 항상 이용할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숙취를 없앤다는 것은 결국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것에 달려 있으므로
간 기능을 향상시키거나

 

알코올 및 알데히드 분해효소의 생성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볼 수 있다.

 

[과학향기] 팀은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아래 내용을 적었다.

우선 숙취로 고생하는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깨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시원한 콩나물 해장국과 북어국이 있다. 이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는 설명이다.

콩나물에는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C가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 성분들은 알코올분해효소의 생성을 촉진하고,

북어 속에 들어 있는 글루타치온 성분은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해 체내 세포의 지질과 단백질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숙취 제거용 음료나 약품도 많이 시판되는데,

음료 자체에 알데히드 분해효소를 넣은 제품도 있고,

호박산이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생성되는 것을 억제한다는 점을 이용해

호박산을 넣은 제품도 있다고 한다.
또 유산균을 이용해 알코올 및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돕는 요구르트도 개발되었다.

북한에서는 로열젤리가 숙취 제거에 좋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로열젤리에 들어있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해피투게더’ 한 장면, 학자들은 술 마시고 사우나에 가는 것은 혈관을 확대하여 결과적으로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과학적인 근거를 차치하고서라도 나라별로 전통적인 숙취해소법은 다양한데, 몽골인들은 양의 눈알을 절여 이를 토마토에 섞어 먹는다고 하고, 이탈리아에서는 쌀, 파스타, 유가공제품 등 흰색 음식을 먹고, 러시아인들은 식초에 절인 오이나 양배추국물을 주로 애용한다.

핀란드에서는 절인 청어와 맥주를, 유럽 일부국가에서는 보드카에 토마토 즙을 탄 칵테일을 해장술로 먹는다고 한다.

숙취제거로 많이 알려진 사우나욕은

잘못 알고 있는 대표적인 숙취제거법이다.

사우나에 가는 것은 혈관을 확대하여 결과적으로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되지 않고,

맵거나 뜨거운 해장국을 먹는 것은 술로 인해 손상된 위벽이나 장에 자극을 더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또 한두 잔의 커피는 이뇨작용을 도와 숙취에 도움을 주나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버릇이 잘못 든 주사(酒邪)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첫 번째 장비를 비롯한 고대의 주당들이 얼마나 많이 마셨는가이다.

앞에서 몸무게 90킬로그램인 장비의 혈중알코올 농도가 0.5%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양이 된다고 설명했다.

① 맥주(4.5%) : 978cc
② 막걸리(6%) : 734cc
③ 포도주(11%) : 466cc
④ 청주(12%) : 366cc

그러나 이 계산은 혈중 농도만으로 계산한 수치로 알코올은 혈액뿐 아니라

체내 전체에 균등하게 분포되는 것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이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경한 교수는 실제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5%가 되려면

그의 몸 전체로 볼 때 450의 알코올이 들어있어야 하므로

45%짜리 고량주 1,000cc를 마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소위 고주망태인 사람의 경우 온 몸에서 술 냄새가 나는데

이는 온 몸에 술이 퍼져있는데다 땀 등으로 알코올이 발산되기 때문이다.

여하튼 장비가 당대의 술인 발효주 즉 알코올 농도 6% 정도의 막걸리를 마셨다면

장비가 마신 량은 약 7,500cc가 된다.

1짜리 막걸리 병으로 8병 정도를 마셨다는 것으로 만만한 양은 아니지만

술 마시는 시간을 충분히 조절하고 화장실을 부지런히 다녔다면 불가능한 양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주당으로 알려져 있던 K대학교의 P감독과 천하장사 L씨의 주량을 통해서도

이를 유추할 수 있다.

생맥주 집에 갔을 때 심심치 않게 생맥주 10,000cc 마시기 시합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 역시 『기네스북』 시합과는 달리 화장실을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조건은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주당인 장비의 몸에 소화효소가 많이 분비되더라도

그의 몸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5% 이상이 된다는 것은 주량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인간의 경우 혈중 알코올 농도가 0.5%이상이라는 것은 깊은 혼수상태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어떠한 상황일지라도 막걸리 8병 정도에 들어 있는 알코올이 장비의 몸에 들어있다면

혼수상태가 되었을 것이므로 더 이상의 술은 마신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이 된다.

이제 『삼국지』에서 나오는 10말(180리터)이라는 의미를 되새겨 보자.

조조의 제문 중에 ‘닭 한 마리와 술 한 말(斗)’란 말이 있다.

