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는(문화)

처용무 - 귀신을 쫓아내는 춤

Gijuzzang Dream 2008. 1. 12. 03:35

 

 

 

 귀신을 쫓아 내는 춤, 처용무

 

 

처용무에 대해 듣거나 본 적 있나요? 조금 낯설다고요?

처용무는 본래 궁중 의식이나 잔치에서 추던 춤이에요.

궁중무용 가운데 사람 탈을 쓰고 추는 유일한 춤이지요.

독특한 춤사위만큼 신비로운 이야기가 처용무에 얽혀 있답니다.

 


나쁜 귀신을 물리치는 처용


처용무는 처용이 추던 춤을 가리킵니다.

처용이 누구이며, 왜 춤을 추었는지는 처용무에 얽힌 이야기에 잘 나타나 있어요.

 

신라 헌강왕(?∼886)이 개운포에 나갔다가 쉬고 있는데 갑자기 구름과 안개가 몰려왔어요.

왕이 놀라 까닭을 물으니 나라의 길흉을 점치는 신하가 “동해 용이 노했기 때문인데,

좋은 일을 하면 풀릴 것이옵니다.”라고 했지요.

그 말을 들은 헌강왕은 용을 위해 절을 세우라고 명령했답니다.

그랬더니 곧 구름이 걷히고 안개가 흩어졌어요.

이어 동해 용이 아들 일곱을 데리고 나타나 왕의 덕을 찬양하며 춤을 추고 음악을 연주했지요.

 

동해 용은 서울(경주)에 가서 왕을 도와 나랏일을 하라며 아들 하나를 남겨 두고 떠났습니다.

헌강왕은 용의 아들에게 ‘처용’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벼슬을 내렸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아내도 얻어 주었지요.

어느 날 밤이었어요.

처용의 아내에게 반한 역신이 사람으로 모습을 바꾸어 처용의 잠자리로 숨어 들어갔어요.

 

집에 돌아온 처용은 그 모습을 보고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물러났답니다.

그랬더니 역신이 처용 앞에 꿇어앉고는

“공의 아내를 사모해 잘못을 저질렀는데 공이 노하지 아니하니 감격했도다.

이제부터 공의 얼굴을 그린 것만 보아도 그 집에 들어가지 않겠노라.”라고 말했어요.

이 때부터 사람들은 나쁜 귀신을 물리치는 뜻으로 처용의 얼굴을 그려 문에 붙였답니다.

이런 풍습이 신라 말까지 전해 내려오면서 「처용가」로 만들어지고 춤으로 발달하게 되었지요.


다섯 방향, 다섯 빛깔 옷을 입고 추는 춤

처용무는 동서남북과 그 가운데 이렇게 다섯 위치, 즉 오방에 서서 춤을 춥니다.

그래서 ‘오방처용무’라고도 부르지요.

이렇게 다섯 방향에서 춤을 춘 것은 우리 민족이 숫자 ‘5’에 특별한 의미를 두었기 때문이에요.

 

우리 민족은 오방, 오장, 오색처럼 우주의 모든 현상을 다섯 가지로 나누고,

이것을 기본으로 우주의 질서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용무를 추는 사람들도

동쪽은 청색, 서쪽은 백색, 남쪽은 홍색, 북쪽은 흑색, 중앙은 황색의 다섯지 색깔의 옷을 입습니다.

 

다채롭고 화려한 옷 색깔은 부드럽고 인자한 모습의 가면과 조화를 이루어

궁중무용의 화려함과 여유를 보여 주지요.

처용무 반주에 쓰이는 「수제천」은 궁중음악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음악으로 꼽힙니다.


처용무의 반주 음악, 「수제천」

 
「수제천」은 원래 「정읍사」를 노래하던 음악이었고,

처용무의 반주 음악으로도 쓰이다가 지금은 기악 합주곡으로 연주됩니다.

 

「정읍사」는 아내가 행상 나간 남편을 기다리며 높은 산에 올라가 부른 노래인데,

“달아, 높이 돋아서 멀리 비추어 우리 남편이 돌아올 길을 밝혀 주소서.”라는 내용입니다.

 

10세기부터는 궁중에서 춤을 추면서 부르기도 하다가

14세기부터는 왕이나 왕세자 행차 때 연주했다고 합니다.

조선 중기 이후 노래는 없어지고

삼현육각인 향피리 2(목피리, 곁피리), 대금, 해금, 북, 장구로 연주만 했습니다.

 

근래에는 소금, 아쟁, 박을 덧붙여 연주하며,

각 악기 수의 제한 없이 대편성으로 연주되기도 합니다.

곡의 흐름이 화려하고 가락에 힘이 있어 장중한 느낌을 줍니다.


처용무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는

신라를 거쳐 고려 시대 말까지는 한 사람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습니다.

그러다가 조선 세종 때에 이르러 지금과 같이 다섯 사람이 추는 처용무로 만들어졌으며,

반주 음악과 가사도 바뀌었습니다.

 

성종(1457∼1494) 때에는 완전한 무용으로 다듬어져서 궁중 의식에 사용되었지요.

그 후 조선 시대 말까지 노래 가사나 음악을 바꾸어 가면서 전해 내려왔으며,

해방 후에는 국립국악원에서 이어받아 무대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옛 그림 속 처용무 장면,

조선 시대 경로잔치 기록화의 일부분으로, 처용무를 추는 모습이다.

 



   개운포 -  ‘구름이 열린 물가’라는 뜻으로, 지금의 울산광역시 남구에 있는 포구이다.
   역신    -  천연두를 옮기는 귀신.
   공       -  ‘당신’, ‘그대’라는 뜻으로, 듣는 이가 남자일 때 높여 이르던 말.
   오장    -  다섯 가지 내장 기관. 곧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을 일컫는다.
   오색    -  다섯 가지 색깔. 곧 청색, 황색, 적색, 백색, 흑색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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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계절출판사에서 발간한 [어린이 문화재 박물관②] 에서 발췌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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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7-11-30 문화재청