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근대문화유산 23 ] 민족 수탈의 역사적 현장
◆ 김제농업기반공사 동진지부 죽산지소 ◆
만경평야와 김제평야 등의 충적평야가 발달하여 호남평야의 중심부를 이루는 지역으로 예로부터 쌀농사를 중심으로 한 전국 최대의 미작지대를 형성하여 왔다. 때문에 일제강점기에는 많은 일본인 지주들이 농장을 설립하고 대규모로 쌀을 수탈하여 일본으로 반출하였다.
일본에 의한 토지 침탈이 처음 시작된 것은 1894년 청일전쟁 직후부터였다. 또한, 1908년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설립되면서부터 토지 침탈은 더욱 빠른 속도로 대규모로 진행되었다.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인 지주에 의한 토지 침탈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곳이 전북지역으로 이미 1900년대 초부터 대규모 농장들이 설립되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동안 전라북도에서 농장을 경영하였던 일본인 대지주 중 하나인 하시모토(橋本)의 농장 사무실로 지어졌다. 하시모토는 1906년 군산을 통해 전라북도에 들어왔다. 그리고 1911년 동진강 일대의 개간지를 불하받아 개간에 착수하여 이듬해 공사를 완공하였다. 그 후 이곳 죽산으로 거주지를 이전하면서 1916년 5월부터 농장 경영을 시작하였다. 1931년 3월에는 죽산면 죽산리 농장을 자본금 50만원의 법인 ‘주식회사 하시모토(橋本) 농장’으로 개칭하고 사장으로 취임하였다.
다만 하시모토 농장의 연혁에 비추어볼 때 법인을 설립한 1931년 이전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건물은 일본인이 서양식 석조 건축을 모방하여 지은 단층 건물로 외벽의 하부에는 인조석을 붙였고 상부는 요철을 두어 장식적으로 처리하였다. 지붕 처마의 아래쪽에도 서양의 고전 건축에서 사용되는 장식을 모방하고 있다. 지붕은 2단으로 경사진 꺾인 지붕에 슬레이트를 얹었고 정면과 배면에는 각각 2개씩의 창문을 두었다. 건물의 내부는 넓은 사무공간으로 구성하였는데 그 좌측에 작은 방 2개를 두었다. 이 방들은 임원실과 숙직실의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역사적 현장임과 동시에 전라북도의 근대사가 갖는 지역적 특수성을 대변해주는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 6월 30일 등록문화재 제61호로 등록·관리되고 있다. 비록 자랑스럽지 못한 과거일지라도 그것이 역사로서 반드시 기억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건축물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글이나 말로 배우는 역사를 넘어서서 보다 구체적으로 과거와 만날 수 있는 공간적 경험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 - 2008-09-16 / 문화재청, 문화재포커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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