하만자(何滿子)는 이 글로 보아

당대에 술 한 말(斗)이 보통 일반인이 마실 수 있는 주량을 뜻한다고 적었다.

그러므로 10말이라는 설명은 일반인의 10배를 마셨다는 뜻이 되지만

장비와 같은 주당이라 해도 막걸리병 8병 이상의 알코올이 몸에 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는 중국인들이 이야기하는 10말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래 한나라의 척도 1석(열 말)이란 자료가 발견되었다. 바로 열 말이 16라는 것이다.

16라면 막걸리 병으로 16병, 맥주병으로는 21병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열 말을 마실 수 있는 사람은 특별한 경우이고

5말 정도도 상당한 주당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5말을 급하게 마시지 않고 밤새도록 천천히 마신다면 매우 놀라운 수치가 나타난다.

즉 앞의 계산대로라면 5말은 맥주병으로 10여 병, 막걸리 병으로 8병을 의미한다.

요컨대『삼국지』를 비롯하여 고대의 주당들이 마신 주량을 계산해보면

현대 주당의 주량과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확한 비교는 되지 않지만 중국에서 말하는 말(斗)이란

현대의 ‘되 또는 승(升)’ 정도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삼국지』등 중국 고대 소설에 나오는 10말이라는 주량을 보고 놀랄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장판파의 장비, 장비는 장판파에서 단독으로 조조대군에 맞서 조조로 하여금 퇴각토록 했을 정도로 용맹했으나 주사가 심하여 결국 부하에게 살해당했다.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이태백(701~762)도 가히 주당 중에 주당으로

한 번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3,000잔을 마셨다는 이야기가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술 한 잔 마신 후 시를 한 수 씩 지었다는 것이다.
3,000잔을 어떻게 마시느냐고 말하겠지만 주선(酒仙)으로 불리는 이태백에도 놀라운 노하우가 있다.

그가 마시는 술잔은 조그마한 은행 껍데기로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무리 유능한 시인이라도 시 한 수를 짓는데는 7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은행 껍데기로 술 한 잔 마시고 7분 동안 생각한 후 시를 지었다면

그가 3,000잔을 마셨더라도 취하지 않았음이 틀림없다.

물론 이태백이 한 시간에 5~6 편의 시를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더라도

3,000편의 시를 짓기 위해서는 500시간 무려 20일이 필요하다.

이태백이 은행 껍데기 잔으로 3,000잔을 마시더라도 취하지 않았음이 틀림없지만

그가 잠도 안자고 계속 술 마시면서 시를 짓기 위해 거의 3주일이나 버틸 수는 없는 일이다.

주선으로 불리는 이태백의 주량도 현대인의 수준에 지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는 장비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주사(酒邪) 문제이다.
술이 다른 어떤 음료보다 인간에게 친숙한 것은 슬퍼도 마시고 기뻐도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어색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태생적으로 서로 다른 계층 간 문화의 차이로

꽁꽁 얼어붙은 마음도 녹이기도 한다.

사실상 어떤 사람이라도 많은 술을 마신다면 취하기 마련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말이 많아지고 같은 소리를 또 하고 또 하며 예상치 못한 실수도 하기 십상이다.

여기에서 술에 대한 해악만 이야기하는 사람과 술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완전히 달라진다.

술자리에서 술 한 잔 하지 않는 사람은 술 마시고 같은 소리를 또 하고 실수하는 사람들을 책망한다.

그런데 같이 술 마시는 사람들은 그런 책망을 하지 않는다.

술을 함께 마시는 사람은 상대방이 많이 마시면

소위 녹음기 틀어 놓은 것과 다름없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도 술을 많이 마시면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술좌석을 같이 한다는 것은 상대방이나 자신이나 술 마실 때 같은 소리하는 것은 물론

어느 정도 실수하는 것도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술 많이 마신 후 다음날 “술자리에서 실수를 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하며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므로 품격 있는 자리보다 마치 대폿집처럼 어딘지 허술한 자리가

더 정겨운 것은 자신의 속내를 은연중 엿보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이처럼 다소 허술한 대화를 서로 이해하는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장비가 다른 영웅들과는 달리 술만 마시면 행패 또는 주사를 부렸다는 것은

술이 취하고 말고 하는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주사의 문제점은 주사를 부릴 때 대부분 품위고 뭐고 내동댕이친다는 점이다.

장비와 같은 대장군이 부하에게 살해된 것도 대장군답지 않게 술 마신 후 행패를 부렸기 때문이다.

