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는(문화)

다보탑 해체보수

Gijuzzang Dream 2008. 2. 10. 23:39

 

 

1300살 다보탑 83년만에 해체 보수

야외에서 비바람에 노출된 채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전통 석탑. 세월이 흘러 점점 약해지고 훼손되면 탑의 보수 보존을 위한 노력이 중요해진다.

그 방식은 해체 보수, 표면 강화 처리 등 다양하지만 좀 더 나은 방식을 찾기 위한 논란이 일기도 한다.

 

최근 경북 경주시 불국사 다보탑과 서울 탑골공원에 있는 원각사터 10층석탑을 보수하기 위한 과정에서 일고 있는 논란을 들여다봤다.

 

 

다보탑-안전 위해 83년 만의 해체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경주 불국사에 있는 국보 20호 다보탑(통일신라 8세기 · 높이 10.4m)의 안전을 위해 8월부터 해체 보수에 들어간다.

문화재연구소는 다보탑을 그대로 둘 경우 안전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탑을 부분 해체해 보수 및 보존 처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1925년 일제에 의한 해체 수리 이후 83년 만이다.

다보탑은 1300여 년 동안 야외에 노출돼 비바람을 맞아 왔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지지력과 강도가 약해진 상태.

이끼가 많이 끼어 석재의 표면을 약하게 만들고 있고 탑 곳곳에 균열도 진행되고 있다.

문화재연구소는 8월 중 탑 둘레에 비계(공사를 위한 가설물)를 설치한 뒤 9월경부터 본격 해체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작업에선 탑 전체가 아니라 4각형과 8각형의 난간이 있는 상층부만 해체한다.

 

문화재연구소의 배병선 건조물연구실장은 “난간이 특히 취약해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수 · 보존 처리할 생각”이라며 “난간의 균열 정도와 강도를 판단하면서 정확한 해체 범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해체 보수 작업은 석재의 강도 테스트, 석재 표면 이끼 등 불순물 제거, 석재 표면 및 균열 부위의 경화(硬化) 처리가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연구소는 투명 가림막을 설치해 해체 작업 현장을 일반에 공개하고 수시로 설명회를 개최해 문화재 교육 현장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국보 21호 석가탑(통일신라 8세기 · 높이 10.4m)의 경우, 문화재연구소는 정밀 모니터링을 계속한 뒤 8월경 해체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석가탑엔 1000분의 1mm의 움직임까지 체크할 수 있는 정밀 센서가 설치돼 있다.

 

원각사탑 논란



국보 2호 원각사터 10층석탑(조선 1467년 · 높이 12m)의 유리 보호각 철거 및 실내 이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원각사터 10층석탑의 유리 보호각을 없애고 탑을 국립중앙박물관 실내로 옮긴 뒤 원래 자리엔 복제품을 만들어 놓겠다”고 발표하자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

이 탑에 유리 보호각이 설치된 것은 2000년.

단단한 화강암이 아니라 부드러운 대리석 탑이어서 표면이 약한 데다 산성비와 탑골공원의 비둘기 배설물로 훼손이 심해지자 유리 보호각을 만들어 탑을 덮어 씌웠다.

유리 보호각이 탑의 경관을 해치고 햇빛이 반사돼 관람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그러나 유 청장의 ‘유리 보호각 철거와 실내 이전’ 방침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유리 보호각 철거는 찬성, 실내 이전은 반대’다.

실내 이전 반대의 논거는 “문화재는 원래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탑의 실내 이전은 탑을 또 한 번 숨 막히게 하는 것이며 복제품 설치도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정재훈(전통조경) 문화재위원은 “파리에 노트르담 성당이 있고 경주에 분황사 황룡사가 있듯이 서울 도심엔 원각사 터와 석탑이 그대로 존재해야 한다”면서 “탑은 야외에서 봐야 하는 것인데 탑을 빼 가면 원각사 터와 석탑 모두 존재 의미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한국전통문화학교의 장헌덕(건축사) 교수도 “점점 발전하고 있는 보존처리 기술을 이용해 야외에서의 보존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2008년 02월 04일 / 이광표 동아일보 기자

 

 

 

 

 

 다보탑 해체 - 수리

 

9개월 ‘ 콘크리트와의 전쟁’

 

 

 

 

 

 


 

1925년 보수하며 채워넣은 듯
4각 난간 밑 물길 홈에 가득
1층 틈새 모르타르도 제거 계획

지난달 초 국보 20호 다보탑을 해체하던 국립문화재연구소 경주석탑보수정비사업단 연구원들은 깜짝 놀랐다.

4각 난간을 들어내자 아래쪽의 사각형 모양 물길 홈(1층 지붕돌의 위쪽)이 콘크리트로 꽉 차 있었기 때문.

전혀 예상치 못한 콘크리트였다.

 

사업단은 1925년 일제가 다보탑을 해체 보수하면서 채워 넣은 것이며 이 콘크리트가 그동안 유해물질을 내뿜으며 다보탑 훼손을 부채질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다보탑 해체 수리 공사. 지금까지 상륜부와 8각 난간, 4각 난간을 해체했다. 이어 한 달간의 작업 끝에 최근 물길 홈에 채워진 콘크리트도 무사히 제거했다. 사람이 직접 정을 이용해 조금씩 쪼아가는 고난도의 작업이었다. 현재는 해체 부재에 대한 각종 검사 및 보수 보존 처리가 진행 중이다.

문화재연구소는 이번 기회에 다보탑 1층의 기둥과 지붕돌 틈새에 일제가 발라놓은 모르타르도 제거하기로 했다.

 

문화재연구소의 배병선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11일 “모르타르가 틈새를 막아놓아 안쪽으로 들어간 물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형국”이라며 “물이 오랫동안 고여 있다 보면 화강암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연구소는 논란 끝에 다보탑 1층의 모르타르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모르타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진동에 의해 오히려 다보탑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많았으나

모르타르로 인한 위험이 더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화재연구소의 정해두 연구원은 “치과용 드릴을 이용해 조금씩 떼낼 계획”이라며

“날씨가 맑아지면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며 일주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또 해체한 상륜부와 8각 난간, 4각 난간의 부재 60개 가운데 7개(상륜부 3개, 난간 4개)는

마모가 너무 심하고 강도가 약해져 새로 만들어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부재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난간의 부재는 경주 남산의 화강암인 것으로,

상륜부는 감은사터 3층석탑과 동일한 경주 감포 지역의 응회암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의 돌을 가공해 상륜부와 난간 부재를 만들어 조립할 계획이다.

새것으로 교체되는 옛 부재는 내년 개관하는 불국사 성보박물관에 보관 전시하기로 했다.

배 실장은 “예상치 못했던 콘크리트를 제거하느라 일정이 석 달 정도 지연돼

다보탑 해체 수리는 올해 12월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석가탑은 내년에 상황을 보아가면서 해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해체 작업 전 다보탑 전경. 동아일보 자료사진

 

 

  

국보 제20호 다보탑 10개월간 해체 수리. 경주=이광표 기자 

 

 

 

- 상륜부와 8각, 4각 난간의 해체 작업을 마친 다보탑의 현재 모습.

  아래쪽 물길 홈에 콘크리트가 채워져 있어 한달간의 작업 끝에 이를 제거했다. 이광표 기자

 

 

 

 국보 제20호 다보탑 10개월간 해체 수리. 동아일보 자료사진

 

 

 

-  2008년 12월 10일 경주 불국사 다보탑 해체수리작업이 진행된 가운데

   다보탑 정상부근을 일반에게 공개해 시민들이 둘러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9-08-12 ⓒ 동아일보 & 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