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며(시,서,화)

모딜리아니 作 - 쟌느 에퓨테른느

Gijuzzang Dream 2008. 2. 25. 11:08

 

 

 

 

 모딜리아니의 모델, 그의 아내

- 쟌느 에퓨테른느(Jeanne Hébuterne)  

 

 

 

열아홉살 소녀의 슬프고 불행한 만남


여학생처럼 청순한 처녀가 몽파르나스의 로톤드(카페 이름)에 드나들기 시작했다.

눈동자도 머리 빛도 밝았던 이 처녀는

모딜리아니 등의 예술가들이 모여앉아 있는 쪽을 조심스럽게 바라보기도 했다.

들리는 말로는 그림 공부를 해보려고 몽파르나스에 온 것이라고들 했다.
얼마 후 이 청순한 처녀인 쟌느 에퓨테른느(Jeanne Hébuterne, 1898-1920)가

딜리아니와 서로 팔짱을 끼고 몽파르나스 거리를 지나가는 정경을 사람들은 목격하게 된다.

 

 

Self-Portrait. 1919. Oil on canvas. 100 x 64.5 cm.

 Museu de Arte Contemporanea da Universidade, San Paulo, Brazil.


'드디어 모딜리아니도 행복을 잡았구나' 하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고 밤색머리를 땋아 둥글게 올리고 다니곤 했기 때문에

'느와 드 코코 (야자열매라는 뜻) ' 라는 별명을 가진 그 여인,

열아홉살의 쟌느에게는 슬프고 불행한 만남이 시작된 것이다..

 사랑했으나 결혼신고도 하지 못했고 때문에 사랑하는 아이도 사생아로 신고해야 했던,

그리고 모딜리아니가 죽자 모든 생의 의미를 포기하고 그의 뒤를 따라간 쟌느.

 


 

한 모델을 대상으로 여러 점의 작품을 남겨

우리에게 친숙하게 알려진 작가로 우선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 를 꼽을 수 있다.

평생을 모딜리아니의 곁에서 모델이 된 여인은 이 작품의 주인공인 그의 아내 쟌느였다.  

 
파리의 몽마르뜨나 몽파르나스지역에 모여 활동하던 `에콜 드 파리(Ecole de paris: 파리파) 사이에서도

로맨티스트로 유명했던 모딜리아니를 사랑했던 쟌느는

'목이 길어 슬픈 여인' 이라는 그만의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원천이 되었다.

20세기 초엽 인상주의 물결이 휩쓸던 유럽에는 많은 화가들이 파리에 모여들었다.


새로운 시각이 고정된 형태나 관념을 탈피해 다양한 형태(양식)로 시도되는 시기였다.
고전적인 초상화의 틀에서 벗어나 왜곡된 얼굴의 형태, 곧 유달리 길다란 목과 얼굴 속에서도
우수에 찬 표정에 담겨져 있는 인물의 심성을 반영하는데 조금도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작품에서 눈동자를 표현하지 않은 점은 매우 특이한데

오히려 푸른색만으로 표현한 눈의 표정은

모든 것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영원으로의 응시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아마도 모딜리아니가 죽자 모든 생의 의미를 포기하고 그의 뒤를 따른 그녀의 순애보적 사랑이

바로 그의 모델이 되어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은 아닐런지......

 

Amedeo Modigliani / Portrait of Jeanne Hébuterne (1898 -1920),

Common-Law Wife of Amedeo Modigli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