이혼 사유 중의 하나가 상대방의 주사가 심하다는 것이다.

술 때문에 이혼에 이르는 사람의 경우 술만 마시면 주사가 심하여 밤새껏 난동을 부리고

시비를 걸며 폭행한다거나, 심지어는 살림살이를 집어던지고 부수며 아이들도 때린다.

잠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워 심부름을 시키며 잠을 재우지 않는다.

그런데 술을 마시지 않으면 심성이 착하고 말이 없으며 온순하여 천사 같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소위 술만 마시면 천사가 악마로 변한다는 설명이다. 이혼을 하고 싶지만 자녀들 때문에 참고 사는데

솔직히 말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어떤 사람이라도 장비와 같은 용량의 술을 마셨다면 취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비는 행패를 부리고 다른 주당들은 행패를 부리지 않는다.

학자들은 술주정 또는 주사는

술이 자기를 억누르고 있던 의식이라는 두뇌의 억압중추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즉 자기를 억누르고 있던 의식이라는 억압에서 느슨해지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주사를 부리는 사람은 술이 몸에 들어가게 되면 무의식 속에 응축됐던 에너지가

원시적인 감정까지 끌고 나와 이해할 수 없는 유치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막걸리와 빈대떡, 품격 있는 자리보다 대폿집처럼 어딘지 허술한 자리가 더 정겨운 것은 술 마시는 사람끼리 서로를 이해하는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마다 주사(酒邪)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뇌의 취약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뇌의 이마엽(전두엽)이 공격받으면 판단이 흐려지고,

평소와 달리 떠들거나 공격적이 된다.

혀가 꼬부라지는 것은 브로카 영역,

말할 때 낱말이 기억나지 않는 것은 베르니케 영역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평소에는 발설하지 못하는 말도 술을 통해 밖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이런 행동이 표출되는 주사의 경우도 무의식적이 아니라 의식적일 경우가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사실상 주사를 부리는 사람은 완전히 취한 것이 아니다.

완전히 취했다면 행패는 커녕 거동도 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상황에 따라 주사를 부리는 사람에게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여 완전히 취하게 한 후

자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처방이라고 설명하는 이유이다.

이런 설명을 보더라도 장비의 행동은 술을 마시고

자신의 심신을 절제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결코 유전자 탓도 아니다.

주사가 비난 받는 것은 자신의 스트레스 등을 술을 빙자하여 발산하는데

그것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술 주정이 심한 사람을 대할 때 단순히 그를 설득해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주사를 살펴 그가 숨기려고 하는 것 또는 진실로 전달하려 하는 것을

이해해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주사를 부리는 사람이 주사부리지 않는 사람보다 절대적으로 적다는 것은

주사 부리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설득 자체가 간단한 일은 아니다.

유비와 제갈량도 장비가 술을 마시면 주사가 심하다는 것을 알고 주의를 주었지만

결국 술을 마시고 부하에게 행패를 부리다가 결국 살해됐다.

이런 예를 보아도 장비가 주사를 부리는 것은 장비가 소위 술을 잘못 배웠기 때문이다.

흔히 ‘술버릇’ 즉 술 매너를 강조하는 것은 술의 속성 때문이 아니라

술을 마신 후 나타내는 행동이 당사자의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사 부리는 사람의 행동이 상대방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천하의 주당이었던 장비도 유비와 관우 앞에서는 주사를 부리지 않았다.

장비가 도원결의한 형님인 유비와 관우 앞에서는 조심했기 때문이다.

주사를 극히 좋지 못하게 보는 이유는 이처럼 술 마신 것을 핑계로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에게 주사를 부린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주사를 당하는 사람은 주사 부리는 사람에게 만만하게 보였다는 것을 뜻한다.

당하는 사람이라면 기분 나쁘지 않을 리 없다.

주사 부리는 사람을 따끔하게 다뤄야하며

술은 어렸을 때 어른 앞에서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여하튼 술버릇이야말로 본인의 인격이 모자라고 자제력이 부족한 것은 물론

상대방을 얕보는 행동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사부리는 사람에 대한 상대 평가가 좋게 나올리는 만무한 일이다.

한 마디로 술 매너는 고쳐야하고 또 고칠 수 있다는 뜻이다.

참고문헌 :
「폭탄주의 비밀」, 박지환, 사이언스타임스, 2008.1.3
「숙취는 왜 생기는 것일까?」, 사이언스타임스, 2005.1.7
「술, 肝에만 치명타? 온몸을 갉는다」, 이성주, 동아일보, 2008.08.22

 

-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초빙과학자 / mystery123@korea.com

- 2008년 09월 12일 ⓒ ScienceTimes

 

 

 

 

 

 장비의 주량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과학의 눈으로 바라본 삼국지, 어디까지 진실인가

심각한 주사는 인간관계를 망치고 화를 부른다.

장비는 심각한 주사로 목숨을 잃었다.

‘장비의 주량은 얼마나 되고, 화타의 뇌수술은 정말 가능한 일일까?’
중국 영웅호걸의 이야기를 담은 동아시아 최고의 베스트셀러 <삼국지>.

긴 세월 동안 중국은 물론 일본과 한국에서도 폭발적인 사랑을 받아온 <삼국지>는 소설과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으로 재생산되며 동양의 주요한 문화 콘텐츠의 원천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국내에서 수많은 작가에 의해 출간된 소설 <삼국지>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중국의 정사로 진나라의 진수가 편찬하고 송나라의 배송지가 주석을 단 <삼국지>가 아니다.

원 · 명시대 나관중이 <삼국지평화>와 정사 <삼국지>, 그리고 배송지의 각주와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토대로 소설화한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한 게 국내에서 흔히 보는 소설 <삼국지>다.

소설이기 때문에 당연히 믿기 어려운 황당한 이야기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현대 과학의 눈으로 바라볼 때

<삼국지>의 내용은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허구일까.

과학저술가이자 고대 문명 탐사가인 이종호씨가 궁금증 해결에 나섰다.

소설 <삼국지>를 과학적 시각에서 새롭게 들여다본

<과학으로 보는 삼국지>(북카라반) 를 통해서다.

 


장비 주량 막걸리로 치면 16병

 
첫 분석 대상은 장비와 술이다.

<삼국지>에는 유난히 술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특히 호걸 장비는 술에 관한 한 <삼국지>에 등장하는 어느 누구도 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마시는 주당이다. 심지어 술 때문에 부하들에게 죽임까지 당했다.

장비가 술을 마시고 곯아떨어진 사이 단도로 장비를 찔러 살해한 것이다.

저자는 장비가 얼마나 술을 마셨기에 살해당해도 몰랐을까 궁금해하며

장비의 주량 측정에 나섰다.

우선 장비가 마셨던 술은 발효주로 오늘날 막걸리와 비슷한 도수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주량은 체구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장비는 8척이었다고 하니 1척을 당대의 척으로 인식되는 20~30㎝로 계산하면 160~184㎝이고

기골이 장대한 것으로 나오니 몸무게는 90㎏ 정도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50㎏의 성인 몸 속에는 약 4㎏(약 3.8ℓ)의 혈액이 있다고 볼 때

장비의 몸 속에는 약 7.2㎏(약 6.8ℓ)의 혈액이 있을 것이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혈중알코올 농도가 0.5%라고 보면

장비는 몸 속에 최대 34㎖의 알코올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이를 현재 시판되고 있는 발효주로 계산하면

맥주(4.5%) 756㎖, 막걸리(6%) 567㎖, 포도주(11%) 306㎖, 청주(12%) 283㎖다.

저자는 장비의 간이 해독할 수 있는 능력과 술 마시는 분위기 등을 고려해

10말을 마셨다는 그의 주량은 막걸리 16병, 맥주 20여 병이라고 계산해낸다.

또 장비가 부하들에게 죽임을 당한 것은

주사(酒邪)가 있어 장군답지 않게 술을 마신 후 행패를 부렸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저자가 주목한 두 번째 내용은 동탁의 몸으로 등(燈)을 만들었다는 부분이다.

생전에 남달리 몸이 비대하던 동탁은 죽은 송장도 유난히 크고 기름져

군사들이 그의 배꼽에 심지를 박아 불을 켜서 등을 만들었더니

송장에 붙은 불이 이글이글 끓으며 며칠밤을 두고 탔다는 게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저자는 동서양에서 일어난 사건을 근거로

‘심지효과에 의한 인체 자연연소‘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화타, 환자 마취시켜 개복수술 추정

 

영화 <적벽대전 2>에서 제갈량은 꾀를 내

조조군이 쏜 화살 10만 개를 얻어 돌아온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은 나관중이 각색한 이야기이며, 적벽대전으로 알려진 전투 역시

실제로는 오림에서 벌어진 것이기 때문에

오림대전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전쟁에 등장하는 많은 주인공의 생명을 구한 화타의 의술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삼국지>를 보면 관우는 전투중 팔에 독화살을 맞아 중병을 얻는다. 화타는 독이 뼈까지 침투했으니 오염된 살을 도려내고 뼈를 긁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관우는 화타가 시술하는 동안 다른 한 팔로 자신의 진영에 있던 마량과 바둑을 둔다.

 

저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이와 같은 일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뼈를 깎는 시술을 마취제도 없이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저자는 시술이 아주 미미한 것이었거나 화타가 요즘의 마약류에 속하는 국부마취제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한다.

<삼국지>에는 또 화타가 두통으로 괴로워하는 조조에게 머리를 도끼로 갈라낸 후 질병의 근원을 제거하면 완치할 수 있다며 뇌수술을 권유하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이때의 대화가 조조의 화를 돋워 화타는 조조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렇다면 화타가 살았던 2세기에 과연 중환자를 마취시켜

개복수술, 심지어는 뇌수술을 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중국 정사에 화타가 개복수술을 했다는 기록이 있어 화타의 수술을 의심할 이유는

없다는 학자들의 견해를 전한다. 또 삼국시대보다 다소 후대이기는 하지만

수나라 때 개복수술한 사례가 많다는 기록도 화타의 의술에 신빙성을 더해준다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온화한 영웅으로 알려진 유비가 사람 고기를 먹었다는 기록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삼국지>에는 유비가 여포에게 패한 후 조조에게 몸을 위탁하러 가던 길에,

유비를 존경하던 가난한 사냥꾼인 유안이 자신의 아내를 죽여 요리를 만들어

일행을 대접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후 조조가 유비를 만나 유안의 이야기를 듣고

돈 100냥을 손건에게 주며 “유안이란 사람은 과연 의기남아요.

돈 100냥을 줄 테니 유안에게 새 아내를 맞게 하시오”라고 말한다.

아내를 죽여 요리로 만들어 상에 올린 유안을 짐승만도 못한 살인마가 아니라,

의기남아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또 노여워하기는커녕 고맙고 대견하게 생각한 유비나 조조의 반응도

현대인의 시각에선 어처구니가 없다.

여하튼 저자는 이를 계기로 중국인들의 식인(食人) 문화에 대해 기술한다.

오늘날과는 달리 중국에는 아주 먼 과거부터 식인행위와 그에 관한 특별한 도덕관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즉, 중국에서 식인 문화는 당시 보편화된 사회 현상으로,

전쟁으로 사회 질서가 무너지고 전란으로 농경이 피폐해져 식량이 부족하게 됐을 때는

인육이 비상시의 대용식 내지는 주식이 된 경우도 비일비재했다고 소개한다.

이 책에는 제갈량이 안개를 이용해 서로 묶어놓은 20척의 배로 조조군을 공격하는 것처럼

위장했고, 이에 속은 조조군이 쏜 화살 10만 개를 회수해 주유에게 줬다는 적벽대전 중

‘초선차전(草船借箭)’ 이야기에 대한 반론도 있다.

저자는 이 이야기 자체는 공상적인 이야기가 아니지만 원본은 다르다고 밝힌다.

그 근거는 <삼국지>가 나오기 전 베스트셀러인 <삼국지평화>에는

제갈량이 아닌 주유가 조조군이 쏜 수백만 개의 화살을 자신의 배에 잔뜩 실어오는 것으로

묘사돼 있고,

<위략>에는 손권이 탄 배에 조조의 군사들이 어지러이 화살을 쏘자 배의 균형을 잡기 위해

손권이 배를 돌려 반대 쪽에 화살을 받아 돌아온 것으로 표현돼 있는 점이다.

저자는 이것이 ‘화살을 빌린’ 이야기의 원본으로,

사실 화살은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 잡은 격으로 우연히 얻은 것인데

나관중이 후대에 소설로 옮기면서 허구로 각색한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제갈량이 볏단을 실은 선대를 조직했다면 화살을 얻기는커녕 모두 불에 타 죽었을 것이고,

배마다 1000여 개의 볏단을 싣고 거기에 5000개의 화살이 박힌다면

배의 무게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조조군의 공격에 침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학자들의 견해도 덧붙인다.

이 외에도 이 책은 동남풍을 부른 제갈량의 비밀, 황제를 살린 밧딧불이, 36계 줄행랑 등

소설 <삼국지>에 감춰진 진실을 낱낱이 분석, 소개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2009 04/21   위클리경향 82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